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뉴욕
2020년 04월 20일 출간
국내도서 : 2019년 12월 13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1.16MB)
- ISBN 9791196684655
- 쪽수 3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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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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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레이시 가문의 유일한 아들인 루이스 레이시. 성년을 맞이하여 아버지는 아들을 유럽으로 보낼 계획을 한다. 단순한 여행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가문 대대로 물려줄 명화 갤러리를 만들라는 아버지의 숨겨진 뜻이 있었고, 루이스는 부푼 마음으로 예술작품을 수집하러 떠난다. 작품을 수집하러 여러 나라를 여행하는 도중 푸른 눈의 영국 청년을 만나게 되고, 루이스는 자신이 알던 예술의 세계가 허물어지며 새로운 눈을 뜨게 된다.
그러나 수집한 작품들은 아버지의 분노를 일으키고 비난과 가족들의 냉대로 루이스는 뉴욕 사회에서 서서히 잊히듯 사라진다. 루이스 레이시가 사망하고 오랜 세월이 흘러 그의 수집품들은 재평가를 받게 되는데...
노처녀
랄스턴 가문의 델리아는 사촌인 샬롯 로벨로부터 뜻밖의 소식을 듣는다. 처녀인 샬롯이 몰래 낳은 아기를 아동보호소에서 다른 아이들과 함께 기르고 있다는 것. 충격적인 이야기에 어쩔 줄 모르던 델리아는 큰 결심을 하게 되는 한편, 그 아이의 아버지는 자신과 관계있던 생각지도 못한 인물이었다.
오랜 세월 후 샬롯의 딸은 성인이 되었고 결혼식을 하루 앞둔 어느 날. 델리아와 샬롯은 그 끝을 알 수 없는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다.
불꽃
전쟁의 참혹함을 온몸으로 겪은 헤일리 딜레인. 전쟁의 트라우마를 겪은 그는 매사에 과묵하고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괴팍한 사람으로 통한다. 나는 그에게 알 수 없는 흥미를 느꼈고 뜻밖의 사건을 통해 그의 과거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헤일리 딜레인이 전쟁 중 부상으로 사경을 헤맬 때 그에게 다가온 낯선 의문의 남자. 그에게서 영적인 깨달음과 삶의 조언을 들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의 흔적은 희미해지기만 한다. 시간이 흐른 뒤 우연히 집어 든 책에서 그 낯선 남자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데...
새해 첫날
“그녀는 항상 행실이 나빴지. 그들은 5번가 호텔에서 만나곤 했어.”
새해 첫날의 가족 모임 중 맞은편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나는 그곳에서 황급히 뛰쳐나오는 두 남녀를 목격한다. 그녀의 이름은 리지 하젤딘. 유부녀인 그녀를 모르는 척 뒤따라 나온 남자는 뉴욕의 미혼 여성이라면 누구나 선망하던 헨리 프레스트였다.
그들이 그곳에서 뛰쳐나온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사람들은 그 둘의 만남을 부끄러운 불륜으로 치부하고 뉴욕 사회는 그 사실을 애써 외면한다. 뉴욕의 보수적인 사교계는 오랜 시간 그녀를 배척했지만, 나는 그 만남의 이면에 있는 진실을 서서히 알게 되는데...
어느덧 생의 끝자락에 닿은 그녀에게 삶은 어떤 의미였을지, 시간을 여행하는 여행자처럼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그녀를 나는 또다시 마주하게 된다.
노처녀 … 083
불꽃 … 184
새해 첫날 … 246
신부 어머니가 얼버무리고 은근히 암시하다가 체념의 미소와 함께 전해주는 성서 구절, 결혼식의 화려함이 흐릿해지는 가운데 “순종하라”는 당부를 상기시키는 구절이 있었다. 한 주 또는 한 달간 이어지는 화끈거리는 고통과 혼란, 부끄러운 쾌락, 그리고 습관이 되어 어느덧 잠잠해진 당연한 행위, 커다란 흰 침대에서 깊이 잠든 두 사람이 있었다. - p.89
델리아는 그 말을 끝맺지 못했다. 샬롯의 눈빛이 냉랭해졌다. “모든 처녀들이 언니 말처럼 다 참한 건 아니야.” 그녀는 분명히 말했다. - p.144
“사람들은 마흔다섯 살에 용감한 일을 하는 게 스물다섯 살에 하는 것보다 끔찍하게 더 힘들다는 걸 죽어서야 깨닫는다죠.” - p.158
“오래된 과거는 죽은 것으로 여기는 거 말일세. 과거는 죽었어. 지금 우리에게 그런 건 아무 쓸모가 없네. 워싱턴에 있던 그 괴상한 친구가 늘 내게 그런 말을 주절대곤 했지.” - p.220
삶은 그 잔해뿐만 아니라 위업보다도 웃자라서 모든 것을 뒤덮기 마련이다. 그토록 느릿느릿 나아가는 사회에서 딜레인 가족의 위기는 생각보다 더 짧은 시간 안에 파묻혔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혔다. - p.235
그때 재미있는 일이 시작되었다. 할머니 댁은 그 웅장한 흰 대리석 건물 바로 맞은편이었다. 그 건물은 내가 심부름으로 길을 건너갔다 오거나 어른들을 위해 석간신문을 사러 갔다 올 때마다 푹신한 카펫과 무연탄, 커피 향이 뒤섞인 짙은 관능적인 향기를 연상시켰다. - p.249
“어쩔 수 없지만, 사실이에요. 여자는 아주 쉽게 그럴 수 있어요. 남자들은 종종 그런 사실을 잊더군요. 당신은 나를 사랑에 우는 정부로 여겼고 나는 값비싼 매춘부였을 뿐이에요.” - p.304
내 사랑의 손길은 그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이내 그녀는 우리 사이에 안전한 거리를 유지했다. 멋모르는 청년의 정신을 쏙 빼놓고 싶지 않았고 자신은 그런 즐거움에 시들해진 지 오래되었다고 나중에 말했다. - p.322
그녀는 남편이 세상을 떠난 그 날부터 자신의 삶을 감정적으로 정서적으로 비우고 또 비웠다. 버려진 사원의 수호자가 한때 신의 거처였던 곳을 영원히 비질하고 돌보는 모습과 흡사했다. - p.323
그녀는 몇 년의 과부 생활 끝에 남편이 그토록 힘겹게 제공하고 싶어 한 모든 호사를 누릴 만큼 많은 재산을 갖게 되었다. 그것은 유혹의 위험이 다 지나간 뒤에 유혹으로부터 보호받게 되는 기이한 역설이었다. - p.324
이따금 나는 그 따분한 무리들이 다 돌아간 뒤 흩어져있는 재떨이와 술병들 사이에서 그녀가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에 남몰래 눈길을 주는 것을 보았다. 그 초췌한 눈빛으로 이렇게 묻는 것 같았다. ‘내일 이 사람들이라도 다시 와줄까?’ - p.327
뉴욕 상류층 가문에서 태어나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낸 이디스 워튼은 《올드 뉴욕》에서도 당시 상류사회를 상당히 현실감 있게 묘사한다. 그러한 상류사회의 부조리함과 위선 등을 비판적 측면에서도 곧잘 묘사하는 여류작가로서, 무엇보다 여성 특유의 섬세한 필치와 탁월한 내면의 심리묘사는 마치 현미경을 들여다보듯 인간 내면의 깊숙한 곳을 꿰뚫어 본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순수의 시대》로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정교한 플롯과 내밀한 문체를 바탕으로 한 작품을 쓴 그녀는 여러 번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올드 뉴욕》은 4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로써 이디스 워튼의 작품 중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번역된 책이다. 각 단편마다 짧은 분량임에도 몰입감 있는 빠른 전개와 끝을 알 수 없는 갈등구조로 인해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을 것이다.
문학이 주는 감동은 화려한 수사나 기교가 아닌 글 안에 담긴 삶의 철학과 가슴을 울리는 그 무엇일 것이다. 《올드 뉴욕》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긴 여운이 당신을 전율케 할 것이다.
작가정보
미국 뉴욕의 부유한 가문에서 출생. 여류 소설가. 《순수의 시대(The Age of Innocence, 1920)》로 여성 최초 퓰리처상 수상. 23세의 나이로 결혼을 하였으나 심각한 신경쇠약 증세로 유럽 등 여러 나라를 옮겨 다니면서 생활. 이때의 경험으로 다수의 작품 집필. 《기쁨의 집(The House of Mirth, 1905)》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고 평단의 명성과 대중적 인기를 누림. 당시 뉴욕 상류사회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주로 발표. 75세의 나이로 프랑스에서 사망.
이 책 《올드 뉴욕》은 여성 특유의 섬세한 문장과 예리한 심리묘사를 특징으로 한 4개의 단편 모음집이며 국내 최초로 번역된 작품이다.
한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석사 수료. 2년간 캐나다 어학연수 후 13년 동안 어학원, 관공서, 기업체에서 영어 강사로 활동. 글밥아카데미 출판번역 과정을 수료한 뒤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는 《거울 촉각 공감각》,《2019 이코노미스트 세계경제대전망》,《인재로 승리하라》,《가짜 수술》,《비밀의 도서관》,《굿 도그, 아기를 부탁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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