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에 대한 11가지 시선
2011년 09월 28일 출간
국내도서 : 2010년 01월 1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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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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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전쟁의국제적성격과유럽인의전쟁인식
변방의 전투?―한반도와 한국전쟁을 둘러싼 강대국의 전략 / 베른트 슈퇴버
6·25전쟁의 국제적 영향 / 김광운
서유럽과 한국전쟁―프랑스의 정치문화에 미친 영향 / 토마스 린덴베르거
‘평화투쟁’과 전쟁공포―폴란드와 헝가리에 미친 한국전쟁의 영향 / 아르파드 폰 클리모·얀 C. 베렌즈
제2부 전쟁이분단국가에미친영향―한국과독일의비교
한국전쟁과 헌법의 변화―‘균등경제’에서 ‘시장경제’로 / 박명림
일어나지 않은 전쟁―지나간 전쟁경험과 분단독일에서의 한국전쟁 / 미카엘 렘케
한국전쟁이 남북한 경제에 미친 영향 / 김성보
서독과 서유럽경제에서 한국전쟁의 의미 / 베르너 아벨스하우저
동서의 양진영에서―남북한에 대한 동서독의 개발원조 1953~1963 / 이유재
제3부 전쟁과기억
한국전쟁기 대량학살에 대한 집단기억과 남한에서의 역사적 규명 / 김동춘
한국인의 전쟁기억―전쟁기념물을 통한 기억의 구성 / 오유석
부록 약어목록
참고문헌
주석
냉전의 중심지 유럽에서 바라본 변방의 전쟁,
세계는 한국전쟁을 어떻게 경험했는가
한국전쟁은 한국에서는 잊을 수 없는 전쟁이지만 유럽에서는 잊혀진 전쟁이다. 그러나 이 전쟁이 남긴 유산은 두 지역의 정치외교와 경제·사회·문화 각 분야에 깊이 자리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특히 한국과 같은 분단국이었던 독일에서는 한국전쟁이 강 건너 불이 아니었다. 냉전의 중심부였던 유럽은 한국이라는 머나먼 변방에서의 전쟁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영향을 받았으며,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가? 그 인식·영향·기억은 전쟁터였던 한국의 그것과 어떻게 같고 다른가?
-김성보·한운석,『한국전쟁에대한11가지시선』한국어판서문중에서
국경을 넘은 공동연구로 한국전쟁을 재발견하다
한반도를 잿더미로 만들었던 최악의 내전, 한국전쟁. 그러나 이 전쟁은 내전임과 동시에 국제전이었다. 전쟁의 결과로 남북한에서는 반공과 반미의 이념으로 무장한 두 체제가 치열한 대립과 경쟁에 들어갔으며, 동아시아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인 일본이 국제무대에 복귀했고, 중국은 타이완을 통일할 기회를 놓쳤다. 유럽의 동서분열과 냉전의 양상은 더욱 첨예화되었고, 정치권력과 민중은 ‘전쟁공포’를 서로 다른 형태로 받아들이면서 경제적, 문화적 변화를 겪었다. 한국전쟁을 계기로 고착화된 냉전질서 속에서 거대한 두 블록은 20세기 말 소련이 붕괴되기 전까지 세계를 양분하기에 이르렀다.
세계 현대사에 이처럼 거대한 영향을 미친 한국전쟁이기에, 국내외의 많은 연구자들이 이 전쟁을 주목해왔다. 그러나 기존 연구는 개별적으로 진행되거나, 공동연구라 해도 단일 국가의 경계선을 넘는 시야를 확보하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한국과 독일의 역사학자들이 함께 기획하고, 학술회의(<한국전쟁의 결과―유럽과 한국에서의 인지, 영향, 그리고 기억문화>, 2005년 10월, 포츠담)를 통해 문제의식을 공유한 결과물을 책으로 묶어낸 『한국전쟁에 대한 11가지 시선』은 특별한 존재감을 지닌다.
한국__식민지해방과 분단, 전쟁, 그리고 시장경제의 약진
변방의 전투?―한반도와 한국전쟁을 둘러싼 강대국의 전략 / 베른트 슈퇴버
6·25전쟁의 국제적 영향 / 김광운
한국전쟁과 헌법의 변화―‘균등경제’에서 ‘시장경제’로 / 박명림
한국전쟁이 남북한 경제에 미친 영향 / 김성보
한국전쟁기 대량학살에 대한 집단기억과 남한에서의 역사적 규명 / 김동춘
한국인의 전쟁기억―전쟁기념물을 통한 기억의 구성 / 오유석
한국전쟁은 냉전시대 최초의 군사적 충돌로서, 냉전을 이끌었던 강대국들의 치열한 전략이 오고간 ‘동서 간’ 격전의 현장이었다. 또한 한국전쟁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신생국가들이 절감했던 ‘남북 간’ 힘의 격차 속에서 생존투쟁을 벌인다는 성격도 지니고 있었다. 한국전쟁의 교훈으로 국제질서는 가급적 무력충돌을 경계하는 ‘힘의 균형’과 ‘안정’에 접어들었고, 미·소의 강력한 입김 아래 남북한은 각각 사회주의경제와 시장경제의 길 속에서 전후복구와 급속한 경제성장의 방향을 잡았다. 그러나 전쟁이 남긴 상처는 개발과 독재의 광풍 속에서도 지워지지 않은 채 남아 있었고, 최근에는 민주화의 흐름 속에서 그동안 침묵을 강요받았던 한국인의 ‘또 다른’ 전쟁기억들이 되살아나고 있다.
역사에 비약은 없다. 예외적으로 비약이 이루어질 경우 그에 상응하는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함을 역사는 보여준다. 한국전쟁은 근대혁명의 효과를 낳았고, 한반도가 국제냉전의 대표적 대결장이 되면서 거액의 원조자금이 들어와 경제발전을 위한 종자돈이 마련되었다. 이를 통해 남북한은 각각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체제를 빠른 시일 내에 건설할 수 있었다. 그러나 대가는 적지 않았다. 엄청난 인명손상과 물질적 피해, 남북 간 증오감의 고조, 체제 경직화, 외세영향력 확대, 준전시체제 일상화, 정경유착이라는 부정적 대가를 치러야 했다. 역사해석에서 가정법은 피해야겠지만, ‘만약 분단과 전쟁이 없었더라면’ 한국은 극단적 갈등의 가시밭길을 걷지 않고 근대화와 경제발전의 열매를 보다 용이하게 성취할 수 있었을 것이다.
―김성보, 『한국전쟁이남북한경제에미친영향』중에서
동서독__‘독일판 한국’에 대한 두려움,거울에 비친 체제경쟁
일어나지 않은 전쟁―지나간 전쟁경험과 분단독일에서의 한국전쟁 / 미카엘 렘케
서독과 서유럽경제에서 한국전쟁의 의미 / 베르너 아벨스하우저
동서의 양진영에서―남북한에 대한 동서독의 개발원조 1953~1963 / 이유재
한국전쟁은 동서독이 각각 적대적 블록으로 통합되는 과정을 촉진했고, 그로 인해 동서독에서는 대립과 체제 경쟁을 위한 각종 정치선전이 난무했다. 동서독은 독일이 유럽에서 또 다른 ‘한국’이 될 수도 있다는 ‘전쟁공포鐸?증폭시키려 했다. 하지만 ‘전쟁공포’는 국가권력의 의도와는 다르게, 사회 내에 평화주의, 인도주의, 민족주의를 더욱 고취시켰다. 동독은 서독에 대한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해 북한에 대한 전후복구 원조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했고, 서독은 군수산업을 필두로 한 전후 세계시장의 부흥 속에서 극적인 경제기적을 이뤄냄으로써 체제를 공고히 했다.
불안심리나 사재기 등 전쟁과 전후경험으로 강렬하게 각인된 전독일적 일상의 정신적 유사성을 제외하면, 양독일의 근본적인 공통점이 드러난다. 두 독일사회가 한국에서의 사건에 직면하여 방위 문제에서 대부분 당국에 복종하기를 거부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국전쟁에서 정부 견해에 맞는 교훈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정치적 압력이 있었지만, 오히려 그와 반대되는 전독일적 반군사적·평화주의적 단결이 일어났다.
한국 위기는 독일 분단국가 사회에 비중 있고 영속적인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그것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체제경쟁과 국토통일이 무력에 의해 이루어져서는 결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 정치적이고도 주관적으로 내면화된 교훈은, 양독 간의 접촉과 두 독일국가의 체제와 사회들 사이의 일정한 투과성이 냉전기간 동안 한 번도 완전히 봉쇄되지 않고 희미하나마 대화의 끈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게 하는 데 일조했다.
―미카엘렘케,『일어나지않은전쟁』중에서
프랑스·폴란드·헝가리__‘한국전쟁’이라는 이름의 유령
서유럽과 한국전쟁―프랑스의 정치문화에 미친 영향 / 토마스 린덴베르거
‘평화투쟁’과 전쟁공포―폴란드와 헝가리에 미친 한국전쟁의 영향 / 아르파드 폰 클리모·얀 C. 베렌즈
한국전쟁은 베를린위기가 외교적으로 해결되면서 잦아들었던 유럽인들의 전쟁공포를 다시 일깨우는 역할을 했다. 서유럽 공산주의자들은 모스크바의 영향력 아래서 자본주의적 국가권력에 대항하여 ‘세계평화운동’을 조직했다. 한국전쟁은 반미·반자본·반제국주의 기치의 평화운동가들에게 전쟁공포를 상기시키고, 평화주의를 전파할 캠페인의 핵심 주제가 되었다. 프랑스공산당은 “프랑스는 결코 또 다른 한국이 되지 않을 것이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시민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소련의 점령으로 나치즘으로부터 해방되었던 폴란드와 헝가리는, 동유럽국가들 중에서도 특히 소비에트연방에게 강한 영향을 받고 있었다. 그들은 일당국가체제가 연출해낸 한국전쟁의 이미지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정권이 체제안정을 위해 한국전쟁을 이용하는 데 몰두했음에도 폴란드와 헝가리의 국민들은 다양한 지하루트로 서방세계의 정보를 접했고, 그로부터 오히려 미국과 서방제국에 대한 환상을 키우기도 했다. 전쟁공포는 자본주의진영에 대한 증오심을 일깨우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안위에 대한 관심을 더욱 부추겼다.
1951년 헝가리노동자당의 제2차 대회에서 총서기 마티야스 라코지는 “스탈린 동지”의 말을 인용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조선 인민의 자유투쟁은 하나의 전환점을 의미하며 새로운 시대와 변화된 세력관계의 징표이다. 그러므로 모든 자유와 진보세력들 또는 전세계 반식민지 인민들은 이 자유투쟁을 지지한다. 헝가리 노동인민들도 미국 침공 첫날부터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는 한국의 영웅들에게 공감하는 바이다.” 그리고 전세계를 위협하는 미 제국주의를 반대하는 장광설이 이어졌다.
―클리모·베렌즈,『평화투쟁과전쟁공포』중에서
미국이 주도한 국제연합의 개입과 신속한 대북진격은 질서회복 차원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었고, 여론은 미국에 비판적으로 돌아섰다. 공산주의국가의 침공을 바라보면서 커져갔던 전쟁공포가, 이제 서구 맹주들의 잔인한 반격을 보면서 더욱 증폭되었다. 당은 “안 된다. 프랑스는 결코 또 다른 한국이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인쇄된 포스터를 널리 뿌렸다.
―토마스린덴베르거,『서유럽과한국전쟁』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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