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냥이 울다
2015년 11월 26일 출간
국내도서 : 2015년 04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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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CN 0102-2018-800-002528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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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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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개새끼, 개의 새끼 ― 13
후에, 후회 ― 14
마늘밭에서 ― 16
양철 지붕 ― 18
닭에 대한 명상 ― 20
매미 ― 21
바랭이 ― 22
서늘한 무 ― 23
무상 ― 24
고사리비 ― 25
불혹 ― 26
머위 밥상 ― 27
승냥이, 울다 ― 28
야상곡(夜想曲) ― 30
빈처(貧妻) ― 31
제2부
우리 시대의 우화 1 ― 35
우리 시대의 우화 2 ― 36
우리 시대의 우화 3 ― 38
우리 시대의 우화 4 ― 40
우리 시대의 우화 5 ― 41
우리 시대의 우화 6 ― 42
우리 시대의 우화 7―찬란한 인생 ― 44
우리 시대의 우화 8―일 포스티노 ― 48
우리 시대의 우화 9―시창작교실 ― 50
우리 시대의 우화 10 ― 52
우리 시대의 우화 11 ― 54
우리 시대의 우화 12 ― 55
제3부
흰밥 한 사발 ― 59
질경이 ― 60
동백꽃 ― 61
베란다 텃밭 ― 62
묘선(猫仙)을 만나다 ― 64
guilty, not guilty ― 66
매미 2 ― 68
복고풍의 사랑 2 ― 70
봄날은 간다 ― 71
리미티드 에디션 ― 72
참죽나무 새순을 따다 ― 73
낙화 ― 74
서울 구지가(龜旨歌) ― 75
열꽃 ― 76
당신의 시간 ― 77
제4부
자화상 1 ― 81
자화상 2 ― 82
자화상 3 ― 83
굴비(屈非) ― 84
달팽이 똥 ― 85
꼴값 ― 86
그냥 ― 88
Ⅹ에 대한 담론 ― 90
창, 피하다 ― 92
불현듯 ― 93
풍장(風葬) ― 94
이어도 ― 95
불치병 ― 96
해설
장석주 풍경-가족 망상과 멜랑콜리―박현의 시 세계 ― 97
승냥이, 울다
논산장례식장 주차장
한 떼의 펭귄이 열을 맞춰 걷는다
선두의 펭귄은 다리를 전다
대학생 막내에게 도가니를 빼먹였을 터이다
가슴을 움켜쥔
파마머리 펭귄은
벌이가 시원찮은 아들 탓에
밤봇짐을 싼 큰며느리를 어르느라
간과 쓸개를 빼먹였을 터이다
입을 오물거리는 합죽이 펭귄은
발정 난 둘째에게
하늘의 이치를 가르치느라 데려온
베트남 새아기에게
금니를 빼어 먹였을 터이다
거죽만 뒤집어쓴 펭귄들
대학병원 마크가 커다랗게 찍힌
조제약 봉투를 찢어
여봐란 듯이 입에 털어 넣으며
간과 쓸개와 도가니의 빈자리를
효심으로 변성한
화합 물질 덩어리로 채우고는
갱처럼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장례 예식장으로
먼저 간 펭귄을 애도하러 간다
승냥이, 운다
동냥젖으로 키운 승냥이
부러진 어미 날갯죽지
살집 살피며 목청 높여
건울음 운다.
묘선(猫仙)을 만나다
손짓하는 비를 따라 계룡을 향하다
은선폭포라
신선이 숨어 사는 곳이라
물줄기는 수정궁(水晶宮)과 맞닿아 있는데
속인의 더운 숨이 더러워서인지
신선은 양자도 뵈지 않고
묘한 고양이 애절하게
눈으로 뒤꿈치를 잡는다
소리에 배고픔이 묻었구나
무정(無情)을 한 조각 떼어 내미니
맛있다
백동전 두 개의 자비에
보살 같은 입맛이 달다
동정 마시게
숨어서 신선을 기다리는 처지나
한 끼니를 위해 천방지방
세상을 떠다니는 신세나
무에 다를 바가 있더냐
우렁우렁 산이
꾸짖는다 살아 봐
살아 보렴
신선을 만나지 못했으나
묘선을 기르게 되었다.
(주)천년의시작에서 박현 시인의 두 번째 신작 시집 『승냥이, 울다』가 2015년 4월 10일 발간되었다. 박현 시인(본명 박종덕)은 1970년 충남 예산에서 출생하였으며, 충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2007년 『애지』를 통해 등단하였고, 시집으로 『굴비』, 저서로 『김남주 문학의 세계』(공저)가 있다.
기이하게도 어떤 시인은 우리가 관념이라고 부르는 것들을 만진다. 만져서, 구부리고 미끄러지게 하고 걷게 하고 입을 다물게 한다. 박현에게, 정확히 ‘시대’라는 관념이 그러한데 기이하게도 이 시인은 시대라는 관념을 만진다. 관념이 물질로 변하는 경이를 우리는 박현의 시에서 볼 수 있다.
시인이 “미끄러운 혀는 어디서 구하나요”라고 쓸 때, 그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조건을 되묻는 일에 다름 아니며 우리는, “우리 시대의 우화”가 물어뜯고 있는 시대의 물질성을 경험할 수 있다. 우리는 시인과 함께 어느새 “당신은 늘 내게 있으리라/ 이것은 차라리 주문이다”라는 현실 너머의 시간에 도달하게 된다. 현실에 기거하고 있되 현실 너머를 겨누고 있는 이 시간들을 우리는 무어라 불러야 할까.
박현의 시를 읽는 체험은, 우리가 시대를 산다는 도저한 믿음을 뒤집는 일에 다름 아니다. 우리는 결코 우리의 시간을 소유할 수 없으며 시간이 우리를 통과하는 모습을 목도할 수 있을 뿐이다.(이상 박진성 시인의 추천사에서 옮김)
추천사
기이하게도 어떤 시인은 우리가 관념이라고 부르는 것들을 만진다. 만져서, 구부리고 미끄러지게 하고 걷게 하고 입을 다물게 한다. 박현에게, 정확히 ‘시대’라는 관념이 그러한데 기이하게도 이 시인은 시대라는 관념을 만진다. 관념이 물질로 변하는 경이를 우리는 박현의 시에서 볼 수 있다.
시인이 “미끄러운 혀는 어디서 구하나요”라고 쓸 때, 그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조건을 되묻는 일에 다름 아니며 우리는, “우리 시대의 우화”가 물어뜯고 있는 시대의 물질성을 경험할 수 있다. 우리는 시인과 함께 어느새 “당신은 늘 내게 있으리라/ 이것은 차라리 주문이다”라는 현실 너머의 시간에 도달하게 된다. 현실에 기거하고 있되 현실 너머를 겨누고 있는 이 시간들을 우리는 무어라 불러야 할까.
박현의 시를 읽는 체험은, 우리가 시대를 산다는 도저한 믿음을 뒤집는 일에 다름 아니다. 우리는 결코 우리의 시간을 소유할 수 없으며 시간이 우리를 통과하는 모습을 목도할 수 있을 뿐이다.
―박진성(시인)
도대체 ‘아버지’는 얼마나 힘이 센가, 얼마나 더러운가, 얼마나 음험한가, 얼마나 비굴한가, 그리고 마침내 얼마나 치욕스러운가. 그리하여 아버지여, 당신은, 당신이 되고 싶지 않은/되고 싶은 ‘우리’가 있는 한, 언제나 우리 시대의 우화(寓話) 그 자체다. 그러나 이는 또한 우화(愚話)이지 않은가. 저기 “부러진 부리로/ 먹이를 물어 오는/ 아버지”를 보라. 아버지는 그처럼 비루하지만 “천명을 거역하지 않”고 근근이 하루하루를 살아 가족을 돌보고 자식을 기른다. 어쩌면 아버지에 대한 우화는 자신의 신원에 대한 부정과 망각을 통해 자기를 기획하고자 몸부림치는 우리 시대 아들들이 창안한 편집증적 신화인지도 모른다. 박현 시인의 이번 시편들은 저 상징적 아버지에 대한 거부와 저항, 그리고 실재적 아버지에 대한 연민과 경탄이라는 해소할 수 없는 이부작 드라마처럼 보이지만, 실은 우리 시대 아들들의 자기 기획의 서사가 얼마나 조악하고 스스로에게 억압적인지를 역설적으로 정확히 드러낸다. 그러니 아들들이여, 기억하고 기억하라. “두고 떠난 아버지가 거기 있었”고 여전히 여기에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채상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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