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언덕의 안개
2015년 03월 23일 출간
국내도서 : 2015년 03월 16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4.34MB)
- ISBN 979118634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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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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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선생이라고 불리는 70대 유명 추리작가 ‘노준기’. 달맞이언덕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 현장에는 늘 그가 등장한다. 4자유롭게 캠핑카를 타고 돌아다니며 스릴 있는 정사를 즐기고, 어느 국회의원 출판기념회 연사로 초대돼 연설 중에 똥을 누는 황당한 실수를 하기도 하고, 원전이 폭발한 후에는 홀로 달맞이언덕에 남아 시칠리아 와인인 ‘도망간 여자’와 함께 고독을 즐기기도 한다. 이처럼 엉뚱하고 익살맞은 주인공은 우리를 일상에서 벗어난 이상한 사건의 한가운데로 초대한다.
안개 속의 록 페스티벌
여보! 안개가 부르는 소리
찢어진 안개
나카가와 강에 흐르는 안개
안개 속의 초라한 자화상
안개 낀 밤의 바다에서
슬픈 안개
안개, 그리고 '망각의 여신'
달리, 안개를 그리다
파리의 안개, 그리고 헤밍웨이
안개와 함께 밤의 열기 속에서
피와 모래, 그리고 안개
안개 속으로 사라진 여인
안개, 살인의 철학을 속삭이다
안개비에 젖은 살인의 철학
런던의 안개
안개 속의 정사
밤안개
붉은 안개
안개는 알고 있다
모나리자, 안개 속으로 사라지다
안개와 소녀
죽음의 땅에 흐르는 안개, 그리고 개들의 축제
아, 달맞이언덕의 안개여!
작가의 말
나는 주로 노천 테라스에 앉아 커피를 마시곤 했다. 그곳은 안개가 끼지 않을 때는 바다가 잘 보였다. 하지만 나는 안개 속에 앉아 커피 마시는 것을 더 즐겼다. 나는 커피에 설탕 대신 안개를 풀어 마셨다. 안개는 내 얼굴과 목덜미를 긴 혓바닥으로 핥아대다가 옷 속으로 스며들어 겨드랑이를 간지럽혔다. 그러다가 사타구니 사이로 슬슬 비집고 들어와 그것을 주물러대는데, 그럴 때 나는 한숨을 내쉬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거머리 같은 안개를 털어내고 담배를 꺼내 물곤 했다. (8쪽)
화장실에 들어가 바지를 끌어내리고 변기 위에 앉은 나는 턱에 두 손을 괸 채 눈을 감았다. 세상이 굴러가고 있는 모양새가 우스꽝스러웠다. 모두가 미쳐서 돌아가고 있는 것 같았다. 자본주의에 잘 길들여진 젊은이들은 꿈과 이상을 접은 채 공무원이 되려고 몰려들고 있고, 대기업에 들어가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안정된 직장, 남보다 많은 수입, 좋은 외제차, 고급 아파트…… 이런 것들이 그들의 꿈이다. 모험심도 없고 젊은 날의 고뇌도 없다. 모두가 눈만 뜨면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다. (……) 모두가 잘 살고 있다는 착각. 그것을 자각하지 못하는 어리석음. 세상이 미쳐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81~82쪽)
“달맞이언덕의 안개는 요부 같아.”
내가 중얼거리자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부드럽고 달콤해요. 안개 때문에 옷을 벗고 있어도 부끄러운 느낌이 안 들어요.”
그러고 보니 그런 것 같았다. 안개가 옷을 대신해서 몸을 가려주고 있다는 착각에 별로 부끄러움을 못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안개 속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옷을 벗고 지내면 어떨까요?” (125~126쪽)
“모두 열두 군데나 찔렀습니다. 닥치는 대로 찌른 것 같아요. 그러고 나서도 성에 안 차 성기를 절단한 것 같아요. 잔인한 여자죠?”
곰은 이미 범인을 여자로 단정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슬쩍 딴죽을 걸어보았다.
“왜 범인을 여자라고 생각하죠?”
“보면 알 수 있잖습니까? 아랫도리가 벗겨져 있고, 사방에 휴지가 널려 있어요. 섹스하고 나서 정액 같은 것을 닦아내고 버린 것들입니다. 둘이서 한바탕 하고 나서 여자가 남자를 찔러 죽인 겁니다. 보지 않아도 눈에 뻔히 보입니다.”
나는 주머니 속에 들어 있는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다. 섹스장면을 찍은 사진들과 동영상을 보여주면 반색을 하겠지만, 나는 왠지 그것을 숨기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나 자신이 공범이 된 기분이 들었다.
“잘린 성기는 찾았나요?”
문득 생각이 나서 물었더니 곰이 고개를 내저었다. (295~296쪽)
한국 추리문학의 대부 김성종이 돌아왔다!
『여명의 눈동자』 『최후의 증인』 『제5열』 등 펴내는 책마다 베스트셀러가 된 한국 추리문학의 대부 김성종이 돌아왔다. 꽉 짜인 스토리라인, 충격적인 반전, 조금의 방심도 허락지 않는 긴장감으로 무장한 본격 추리소설을 써내는 그가, 해운대 ‘달맞이언덕’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사건들을 특유의 하드보일드한 문체로 그려냈다. 달맞이언덕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살인사건, 추리작가의 괴짜 같은 일상, 원전 폭발사고를 둘러싼 이야기까지 총 25편의 다채로운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짜릿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며 호기심과 긴장감을 선사한다. 작가는 추리뿐만 아니라 공포와 희극, 역사적 이야기와 수수께끼, 로맨스 같은 다양한 요소들을 덧붙여 가장 매력적인 스타일의 단편들을 완성하고, 그것들을 다시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낸다. 한국 추리문학의 대부다운, 김성종만이 쓸 수 있는 탁월한 감각과 상상력의 확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강렬한 스토리에 갈증을 느끼는 독자라면, 이 소설에 주목해보자.
짜릿한 상상력, 관능적 미스터리의 향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하는 사건들이 일상처럼 펼쳐진다
주인공은 ‘홈스’ 선생이라고 불리는 70대 유명 추리작가 ‘노준기’다. 달맞이언덕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 현장에는 늘 그가 등장한다. 이 매력적인 추리작가의 일상에는 경계가 없다. 자유롭게 캠핑카를 타고 돌아다니며 스릴 있는 정사를 즐기기도 하고, 어느 국회의원 출판기념회 연사로 초대돼 연설 중에 똥을 누는 황당한 실수를 하기도 하며, 원전이 폭발한 후에는 홀로 달맞이언덕에 남아 시칠리아 와인인 ‘도망간 여자’를 마시며 고독을 즐기기도 한다.
“영국에 셜록 홈스와 에르퀼 푸아로가 있다면, 한국에는 ‘노준기’가 있다”는 윤종빈 감독의 추천사처럼, 주인공의 엉뚱함과 익살맞음은 독자들을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난 이상한 사건의 한가운데로 초대한다.
때론 요부처럼 달콤하고, 때론 악마처럼 위험한 ‘안개’
익숙하게 지나쳤던 풍경도 한순간에 뒤바꿔버리는 것이 바로 안개의 힘이 아닐까. 인간의 희로애락을 모두 지켜보고 있는 달맞이언덕의 안개는 사람을 취하게 만들어 살인을 일으키기도 하고, 혀를 날름거리며 몸을 핥아대기도 하고, 모포처럼 따뜻하게 어깨를 감싸주기도 한다. 미스터리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또 하나의 주인공인 셈.
『달맞이언덕의 안개』는 김성종이 2014년 〈부산일보〉에 매주 한 편씩 연재했던 단편들을 묶은 것으로, 작가는 “‘단편소설이란 이런 것이다’를 한번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부산 해운대 달맞이언덕이 소설 속 주요한 배경이지만 현재뿐만 아니라 과거를 오가는 이야기도 실려 있으며, 베를린·베네치아·런던 등 세계 각국을 배경으로 한 추리작가의 활약이 펼쳐진다. 하얗게 젖은 안개 사이로 피어오르는 어두운 삶의 잔해들과 그 속에 묻힌 인간들의 욕망, 그것들을 어루만지는 작가의 손길이 놀랍도록 섬세하고 몽환적이다.
추천평
달맞이언덕을 휘어감는 희뿌연 안개를 걷어젖히며 김성종이 돌아왔다. 김성종은 우리들 보통의 인간성 본질에 대한 문제를 오랫동안 탐구한 작가다. 인간이면 누구나 고민할 수밖에 없는 갖가지 욕망과 자유의 문제는 이번 ‘안개 시리즈’에도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추리작가인 주인공이 자유롭게 전국을 떠돌며 글을 쓰고 싶어서 전 재산을 들여 캠핑카를 구입하는 장면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두터운 안개처럼 앞이 보이지 않더라도 사람을 향한 무한한 애정의 끈을 놓지 않는 로맨티스트 ‘노준기’의 활약은, 어느 때보다 보편적인 인간성 상실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지금을 사는 우리들에게 여러 가지 생각할 문제를 던져주고 있다.
_윤성근 |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심야책방』 저자
영국에 셜록 홈스와 에르퀼 푸아로가 있다면, 한국에는 ‘노준기’가 있다. 각각의 이야기가 장르적 재미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힘 있는 작가 사유의 편린들을 보여주고 있다. 읽는 내내 달맞이언덕의 안개가 가득한 살인사건의 현장,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_윤종빈 | 영화 〈범죄와의 전쟁〉 〈군도〉 감독
북 트레일러
작가정보

저자 김성종은 1941년 출생.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196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경찰관」이 당선돼 등단했으며, 1974년 <한국일보> 창간 20주년 기념 장편소설 공모에 『최후의 증인』이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평균 시청률 44.3%를 기록하며 국민 드라마로 큰 인기를 몰았던 <여명의 눈동자>의 원작자며, 명실공히 한국 추리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다. 장편 대하소설 『여명의 눈동자』 외에 장편 추리소설 『최후의 증인』 『일곱 개의 장미송이』 『제5열』 『나는 살고 싶다』 『제5의 사나이』 『백색인간』 『아름다운 밀회』 『국제열차 살인사건』 『봄은 오지 않을 것이다』 『안개의 사나이』 『후쿠오카 살인』 등 50여 편이 있으며, 소설집으로는 『회색의 벼랑』 『어느 창녀의 죽음』 『고독과 굴욕』 등이 있다. 후학 양성과 추리문학 발전을 위해 부산 해운대 달맞이언덕에 세계 최초의 ‘추리문학관’을 세웠으며, 이는 우리나라 문학관 1호로 해운대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한국추리문학대상, 봉생문화상, 부산시문화상, 부산MBC문화대상 등을 수상했고, 한국추리작가협회 회장, 부산소설가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추리문학관 관장으로, 4층에 있는 작업실에서 작품 구상에 골몰하고 있다. “안개 속에 감춰져 있는 그 안에는 신비스러운 동화의 나라가 숨 쉬고 있다. 다만 사람들이 모르고 있을 뿐이다. 동화만이 아니라 그 안에는 많은 사람들의 눈물과 애환이, 버려진 삶의 동물적 신음과 더러운 탐욕이 낙엽처럼 뒹굴고 있다. 내 눈에는 삶의 고통과 허무, 고독한 영혼들의 방황, 눈물겨운 사랑과 피를 말리는 이별의 아픔, 시대의 고통과 가난한 사람들의 몸부림이 보인다. 사람들의 몸속에 흐르는 살인의 철학까지도. ‘달맞이언덕의 안개’는 나에게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달콤한 속삭임이었고, 연인의 부드럽고 촉촉한 손길이었고, 많은 비밀을 간직한 삶의 끝없는 미로였고, 방황하는 내 고독한 영혼의 동반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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