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방황 좌절 그리고 눈물의 대서사시
2012년 09월 14일 출간
국내도서 : 2012년 09월 1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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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CN 0111-2018-800-002874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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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어째서 로큰롤을 듣지 않게 된 걸까
결혼정보회사와 30대 백수
나쁜 남편
생선의 미학
위장취업?(소설가를 소설가라 부르지 못하는…)
압구정과 부인
글을 쓰지 못하는 작가는 변비 걸린 여성과 같은 것
여대생 기숙사
훌륭한 작가가 되는 법
성탄절과 솔로
왜 자꾸 예술상영관이 없어지는 걸까
현대인은 고독하다
조세 무링요 감독과 한국 신문
글쓰기에 대하여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이런 꽃 같은 사람을 봤나
아르바이트에 관하여
장국영과 만우절
탁구와 B급 문학
연극이 끝나고 난 후
어쩌다 보니 유서를 쓰려고 앉았다 꾸준히 쓰다 잠들다
언제나 찾아오는 아쉬움
고독에 대하여
지식인의 서재
노벨문학상에 대하여 1_스웨덴 왕립아카데미는 들어라
노벨문학상에 대하여 2_나는 이상한 아내와 결혼했다
노벨문학상에 대하여 3_슈트와 로고
소설가 찾아내기
스페셜 원
이태원 잉글리쉬
이 여름밤의 끝을 잡고
가을과 오므라이스
홍상수와 소설 쓰기
존재의 이유
노마드 작가와 카페, 그리고 박물관
양평과 민방위훈련
아르바이트에 관하여 2
반복의 매력
산다는 것은 잃을 수밖에 없는 쓸쓸한 일
30대, 그것은 타인에게 거짓말을 할지언정,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 시기
‘지긋지긋하겠군. 거 참.’
청탁받지 않은 달리기
헌책방 위로
뭐 지구가 망한 건 아니니까
버림의 미학
겨울 정경(情景)
별 셋 실업자 스파이, 그리고 B급 소설가
문학과 음악
마감을 지키는 법
온 자연이 필요하다
에세이와 시범경기가 좋은 이유
원래 생각했던 인생
철없는 꽃
왜 여행을 떠나는가(부제: 후쿠오카 훑고오까)
혼탕(混湯)과 곰사장
절주(節酒)에 대하여
카페와 글쓰기
호(號)에 관하여
소설과 영화
망원부르스
쌓여가는 헛소리-후기를 대신하여
나는 생선을 사랑한다. 이 무슨 밑도 끝도 없는 30대 독신 남성의 페티시즘적인 발언이냐 할지 모르겠지만, 꽤나 진지하게 생선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생선의 세계란, 명왕성, 천왕성, 목성, 토성, 금성 등으로 구성된 하나의 거대한 우주와 같아서, 그 세계 역시 고등어, 갈치, 삼치, 조기, 임연수어 등으로 구성돼 있다(또한 세부적으로는 고등어가 자반고등어, 간고등어로 나뉘고, 명태가 생태, 동태, 황태 등으로 나뉘니 실로 거대하고 독자적인 우주라 할만하다). 말하자면, 30대 독신 남성인 나는 마치 천체의 은밀한 매력을 알아버린 소년처럼 생선의 매력에 빠져 있다. 그런 탓에 얼마 전부터 미니 오븐을 하나 마련해 열심히 생선을 굽고 있다.
‘생선의 미학’ 중에서
압구정에 왔다. 처자들이 다 비슷비슷하다. 설마 생산력이 몹시 왕성한 한 아주머니가 어디선가 은밀하게 마구마구 낳아대는 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될 정도다. 현실성 없는 상상이지만, 만약 실제로 그렇다면 그 아주머니는 필시 코가 어색할 만큼 높고, 때려주고 싶을 만치 이마가 볼록한 얼굴을 하고 있을 것이다. ‘압구정과 부인’ 중에서
사실 나는 훌륭한 작가가 되는 법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왜 그런 작가가 되지 못했느냐 하면, 그것은 내가 B급 소설가로 살아야 하는 숙명을 타고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가 말하는 몇 가지 방법을 실천한다면, 당신은 나 대신 훌륭한 작가가 될 것이다.
1. 훌륭한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무조건 두꺼운 책을 내야 한다.
2. 쓰고 있는 이야기가 당신조차 헷갈린다면 제대로 쓰고 있는 것이다.
3. 훌륭한 작가가 되기 위해선 인터뷰를 하지 않고 꾹 참아야 한다.
4. 쓰고 있는 것이 없더라도 누가 물으면 항상 아무렇게나 구상 중인 이야기를 잔뜩 늘어놓아야 한다.
‘훌륭한 작가가 되는 법’ 중에서
어느 날 서점에 갔는데, 내 책 앞에서 두 여성이 달뜬 얼굴로 “글쎄 이 최민석이란 작가가 글 쓰는 데 술이 방해가 된다고 여겨서 백일 넘게 금주를 하고,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 매일 7~8킬로미터씩 달리고, 나중에는 오로지 글로만 생긴 수입으로 생활하기 위해 위까지 줄여가며 적게 먹었대. 그렇게 쓴 게 이 책인데, 지금 베스트셀러야. 어머머!”라는 건 역시 내 상상 속의 일이다. 현실 속의 나는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새벽 여섯시 반에 전단지를 잔뜩 들고 응암동의 한 남자고등학교 앞에 서 있었다.
‘아르바이트에 관하여’ 중에서
간혹 견딜 수 없이 오므라이스가 먹고 싶어진다. 어느 정도냐면 과히 신체 기관의 어디가 잘못돼 나타나는 병리적 현상이라 할 정도다. “오므라이스, 오므라이스”라고 혼자서 중얼거리며 거리를 헤매거나, 노란 옷을 입은 여자를 보면 계란 지단인 양 착각하고 쫓아가게 된다.
스푼으로 곱게 정돈된 계란 지단을 살짝 갈랐을 때 분출되는 뜨거운 김을 보면 그만 감격해버리고 만다. “이 쓸쓸한 계절에 당신을 품어줄게요”라는 식으로 온기를 모락모락 피워내는 오므라이스는 그 광경만으로도 따뜻한 것이다. 게다가 오므라이스는 언제나 기품 있는 두께의 흰 접시에 정갈하게 앉아 있다. 소설로 치자면 군더더기가 전혀 없는 단편소설 같다. 당근과 양파, 감자를 한치의 오차도 없이 균일하게 썰어놓은 것을 보면 영혼의 땀을 흘리며 단어를 엄선한 작가의 혼 같은 게 느껴질 지경이다. 게다가 색깔이 균등하게 퍼진 샛노란 계란 지단과, 흐트러짐 없이 완벽한 S자 곡선으로 뿌려진 A1소스를 보고 있자면, 마치 퇴고에 퇴고를 거듭해 더 이상 버릴 단어가 없는 소설을 읽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가을과 오므라이스’ 중에서
누군가 언제 홍상수의 영화를 한 문장으로 정의한 적이 있었는데, 그 문장은 이랬다.
“지방에 가서 한다.”
이 말을 들은 자리는 꽤나 공식적이고, 교양과 학식을 갖춘 사람들이 모인 자리라서 당혹스러웠다. 하지만 속으론 적확한 표현에 허를 찔린 기분이었다. 맞다.
‘사실과 기억의 차이’, ‘인생 속 우연성의 중요성’, ‘일상적 대화 속에 담긴 정치성’ 등을 이야기하긴 하지만, 사실 이 거대한 담론들은 모두 “지방에 가서 한다”는 이야기의 틀을 가지고 있다. 실로 간명한 방식이 아닐 수 없다. 장편영화 13편을 찍으며, 이 방식을 끊임없이 변주하고 있는 것이다.
‘홍상수와 소설 쓰기’ 중에서
어른이 되면서 깨달은 첫 번째 사실은 꿈의 목록에 있던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불가능의 목록으로 하나둘씩 걸어간다는 것이었다. 빙하기 같은 청춘의 실업을 겪으며 그러한 아쉬움은 현실이 되었고, 현실의 색채는 더욱 짙게 내 삶을 채색했다. 이미 세월의 매를 흠칫 맞은 나는, 당연히 첩보원이란 직업을 어느덧 아련한 유년의
항문발모형(肛門發毛形) 문학을 지향하는
최민석 특유의 유머와 관조
최민석은 데뷔 직후 ‘아니,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자신만만했다. 잠깐, 2010년 〈창작과비평〉에 소설로 등단했을 때 그의 수상소감을 보자.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다. 내가 지향하는 문학은 바로 ‘항문발모형’ 문학이다. 어릴 때 그랬다. 울다가 웃으면 거기에 털 난다고. 나는 문학의 올바른 방향이 무엇인지, 소설의 요체가 무엇인지, 문체의 정석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러므로 겸손하게 지난 몇 달 동안 몸에 밴 글쓰기 습관을 꾸준히 실천할 요량이다.
(중략)
해가 뜨면 눈을 뜬다. 한 시간 동안 명상하며 감을 충전하고, 아침이 주는 맑은 이성을 동원해 글을 쓴다. 오후에는 달리고, 해가 떨어지면 절대 일하지 않는다. 언제 포기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난 8개월간 지켜온 원칙이고, 앞으로도 이 원칙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
그리고 이 호언에 상응할 만한 평단과 독자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면 이야기가 매끄럽겠지만, 사실 그가 맞이한 것은 방안의 적막한 공기와 쌓여가는 (원고청탁서가 아닌) 전기ㆍ전화ㆍ수도ㆍ가스요금 따위의 고지서뿐이었다. 그는 “원래 천재예술가는 동시대에 인정받지 못하는 법”이란 자신과 하등 상관없는 말로 자위하며 틈틈이 글을 썼다.
그러다 바이오리듬이 몹시 좋지 못한 어느 날, 개나 줘버려야 마땅했을 예의 그 몹쓸 버릇, 즉 호언장담형 선언을 또 한 번 하고야 말았다. 그것도 글로.
“내 자신과 B급 취향 독자들을 위해 매주 한 편씩 에세이를 홈페이지에 올리겠다.”
그러나 그의 선언이 항시 그러하듯 이번에도 오류가 있었으니, 실상 그 어디에도 그의 글을 기다리는 독자는 없었다. 최민석은 이를 뒤늦게 파악했으나, “글로 쓴 약속은 지킨다”는 전혀 지킬 필요 없는 그의 신념에 따라 지난 2년간 금요일 6시면 어김없이 에세이를 한 편씩 올렸다. 말하자면, 이 책은 그(우매한 선언, 다시 말해 개나 줘버려야 마땅한 예의 그 몹쓸 선언중독의) 결과물이다.
비록 이 책이 그의 허풍형 선언증(宣言症)의 산물이긴 하나, 예상치 않게 그의 글에서 보이는 특유의 유머와 간간이 배어나는 삶의 통찰, 아울러 가벼워질 만하면 심심찮게 등장하는 쓸쓸한 정서는, “과연 삶에서 느낄 만한 감정을 제법 담아냈구나.” 하는 반응을 일으키게 한다. 일각에서는 “되는 대로 다 때려 부은 비빔밥식 에세이가 아니냐!” 하는 비판이 없지 않지만, 그는 이런 비판 또한 “원래 명작은 비판의 폭풍 속에서 살아남는 갈대와 같은 법”이란 또 한 번 자신과 하등 상관없는 말로 자위했다. 어쨌거나, 그는 비판이 따르건, 찬사가 따르건 ‘청춘, 방황, 좌절, 그리고 눈물의 대서사시’란 제목에 걸맞게 2년마다 일상을 대서사시 형식으로 담아낼 작정이라 한다. 그의 말마따나 제목이 ‘중년, 방황, 좌절……’, ‘노년, 여전한 방황, 좌절……’식이 될지 안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덧붙여,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에 고함.
현재 세계문학의 흐름은 지나친 엄숙주의에 빠져 있다.
이건 모두 노벨문학상이 무게를 잔뜩 잡은 작품에 계속 상을 주기 때문이다.
독자는 노벨문학상 수상작을 이해하지 못해 괴리감에 빠지고,
이는 ‘인류복지에 공헌한 작가’보다는
‘인류의 자괴감에 공헌한 작가’에게 상을 주는 아이러니를 낳고 있다.
누구나 이해하고, 공감하고, 비웃고,
‘이까짓 거 나도 쓸 수 있다’ 하는 만만한 글이 진정 인류복지에 이바지하는 글이다.
군림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용기를 주는 것은 더 어렵다.
노벨문학상을 주관하는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는
최민석의 이러한 희생적 글쓰기의 자세를 지금이라도 주목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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