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는 말을 못했다
2010년 05월 20일 출간
국내도서 : 2006년 05월 0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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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88970756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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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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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2/ 초가/ 기억/ 소한/ 화산 폭발/ 어머니/ 아버지/ 점과 선/ 태풍 전야/ 그림자/ 걸음마2/ 오솔길/ 혁명의 손길/ 목련 앞에서/ 자리/ 낙엽 지는 밤
2
겨울 꽃/ 봄 굴참나무/ 바다3/ 제비에게/ 선운산가/ 눈길/ 바퀴/ 선인장/ 雪葬/ 하산 길/ 남녘들/ 의자 위의 낙엽/ 겨울3/ 산골마을 亭子/ 일몰/ 연꽃은 진흙이 피운다
3
겨울 나무/ 고요한 逆流/ 암벽의 꽃/ 사기 항아리/ 컴퍼스/ 내가 가지고 다닌 것들/ 빗방울의 추억/ 불안한 승객/ 화순 적벽/ 나를 찾습니다/ 매 바위/ 한 여름밤의 꿈/ 봄비/ 원은 타원의 부분집합이다/ 화장터에서 급히 화장실을 묻다
4
섬진강 매화/ 산길/ 엽록소/ 그믐달/ 선운사/ 가을 潭陽湖/ 봄 소풍/ 꽃2/ 똘감/ 생명의 交織/ 성묘/ 파도/ 한국병원/ 곡성 가는 길/ 동백 다방/ 용천사
해설- 엄경희/ 동일성의 세계가 이루어내는 생명의 약도
1. 생명의 주소록을 펼쳐 보이는 통합과 화해의 상상력
아이러니스트가 분석적 사유를 기반으로 불편부당한 삶의 사태와 충돌하는 존재의 상황을 부각시키고자 한다면, 서정주의자는 통합적 사유를 기반으로 부조리한 삶의 사태를 넘어선다. 김규성의 시에 드러난 의식지향은 충돌과 분석보다는 따뜻함과 부드러움, 포용과 화해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그의 시에서는 극렬한 대립이나 불화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김규성은 삶과 자연 속에 담긴 짤막한 깨달음을 시로 풀어내는 서정주의자이다.
그는 분노보다는 사랑을, 불화보다는 화해와 포용을 통해 삶의 울타리를 짜고 내면의 고통을 걸러냄으로써 이 세계와 대응하고 있다. 양지와 응달, 결핍과 풍요, 소멸과 재생, 높고 낮음, 직선과 곡선, 빛과 그림자, 중심과 변방, 지상과 하늘, 수평과 수직, 점과 선 등과 같은 대립의 구도를 시인은 동일성同一性의 상상력으로 반죽해 풀어버린다.
김규성의 상상력은 이질적인 것들을 조화롭게 만드는 데 헌신한다. 시 「그림자」에서 시인은 어두운 ‘그림자’가 곧 ‘빛’의 동반자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에게 그림자는 귀찮은 사슬이 아니라 자신이 살아 있음을 말해주는 빛의 또 다른 전언인 것이다. 여기에는 험난한 삶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에 대한 긍정과 믿음이 담겨 있다. 이와 같은 자기 긍정의 힘은 시 「컴퍼스」에서 중심과 변방의 조화로 확대된다.
시인은 길고 짧은 것의 불일치를 오히려 협화음으로 자각하고 있는 것이다. 서로 불일치한 것의 길이를 자르거나 늘여서 일치시키는 것이 아니라 불일치 자체를 하나의 조화로 사유하는 것이 바로 김규성의 동일지향이라 할 수 있다.
2. 자연 속에서 발견해내는 조화의 세계
서로 다른 것들이 그 다름을 유지하면서 결합될 때 비로소 절묘한 조화는 이루어진다. 이것과 저것이 이루어내는 조화의 이치를 김규성은 자연의 연속적 원리에서 발견한다.
구름은 허공이 바다라는 걸 말하기 위하여 갖은 재롱을 부린다 먹구름은 바다가 간만의 차가 심한 사리 때의 파도이다 새털구름은 잔잔한 조금 때의 파도이다 그 바다에는 밀림보다도 빽빽한 생명의 주소록이 있다 선운사는 그것을 지상으로 옮겨놓은 허공의 약도이다 동백숲은 저 높이서도 밀물과 썰물의 눈에 쉽사리 띄도록 떼지어 청등 홍등을 번갈아 켜는 허공의 부표이다 허공은 하루에도 몇 차례 선운사에 내려와서는 지상의 기색을 살핀다 그 흔한 춘란 한 포기도 허공의 걸작이다
― 「선운사」전문
이 시에서 시인은 허공의 구름, 바다의 파도, 선운사의 동백숲은 각각의 공간과 사물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역설한다. 시시각각 변화를 보이는 구름의 모습은 사리와 조금 때의 파도의 움직임과 연결되며, 구름과 파도의 변화를 좇아 동백숲은 꽃을 피우고 생명을 간직해 간다. 허공과 바다와 지상이 하나의 연속적 약도를 이룬다는 사실을 발견함으로써 그는 우주의 생명원리를 터득하고 있는 것이다.
김규성의 유기체로서의 연속적 우주관은 새것과 낡은 것의 나란한 동거(「봄 굴참나무」), 서로 다른 생명들의 교직(「생명의 교직」), 혹은 과거와 현재, 미래의 통합(「곡성 가는 길」) 등으로 변주되기도 한다.
3. 우주와 공유하는 상생의 길 찾기(시인의 말)
나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이 주어진 고향은 징용을 피해, 아편을 재배하려, 밀주를 내리려고 모여든 이방인들이 절망을 세습하며 민둥산을 뜯어먹고 사는 산간벽촌이었다. 나는 그 바닷길도 없는 절해고도 속에서 틈만 나면 먼 산을 보다가 아버지한테 생각이 많으면 고생한다고 꾸지람을 듣거나, 읽을만한 책이 없어서 초등학생 주제에 마을 형들의 에로소설을 훔쳐보거나, 슈베르트가 오선지 타령을 하듯 몽당연필로 마분지나 횟가루포대의 안팎을 새까맣게 메울 때부터 지금까지 책과 펜 그리고 생각을 놓아 본 적이 없다. 그것은 생득적이다시피 자연스럽고도 지독한 중독이었다.
그런 나에게 대가족의 생계를 위한 장사치 노릇은 분명 견디기 힘든 외도였다. 그리고 정작 최소한의 마련을 해놓고 한숨 돌리듯 본업으로 돌아왔을 때는 내 목청은 늦깎이치고도 너무 쉬어있었다.
그렇다고 가뜩이나 고단한 세상에 내 피곤한 장타령을 보탤 수는 없었다. 나는 들끓는 내면의 소용돌이를 극도의 밀도로 압축하고, 정제하고, 발효시켜, 비록 한, 두 과일지라도 알찬 사리를 빚으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저간의 한恨과 속 눈물과, 격렬한 자의식은 그 비장의 에너지였다. 그것이 쉼표 하나도 함부로 하지 않으려고 며칠 밤을 지새온 내 詩의 현주소이다.
그동안 내 핍진한 삶은 그 완고한 응어리만큼이나 세파와의 거친 상극과 대결을 부추겨왔지만 나는 어릴 적 먼 산을 보듯 자신을 비우고 달래어, 치열한 내부 갈등의 결과물인 상생을 구하려고 한다. 상생은 이기利己와 무지無智의 농간인 타자간의 국경을 허무는 일차언어인 만큼 상대를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공존의 식솔食率로 보는 은혜의 발견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사물과의 연결 고리를 깊숙이 들여다보면 삼라만상 모두 은혜 아닌 것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므로 나는 준엄한 진정성의 결실인 상생을 길잡이로 사회와 조국, 나아가 우주와 생사까지도 공유하는 언어를 찾으려고 한다. 그 길이 설사 말라르메가 도중하차한 언어도단의 험로險路일지라도 함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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