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안녕하려면
2015년 04월 24일 출간
국내도서 : 2007년 12월 14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13.90MB)
- ISBN 9788963721644
- 쪽수 2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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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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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실린 다섯 단편은 일제의 조선침략, 2차 세계대전과 오키나와 학살(반전과 평화), 기성 교육 제도에 대한 비판과 저항, 가난과 약함 등 하이타니 겐지로가 살다 간 세상, 그의 삶과 철학, 그리고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다섯 개의 시선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원작의 문체와 내용을 보다 충실하게 살려내며, 삽화 또한 츠보야 레이코의 원작이 주는 느낌과 감동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다. <개정판> <양장본>
손
눈
소리
친구
본문 살펴보기
첫 번째 이야기_물 이야기
“독일 선수가 왔을 때 최초로 국제 시합에 나갔다. 기뻤지. 열심히 해서 결승전에서 3등으로 들어왔어. 일본, 독일, 조선의 순서였지. 일본 국기가 올라갔다. 독일 국기도 올라갔고. 그리고……. 그러고 나서 올라간 것은 역시 일본 국기였어. 나는 울었어. 관중들은 기뻐서 우는 줄 알았겠지만, 나는 분해서 울었다. 그 뒤 난 수영을 그만뒀어. (중략) 내가 다시 수영을 하게 된 것은 소순이가 수영을 하면서부터야. 오랫동안 나는 저항해 왔지. 오랜 저항이었어.”
두 번째 이야기_손
“천황 폐하께서 아직 감사의 말씀을 안 해 주셨어. 이웃 오야마 씨네도 외아들 미네요시를 천황 폐하께 바쳤지. 역시 아직 감사의 말씀이 없으셨지. (중략) 야에야마에서는 전쟁이 없었다고들 하지만, 터무니없는 소리야. 총알에 맞아 죽었느냐, 말라리아로 죽었느냐만 다를 뿐이지. 말라리아 죽은 사람은 전사자로 모셔 주지 않아. 세상에 그렇게 슬픈 일이 또 있으려고. 그래서 나는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우리 영감 묘에 가는 게야.”
세 번째 이야기_눈
어린아이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열차 밖에 있었던 것은 달리는 차에 뛰어오르거나 내릴 수 없기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열차가 제법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하고 나서 껑충껑충 뛰어내린 것은 모두 어른이나 젊은이들이었으니까요.
내게 바나나를 팔았던 소년은 어떻게 했을까요. 다부지게 어른 흉내를 내며 풀쩍 뛰어내렸을까요?
네 번째 이야기_ 소리
“아―우, 어―어―.”
히사코가 말을 하고 있었다.
말을 하고 있다. 순간적으로 왜 그런 생각을 한 걸까? 둘 다 언어 장애가 있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의미의 대화는 이루어질 수 없었다.
그러나 둘은 이야기 나누고 있었다. 마사코가 끙끙거린다. 히사코가 낮은 소리로 외친다. 둘은 신음하듯 말하고 있었다. 목소리가 따뜻하고 상냥하게 서로를 감싸 안고 있었다. (중략)
나는 둘의 대화에 큰 충격을 받았다.
나는 무엇이었던가? 이 아이들을 새하얀 벽이라 생각했던 나는 무엇이었던가?
다섯 번째 이야기_친구
“원숭이 우등생이라고 알아?”
“……?”
내가 의아스러운 표정을 짓자, 이타미가 말했다.
“죽마도 타고 미니 오토바이도 타는 원숭이들이 있지. 이 녀석들은 원숭이 사회로 돌아가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거야. 할 줄 아는 게 없으니까. 알겠냐?”
“…….”
나는 몸이 점점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이타미는 그런 소리나 지껄이려고 구태여 나를 불렀을까?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이지?”
“조금 관계가 있지 않나?”
이타미는 심술궂게 말했다.
그러잖아도 자기 안에 살고 있는 우등생을 가장 미워하고 있는 나인데, 그런 내 기분을 거스르는 말을 이타미는 스스럼없이 했다.
진정한 인간의 상냥함은 절망을 헤쳐 나온 사람만이 몸에 지닐 수 있다
생각해 보면,
나는 강한 것이나 너무 풍요로운 것에서는
무엇 하나 배운 것이 없습니다.
감히 말하자면
약한 것, 가난한 것에서
생명의 빛을 발견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ㅡ작가의 말에서
하이타니 겐지로의 단편 소설 모음집 《손과 눈과 소리와》의 개정판이다. 일본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재일동포의 설움을 담은 〈물 이야기〉, 오키나와(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서 유일하게 지상전이 벌어진 곳으로, 민간인 네 명 가운데 한 명이 일본군 또는 미군에 의해 사살되었던 슬픈 역사의 현장)의 고통을 잊고 사는 일본인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손〉, 대동아공영권을 주장하며 침략 전쟁을 일삼았던 일본 제국주의의 흔적을 더듬으며 쓴 〈눈〉, 언어 장애를 지닌 특수반을 맡은 교사의 눈을 통해 아이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소리〉, 학생들의 목소리가 교사에 닿지 않는 학교 현장을 고발한 〈친구〉등 다섯 작품은 작가가 말하는 생명의 본성인 ‘상냥함’이 짙게 배어 있다.
개정판을 펴내며
하이타니 겐지로는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태양의 아이》《모래밭 아이들》 같은 작품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친숙하다. 이들 세 작품은 일본에서 하이타니 겐지로의 교육 3부작이라고 일컫는다. 그만큼 많은 독자가 그의 작품을 읽고 시대의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의미일 것이다. 겐지로는 오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치열하게 고민한 작가이다. 오랜 교사 생활을 바탕으로 아이들을 통해 ‘인간에 대한 믿음’과 ‘배움과 성장’을 보여 주는 작품들을 썼다.
지난해 겨울, 암 투병 끝에 하이타니 겐지로가 타계하고 다시 겨울이 찾아왔다. 작가는 세상에 없지만 그의 작품들은 여전히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두터운 애독자 층을 형성했다. 그 가운데 2003년에 펴낸 단편집 《손과 눈과 소리와》는 그의 작품 중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이 책에 실린 다섯 단편은 하이타니 겐지로가 살다 간 세상, 그의 삶과 철학, 그리고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다섯 개의 시선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일제의 조선침략, 2차 세계대전과 오키나와 학살(반전과 평화), 기성 교육 제도에 대한 비판과 저항, 가난과 약함 등이 그것이다. 따라서 이 책으로 하이타니 겐지로를 처음 만나는 독자라면 그의 삶과 작품 세계로 들어가는 데 더없이 좋은 디딤돌이 될 것이다. 이 책에 실린 다섯 단편은 모두 작가가 오랜 교직 생활과 여행의 체험을 짙게 반영되어 있다. 또한 그의 다른 작품에서 만났던 주인공, 혹은 어느 장면과 오버랩 되기도 한다.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책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을 줄 것이다.
책을 다시 펴내면서 제목과 책 표지를 새롭게 바꾸었다. 제목 ‘우리와 안녕하려면’에서 ‘우리’와 ‘안녕’은 각각 중의적인 뜻을 가지고 있다. 역사와 인종, 장애 등의 문제로 함께 살면서도 ‘우리’ 안에 온전히 보듬지 못한 ‘타자’들을 바라보고 경계를 허물고자 하는 것, 전쟁 등 아픈 역사의 주체 혹은 어떠한 이유로든 ‘타자’들과 구획을 나누고 차별의 시선을 던져왔던 ‘우리’로부터 벗어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어떤 쪽으로든 이 책을 덮고 나면 독자가 문장을 완성할 수 있도록 여운을 주고 싶었다. 표지도 古 하이타니 겐지로와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선물을 바치는 마음으로 새롭게 바꾸었다.
단순히 책의 외형만 바꾼 것이 아니라 본문 내용과 삽화도 손을 보았다. 번역을 맡은 햇살과나무꾼에서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 원작의 문체와 내용을 성실하게 살리도록 했다. 또한 삽화도 츠보야 레이코의 원작이 주는 느낌과 감동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다.
작가정보
지은이 | 하이타니 겐지로(灰谷健次郞)
하이타니 겐지로는 1934년에 일본 고베 시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에 전쟁을 겪고 전기 용접공, 인쇄공, 점원 등 온갖 직업을 경험했다. 오사카 학예 대학을 졸업한 뒤 교사 생활을 하면서 시와 소설을 썼다. 1970년에 형의 자살과 뒤이은 어머니의 사망으로 심한 좌절감을 느껴, 1972년에 17년 동안 몸담았던 교직을 그만두고, 오키나와와 아시아 등을 여행하며 인간과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여행을 통해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낙천성과 교사 생활을 통해 깨달은 아이들의 생명력은 그 후 겐지로 문학 세계의 바탕이 되었다. 하이타니 겐지로의 문학에는 어린이의 세계가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살아 있으며, 각박하고 소외된 현실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는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하이타니 겐지로의 첫 장편소설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1974)는 17년 교육 실천의 결정체이자, ‘아이들에게 배운다’는 작가의 교육 철학이 담겨 있다. 이 작품은 1978년 국제 어린이의 해를 기념하여 국제 안데르센상 특별 우수 작품으로 선정되었고, 하이타니 겐지로를 단숨에 일본 어린이 문학의 대표 작가에 올려 놓았다. 그 뒤로도 하이타니 겐지로는 《태양의 아이》, 《모래밭 아이들》, 《나, 이제 외톨이와 안녕할지 몰라요》, 《바다의 노래》 등을 발표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하이타니 겐지로는 《태양의 아이》 인세를 기금으로 1983년 설립한 ‘태양의 아이 유치원’을 통해 자신의 교육관을 몸소 실천하는 데 힘을 쏟았다. 지난해 말 암 투병 끝에 타계했다.
옮긴이 | 햇살과나무꾼
햇살과나무꾼은 동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곳으로, 세계 곳곳에 묻혀 있는 좋은 작품들을 찾아 우리말로 소개하고 어린이의 정신에 지식의 씨앗을 뿌리는 책을 집필하는 어린이책 전문 기획실이다. 지금까지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모래밭 아이들》, 《워트십다운의 열한 마리 토끼》, 《새틴 강가에서》 등을 우리말로 옮겼으며, 《장승과 솟대가 들려주는 우리 풍속 이야기》, 《우리 문화유산에는 어떤 비밀이 담겨 있을까》, 《위대한 발명품이 나를 울려요》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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