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로는 종이를 먹어요
2013년 04월 26일 출간
국내도서 : 2013년 04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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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정보 ePUB (4.07MB)
- ECN 0102-2018-000-002574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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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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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로를 데리고 있는 날부터 별님이네 집에는 종이가 남아나지를 않아요. 주로 화장지를 먹는 로로는 책뿐 아니라, 아빠가 볼 신문까지 먹어버리거든요. 그래서 별님이는 종이 줍는 할머니에게 도움을 받게 되었는데…….
2. 기름이의 요술 책
3. 먹이를 구해 온 로로
4. 종이 줍는 할머니
5. 할머니의 슬픔
6. 새댁의 비밀
7. 산꼭대기 낡은 집
8. 신랑의 기대
9. 새댁의 정성
10. 로로의 활약
11. 이루어진 만남
1. 이웃집 개
별님이가 거실 소파에 삐딱하게 누워 있어요. 텔레비전을 보며 초코파이를 먹고 있어요.
“이 힉힉힉힉!”
그러다 킥킥대며 웃어요. 보고 있는 만화영화에 나오는 엉터리 요술쟁이가 너무 웃겼거든요.
별님이는 조금 남은 초코파이를 마저 입에 넣었어요. 그러고는 손에 들고 있던 초코파이 봉지를 놓았어요. 초코파이 봉지는 방바닥에 떨어졌어요.
그 때에 안방에 있던 엄마가 나왔어요.
“별님아!”
엄마는 소리를 빽 질렀어요.
“너 쓰레기 아무 데나 버리지 말라고 했지!”
별님이는 발딱 일어나 초코파이 봉지를 주워 쓰레기통에 넣었어요.
“일어서기 싫어서 바로 앞 쓰레기통 놔두고 방바닥에 버려? 넌 여자애가 어쩌면 그렇게 게으르니?”
별님이는 곁눈으로 엄마를 슬쩍 보고는 아무 소리도 없이 자기 방으로 들어갔어요.
“저런, 저.”
엄마는 몇 마디 더 하려다가 현관 쪽으로 얼굴을 돌렸어요. 초인종이 울려 서였어요.
“딩동!”
“누구지?”
다시 초인종이 울리자 화면을 보고는 현관문을 열었어요.
앞집에 사는 새댁이 문 앞에 서 있었어요.
“어서 와.”
“얘 좀 부탁하려고요.”
새댁은 들어오지 않고 두 손으로 감싸고 있던 것을 내밀었어요. 노란 털실 뭉치처럼 보이는 것이었어요. 그러나 털실 뭉치는 아니에요. 콩알 같은 눈과 새끼손가락 같은 다리가 달려 있으니까요.
“로로 아냐?”
‘로로’는 새댁이 기르는 사과만 한 개에요.
“어디 가려고?”
엄마는 조심스럽게 로로를 받았어요.
“신랑과 휴가를 가려고 하는데요. 봐줄 사람이 없어서요……. 죄송해요.”
“괜찮아, 우리 별님이가 얘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엄마는 로로를 손가락으로 쓰다듬으며 물었어요.
“근데 이 개는 어디서 났어? 별님이 한 마리 사 주려고 알아봤지만 아무 데서도 팔지를 않더라고?”
“그럴 거예요…….”
새댁은 알 수 없는 웃음을 입가로 흘렸어요.
“어디서 구했는데?”
엄마는 그런 새댁을 보자 더 궁금한지 눈을 동그랗게 떴어요.
“지금은 시간이 없으니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기차를 타야 하거든요.”
“그래? 그럼 얼른 가 봐야지. 근데 뭘 먹여? 저번에 보니까 별님이가 강아지 과자를 줘도 먹지 안던데…….”
엄마 말대로 별님이가 저금통을 열어 로로에게 강아지 과자를 사준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입도 대지 않아 버리고 말았어요.
“예, 얘 가요…….”
새댁은 어색한 웃음을 흘리더니 이렇게 말했어요.
“종이를 먹어요.”
“뭐?”
엄마는 입을 딱 벌리더니 로로를 떨어뜨렸어요.
“깨앵!”
로로는 비명을 지르며 몇 바퀴 구르더니 새댁 발 뒤로 숨었어요.
“로로야!”
새댁은 얼른 로로를 안고는 쓰다듬었어요.
“미, 미안해.”
엄마는 당황해하며 옆에서 같이 로로를 쓰다듬었어요.
“괜찮아요, 다치진 않았어요.”
새댁은 찡그린 얼굴을 억지로 펴며 말했어요.
“그런데 정말 얘가 종이를 먹어?”
엄마는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다시 물었어요.
“그렇다니까요.”
“그거 참, 별일이네……. 그럼 무슨 종이를 먹여야 돼?”
“신문이나 헌 책을 찢어서 주시면 돼요. 특히 화장지는 잘 먹어요.”
“그래?”
다시 로로를 받아든 엄마는 신기한 듯 로로를 들여다보았어요.
“로로 아냐? 엄마, 이리 주세요!”
어느 틈에 자기 방에서 나온 별님이가 엄마 팔에 매달렸어요.
이튿날 아침이에요.
“여보! 화장지가 없잖아!”
아빠가 화장실에서 소리쳤어요.
“여기 있어요.”
엄마는 곧 베란다 창고에서 화장지를 하나 꺼내 화장실 문을 조금 열고 들이밀었어요.
“아니, 어제 내가 화장지를 간 것 같은데 벌써 다 썼나?”
조금 후에 아빠가 화장실에서 나오며 말했어요.
“그게요…….”
엄마는 희미하게 웃으며 말끝을 흐리더니 갑자기 빠르게 말했어요.
“로로가 먹었어요.”
“로로? 그게 뭔데?”
“앞집 개 있잖아요.”
“아, 그 주먹만 한 개! 그 개가 왔었어?”
“새댁이 휴가 간다고 우리 집에 맡겼어요.”
“그래? 근데 그 개가 왜 화장지를 먹어?”
“로로는 종이를 먹고 산 다네요.”
“뭐야? 그럴 리가…….”
아빠는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이었어요.
“정말이에요.”
“어디 있어? 그 개.”
“별님아!”
엄마
◆머 리 말◆
사람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사람들을 만납니다. 공부를 하기 위해 학교에 가서 선생님을 만나고, 학용품을 사기 위해서 문방구 아저씨를 만나고, 간식을 먹기 위해 떡볶이 집 아주머니를 만나는 등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살아갑니다.
그러면서 만나는 만큼 헤어지기도 합니다. 볼일 때문에 만난 사람은 볼일이 끝나면 헤어지지만, 헤어지기 싫은 사람과도 어쩔 수 없는 이유 때문에 헤어집니다. 평생 곁에 계실 것 같은 부모님과도 돌아가심으로서 헤어집니다.
그런데 그 만나는 사람 중에는 내게 꼭 필요한 사람이 있습니다. 내가 입는 옷과 같은 사람으로 없으면 안 될 중요한 사람이랍니다. 그 사람은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게 다가와서 나도 모르게 마음을 끌어당깁니다. 그러고는 나의 모자란 부분을 채워 준답니다.
이 책 《로로는 종이를 먹어요》에는 그런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사과만한 개 로로, 그 작은 개는 종이를 먹고 삽니다. 때문에 로로를 데리고 있게 된 별님이네 집은 종이가 남아나질 않습니다. 화장지를 먹고, 책을 먹고, 아빠가 볼 신문까지 먹어 버리거든요. 그래서 별님이는 종이 줍는 할머니에게 도움을 받게 되고, 그 일로 하여 로로 주인인 새댁과 할머니가 만나게 됩니다. 서로 필요한 사람들이 만난 것이지요.
작가정보
그린이 손재수 선생님은 언제나 공부하는 자세로 좋은 글과 그림, 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일러스트 팀 ‘리얼 모션’과 ‘종이냄새’를 운영하고 있으며 홍대입구 “리얼 모션 만화학원”과 “21세기 생명과학 문화재단 세포학교”에서 만화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만화 가시고기》 《만화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책상 밑에 코딱지》 《가짜 백점》 《아빠가 가출 했어요》등의 작품을 발표 했습니다. 불교철학을 아이들에게 재미있고 쉽게 전달하기 위한 그림동화 작업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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