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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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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우정, 상실과 치유 그리고 반려견과의 마법 같은 유대감에 대한 이야기
미국의 소설가 시그리드 누네즈의 장편소설 『친구』가 번역가 공경희 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소설로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누네즈는 문학과 순수예술을 공부했고, 편집자로 일했으며, 현재는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만큼 문학과 예술에 관한 이해와 통찰이 깊은 작가이다. 그런 자신을 투영하여 갑작스러운 상실을 통과해 가며 애도에 이르는 과정을 친밀하고 유머러스한 고백으로 그려 낸 『친구』는 〈아름다운 책〉이라는 찬사와 함께 2018년 전미도서상을 수상했다.
뉴욕에 아폴로라는 이름의 대형견이 있다. 이미 유기된 경험이 있는 아폴로는 또 한 차례 상실의 아픔을 겪는다. 그를 구조해 키우던 남성 작가가 자살한 것이다. 대학이라는 세계에서 글쓰기를 가르치며 권력을 누리던 그는 나이 듦과 변화된 세계를 견디지 못하고 죽음을 택한다. 그런 그를 애도하느라 지친 아폴로만이 남게 된다.
한편 작은 아파트에 사는 화자인 〈나〉는 오갈 데 없어진 아폴로를 떠맡게 된다. 아파트에서 개를 키우면 안 된다는 계약 조건과 평균 수명에 가까워진 아폴로의 악화된 건강 상태가 나를 압박해 온다. 과거 연인이자 멘토였던 그에 대한 그리움으로 아폴로를 맡았지만 〈헌신의 본능이 너무 강해서, 자격 없는 인간에게도 퍼주는 게 못마땅해서〉 나는 고양이를 더 선호해 왔다. 그저 〈당신의 개랑 있으니 당신의 일부가 여기 있는 느낌〉에 그치던 아폴로와의 관계는 서로를 보듬으며 변화하기 시작한다. 이제 나는 빨리 집에 들어가려고 지하철 대신 택시를 타고, 까불대는 강아지 시절을 놓친 걸 아쉬워하고, 너무 힘들어지면 신호를 보내 달라고 토로하기에 이른다.
문학과 예술이 함께하는 뉴욕 산책
『친구』는 상실을 겪은 인물과 반려견의 연대라는 골자 안에 문학과 예술, 변화된 세상을 바라보는 여성 화자의 관점이 감각적이고 우아하게 깃들어 있는 산책 소설이기도 하다. 다양한 작가와 책을 통해 끌어내는 지적 사유, 뉴욕을 거닐며 만나는 촌철살인의 유머, 여성 창작자의 눈으로 바라본 세계가 촘촘한 연결망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나〉는 반려견 아폴로와 진정한 교감의 나날로 나아간다.
지금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있다면, 문학과 예술을 사랑한다면, 여성 창작자의 눈으로 바라본 오늘날의 세상이 궁금하다면 아폴로와 함께하는 뉴욕 산책에 동행해 보기를 권한다. 〈더 깊은 감정, 독특하고 신비하면서도 아주 익숙한 감정〉은 덤이다.
작가정보
저자 : 시그리드 누네즈
Sigrid Nunez
삶과 죽음에 관한 지적인 통찰을 보여 주는 미국의 소설가. 독일인 어머니와 중국계 파나마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나 뉴욕에서 성장했다. 바너드 칼리지에서 문학사 학위를, 컬럼비아 대학에서 순수예술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학 졸업 후 『뉴욕 리뷰 오브 북스』에서 편집자로 일했다.
1995년에 이민자 가정의 이야기를 담은 자전적 소설 『A Feather on the Breath of God』으로 〈특별한 재능을 가진 작가의 강력한 소설〉이라는 평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사랑과 우정, 문학과 예술을 둘러싼 담론을 독특한 유머 감각과 우아한 사유로 풀어낸 『친구』로 2018년 전미도서상을 수상했다. 지금껏 8편의 소설을 발표했고, 수전 손택에 대한 회고록을 펴냈다. 2020년 구겐하임 펠로십 수상자이며, 화이팅 어워드, 베를린 프라이즈, 로젠탈 어워드, 로마 프라이즈 등을 받았다. 컬럼비아 대학, 프린스턴 대학, 뉴스쿨, UC 어바인 등에서 문학을 가르쳤고, 현재는 보스턴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국 문학예술아카데미의 회원이기도 한 그녀의 작품은 25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현재 뉴욕에 살고 있다.
역자 : 공경희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번역대학원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서울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대학원에서 강의했다. 소설, 비소설, 아동서까지 다양한 장르의 좋은 책들을 번역하며 현재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대표 역서로는 『비밀의 화원』,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파이 이야기』, 『우리는 사랑일까』, 『마시멜로 이야기』, 『타샤의 정원』 등이 있으며, 에세이 『아직도 거기, 머물다』를 썼다.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성균관대 번역대학원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2007년 현재 전문 번역가로 일하며 서울여대 영문과 대학원에서 강의했다. 옮긴 책으로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호밀밭의 파수꾼', '남자처럼 일하고 여자처럼 승리하라', '바디', '지킬 박사와 하이드', '우리는 사랑일까', '아빠의 러브레터', '무지개 물고기', '곰 사냥을 떠나자', '나무 속의 나무 집', '비밀의 화원' 등이 있다.
작가의 말
책을 읽노라면 누네즈가 섬세한 문체로 죽음, 상실, 사랑,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겹 한 겹 그려 낸 도톰하고 깊이 있는 삶의 그림 속에 있게 된다.
- 역자 공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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