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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계이름

말이 닿지 못한 감정에 관하여
이음 지음 | 이규태 그림
쌤앤파커스

2017년 09월 27일 출간

국내도서 : 2017년 06월 0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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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1.46MB)
ISBN 9788965705079
쪽수 2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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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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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계이름》은 ‘말에도 감정이 있다’고 믿는 저자가 사람들의 그런 말 속에서 아프고 외롭고 서러운, 딱히 어떤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을 발견하고 그것에 집중하며, ‘말뿐인 위로’가 아닌 ‘진심의 위로’를 건네는 에세이다.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몸이 아파 응급실을 찾아간 저자는 숨이 턱턱 막히는 상황에서도 매뉴얼대로 어떤 대답만을 강요하는 병원 직원을 보며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수준의 서러움과 외로움을 느낀다. 그 순간 ‘아픈 사람에게 강요하는 그 ‘말’이란 도대체 뭘까?’ 자문하며, 그동안 스스로 겉으로 드러나는 말뜻에만 너무 집중한 것은 아닌지 자신이나 사람들이 주고받는 말이 그런 이유로 누군가에게 또 다른 상처나 아픔이 된 것은 아닌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프롤로그

1장|일부러 상처주려던 건 아닌데
당신과 눈 맞추며 마시고 싶어서요
아빠 뽈 차고 올게!
혼자 아닌 듯 혼자가 된 나
다정했다가 무심했다가
말 없이 사라진다고 해도

2장|알다가도 모를 수수께끼 같은 말
이 꽃 참 예쁘지 않니?
때로는 허세도 약이 된다
공포 영화 메이트
오락실 이방인
제가 너무 아파서요

3장|마음으로 듣는 진심
안 괜찮아도 괜찮아
가끔은 혼자만 알고 싶으니까
왜 그 기억이 떠올랐을까요?
가격표 붙지 않은 말
날 찾지 말아요

4장|삶이 삶으로 걸어 들어간다
다른 방식, 같은 안부
할아버지 손에 새겨진 훈장
함부로 위로하지 말고
이름 없는 국수가게
서로가 서로에게 물드는 찰나

에필로그

때로는 의도와 상관없이 내뱉은 어떤 말들이 누군가를 난처하고 부끄럽게 만들 수 있다는 걸, 그로 인해 말로 빚을 질 수 있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 나는 그날의 감정을, 살면서 한두 번쯤 의무적으로 마주쳐야 할 과제쯤으로 생각한다. 변변치 않은 말 앞에서 한참을 머뭇거리다 고른 말이, 못내 미안할 때가. 그렇게 말을 고르더라도 별 소용이 없어서, 말이 모자라다고 생각될 때가. 그런 때가 우리에게 몇 번쯤 있었다._34~35쪽

나는 그가, 낭비하듯 쏟아놓은 말들을 다시는 들을 수 없는 이야기처럼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 들었다. 그래야 할 것 같았다. 그가 지금 가진 감정이 무엇인지 잘 몰랐지만, 어떤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명확하게 느껴졌다. 말을 하지 않아도 사람을 위로하는 법을 그때 알게 된 것 같다. 그날, 나는 하루 종일 그와 함께했다._64쪽

그럼에도 우리가 이곳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괜찮냐.”, “조심해라.”처럼 우려의 말이 아닌 가격, 값에 관한 말이었다. 일이 잘못되면, 총괄 책임자는 늘 “이게 얼만 줄 아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내가 함부로 만져볼 수도, 가져볼 수 없는 가격을 불렀다. 그래서 그 값은, 액수가 아니라 어떤 수치처럼 들렸다. 세상 온갖 것들을 계량하고 측정하는 지수같이, 나를 살살 구슬려 구입을 권하고 지불을 부추기는 게 아니라, 무언갈 적나라하게 직시하고 확인시켜주는 듯했다. 나는 이런 가격에 자주 주눅이 들었다. 스스로 못마땅했지만, 한편으론 그 값이 내 위치이자 형편을 가늠한다고 생각하니 무기력하고 서러워 어쩔 수 없었다. 내 모든 생활과 수준이, 보잘것없게 느껴졌다. 그때마다 내가 이 일에 복종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_101쪽

어쩌면, 소통은 말로 이뤄지는 게 아닐지도 몰랐다. 누군가에게 아픔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데에는 단순히 ‘말’이 필요한 게 아니었다. 그보다는 일종의 ‘경험’이 필요했다. 대개 말은 누군가에게서 흘러나와 또 다른 누군가에게 들어가고, 그건 한 삶이 다른 한 삶에게 보내는 우편 같은 거니까. 말의 종착지는 결국 누군가의 삶이고, 하여 자신의 범위 내에서 이해 가능할 뿐이라고._193쪽

나는 누군가의 울음을 주의 깊게 듣거나 느끼긴 해도 섣불리 타이르는 편은 아니었다. 언제나 위안은 내게 가장 난처한 일 중 하나였다. 나는, 내 위로가 누군가의 슬픔을 기피하려는 변명처럼 들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슬픔은 늘 일인칭이었다. 누가 대신하여 아파준다는 말은 실행력이 없었다. 누가 먹어준다거나 들어줄 순 있어도, 아파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여, 슬픔을 이해하는 데에는 많은 말들이 필요했다. 그래야 조금이나마 그 슬픔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정성을 다해 주물을 매만져야 보기 좋은 형상이 나오듯, 대상에게 깊이 물이 들어야 구체화될 수 있다._243쪽

“타인의 아픔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글을 읽고 내 주변을 다시 한 번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수많은 공감과 찬사로 제3회 카카오 브런치북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수상한 공감 에세이. 자기만의 사연을 꽁꽁 숨겨놓은 사람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말로 그들의 삶을 이해해보려 했던 따스하고 가슴 벅찬 이야기들이 선물처럼 차곡차곡 담겨 있다.
세상이 오선지라면, 모든 사람은 저마다의 계이름으로 사랑을 말하고 아픔을 표현한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상대방의 음정보다 높거나 낮은 탓에 오해하고, 상처 주고, 외로워한다. 이 책은 외로움과 상처를 조율해줄 가만한 말들의 몸짓으로, 우리가 분명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줄 수 있을 거라는 용기와 확신을 준다. 깃털처럼 가벼운 위로의 말들에 지친 사람들과 아낌없이 나누고 싶은 선물 같은 책이다.

“이해한다는 말 대신, 그냥 지금의 당신에게 물들어볼게요”
제3회 카카오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 ‘당신의 계이름’

말 뒤에 놓인 감정은 늘 의도와 다르게 읽히고, 원치 않았던 방향으로 굴절되곤 한다. 그래서인지 우리 모두에겐 의도와 달리 말로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아끼는 누군가를 떠나보내야만 했던 저마다의 아픈 기억이 존재한다. 하지만 본래 의미를 잃은 채 누구에게도 가닿지 못했던 ‘말’ 때문에 외로워보았음에도 우리는 또다시 손쉬운 말로 감정의 표피를 더듬으려 한다.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보편적인 말들이 진정으로 다른 누군가의 아픔을 위로해줄 수 있을까?
카카오 브런치에 연재될 당시에 유난히 독자들의 사랑과 응원을 듬뿍 받았던 ‘당신의 계이름’이 드디어 책으로 출간되었다. “타인의 아픔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능력이 탁월한 작가의 발견”이라는 찬사부터 “글을 읽고 내 주변을 다시 한 번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는 댓글까지, ‘당신의 계이름’은 수많은 독자들의 공감과 지지를 받아 제3회 카카오 브런치북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당신의 계이름》에는 독자들이 가장 사랑했던 글 12편과 저자가 새롭게 쓴 8편의 글이 추가됐다.

우리가 주고받는 이 말이,
정말 서로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까요?
“나는 내 위로가 누군가의 슬픔을 기피하려는 변명처럼 들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슬픔은 늘 일인칭이었다. 누가 대신하여 아파준다는 말은 실행력이 없었다. 누가 대신 먹여주거나 들어줄 순 있어도, 아파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여, 슬픔을 이해하는 데에는 많은 말들이 필요했다. 그래야 조금이나마 그 슬픔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저자의 고백에서 보듯 ‘말’이란 늘 감정을 표현하거나 보듬어주기엔 너무나도 한계가 분명한 도구였다.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선 아픔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슬픔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수밖에 없었다.
괜찮은 척, 밝은 척하며 자식에게 말을 걸던 어머니가 실은 베란다에 술병을 몰래 숨겨놓고 마신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해 자살을 결심한 한 사내가 마지막 순간이 되어서야 마음을 바꾸고 서럽게 울었을 때, 평생 이발소를 운영한 할아버지가 가게를 정리하며 마지막으로 손주의 머리를 잘라주고 싶다고 말했을 때…. 이처럼 저자는 일상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소한 감정의 끝자락을 예리하게 포착해 자기만의 언어로 세심하게 기록했다. 그것은 이 책의 부제가 말해주는 바와 같이 ‘말이 닿지 못한 감정에 관하여’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나름의 몸짓이었다.

때론 높아서, 때론 낮아서 다가가지 못했던 당신의 계이름
그 외로움과 상처를 조율해줄 가만한 말들의 몸짓
세상이 오선지라면, 모든 사람은 저마다의 계이름으로 사랑을 말하고 아픔을 표현한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상대방의 음정보다 높거나 낮은 탓에 오해하고, 상처 주고, 외로워한다. “괜찮아”, “잘 될 거야”, “이해해”…. 어쩌면 우리는 타인의 감정에 착 달라붙지 못한 채 한 번의 입김에도 날아갈 듯 가벼운 위로의 말들을 별 생각 없이 계속 반복하며 살아가는 건 아닐까? 그래서 더 외로워지는 건 아닐까?
저자는 “우리가 주고받는 말이란 도대체 뭘까?”라고 반문하며 아픔과 외로움이 깃든 타인의 삶 속으로 힘겹지만 용기 있는 첫발을 내딛는다. 그래서 이 책에는 자기만의 사연을 꽁꽁 숨겨놓은 사람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말로 그들의 삶을 이해해보려 했던 따스하고 가슴 벅찬 이야기들이 선물처럼 차곡차곡 담길 수 있었다. 깊은 공감과 위로, 싱그러운 안부를 담은 에세이 《당신의 계이름》은 각자 다른 계이름으로 살아감에도 우리가 분명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줄 수 있을 거라는 용기와 확신을 줄 것이다. 외로움과 상처를 조율해줄 가만한 말들의 몸짓으로.

작가정보

저자(글) 이음

저자 이음은 사람들 앞에 나서서 말하는 걸 잘하지는 못하지만, 귀 기울여 듣는 것만큼은 누구보다도 자신 있다고 생각한다. 듣기 좋은 말로 누군가를 위로할 자신은 없지만, 마음을 다해 상대방의 삶이나 감정을 이해해보고자 애쓴다. 그러면서 수많은 마음의 계이름들이 내는 소리에 귀 기울였던 이야기를 글 속에 담아냈다. 카카오 브런치에 연재한 ‘당신의 계이름’으로 제3회 카카오 브런치북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동명의 에세이 《당신의 계이름》을 출간했다. 삶이나 감정을 함부로 연민하는 글은 쓰지 않겠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오늘도 조심스럽게 누군가의 삶을 관찰하며 글을 쓴다.
브런치 brunch.co.kr/@iumm

그림/만화 이규태

그린이 이규태는 사물과 공간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걸 좋아한다. 특유의 따뜻한 시선과 색연필을 사용한 섬세한 필치로 서정적인 풍경들을 잘 담아낸다. 단편 애니메이션 ‘Here winter’, ‘Look around’, ‘The big boy’, ‘Travel’을 만들었으며, 《당신의 계이름》, 《마티네의 끝에서》,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원더풀라이프》, 《살아야 할 이유》, 《원더독》, 《앙》, 《막이 오른다》, 《파크라이프》등의 일러스트를 작업했다.
홈페이지 kokooma.com / 인스타그램 @kokooma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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