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의 옷장
2017년 04월 26일 출간
국내도서 : 2017년 02월 2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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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정보 ePUB (12.08MB)
- ISBN 9791188248414
- 쪽수 2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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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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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옷장』은 20년 이상 패션에 몸담아 온 저자가 패션의 장벽을 깨고자 한다. 우리가 매일 입고 보는 옷에 숨겨진 인문학적 의미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왜 패션쇼에 입고 다니지 못할 특이한 옷이 나오는지, 마네킹 비율이 비현실적인 이유, 빨간 구두가 위험한 이유 등의 실용적 스타일링 팁과 함께 읽는 즐거움과 입는 재미를 동시에 선사한다.
Opening 김태희와 공효진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1부
옷장, 가까이 가기
Step 1. 패션은 판타지다
옷장의 성격 | 오글거림을 즐긴다
옷장의 무게 | 깃털보다 가볍다
옷장의 속도 | 현실을 넘어선다
옷장의 범위 | 제한 없이 섞는다
옷장의 자세 | 눈치 보지 않는다
Step 2. 패션은 여자다
옷장의 경계 | 상남자와 메트로섹슈얼
옷장의 주소 | 아무도 마이너가 아닌 곳
옷장의 명령 | 섹시해야 돼, 뭐든지
옷장의 주인 | 여자들이 지배한 역사
옷장의 도발 | 양복 입은 여인
2부
옷장, 제대로 알기
Step 3. 패션은 물결이다
1950년대 | 먼로냐 헵번이냐
1960년대 | 핵폭탄급 비키니
1970년대 | 야성의 히피
1980년대 | 마돈나와 파워숄더
1990년대 | 우울한 테리우스
2000년대 | 보헤미안의 엣지
2010년대 | 미니멀&스마트
Step 4. 패션은 반항이다
테디보이 | 사랑해요, 에드워드 형
모즈 | 그때도 요즘것들이 있었다
스킨헤드 | 땀이 나서 머리를 밀었어
이모키즈 | ‘이모’는 언제나 중2병
갱스터 | 쿨가이는 지우개를 챙긴다
힙스터 | 잡힌다면 힙스터가 아니다
Step 5. 패션은 돈이다
브랜드의 계보 | 블랙라벨의 위엄
럭셔리 브랜드 | 명품의 아버지들
SPA 브랜드 | 콘셉트보다 트렌드
인터넷 쇼핑몰 | 클릭에 빠지다
진화하는 소비자 | 고객은 똑똑하다
클래식과 패드 | 유행이 150년 지나면
3부
옷장, 가지고 놀기
Step 6. 패션은 이름이다
점퍼 | ‘잠바’ 달라면 무엇을 줄까
빈티지 | 과거는 현재를 유혹한다
블레이저 | 남자는 ‘마이’를 입는다
트렌치코트 | 군대에서 태어난 옷들
팬츠 | 바지의 길이와 폭에 대한 고찰
시스루 | 비침의 역설
카디건 | 귀족들의 패션
모자와 신발 | 끝에서 끝까지
Step 7. 패션은 궁합이다
색 | 패션의 강력한 기초
키 | 작아도 좋아
선 | 줄무늬로 속여라
니트 | 같은 옷 다른 느낌
끈 | 있다 없으니까
조합 | 모피코트에 스니커즈를
뱅헤어 | 귀엽거나 강하거나
태도 | 패션은 애티튜드다
Closing 스티브 잡스와 레이디 가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Backstage 패션을 몰라도 되는 사람은 없다
무엇을 안다는 것은 정보를 가지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패션을 알게 되는 것은 그날의 옷차림을 넘어 우리 삶에 변화를 일으킨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으로 패션을 활용하면 타인의 시선을 가볍게 받아들이는 것에 익숙해진다. 그리고 타인의 시선을 가볍게 받아들이다 보면 삶을 유동적으로 만드는 데 재미를 느끼게 된다. 패션의 본질은 변화다. 패션에는 변화하기 위한 에너지가 있고, 변화해야 하기 때문에 패션은 가볍다. 그 가벼운 속성이 우리의 무거운 삶에 재미를 준다. 현대인들 대부분은 사소한 것에도 몸을 사리고 미움받는 데도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패션을 아는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을 부담이 아니라 즐거움으로 느낀다. 그래서 사소한 스트레스가 적은 편이다.
p5
던들스커트, 주름치마, 개더스커트, 월남치마 중 하나를 가질 수 있다면 무엇을 택하겠는가? 대부분 던들스커트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사실 이 네 개의 치마는 모두 허리 부분에 바느질을 한 뒤 잡아당겨 만드는 단순한 형태의 주름치마를 지칭한다. 단지 용어에 따라 느낌이 천차만별인 것이다. 오스트리아 처녀들이 주로 입던 데서 비롯된 던들스커트, 모양에 중점을 두고 한글로 이름 붙인 주름치마, 이를 영어로 바꾼 개더스커트, 베트남 전쟁 때 파병 나간 군인들이 아내를 위한 선물로 많이 사온 데서 유래한 월남치마. 이렇게 용어에 따라 느낌이 전혀 다르고,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옷이라고도 볼 수 있다.
p31~32
핀란드의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에드워드 알렉산더 웨스트마크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이론을 토대로 성감대 이동설을 주장했다. (중략) 1920년대는 여성의 가늘고 매끈한 다리가 선호되면서 치마의 길이가 무릎 정도로 짧아졌고 1930년대는 엘레강스한 이미지가 유행하면서 롱 드레스를 입은 우아한 여성의 모습이 선호되었다. 상대적으로 여성의 매끈한 등이 노출된 사진이 많았고 등이 깊게 파이거나 홀터넥 스타일의 드레스가 유행했다. 이후 여성의 풍만한 가슴이 부각되었으며 2000년대 들어서는 여성의 골반과 허리 부분이 매력 포인트로 강조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밑위가 짧은 로라이즈진low rise jean이 유행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섹시한 매력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 그녀들의 앨범 커버를 보면 알 수 있다.
p72~73
2차 대전 중 마을 여인들의 질투를 한 몸에 받는 여인이 나오는 영화 <말레나>의 대사 중 “아름다움은 죄”라는 말이 있다. 당시 패션의 관점에서 보면 주인공 말레나에게는 타고난 외모 외에도 ‘치장한 죄’가 있었다. 군중심리에 휩쓸려 말레나에게 집단 폭력을 가한 여인들의 마음속에는 ‘저것 봐라. 나도 예쁜 옷 입고 싶지만 꾹꾹 참고 있는데 감히 너 혼자 멋을 부려?’라는 심리가 작용했을 것이다. 물자가 부족한 전쟁 중에는 옷감의 사용에도 규제가 있었기 때문에, 여성 스커트의 경우 천을 많이 소모하지 않도록 주름 없이 일자로 뚝 떨어지는 H라인의 다소 짧은 스타일이어야만 했다.
p92~93
젊음이 아까운 나이에
멋을 내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청춘에게 패션은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이면서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기성세대에
기죽지 않을 수 있는 무기다.
p122
안젤리나 졸리가 레드카펫에 입장하자 시상식을 보도하는 기자들이 “안젤리나 졸리는 오늘 에르메스의 빈티지 드레스를 입고 왔습니다”라고 알려줬다. 그녀의 드레스를 보지 않고 이 멘트만 들었다면 ‘빈티지’라는 말 때문에 해지거나 찢어진 독특한 스타일의 드레스를 상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드레스는 엘레강스한 분위기의 실크 드레스였다. 빈티지vintage란 본래 숙성된 와인의 종류를 뜻하는 말로 오래된 것을 지칭할 때 사용된다. (중략) 유행은 시간이 일정 기간 이상 흐르면 오히려 극복되기도 한다. 작년이나 재작년의 것은 유행을 이기지 못해도 십 년 전 코트는 오히려 세련된 패션 아이템이 될 수 있는 것이다.
p186~187
패션 스타일링은 음식과 비슷하다.
내게 맞는 게 무엇인지 고민할 때
한두 가지로 정답을 말할 수는 없어도
효과적인 것은 분명히 있다.
잘 맞는 음식을 먹어야 활력이 생기듯
잘 맞는 옷을 입어야 가장 돋보인다.
p216
로코코 시대 여성들은 얼굴에 점을 찍어 하얀 피부를 강조했고 이를 뷰티 스폿beauty spot이라 불렀다. 점을 찍는 위치에 따라 아름다움의 의미가 달랐는데 특히 입 주변에 찍은 점은 섹시한 여인임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었다. 입 주변의 점은 타인의 시선을 ‘붉은’ 입술에 머물게 하기 때문이다. 영화배우 마릴린 먼로나 슈퍼모델 신디 크로포드가 입 주변에 점을 찍거나 부각하는 것이 현대의 사례다. 그 자체로 에로틱한 부위인 입술에, 거부할 수 없는 에너지를 가진 레드 컬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인기 교양강좌
“패션의 태도에서 인생의 태도를 배웠다”
패션을 몰라도 되는 사람은 없다
냉장고 다음으로 많이 여는 옷장, 그 속에 담긴 자존감
패션에 대한 오해를 보여주는 사례 하나. 소외된 지역의 청소년을 위한 교육 봉사활동을 가는 대학생들이 커리큘럼을 짜는데 독서, 영어회화, 컴퓨터 수업 등이 들어갔다. 누군가 패션 스타일링도 넣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반응이 좋지 않다.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을까.”
“패션은 사치일 수도 있어.”
큰일 날 소리다. 도대체 패션을 얼마나 잘못 알기에 ‘사치’라는 단어까지 나오는 걸까. 눈부신 조명 속에 8등신 모델들이 화려하게 워킹하는 패션쇼나 명품으로 대표되는 고가의 아이템들은 패션이라는 범주의 ‘극히 일부’일 뿐이다. 중요한 미팅이 있는 오늘, 긴장되는 마음을 다스리고 쿨한 인상을 주기 위해 머리를 푸는 게 좋을지 아니면 포니테일 스타일로 묶는 게 좋을지 선택하는 것이 패션이다. 모처럼 산뜻한 기분을 내고 싶은 날, 좋아하는 티셔츠를 바지 안에 넣어 입을지 빼서 입을지 고민하는 것이 패션이다.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을 사랑하려는 노력, 가장 매력적인 나를 통해 타인에게 호감을 불러일으키려는 노력이 어째서 사치일까!
지식은 곧 자신감이다. 미처 몰랐거나 잊고 있던 나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패션을 알고 나면 냉장고 문 다음으로 많이 여는 옷장의 문을 열 때마다 나의 자존감이 한층 탄탄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이쯤에서, 패션에 대한 자신의 태도이자 타인의 시선에 대한 태도를 돌아볼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 하나.
“야, 왜 그렇게 이기적이야?”
“너 오늘 왜 이렇게 촌스럽냐?”
어느 쪽이 당신의 기분을 더 상하게 하는가?
후자가 불쾌하다면 더욱 《지식인의 옷장》을 열어보길 권한다. 촌스러움을 탈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촌스러움을 ‘가지고 놀 수 있는’ 여유를 얻기 위해서다.
늙지 않는 얼굴은 없어도 늙지 않는 스타일은 있다
나만의 고유함을 얻기 위한 보편의 지식
검은색 터틀넥 티셔츠에 청바지만 고집했던 스티브 잡스를 두고 패션이 왜 그러냐고 지적했던 사람은 없다. 그는 ‘스타일’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스타일은 비싸고 좋은 옷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사람의 인상, 말투, 분위기가 하루아침에 생겨나지 않듯 스타일도 한 사람의 개성, 취향, 자존감 등이 세월 속에 자연스레 녹아든 결과다. 외모는 늙어도 스타일은 남는다.
스타일은 고유함에서 나오지만, 고유함을 얻으려면 보편의 지식이 필요하다. 옷과 구두에 숨겨진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일시적인 유행을 따르기 위해서가 아니다. 현대사회의 온갖 문화와 층층이 얽힌 패션의 거대한 흐름을 먼저 읽고, 그 속에서 나만의 향기를 발견하기 위해서다. 20년 이상 패션계에 몸담아온 저자는 패션의 도도한 장벽을 깨는 데서 출발한다. 그리고 우리가 매일 입고, 보고, 지나치는 옷들에 숨겨진 인문학적 의미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왜 패션쇼에는 입고 다니지도 못할 특이한 옷들이 나오는지, 마네킹의 비율은 왜 그렇게 비현실적인지, 클림트의 미술작품 속 해골과 알렉산더 맥퀸 스카프에 들어간 해골은 어떻게 다른지부터 세로 줄무늬보다 가로 줄무늬 옷을 입어야 하는 이유, 모피코트에 스니커즈를 신어야 하는 이유, 빨간 구두가 위험한 이유까지 실용적인 스타일링 팁도 함께 선사한다. 읽는 즐거움과 입는 재미를 동시에 선사하는 《지식인의 옷장》을 닫을 때쯤엔, 옷을 멋지게 입는 일이 일부 화려한 사람들이나 연예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이듦을 고민하고 삶을 사랑하는 모든 현대인의 태도임을 알게 될 것이다.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인기 강좌를 책으로 만나다
“패션에 문외한이었는데, 전공과목보다 더 빠져들게 된 수업.”
“옷만 잘 입는 게 다가 아니었다.”
“졸업하고 사회에 나갔을 때 내가 어떤 ‘스타일’을 갖춰야 할지 고민하게 됐다.”
“현실적으로 가장 유용한 정보를 주었던 교양 과목.”
“패션의 태도에서 인생의 태도를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패션과 나>의 수강생 강의평가 중에서
“특정 계층의 것이라는 편견에 둘러싸인 패션의 갑옷을 벗겨 대중에게 익숙한 영화, 미술, 문학, 그리고 우리의 시대와 일상 속에 녹인다. 폭넓은 사례와 친절한 설명으로 패션에 다가가게 한 뒤, 거울 앞의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
-영화의상감독 김유선
작가정보
저자 임성민.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에 가장 어이없는 대답은 ‘잘!’이다. 잘 해라, 잘 가라, 잘 자라… 우리는 선심 쓰듯 ‘잘’을 덧붙이지만 잘하는 게 뭔지 알고 싶을 때가 있다. 옷 잘 입는 사람이 되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옷에 대해 조근조근 말해주기를 바라는 사람에게 사근사근 말해주고 싶어 《지식인의 옷장》을 열었다.
사람 읽기가 재밌었다. 무엇부터 건드릴까 하다 기호학과 정신분석이 눈에 들어왔다. 보그와 소쉬르를 옆에 두고 바자와 프로이트를 오가며 엘르와 라캉을 번갈아 읽었다. 보이지 않는 것을 굳이 끄집어내기보다 내면을 고려하되 표현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이 소통에 가까워지는 길이라고 나름의 결론을 내렸다. 자유로운 영혼을 좋아해, 독일 등 유럽의 방랑하는 작가들과 생각을 교류하며 지내고 있다.
경희대학교 의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영화의상 스타일리스트, 홍보회사 아트디렉터, 패션가방전문회사 대표 등을 거쳐 현재 패션컨설팅 회사의 객원연구원으로 있으며 겸임으로 경희대학교 의상학과와 후마니타스칼리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한 벌의 옷이 하나의 스타일이 되는 일은 ‘사람’에게 달렸다는 걸, 매일 실감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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