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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꽃같이 돌아오면 좋겠다

7년간 100여 명의 치매 환자를 떠나보내며 생의 끝에서 배운 것들
고재욱 지음 | 박정은 그림
웅진지식하우스

2020년 06월 10일 출간

종이책 : 2020년 06월 10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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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50.01MB)
ISBN 9788901243627
쪽수 3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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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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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끝에 서 있는 이들에게서 배운
삶과 행복의 가치
기억을 잃어가는 치매 노인들의 삶을 7년간 꾸준히 기록해온 현직 요양보호사의 감동 에세이『당신이 꽃같이 돌아오면 좋겠다』. 강원도 원주의 한 요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저자는 지난 7년간 100여 명의 노인들을 떠나보내며, 그들의 마지막 나날들을 글로 담았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것이 오직 기억뿐이라면, 기억조차 사라진 삶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저자는 치매 노인들의 조각난 기억들을 그러모아 그들의 인생을 기워보며, 기억이라는 형태로도 담을 수 없는 인생의 가장 빛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전한다.

고집 세고, 상식 밖의 행동을 하며, 과거의 한 순간만을 되풀이하는 치매 노인들. 자신의 이름도, 자식의 얼굴도 잊어버린 이들에게 남은 것은 지난 세월의 가장 강렬했던 기억과 감정의 조각들뿐이다.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그리움, 절망적인 후회, 끝까지 놓지 못하는 열망 등이 고된 삶의 끝에서야 고삐가 풀린 듯 튀어나온다. 어쩌면 삶보다는 하루하루 죽음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진정 행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찾아가는 이 책은 삶이 유난히 버겁고 아픈 이들에게 아낌없는 위로가 될 것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노인들은 어느 한 사람 건강하지 못하다. 몸이 자유롭지 못하거나, 마음이 흉터투성이다. 저자는 이들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지만, 도리어 이들로부터 마음의 상처를 치유받았던 경험들을 풀어놓는다. 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도 자신의 고통보다는 남겨질 사람들을 걱정하는 노인의 모습은 우리가 낭비하며 살아온 지난 시간들을 반성하게 한다.
프롤로그 _ 의미 없는 인생은 없다

1부 _ 돌이켜보니 온통 아름다웠습니다
삶의 마지막을 위한 연습 | 그거면 됐다 | 백발백중 명사수의 비밀 | 선물 같은 이별 | 모든 것이 무너졌다고 생각될 때 희망은 시작된다 | 내 직업은 ‘저런 일’입니다 | 109년의 작전 | 왜 안 죽어? | 당신 안에 있는 신에게 경배를 |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럴 수는 없다

2부 _ 삶은 당신의 손을 쉬이 놓지 않습니다
나, 아직 살아 있다 | 다가오는 마지막 시간에 | 할머니의 장날, 그 은밀한 이야기 | 마음 밭에 심다 | 오늘 콱 죽고 싶지만 배고픔은 느끼는 것 | 전부 내 것이여 | 매 맞는 요양보호사들을 위한 작은 위로 | 일본에는 치매가 없다 | 낼모레면 110세 할머니의 달콤한 하루 | 작은 침대가 우주가 되는 순간

3부 _ 기억은 잊어도 가슴에 새겨진 사랑은 잊히지 않습니다
기억은 머리가 아니라 몸에 새겨진다 | 텅 빈 침대에 앉아서, 어떤 위로도 할 수 없었다 | 너를 바닥에 내리지도 않고 키웠다 | 쳇바퀴 돌리는 삶일지라도 | 마지막 소원은 엄마에게 가는 것이다 | 낫지 않는 그녀의 아픈 손가락 | 사랑 못 이야기 | 수프가 식지 않는 거리 | 누가 치매에 걸릴까 | 할머니의 보약은 남아 있다

4부 _ 깊은 밤일수록 별은 더욱 반짝입니다
절망에서 희망이 | 치매 환자의 기억법 | 할머니가 요양원을 떠날 때 | 밤에만 들리는 동요 | 세상이 유지되는 이유 | 미소로 끝나는 삶이 있다 | 노인들은 아침마다 죽고 싶다고 말한다 | 이제 그만 잔대 | 감자조림을 보고 울었다 | 약속

5부 _ 오늘이 세상의 첫날인 것처럼 살겠습니다
엄마들은 늘 괜찮다고 말한다 | 할머니의 제사상에는 아이스크림 케이크가 있다 | 마지막이 찾아올 때 기쁘게 떠날 수 있도록 | 잘 죽기 위한 여정 | 엄마도 아플 줄 안다 | 할머니의 굴뚝은 아직 따듯하다 | 할머니는 꿈꾼다, 며느리 시집가는 날을 | 하루가 너무 길다 | 질기고 질긴 것이 삶이라고 | 삶의 마지막 순간에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것

에필로그 _ 더 사랑해야지

갈 곳이 없어지니 발길이 마포대교로 향했다. 마포대교 위에서 꼼짝 않고 두어 시간 동안 강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목적지도 모른 채 다시 걷기 시작했다. 걷고 또 걸어 다다른 곳이 ‘영등포 광야 홈리스센터’였다. 사탕 상자의 밑바닥처럼 귀퉁이가 깨지고 동강이 난 사탕들, 이리저리 구르다 부서져 모래알처럼 조각난 사탕들이 눅눅한 설탕 가루와 함께 바닥에 엉겨 붙어 있었다. 겉은 멀쩡한데 속이 산산이 부서진 사람들, 무기력한 눈빛으로 먹고 자고 배설하는 일과만 남은 사람들 속에서 뒤엉켜 1년 반의 시간을 보냈다.
한 교회에서 운영하는 노숙인 자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굳게 닫혔던 마음이 조금씩 열리는 것이 느껴졌다. 노숙인이 다른 노숙인을 돕는, 일종의 봉사 활동이었다. 겨울밤에는 영등포역 주변을 돌며 얼어 죽는 노숙인이 없는지 살폈고, 시설 입소를 거부하고 길에서 지내는 노숙인들을 씻기는 일을 했다. 그때 거리에서 정말 수많은 죽음을 보았다. 아무도 슬퍼하지 않는, 가장 외롭고 차가운 죽음들을 목격하며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삶의 의지를 다잡기 시작했다.
_ 7~8쪽, 〈의미 없는 인생은 없다〉

텔레비전을 보며 쉬는 공용 휴게실에 다다랐을 때였다. 한 노인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걸음을 멈췄다. 그는 초등학생 정도의 작은 체구였는데, 두 무릎이 가슴에 닿을 정도로 다리를 잔뜩 구부리고 있어서 더욱 자그맣게 느껴졌다. 양쪽 옆구리엔 갈색 털의 곰 인형과 코가 사라진 강아지 인형을 각각 끼우고 있었다. 노인은 내가 다가가자 자동차 대시보드에 붙어 고개를 출렁이는 인형처럼 내가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 머리를 움직였다.
대화는 어렵지만 “아!” “아?” 같은 소리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는 있다고 했다. 혼자서는 움직일 수 없어 기저귀를 착용해야 했는데, 굳어진 다리가 펴지지 않아서 기저귀 교체할 때 보통 힘든 게 아니라고 한 요양보호사가 덧붙였다. 기저귀뿐일까, 곰 인형과 강아지 인형에 의지해 간신히 앉아 있는 것조차도 노인에게는 무척 힘겨워 보였다.
_ 38~39쪽, 〈선물 같은 이별〉

할머니는 가족들이 찾아오면 주로 여러 가지 ‘고발’을 하느라 바쁘다. “얘, 여기는 돈도 주지 않고 일을 시킨다.” “일주일 동안이나 세수를 안 시켜주지 뭐냐.” “기저귀만 갈고 한 번도 닦아주지 않아서 내가 아주 괴롭다.” 이런 내용들이다. 물론 거짓말이다. 할머니가 이런 거짓 고발을 하는 이유는 결국 “그러니까 빨리 여기서 나를 데려가라”는 것이다. 하지만 고발을 접수하는 당사자인 할머니의 아들은 누구보다도 이런 말들이 거짓임을 잘 알고 있었다. 할머니의 아들이 요양원 보호자 대표이기 때문이다. 그는 요양원이 돌아가는 상황이나 할머니의 상태를 익히 잘 알고 있었다. 결국 할머니의 고발은 늘 ‘혐의 없음’으로 종결되곤 했다.
_ 83~84쪽,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럴 수는 없다〉

두 아이가 가정을 이루고 내 곁을 떠났다. 아들이 함께 살자고 했지만 나는 남편의 땅이 좋았다. 도시의 아파트보다 남편이 손수 지어준 작은 집이 내게는 평안했다. 그렇게 조용히 늙어가다가 남편의 뒤를 따르면 될 일이었다. (…) 서울에 있어야 할 아들의 다급한 목소리가 작은 집을 뒤흔들었다. 부엌에서 새까만 연기가 퍼져 나오고 있었다. “무슨 일이냐?” 방문을 열고 나간 나를 보며 큰아들이 입을 틀어막았다. 아니, 작은아들이었던가. 어떤 놈이 큰놈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입고 있던 몸빼바지에서 소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나는 나를 잃어버리고 있다. 내일은 또 무엇을 잃어버릴지 모르겠다. 내 이름 석 자와 두 아들, 그리고 손주들 얼굴만이라도 잊어버리지 않으면 좋으련만.
_ 95쪽, 〈나, 아직 살아 있다〉

어느 날 할아버지의 오른쪽 엄지발가락 발톱이 빠졌다.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어 자꾸 만지다가 급기야 발톱을 뜯어냈다는 것이었다. 당뇨병은 상처 치료를 더디게 만들었다. 상처가 나을 만하면 할아버지가 상처 부위를 만져서 다시 나빠지는 일이 반복됐다. 결국, 할아버지의 엄지발가락이 썩기 시작했다.
일단 시작된 괴사는 할아버지의 고집처럼 진행을 멈추지 않았다. 살이 썩어가도 과자를 끊지 못하는 할아버지의 식습관도 영향을 끼쳤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할아버지의 엄지발가락이 잘렸다. “거, 발가락 하나쯤은 없어도 돼.” 할아버지는 호기로웠다. 그리고 얼마 후에 할아버지의 오른쪽 발목이 사라졌다. 곧 정강이가 없어졌고, 무릎을 알아볼 수 없게 되었고, 급기야 허벅지를 반만 남기고서야 할아버지의 괴사는 진행을 멈췄다. 할아버지는 더는 복도 손잡이를 붙잡고 걷기 운동을 할 수 없었다. 침대에 누워 지내는 시간이 길어졌고 말수가 부쩍 줄어들었다.
_ 100~101쪽, 〈다가오는 마지막 시간에〉

노인은 과거에 대한 기억은 있었지만, 현재 기억은 한 시간

언제나 오늘이 시작되는 곳,
이곳은 치매 노인들을 위한 요양원입니다

우리나라에는 70만 명의 치매 환자가 살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 열 명 중 한 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셈이다. 치매 환자가 그렇게나 많다는데 우리가 길에서 우연히 치매 환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그 많은 치매 환자는 다 어디로 갔을까. 그들은 조금 멀리 떨어져줄 것, 병원 치료를 그만둬줄 것, 그리고 조용히 죽어줄 것을 강요받는다. 노인들이 요양원을 기피하는 이유는 한 번 들어가면 죽어야만 나올 수 있는 곳이라는 선입견 때문이다. 그리고 슬프게도 그것은 사실이다.

그런가 하면 요양원에는 또 다른 사람들도 있다. 국내 치매 환자 수의 절반가량 되는 34만 명의 요양보호사들이다. 이들은 때로는 치매 노인들에게 이유도 없이 얻어맞기도 하고, 때로는 보호자들에게 자기 부모를 학대하는 사람으로 의심받기도 한다. 거동이 어려운 노인들을 돌봐야 하므로 육체노동 강도도 매우 높고, 그런 만큼 업무 중 재해를 입거나 몸이 혹사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리고 당연히, 최저임금이다. 극심한 육체노동인 동시에 극심한 감정노동을 하는 이들이 바로 요양보호사다.

돌봄을 받는 이들도, 돌봄을 제공하는 이들도, 어느 쪽에도 희망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년째 이곳에서 치매 노인들을 돌보며 희망을 써 내려가는 요양보호사가 있다. 저자 고재욱 작가는 치매 노인들의 암울해 보이는 현실에서 찾아낸 삶의 의미를 담담히 풀어낸다. 한때는 삶의 전부였을 딸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할머니, 일 년째 연락 두절인 아들만을 기다리며 출입문 앞에서 온종일을 보내는 할아버지, 거동도 말도 못하는 어머니 앞에서 왜 빨리 죽지 않느냐고 울부짖는 보호자…, 이 책에 담긴 에피소드들은 온통 아프기만 한데, 어쩐지 책을 읽으며 실컷 울고 나면 간절한 마음으로 행복을 꿈꾸게 되는 이상한 책이다.

겨울이면 꽃이 지고, 봄이 오면 다시 꽃이 피듯
그렇게 당신도 꽃같이 돌아오면 좋겠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매일 조금씩 늙어간다. 우리는 병듦을 피할 수 없다. 겨울이 오면 꽃이 지고, 떨어진 낙엽마저 흙이 되어 사라지듯이. 누구도 이 위대한 자연의 섭리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그러나 겨울과 함께 모두 떠난 줄 알았던 그 자리에도, 봄이 오면 다시 싹이 돋아나고 꽃이 피어난다. 이 책은 추운 겨울과 같은 절망 속에서도 다가올 봄의 희망을 이야기한다.

책 속에 등장하는 노인들은 어느 한 사람 건강하지 못하다. 몸이 자유롭지 못하거나, 마음이 흉터투성이다. 자식에게 더 이상 부담 주기 싫어 걷지 못하는 척하며 요양원에 실려 온 95세 노인, 여든이 넘은 나이에 다시 여덟 살 아이가 되어 오래전 이미 돌아가신 엄마를 찾아 요양원 복도를 헤매는 할머니. 저자는 이들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지만, 도리어 이들로부터 마음의 상처를 치유받았던 경험들을 풀어놓는다. 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도 자신의 고통보다는 남겨질 사람들을 걱정하는 노인의 모습은 우리가 낭비하며 살아온 지난 시간들을 반성하게 한다.

이 책의 50가지 에피소드들은 모두 하나같이 극적인 감동을 주는데, 정말 이것이 저자 한 사람의 7년간의 경험이 맞을까 싶을 정도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는 도시 곳곳의 수많은 요양원과 요양병원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얼마나 많은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는 것일까. 저자의 말처럼 아무리 보잘것없어 보여도 의미 없는 인생은 없으며, 죽음 앞에서 하찮은 삶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삶의 마지막 순간은 반드시 온다, 누구에게나

세상에서 가장 공평한 것은 아마도 죽음일 것이다. 인생은 모두가 알다시피 공평하기 어려우며, 심지어 태어나는 일조차 누군가에게는 허락되지 않는다. 그러나 죽음을 겪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저자는 치매 노인들과 꽤 많은 시간을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죽음을 이야기하는 일을 꺼려 하거나 외면하는 태도는 결코 인생의 마지막 날들을 보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삶의 의미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죽음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는 일도 인생을 후회 없이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깨달음은 저자의 살아온 이력에서도 엿보인다. 사업 실패로 한순간 노숙자로 전락해 영등포 노숙인 쉼터에서 생활했던 저자는, 거리에서 얼어 죽거나 병들어 죽어간 많은 노숙인들을 목격했다. 삶의 의지를 잃고 아무런 희망도 남아 있지 않은 이들의 죽음을 지켜보며, 저자는 삶과 죽음이란 거울의 양면과 같다고 생각하며 다시금 살아보기로 마음먹었다.

“요양원과 마찬가지로 노숙인 시설에서도 죽음은 자주 목격되었다. 요양원에서의 죽음이 존중받는 죽음이라면 노숙인들의 죽음은 보호받지 못한 죽음이 많았는데, 삶이 끝난다는 점에서는 두 죽음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 뻔한 얘기 같지만, 사실이니까 말할 수밖에 없다. 나는 노숙인들을 보면서 마포대교 위에서의 나를 극복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그들을 통해 삶으로부터 도망쳤다가 다시 삶으로 돌아왔다.” (265쪽)

조금 둘러 오긴 했지만, 그 이후 저자가 삶의 의지를 다지며 선택한 직업이 요양보호사다. 한때는 그 역시 수차례 죽음을 시도했고, 이후로는 죽음과 가장 가까이 놓인 삶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다. 죽음을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나면, 지난 삶을 후회하기보다는 앞으로 남은 삶에 더욱 충실해질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은 그래서 큰 울림을 준다. 그리고 저자는 치매 노인들은 어제를 기억하지 못하고 또 내일을 기약할 수 없기 때문에, 오직 오늘의 즐거움과 행복에 집중하며 하루를 보낸다고 말한다. 삶에서, 요양원에서, 노숙인들과 치매 노인들로부터 배운 중요한 지혜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것

우리는 무엇을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을까. 결국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그리고 먼 훗날 평안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이 당연한 대답이 쑥스럽게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가 미처 행복을 생각할 여유도 없이 너무 바쁘게 달리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라는 말도 있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이토록 자신을 내던지며 사는 존재가 지구상에 인간 말고 또 누가 있을까 싶다. 당장 먹고 싶은 것이 있어도 미래를 위해 참고, 가족을 건사하기 위해 때로는 모욕과 스트레스도 참아가며 돈을 번다. 하도 일을 많이 해서 몸이 고목처럼 구부러진 노부모를 보며 안타까워하지만, 본인들 역시 자식을 위해 그렇게 살고 있음은 자주 잊는다. “엄마들은 늘 괜찮다고 말한다”, 이 책의 한 꼭지 제목처럼 말이다.

저자는 치매 노인들의 입을 빌려 당부한다. 부디 지금의 행복을 참지 말기를. 사랑의 감정을 내일로 미루지 않기를. 희망이라는 단어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치매 노인과 요양원의 이야기를 통해, 요양원 바깥 세상의 우리들에게 도리어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준다.

“우리는 언제나 내일을 떠올리며 산다. 바쁜 오늘 때문에 당장은 급해 보이지 않는 일, 사랑이나 행복 같은 일들은 내일로 잠시 미뤄둔다. 하지만 내일이면 너무 늦을 수 있다. 모든 이별은 언제나 갑자기 찾아오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에게 무엇보다도 급한 일은 오늘 당장 사랑하는 일, 오늘의 행복을 참지 않는 일이다. 오늘이 세상의 첫날인 것처럼 온통 나와 당신을 사랑하고, 오늘이 세상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아낌없이 행복해야 한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것은 오직 오늘, 지금, 이 순간의 마음뿐이기에.” (325쪽

작가정보

저자(글) 고재욱

글 쓰는 요양보호사. 강원도 원주의 한 요양원에서 치매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날마다 기억을 잃어가는 치매 노인들의 삶이 안타까워 그들의 사라져가는 이야기를 글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7년간 요양원에서 근무하며 틈틈이 써온 글을 카카오 브런치에 연재했다.
한때는 사업 실패와 마음의 상처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1년 6개월간 영등포 노숙인 쉼터에서 지내기도 했으나, 거리에서 가장 외롭고 차가운 죽음들을 목격하며 삶의 의지를 다잡기 시작했다. 이후 일자리를 찾아 들어간 경기도 양평의 한 산골 마을에서 짬짬이 요양원 봉사 활동을 하던 것이 계기가 되어 요양보호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이후 7년째 사명감을 가지고 치매 노인들을 돌보며 그들의 삶을 기록하고 있다.
ㆍ 홈페이지: brunch.co.kr/@jw72ko

그림/만화 박정은

기억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대학교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했고, 졸업한 뒤로는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하루에 한 장씩 그린 그림을 엮은 『왜 그리운 것은 늘 멀리 있는 걸까?』와 삶 속에서 위로를 받은 순간들을 그린 『뜻밖의 위로』, 『공간의 온도』, 『내 고양이 박먼지』 등이 있다. 그 밖에도 여러 책에 일러스트 작업을 하고 있다.
ㆍ 홈페이지: pj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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