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인간이 만든 자연
2014년 09월 12일 출간
국내도서 : 2014년 09월 0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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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CN 0102-2018-900-002535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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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동서양의 주거생활과 사유체계
풍수로 본 동서양의 주택관
자연 속에서 찾은 한국의 명당
배수임산으로 바뀐 일본 풍수
유불선의 합작, 중국 풍수
제2장 한·중·일 대표 가옥에 담긴 정신
자연이 만든 한옥
산업이 만든 마치야와 나가야
유교가 만든 쓰허위안
제3장 한·중·일의 주거 상징물과 문화
온돌과 마루의 만남
다다미를 통해 본 일본 문화
쓰허위안의 담과 중화사상
제4장 가족제도와 가옥의 함수관계
유교가 신념화된 한옥
상업친화적인 일본 가족제도와 가옥구조
쓰허위안과 중국의 확대가족제도
제5장 온돌, 캉 그리고 고타쓰
인류가 발명한 최고의 난방, 온돌
일본 가정문화를 만든 화로, 이로리와 고타쓰
침대를 데우는 중국인
제6장 공존을 거부한 좌식과 입식문화
아궁이에서 피어오른 좌식문화
정좌는 인간 본연의 모습
입식문화, 의자에 앉다
제7장 목욕, 같으면서 다른 시선
기를 지키기 위해 목욕을 꺼리다
끈적임을 벗고 여유를 적시다
목욕은 최고의 선물이다
제8장 너무 낯선 화장실문화
똥은 밥이다
향기 나는 화장실
금기가 없다
쯔진청의 중축선은 중국 대칭문화의 상징이다. 대칭성이란 인위성을 의미한다. 량쓰청의 말에서 “인공적인 것의 이름다움을 표현하는 방식”이라는 중국식 사고를 드러내고 있다. 사실 중국인은 좌우대칭을 최고의 인공미로 인식한다. 그것은 단지 감각이 뛰어난 조형미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대칭구조를 통해 상대성과 조화를 추구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서로 대칭되는 것은 결국 조화하게 된다는 게 중국인의 생각이다. 그렇다보니 ‘좋은 일은 짝을 이룬다’는 생각이 몸에 배게 된 것이다.(124쪽)
여성 공간인 안채는 집안의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다. 이는 남성 공간인 사랑채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가옥구조상 남성이 여성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형태다. 사랑채의 창문은 절대 안채를 향해 내지 않는다. 중문은 안채를 시각적으로 방어한다. 나중에는 아예 안채와 사랑채 사이에 담을 쌓고 중문을 만들었다. 중문은 대문에 버금가는 크기로 만들었다. 부부의 벽이 높아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가리개 역할을 하는 중문이 대문만큼이나 중요하게 다뤄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210쪽)
습기에 적응할 수 있는 구조로 집을 짓게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즉 일본 가옥구조는 여름 중시용이라고 할 수 있다. 습기를 흡수하기 위해서 다다미를 깔았다. 통풍을 최우선으로 고려했고, 가능한 한 얇은 벽과 많은 문을 만들게 됐다. 그렇다보니 겨울은 춥다. 거기다가 일본 가옥에서 난방장치는 상대적으로 발달되어 있지 않다. 습기와 추위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목욕이다. 고온다습한 여름과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한 방편으로 목욕을 즐긴 것이다. 목욕을 통해 여름에는 땀을 씻어내고 겨울에는 몸을 데우는 것이다.(360쪽)
최근 한국을 처음 방문한 일본인 지인이 화장실 방향이 달라서 매우 낯설고 어색했다는 얘기를 토로했다. 그는 “모르는 사람이 화장실문이라도 열게 되면 서로 눈이 마주칠 텐데 창피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를 했다. 변기의 방향까지도 심리적 상태를 염두에 둔 일본인의 심성에 감탄을 자아낼 만하다. 어쨌든 “일본에서의 상식은 세계에서의 비상식”이라는 말이 그저 생긴 것은 아닌 듯하다. 오래전 일본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화장실 문이 없었다. 일본 속담에 “뒷간 태생”이라는 게 있다. 문을 열어놓은 채 출입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 옛날 화장실에 문이 달려 있지 않은 데서 유래한 속담이다. 화장실 문이 없기 때문에 용변 보는 모습이 완전히 노출됐다. 수치심을 임시방편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뒤로 돌아앉아서 일을 보는 것이었다. 화장실에서도 일본인의 청결의식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남성용 변기에 달려 있는 긴가쿠시(金隱し)라는 가리개다. ‘긴’은 남자의 성기를, ‘가쿠시’는 가리다는 뜻이다. 《동아시아의 뒷간》에 따르면, 15세기 말 나무로 만든 긴가쿠시가 후쿠이(福井) 현 유적에서 발견됐으며 19세기 말부터 도기 변기에 적용됐다고 한다. 한때 ‘긴가쿠시’라는 이름의 변기제품도 나왔다.(406~407쪽)
같은 듯 다른 듯 삶을 디자인한 동양 3국 집의 미학
최근 전통의 멋과 문화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인해 각종 체험 마을이 붐비고 있다. 그중 자연과 하나 되어 어우러진 한옥 마을 체험은 조상들의 지혜와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인기가 높다고 한다. 요즘은 한옥 호텔마저 생겨 국내는 물론 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푸근하면서도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대청마루, 안과 밖을 구분 짓는 경계지만 집밖의 풍경을 집안으로 끌어들이는 절묘한 높이의 야트막한 담장, 비움과 채움을 반복하며 교류와 소통을 잇는 마당 등은 한옥이 갖는 고유의 멋과 장점들이다. 이처럼 전통가옥은 한 나라의 지리와 기후, 과학기술 수준, 한 사회의 생활양식과 가치관, 미의식, 가족제도와 가족의식까지 담아낸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의 전통가옥 역시 그들이 간직한 삶의 철학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경향신문사 편집위원으로 한?중?일 3국 문화비교 연구에 천착해온 저자가 《한?중?일 밥상문화》에 이어 3국의 전통가옥문화를 살펴본 《집, 인간이 만든 자연》은 같으면서도 다른 동양 3국 집의 미학과 삶의 철학을 다루고 있다.
우선 3국의 철학적 토대는 기(氣)다. 이 기는 가옥의 기반인 터가 되고 그 터는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기를 교환하게 만든다. 이 터와 기를 교환하는 방법은 3국이 모두 다른데 우리나라는 산이 중심이고, 일본은 물이 중심이다. 반면 중국은 집터보다 집의 방향을 중시했다.
가옥배치에 있어서도 우리나라의 한옥은 안채와 사랑채를 나누어 남녀 구별을 확실히 했다. 하지만 가옥의 중심은 안주인이 기거하는 안채로 여성 상위의 가옥구조를 보여 계급역전 현상을 보인다. 중국의 전통가옥 쓰허위안(四合院)은 성별 구별이 아닌 세대?가구별로 구분을 했다. 자식들이 결혼하면 분가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방이 아닌 옆에 똑같은 집을 지어 또 하나의 세대를 구성했다. 따라서 가족의 위계와 질서는 엄격해지고 방의 위치와 크기도 달리했다. 일본은 독특한 가족제도로 인해 가족구성원이 가문에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방의 위치가 달라진다. 일본의 전통가옥은 여성을 위한 공간이 존재하지 않았다.
한옥은 자연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전쟁과 재난이 많았던 중국은 쓰허위안의 폐쇄성을 온전히 살렸지만 한옥은 개방적이고 자연친화적이다. 한옥은 중국의 벽돌, 일본의 다다미처럼 가공된 재료보다는 기둥, 대들보에서 보듯 생긴 모양 그대로 사용했다. 일본의 전통가옥 나가야(長屋)와 마치야(町屋)는 분재와 돌, 모래 등으로 마당에 정원을 꾸며 자연을 집안으로 끌어들였다. 쓰허위안 역시 중원에 인공의 연못을 만들고 기암괴석으로 장식한다. 반면 한옥은 마당을 비워둠으로써 집안 행사와 놀이 등으로 소통과 교류의 장을 만들었다.
겨울철 난방방식은 가옥문화에 있어 가장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좌식생활을 하는 우리나라는 온돌, 일본은 난로 형태의 이로리(??裏)와 고타쓰(火?)를 사용한 반면 입식생활을 하는 중국은 동북3성에서만 침대형 온돌인 캉(?)을 사용했다.
남방문화와 북방문화의 상징인 마루와 온돌, 자연주의 사상과 유교사상이 공존하는 한국의 가옥이 ‘융합’과 ‘공존’을 상징한다면 오두막인 고야와 방석에서 발전한 일본의 전통가옥과 다다미는 ‘변형’을, 중국은 쓰허위안의 폐쇄성이 가져온 ‘생존’이 이를 상징한다.
이밖에도 목욕과 화장실문화가 가져온 3국의 독특한 철학이 같은 듯 다른 듯 매우 흥미롭게 펼쳐진다.
저자는 3국의 가옥문화를 성찰하면서 “비교보다는 대비에 초점을 맞추었다”며 “있는 그대로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자”고 강조한다. 또 “가옥문화를 통해 서로의 지혜를 공유할 수 있다면 동양 3국이 가깝고도 먼 나라가 아니라 진정으로 가까운 나라로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작가정보
저자 김경은은 영남일보사와 경향신문사에서 20여 년간 기자로 일했다. 일선에서 물러난 뒤 경향신문 기획위원을 거쳐 편집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일본 조지소피아대학에서 객원연구원을 지냈다.
저자의 한?중?일 3국 문화비교는 기자생활에서 얻은 직업병의 결과다. 기자는 생리적으로 같은 것보다 다른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습성이 있다. 기자로서 적지 않은 해외출장, 객원연구원 경험도 문화비교론 공부를 자극했다. 이를 토대로 ‘한?중?일 문화삼국지’ 시리즈를 집필 중이다. 《집, 인간이 만든 자연》은 《한?중?일 밥상문화》에 이어 시리즈 2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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