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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시조

이문열 지음
맑은소리

2009년 06월 25일 출간

종이책 : 2003년 04월 1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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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N 0111-2018-800-002773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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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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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중편소설. 이문열의 대표적인 예술가 소설인 이 작품은, 마치 물과 불처럼 서로 첨예하고 대립되는 예술관을 가진 주인공 고죽과 그의 은인이며 스승인 석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글씨에서 석담이 힘을 중시하고 기와 품을 숭상하는 반면, 고죽은 아름다움을 중시하고 정과 의를 드러내고자 하는데....

{금시조}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대표 소설가로서의 자리를 꾸준히 지켜오고 있는 거조(巨鳥) 이문열 자신이 예술가로서의 참 모습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심하고 시대를 반성하며, 저자 자신도 한 사람의 예술가로서 소설의 주인공인 예술가 '고죽'과 그의 스승 '석담'의 삶 그 자체를 고스란히 담아낸 자전적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작품은 작가가 최근 들어 새로 글 쓰기를 한 소설은 아니다. 이미 오래 전에 발표되었고, 제 15회 동인문학상의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던 낡은(?) 소설이다. 하지만 현대문학을 재조명하고, 우리의 청소년들에게 읽음의 새로운 맛을 전달하기 위해 고성원 화백의 삽화와 함께 새롭게 탄생했다.

이 책의 제목이자 본문에 등장하는 {금시조}는 '가루라(迦樓羅)'고도 불리우는 새로, 머리에는 여의주가 박혀 있고 입으로는 불을 내뿜으며 용을 잡아먹는다는 전설의 새다. 이 새는 수미산 사해(四海)에 살고 있으며 불법수호팔부중(佛法守護八部衆)의 다섯째로, 금시조(金翅鳥) 또는 묘시조(妙翅鳥)라 불리기도 하는 거대한 새로서, 예술의 최종 경지에 이르게 되면 나타난다는 환상의 새다.

그렇다면, 예술의 경지란 과연 어느 정도의 과정이며, 결과일까?
작가 이문열은 이 물음과 함께 진정한 예술의 경지에 대해서도 주인공 '고죽'을 통해 작품의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해서 반복 질문한다. 작가의 질문 혹은 의문처럼 과연 진정한 예술의 경지란 어느 정도를 말하는 것일까?

퇴계(退溪) 이황(李滉)의 학통을 이어받았다는 영남 명유(明儒)의 후예인 석담은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의 예술관을 그대로 받아들여 글씨에서는 힘을 중시하고 기(氣)와 품(品)을 숭상하는 반면, 고죽은 아름다움 을 중시하고 정(情)과 의(意)를 드러내고자 했다. 그림에서도 석담은 자신의 내심에 충실하려는 심화(心畵)를 높이 여겼던 반면, 고죽은 대상에 충실하려는 물화(物畵)를 높이 여겼다.
두 사람의 이러한 예술관의 차이는 매죽(梅竹) 논쟁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는데, 사군자 중에서 도 특히 대나무와 매화를 즐겨 그렸던 석담은 처음에는 잎과 꽃이 무성하고 줄기 또한 힘차게 뻗은 모양을 그렸지만 만년에 이르러서 그의 대나무와 매화는 가면 갈수록 빈약해지는 큰 변화를 거친다. 그래서 스승의 이러한 화법에 불만을 느낀 고죽은 어느 날 이렇게 묻는다.
"선생님께서는 어째서 대나무의 잎을 따고 매화의 꽃을 훑어버리십니까?"
그러자 석담은 대꾸한다
"망국의 대나무가 무슨 흥으로 그 잎이 무성하며, 부끄럽게 살아남은 유신(遺臣)의 붓에서 무슨 힘이 남아 매화를 피우겠느냐?"
- 본문 중 고죽과 석담의 예술에 대한 논쟁


찬란한 금빛 날개와 그 힘찬 비상, 금시조
"어서 불을 붙이지 못할까!"
마를 대로 마른 종이와 헝겊인데다가 개중에는 기름까지 먹인 것도 있어 서화 더미는 이내 맹렬한 불꽃으로 타올랐다.
신음 같은 탄식과 숨죽인 흐느낌과 나지막한 비명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어떤 사람에게는 고죽 일생의 예술이 타고 있었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 처절한 진실이 타오르고 있었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고죽의 삶 자체가 타는 듯도 보였다. -본문 중에서


우리나라 작가 가운데에서 이문열만큼 다양한 소재로 작품을 쓰는 작가도 아마 찾아보기 드물 것 같다. 옛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다스 왕처럼 그는 어떤 삶의 경험에서 작품의 소재를 취해 오건 하나같이 황금으로 만들어버리는 놀라운 재주를 지니고 있다. 지금까지 그가 취해 온 소재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 가운데에서 예술가를 빼놓을 수 없다.
이문열은 그동안 예술가를 소재로 한 작품을 많이 썼고, 그의 작품에는 흔히 '예술가 소설'(퀸스틀러로만)로 일컬을 수 있는 작품이 의외로 많다. 예를 들어 김삿갓이라는 별명으로 더욱 잘 알려진 김병언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 {시인}(1991)을 비롯하여 {들소}(1979)나 {금시조}(1981) 같은 중편소설이 바로 그러하다. 이문열을 일약 문단의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 {젊은날의 초상}(1981)도 예술가 소설과 그렇게 동떨어져 있지 않다.
예술가 소설이란 나이 어린 주인공이 온갖 역경을 겪으며 예술가로 성장하여 나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넓게 보면 '성장 소설'(빌둥스로만)의 테두리에 들어간다.

{금시조}를 쓰는 데 이문열은 추사 김정희한테서 큰 영향을 받은 듯하다. 제목으로 사용하고 있는 금시조나 이 가공의 새에 대한 언급이 바로 김정희의 글에 나올 뿐만 아니라 실제로 추사도 이 작품에 여러 번 언급되어 있다.
석담이 고죽에게 써준 "금시벽해 향상도하"라는 구절도 추사의 문집에 나온다. 추사는 한 글에서 "일찍 법원사(法朶받에서 성친왕(成親王) 저하(邸下)가 쓴 글씨인 찰나문(刹那門)이라는 삼대자를 보니 금시조가 바다를 가르거나 향상(香象)이 물을 건너는 기세가 있어 우리 동쪽 나라에서는 열 명의 석봉(石峰)이라도 당할 수가 없겠으니, 만약 다시 석암(石庵)이나 담계(覃溪)의 씩씩하고 굳센 것이라면 도 어떤 모양을 짓겠는가? 나도 모르게 아찔해올 뿐이다" 하고 말하고 있다.

금시조는 이 소설의 주인공 '고죽'이자 작가 '이문열' 자신이기도 한, 한 인물의 예술적 이상을 상징적으로 표현해놓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은 예술의 경지와 진정한 예술에 대해서 끊임없이 질문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문학비평가이자 서강대 교수이기도 한 김욱동 씨가 이 책의 해설에서도 밝힌 바 있듯이 {금시조}는 작가가 지금껏 써온 예술가 소설 중에서도 으뜸으로 칠 수 있는 명작이다. 그렇기 때문에 책 안 읽기로 어느덧 유명해지고 있는 우리의 아이들, 우리의 청소년들에게 이 책을 읽게 한다면 단순히 유명작가가 쓴 책이기 때문에 읽는다는 편입견적인 사고방식의 전달이 아니라 삶과 예술, 더 나아가서는 좋은 글들을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저자 소개
이 문 열
소설가, 본명은 열(烈).
1948년 경북 영양 출생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
1977년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나자레를 아십니까> 당선
1979년 《사람의 아들》로 오늘의 작가상 수상
1982년 《금시조》로 동인문학상 수상
1984년 《영웅시대(英雄時代)》로 중앙문화대상 수상
1991년 《시인(詩人)》출간
1992년 《시인(詩人)》과 《시인의 도둑》으로 현대문학상 수상
1993년 《오디세이아 서울》, 《미로의 날들》 출간

주요작품으로는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 《변경》, 《젊은 날의 초상》, 《황제를 위하여》,
《레테의 연가(戀歌)》,《칼레타파칼라》, 《새하곡(塞下曲)》,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익명의 섬》, 《필론의 돼지》, 《삼국지》 외 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문열


이 문 열
소설가, 본명은 열(烈).
1948년 경북 영양 출생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
1977년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나자레를 아십니까> 당선
1979년 《사람의 아들》로 오늘의 작가상 수상
1982년 《금시조》로 동인문학상 수상
1984년 《영웅시대(英雄時代)》로 중앙문화대상 수상
1991년 《시인(詩人)》출간
1992년 《시인(詩人)》과 《시인의 도둑》으로 현대문학상 수상
1993년 《오디세이아 서울》, 《미로의 날들》 출간

주요작품으로는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 《변경》, 《젊은 날의 초상》, 《황제를 위하여》,
《레테의 연가(戀歌)》,《칼레타파칼라》, 《새하곡(塞下曲)》,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익명의 섬》, 《필론의 돼지》, 《삼국지》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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