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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그리움

상처를 꽃으로 만드는 손택수 시인의 시 콘서트
문학의전당

2015년 06월 16일 출간

종이책 : 2013년 02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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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58961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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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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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발자국》, 《목련전차》의 저자 손택수의 시 해설집 『선천성 그리움』. 중앙일보의 ‘시가 있는 아침’, 한국일보의 ‘시로 여는 아침’, 부산일보의 ‘맛있는 시’에 연재되었던 해설 내용을 엮어 구성했다. 주목할 만한 시와 시집을 선정하여 해설하고 있다. 이론적이고 학술적인 내용이 아니라 시의 느낌을 더 풍성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내용으로 기술한다.
엮은이의 말-여행으로의 초대

제1부 선천성 그리움

김선우 │ 콩나물 한 봉지 들고 너에게 가기
김수영 │ 먼 곳에서부터
나희덕 │ 찬비 내리고-편지 1
문정희 │ 내가 화살이라면
박라연 │ 서울에 사는 평강공주
유병록 │ 두부
윤성학 │ 내외
이덕규 │ 청정해역
이성복 │ 서해
임후성 │ 배나무 아래서
장석남 │ 水墨 정원 9-번짐
정윤천 │ 천천히 와
정현종 │ 움직이는 근심은 가볍다-기차에 대한 명상
조운 │ 석류
함민복 │ 선천성 그리움
황동규 │ 오미자술
기욤 아폴리네르 │ 가인(歌人)

제2부 아배 생각

김남주 │ 추석 무렵
김성춘 │ 뻐꾸기
김영승 │ 반성 100
김종삼 │ 掌篇 2
박재삼 │ 아기 발바닥에 이마 대고
서수찬 │ 이사
안상학 │ 아배 생각
오세영 │ 딸에게-시집을 보내며
윤제림 │ 습관을 생각함
이데레사 │ 아버지 생각 2
이수익 │ 어느 밤의 누이
장철문 │ 무릎 위의 자작나무
정재학 │ 어머니는 촛불로 밥을 지으신다
정진규 │ 마른 들깻단
천상병 │ 소릉조(小陵調)-70년 추일(秋日)에

제3부 소를 웃긴 꽃

고재종 │ 동안거(冬安居)
고진하 │ 호랑나비 돛배
문태준 │ 아침
박형권 │ 우물
백무산 │ 나도 그들처럼
서정춘 │ 기러기
심창만 │ 수련(睡蓮)
윤희상 │ 소를 웃긴 꽃
이병률 │ 찬란
이영광 │ 숲
이정록 │ 물소리를 꿈꾸다
이종문 │ 고요
전봉건 │ 피리
정지용 │ 장수산 1
조오현 │ 절간 청개구리
D.H. 로렌스 │ 제대로 된 혁명
로버트 프로스트 │ 목장

제4부 쥐꼬리에 대한 경배

강은교 │ 빨래 너는 여자
강형철 │ 이슬비 이용법
고정희 │ 상한 영혼을 위하여
김진경 │ 첫눈
노향림 │ 춘방다방
박성우 │ 상처가 숲을 이루다
박영근 │ 함흥집
박용래 │ 월훈(月暈)
복효근 │ 쟁반탑
성선경 │ 쥐꼬리에 대한 경배
손세실리아 │ 반뼘
손택수 │ 가슴에 묻은 김칫국물
신경림 │ 여름날
원무현 │ 동맥(動脈)
유홍준 │ 자반고등어
윤재철 │ 생은 아름다울지라도
이면우 │ 거미
이시영 │ 문화이발관
이진심 │ 사라진 밍크이불
전윤호 │ 사직서 쓰는 아침
최두석 │ 성에꽃

귀뚜라미는 나에게 가을밤을 읽어주는데
나는 귀뚜라미에게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다
언제 한번 귀뚜라미 초대하여
발 뻗고 눕게 하고
귀뚜라미를 찬미한 시인들의 시를
읽어주고 싶다
오늘 밤에는
귀뚜라미로 변신하여
가을이 얼마나 깊어졌는지 동네 우물에 두레박을 내려봐야겠다
-박형권, 「우물」 전문(『우두커니』, 실천문학, 2009)

귀뚜라미가 보일러 회사에 취직한 뒤로는 우리 사이가 영 불편해졌다. 귀뚜라미가 울기 시작하면 기름 탱크가 비지 않았는지, 낡은 보일러를 또 수리해달라고 보채는 건 아닌지 을씨년스러운 가계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런데 아직도 밤을 지새우며 귀뚜라미를 찬미하는 시인이 있구나. 세상 어디서도 편하게 발 뻗고 눕지 못한 채 거리를 떠도는 밤의 악사, 수많은 노래와 시에 영감을 주고도 그 흔하디흔한 저작권 인세 한 푼 받아본 적 없는 울음소리. 오늘밤에는 나도 그 울음소리 고이는 귓속에 두레박을 내리고 서늘하게 맑아진 가을밤을 길어 올려봐야겠다.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한국일보 ‘시로 여는 아침’,
부산일보 ‘맛있는 시’에 연재했던 손택수 시인의 시 해설집

《선천성 그리움》

상처를 꽃으로 만드는 손택수 시인의 시 콘서트

새떼는 날아오르고,
번개는 내리친다.
수직상승과 수직하강의 전혀 다른 운동성이
시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
누가 말했던가. 인간은 반쯤 열린 존재라고.
언제나 반쯤은 닫혀 있는 존재로서
고독은 인간의 타고난 조건이다.
늘 다른 반쪽을 그리워해서 사랑을 하고, 우정을 맺고,
여행을 하고, 시를 쓰지만
나머지 빈자리는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채로 남는다.
‘포갤 수 없는’ 심장과도 같은,
‘하늘과 땅’ 사이처럼 아득하게 벌어진
이 천형의 그리움을 어찌할까.
그것이 천형이라면 심장이 까맣게 타들어가도록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엮은이의 말]
어디 멀리 여행이라도 가고 싶은데 여의치가 않습니다. 병가를 내볼까, 궁리를 해보지만 그도 녹녹치 않습니다. 주말을 기다려보지만 주말은 주말대로 이런 저런 소비를 하느라 녹초가 되기 십상입니다. 일뿐만 아니라 휴식으로부터도 소외된 삶을 꾸역꾸역 이어가는 게 당대 일상인들의 풍경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시를 읽습니다. 시는 일상의 시공간대에서 자신을 떼어내어 무엇인가를 골똘하게 들여다보는 눈을 되찾아줍니다. 어떤 대상을 그 누구보다 오래 그리고 지극하게 바라보면 그 대상이 놀랍게도 들여다보는 자기 자신을 보여줍니다.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지를 자기 자신이라고 한다면, 시 읽는 일이야말로 최고의 여행법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여행을 하는 자의 눈에는 모든 것이 새롭듯 시와의 만남을 통해 세계는 비로소 새로워집니다. 사물의 진면목이 드러나고, 그를 둘러싼 세계와 그간 잊고 지낸 ‘내’가 보이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하여 시를 읽는 시간은 하나의 사물에 시선을 비끄러맨 채 숨결을 고르게 다독이는 시간을 갖는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붐비는 자신의 내부로 맑은 못물 같은 침묵이 흘러들어 오게 하는 시간 그 자체가 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연못에 찌를 드리운 강태공처럼 나뭇잎 한 장을 오래 들여다봅니다. 나뭇잎이 흔들릴 때 제 마음도 따라 흔들리고, 나뭇잎과 나뭇잎 사이의 여백에 넋을 잃고 있을 때 제 안에도 맑게 비질한 절 마당 같은 여백 한 장이 간신히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모인 시들이 당신을 향해 떠나는 여행으로의 초대장 같은 것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작가정보

저자인 손택수는 1970년 담양 강쟁리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어려서 경험한 실향과 실연, 무수한 실패가 그를 시인으로 만들었다. 1998년 《한국일보》와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 『호랑이 발자국』 『목련전차』 『나무의 수사학』 등의 시집을 냈다. 그밖에 지은 책으로 『바다를 품은 책 자산어보』 『교실 밖으로 걸어나온 시』가 있다. ≪신동엽창작상≫ ≪오늘의젊은예술가상≫ ≪임화문학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실천문학사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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