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2015년 12월 09일 출간
국내도서 : 2013년 05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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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정보 PDF (4.92MB)
- ECN 0102-2018-800-002528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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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그리하여 나는 - 14
결행의 순간 - 15
血書 - 16
혁명전야 - 18
僞年輪 - 20
우리가 불 속에서 잃어버린 것들 - 22
札記 - 24
저개발의 기억 - 26
새는 페루에 가서 죽는다 - 27
달콤한 인생 - 28
저녁이면 저녁이 - 30
密書 - 32
검은 기억 위의 검은 기억 - 34
제2부
Easy Rider - 38
Still Life - 40
旣往歷 - 42
진화하는 감정 - 44
자꾸 걸어 나가면 - 46
양생법 - 48
芒種이고 亡終이고 亡種인 - 50
세계의 끝 - 51
우리 동네 - 52
쓴다 - 54
忘記他 - 57
추일서정 - 58
우리들이 있었다 - 60
제3부
浪人情歌 - 62
새의 날개에서 떨어진 한 방울의 이슬이 거미줄 그늘에서 잠자는 로잘린의 눈을 뜨게 한다-浪人情歌 기 - 64
차이나 블루-浪人情歌 또 다른 부기 - 66
시작 메모-浪人情歌 - 67
제4부
끌림 - 70
크라잉게임 - 71
龍門食堂 - 74
순례자 - 75
芒角 - 76
Maria Elena - 78
붉은 열매가 맺혔다 - 79
群山 - 80
盡心 - 82
그 겨울의 찻집 - 84
리튬 - 86
잘 있으니까 걱정 말아요 - 88
死亡遊戱 - 91
제5부
이십세기 소년 독본 - 94
강철은 어떻게 단련되는가 - 95
沒書 - 96
Monologion - 98
Le Paria - 100
오래된 전조 - 102
동행 - 103
이 사람을 보라 - 104
감정교육 - 105
강철서신 - 106
금요일의 시작 - 108
一片丹心 - 110
天長地久 - 112
어떻게 사랑하게 되었을까 - 114
해설
장석원 필경, 필경 - 115
텍스트 136
아름다운 환멸과 혼돈의 고통스러운 필경
채상우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리튬]이 (주)천년의시작에서 2013년 5월 31일 발간되었다. 채상우 시인은 2003년 계간 [시작]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하였으며, 시집으로 [멜랑콜리]가 있다.
채상우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리튬]은 파편화된 삶, ‘편안하게 죽어’ 있는 삶을 이어 붙이고, 어루만져 그 기억의 편린들을 원래의 자리로 환원시킨다. 죽었던 것이 되살아오는 자리는 살았던 것이 되죽는 자리이기도 해서 삶은 조증과 울증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그것은 마치 풍문과 점성술과 천문학과 역술의 실재적 감정과 같아서 ‘느슨과 나른과 몽롱’이 ‘긴장과 전율과 섬광’으로 솟구친다. 벤야민적 꼴라주가 채상우 시인의 시의 외피라면 당연히 그 내피는 멜랑콜리이다. 비루함과 무미함, 건조함만이 이 내세 같은 일상에서 견뎌야 할 세목이더라도, 순정을 잃어버린 혁명 이후가 다만 숙청 중이더라도, 삶은 다시 제 식욕으로 부끄러움 없이 솟구친다. 채상우 시인이 무심하게 바라보는 시선들을 즉각적으로 언어화할 때마다 거기에는 모래 폭풍 같은 파토스가 끼어든다. 혁명은 끝났는가. 아니다. 누추를 찢고 나오는 자리가 원래 혁명의 자리이다. “헤아릴 길 없는 극명”으로, “제 生의 시각”으로 거기 혁명이 있다.
■■ 추천사
채상우의 시에는, 혁명과 사랑에 대한 열정이 가장 열렬했던 한 순간, 오히려 부패와 배반의 냄새를 맡을 수밖에 없었던 ‘한 세대’의 진술이 담겨 있다. 허무와 배반이 이 세계의 생리임을 꿰뚫어 보는 자의 시선을 지니고 있지만, 그 시선보다 더 독특한 것은, 그의 태도다. 단 하루의 일상 속에서도 너무나 가벼운 농담처럼, ‘비극’이 그림자를 드리우고 사라진다. 그리고 ‘운명’은 아무렇지도 않게 한 사람을 마구 흔들고 조롱한다. 애초에 진지함이라고는 없었다는 듯이, 무언가 끔찍한 일이 하찮게 일어나고, 시인은 그런 일상에 익숙해지는 자신을 바라본다. “어느 목숨에나 기생하는 적멸의 기원 이 세계는 한 장의 紋紙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시인의 말처럼, 이제 남길 것은 오직 ‘흔적’뿐이다. 그러고 보니, 주위에는 온통 기를 쓰며 남겨 놓고 간 ‘죽은 자들의 흔적’이 널렸으니, 유행가 가사처럼 아무렇게나 ‘나’를 파고드는 ‘말’들이 넘친다.
채상우 시인은 이런 넋두리, 넘쳐 나는 ‘紋紙’, ‘목숨에 기생하는 적멸의 기원’을 받아쓰고, 또 그 위에 다시 자신의 허무를 적는다. 허탈한 ‘블랙유머’와 ‘슬픔’의 변주 속에서 모든 열정은 ‘죽음’ 이전에 존재하며, 시인은, 죽었으므로, 부재하므로, 이제 다시 죽을 수조차 없는 존재가 되었으므로, 혁명은, 열정은, 그에게 돌아오지 않는다.
이것은 아이러니인가. 패러독스인가.
-김춘식(문학평론가,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혁명은 끝났는가. 신념의 빛이 사라진 자리에 비루와 누추와 폐허가 밀려든다. 거기 한 주검이(개개비 새끼) 한 식욕으로(가시개미들) 남는 자리, 그곳은 저녁이고, 호수공원이고, 스카라극장 앞이고, 천상별쌍선녀집과 그 옆 단란주점 물망초 사이 스물두 개의 계단이고, 불광천변이며 화정역 근처 벌집삼겹살집이다. 죽음이 개그콘서트처럼 반복(재방송)되는 자리에서 채상우는 치열을 느낌이자 방법론으로 삼아 근원 추적의 서사를 쓴다. 채상우의 두 번째 시집 [리튬]은 파편화된 삶, ‘편안하게 죽어’ 있는 삶을 이어 붙이고, 어루만져 그 기억의 편린들을 원래의 자리로 환원시킨다. 죽었던 것이 되살아오는 자리는 살았던 것이 되죽는 자리이기도 해서 삶은 조증과 울증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그것은 마치 풍문과 점성술과 천문학과 역술의 실재적 감정과 같아서 ‘느슨과 나른과 몽롱’이 ‘긴장과 전율과 섬광’으로 솟구친다. 벤야민적 꼴라주가 채상우 시의 외피라면 당연히 그 내피는 멜랑콜리이다. 비루함과 무미함, 건조함만이 이 내세 같은 일상에서 견뎌야 할 세목이더라도, 순정을 잃어버린 혁명 이후가 다만 숙청 중이더라도, 삶은 다시 제 식욕으로 부끄러움 없이 이렇게 솟구친다. 그가 무심하게 바라보는 시선들을 즉각적으로 언어화할 때마다 거기에는 모래 폭풍 같은 파토스가 끼어든다. 혁명은 끝났는가. 아니다. 누추를 찢고 나오는 자리가 원래 혁명의 자리이다. “헤아릴 길 없는 극명”으로, “제 生의 시각”으로 거기 혁명이 있다.
-이현승(시인, 시작시인선 기획 위원)
사랑이 절멸한 뒤, 채상우가 지르는 비명 소리, 세계의 비명 소리가 여기에 있다. 채상우는 절규하지 않는다. 과거의 습격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듯이, 채상우는 오늘의 검은 절망을 피하지 않는다. 채상우의 저녁은 세계가 내일의 문을 닫아 버리는, 괴멸될 오늘의 운명을 문자로 기록하여 영원한 기억이 되게 하는, 절멸될 존재들의 마지막 비명 소리가 압착되는 때다. 그리하臼 오늘 저녁 “하늘에 남겨진 새의 주저흔들”이 새겨지고, “어느 목숨에나 기생하는 적멸의 기원”이 탄생하고, “내가 지금껏 공들여 필경해 온 연대기”가 완성된다. 채상우는 “곳곳에 나부끼는 다정한 迷妄과 痴毒”과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머릿속의 목소리들”에게 “안녕 안녕”을 고한다. “이젠 더 이상 내가 궁금하지 않”은(《시작 메모-浪人情歌》) ‘나’는 지금 “끝장나는 중이”지만(《一片丹心》), 저 세계의 비명 소리가 채상우를 횡단할 때, 검은 사랑은 “그날 저녁 이후 궁금해지는 生死”(《저녁이면 저녁이》)로 귀소한다. “죽은 나뭇가지들 사이로 스며들고 있는 허공” 속을 “새가 날고 있다”. 채상우는 “죽은 산수유나무 가지”에 “잎이 돋”고 있는 광경을 바라본다. “이곳을 떠날 수가 없다”고 침묵의 비명을 지른다.(《세계의 끝》) 채상우는 묻는다. “이 흔들리는 저녁에 담긴 그날 저녁은 정녕 무엇인가 그 많던 저녁들은 다 어디로 사라지고 그날 저녁만 남아 저녁이 되었는가”.(《저녁이면 저녁이》) “그날 저녁”에 벌어진 일을 잊을 수 없다고 절규한다. 잊을 수 없기 때문에, 채상우는 기억한다. 여기 그날이 있다.
-장석원 《해설》 중에서(시인, 광운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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