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의 사랑의 힘

이붕 지음 | 배은정 그림

문공사 2010년 01월 21일 출간 종이책 : 2009년 03월 3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

김수환 추기경은 참으로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도둑이 들어와도 훔쳐 갈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하지만 마음은 나누어 줄 게 아주 많았던 마음 부자였답니다. 추기경 할아버지의 벗은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이었습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장애 있는 사람과 사형수들을 만났고, 강제 철거로 길거리에 나앉은 빈민들, 그리고 농민과 노동자들의 권리와 이익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추기경 할아버지는 사랑과 겸손 그리고 나눔 정신을 몸소 실천해 보여주신 분이에요. 그래서 교회 안팎의 젊은 지식인과 서민, 노동자들이 추기경 할아버지를 따랐답니다. 게다가 세상을 떠나면서 장기 기증이라는 사랑을 몸소 보여주고 가셨습니다. 추기경 할아버지의 이런 풍족한 마음은 돌아가신 후에도 많은 사람에게 전해졌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존경하는 마음으로 그분의 죽음을 애도했답니다.

이 책은 김수환 추기경의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그린 동화입니다.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 시절을 비롯해 추기경이 되기까지의 시련과 과정, 그리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을 실천했던 김수환 추기경의 삶을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그림과 함께 엮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사랑과 나눔의 정신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세요.

☞ 독자 대상 : 초등학교 3~4학년

목차

1장 - 순교자 집안의 수환
2장 - 신랑이 되고 싶어요
3장 - 잃어버린 조국
4장 - 신부님이 된 수환
5장 - 낯선 땅, 새로운 희망
6장 - 주님께서 주시는 십자가
7장 - 한국 최초의 추기경
8장 - 용기 있는 발언과 금이 되는 침묵
9장 - 보다 더 낮은 곳을 향해
10장 - 아름다운 추모의 물결

책 속으로

수환의 장가 계획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됐습니다.
‘그래도 보통학교는 졸업학고 장가를 가는 게 좋겠어. 졸업을 하면 먼저 읍내로 나가 상점에 취직부터 할 거야. 그래서 돈을 모으면 내 가게를 차려야지. 가게를 하면서 장가가면 좀 더 넉넉한 살림을 꾸려 갈 수 있을 거야.’
이 생각에 수환은 집으로 오면서도 저절로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렇지만 어머니한테는 아직 말하지 않았습니다. 어린 녀석이 벌써부터 장가갈 궁리나 한다고 혼날까 봐 걱정이 되었거든요.
그런데 이런 수환의 계획에 어머니가 찬물을 확 뿌리고 말았습니다.
“시, 신부요?”
수환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습니다.
대구에서 볼일을 보고 돌아온 어머니가 하는 말에 수환은 꼼짝할 수도 없었습니다. 수환은 형 동한의 얼굴을 흘끗 쳐다보았습니다. 형은 어머니의 말씀이 아무렇지도 않은가 봅니다. 그저 담담한 표정으로 어머니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대구에서 무슨 일이 있으셨어요?”
“그렇게 보이느냐?”
“어머니 얼굴이 환해서요. 좋은 일 있었던 게 맞지요?”
사실 어머니는 대구에서 가서 장엄한 사제 서품식을 보고 온 터였습니다. 그곳에서 큰 감동을 고스란히 안고 오신 어머니는 동환이와 수환에게 신부가 되어 주었으면 하는 속내를 내비쳤습니다.
어머니는 두 아들을 앉혀 놓고 자분자분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목소리와 달리 얼굴은 몹시 상기되어 있었습니다.
“너희 둘은 이다음에 꼭 신부가 되어야 한다. 너희가 신부가 된다면 순교하신 할아버지께서 저세상에서도 참으로 기뻐하실 거다. 옹기장수로 신분을 숨기고 평생을 살다 가신 아버지께도 큰 기쁨을 드리는 일이란다. 무슨 말인지 알겠지?”

출판사 서평

2009년 2월 16일, 종교를 떠나 우리나라의 큰 어른이었던 김수환 추기경이 세상을 떠나자 가톨릭 신자들뿐만 아니라 비신자 국민들까지 추기경의 선종을 애도하고 추모하였습니다. 이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김수환 추기경을 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그가 평소 보여 준 사랑과 나눔, 평등의 정신 때문입니다.
김수환 추기경은 평생을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기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했습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로 향해 가는 격동의 7, 80년대에는 국민들의 자유를 위해 정부에 쓴 소리를 했습니다. 어째서 종교가 정치에 관여할 수 있느냐는 비판의 소리를 감수하면서 말입니다. 은퇴 후에는 낮은 자의 자세를 취하며 교회 안팎의 지식인과 서민, 노동자들과 함께했습니다. 그리고 돌아가신 후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부를 했습니다. 자신의 각막을 기증한 것입니다.

이 책은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 시절을 비롯해 추기경이 되기까지의 시련과 과정, 그리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을 실천했던 추기경의 삶을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동화로 엮은 것입니다. 아이들이 김수환 추기경의 삶과 사랑을 살펴봄으로써, 그의 사랑과 나눔 정신을 스스로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수환 추기경은……

1922년 5월 8일 대구에서 태어났습니다. 할아버지는 무진박해 때 옥에서 순교하였고, 유복자로 태어난 아버지는 김수환 추기경이 초등학교 1학년 때 해수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어머니의 지극한 사랑과 정성, 기도로 형 동한과 함께 성 유스티노 신학교에 입학하여 신부 수업을 받았습니다. 1941년 서울 동성 상업학교 졸업 후 일본 상지 대학으로 유학을 떠났으나 제2차 세계 대전으로 학업을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가톨릭 대학교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한국 전쟁 중에 사제로 서품되었습니다. 1951년 대구 대교구 안동 본당에서 첫 본당 신부 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그 후 교구장 비서, 성의중고 교장직을 맡았다가 독일 뮌스터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였습니다. 1966년 주교로 서품되고 초대 마산 교구장을 지냈으며, 2년 후 대주교로 서품되었을 뿐만 아니라 서울 대교구장에 착좌했습니다. 1969년 교황 요한 바오로 6세에 의하여 추기경으로 서품되었습니다. 한국 최초의 추기경이 탄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후 한국의 추기경으로 나라 안팎에서 활동하다가 1998년 서울 대교구장에서 물러났습니다. 은퇴 후에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습니다. 2009년 2월 16일 선종하였습니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붕

이 책에 글을 쓴 선생님이 어린 시절 많이 읽은 책은 창작 동화와 위인전이었답니다. 창작 동화를 읽을 때는 나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겠다고 다짐하고, 위인전을 읽을 때는 나도 이런 어려운 조건을 극복하고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고민했답니다. 그래서 ‘타고난 마음도 넓고 따스하게 바꿀 수 있다’고 박박 우기며 그런 이야기를 쓰는 동화 작가가 되었답니다. 김수환 추기경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쓰면서 마음 부자의 삶이 많은 사람을 위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것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어 기쁘다고 합니다. 제4회 ‘눈높이문학상’과 ‘한우리청소년문학상’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글을 쓴 책으로는 〈아빠를 닮고 싶은 날〉, 〈물꼬 할머니의 물 사랑〉, 〈그래서 행복해〉, 〈비틀거리는 아빠〉, 〈반디야, 만나서 반가워〉, 〈5학년 10반은 달라요〉 등이 있습니다.

그림/만화 배은정

이 책에 그림을 그린 선생님은 대학에서 응용미술학을 전공했습니다.
그동안 그림을 그린 책으로는 〈장끼와 까투리〉, 〈돈키호테〉, 〈연탄은행〉, 〈청개구리〉, 〈탈무드 철학 동화〉, 〈탈무드 논술 동화〉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