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심리학
2020년 09월 17일 출간
국내도서 : 2020년 05월 07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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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90467896
- 쪽수 3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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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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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 자리는 왜 항상 인기가 많을까?”
“남자들은 왜 나란히 서서 볼 일 보는 것을 싫어할까?”
‘편안’하고 ‘안전’한 공간을 찾는 사람의 심리 법칙!
공간에서 공간으로 이동하기
Chapter 1_ 우리는 어떻게 자기 영역을 지키는가
사장님 방으로 ‘내려가지’ 않는 이유
윗사람을 만나기가 왜 그토록 힘든 걸까
영역을 표시하는 방법
여성이 직장에서 선을 분명하게 그어야 하는 이유
친밀감이 지나칠 때
앉아 있을 때 더 큰 간격이 필요한 이유
섹스와 키스가 바람기를 잡을 수 있다고?
빈자리도 많은데 왜 꼭 예매좌석에 앉으려 할까
왜 항상 앉던 자리에 앉아야 마음이 편할까
왜 자기 자리를 그토록 고집할까
이웃과 싸움이 일어나는 이유
Chapter 2_ 남자와 여자가 길을 찾아가는 방식
남성이 앞서가는 이유
남성과 여성이 방향을 가늠하는 방법
같은 곳을 뱅글뱅글 도는 이유
길을 헤매고 싶을 때
건물이 우리를 헛갈리게 할 때
동서남북 VS.좌우
교회에서 저절로 소리를 낮추게 되는 이유
Chapter 3_ 위험과 공포에 대응하는 방식
왜 위급상황에서 다수를 따라가는가
탈출 경로는 어떻게 정해지는가
걸인 주변을 빙 돌아서 가는 이유
아픈 사람이 집에서 나오지 않는 이유
침대를 놓기에 가장 안전한 곳
무리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
왜 밤에 걸음이 빨리질까
청소년들은 왜 밤에 시끄럽게 떠들까
도시 곳곳의 불안공간
Chapter 4_ 편리한 도시, 괴로운 도시
엘리베이터를 고집하는 이유
지름길로 질러가는 이유
자동차 때문에 보행자가 괴로워진 도시
편의점 음식, 길거리 음식
왜 다른 사람이 빨간불에 길을 건너면 덩달아 건너게 될까
홈파티 손님들은 왜 부엌으로 모여들까
빨리 걷는 도시인들은 삶의 만족도가 높다?
Chapter 5_ 나에게 안락한 공간을 찾아서
창가 자리가 사랑받는 이유
우리는 왜 공원과 숲을 걸어야 할까
‘끔찍한 산’에서 ‘아름다운 산’으로 거듭난 알프스산맥
우리는 왜 물가에 이끌릴까
남자들은 왜 소변 볼 때 혼자이고 싶을까
벽을 등질 때 안심되는 이유
벤치가 숲 가장자리에 놓이는 이유
산에 무슨 매력이 있기에
Chapter 6_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할까
정체구간 정보를 듣지 말아야 하는 이유
줄 설 때 짜증이 덜 나는 방법이 있다면
자리 선택의 기준은 무엇일까
자기 구역에서 자신감이 샘솟는 이유
공간이 바뀌면 왜 기억이 희미해질까
쇼핑 중인 보행자를 앞질러 가지 않는 것이 좋은 이유
머리를 쓸 때 걸어야 하는 이유
에필로그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대한 그리움
찾아보기
권력을 연출하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입증된 것은 예나 지금이나 건축물이다. 로마 황제를 알현하고 그 앞에 무릎을 꿇기 위해 당시 사람들은 지금으로부터 약 1700년 전에 지어진 트리어의 콘스탄틴 바실리카까지 길고 험한 길을 감수해야 했다. 바실리카의 중심 홀은 길이 67미터, 폭 27미터, 높이 33미터로 고대 건축물 중 지금까지 남아 있는 최대 규모의 홀로 일컬어진다. “천장은 네 벽으로만 떠받쳐진 채 중간에 기둥이 없어 당시 황제가 앉아 있는 곳으로 가려는 사람은 그 긴 홀을 홀로 걸으며 적막감과 격리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트리어 관광사무소 관계자는 전한다.
_윗사람을 만나기가 왜 그토록 힘든 걸까, 27쪽
남성이 앞서 걷는 것은 그들이 여성보다 목표지향적으로 걷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목표 지점에 빨리 도착하려고 빨리 걷는 것이다. 쇼핑하는 모습만 봐도 그렇다. 남성은 평소 습관대로 신속히 이동하는 반면, 여성은 득템거리가 없나 좌우를 살피며 천천히 걷다가 눈에 띄는 품목을 발견하면 곧장 그리로 달려간다. “여성은 서둘러서 목적지에 도착하려 하지 않습니다. 목적지로 나아가는 과정이 곧 목적인 셈이죠. 게다가 여성에게 산책이란 쇼핑할 때처럼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대인관계적 이벤트이기도 합니다.”
_남성과 여성이 방향을 가늠하는 방법, 88쪽
진화과정을 거치면서 인간 종은 신체적 특징 외에도 결과적으로 유리한 다수의 행동 패턴을 발전시켜 왔다. 이 행동양식 및 반응방식들은 생물학적 종으로서의 인간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함은 물론 ‘존속’의 열쇠가 되기까지 했다. 진화심리학자 베냐민 랑에가 생존 방식의 하나로 거론한 말을 들어보자. “우리는 다수가 하는 일은 크게 잘못될 리 없다고 생각합니다. 혹여 다수가 잘못된 결정을 내려 문제가 생기더라도 모두 같은 배를 탄 처지이기 때문에 다 같이 해결해나가면 된다고 여기죠.
_왜 위급 상황에서 다수를 따라가는가, 124쪽
화가 아우구스트 마케(August Macke)도 1921년 완성한 작품 〈정원의 길〉에 이 ‘미스터리 효과’를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길이 바위와 관목 뒤로 신비스러운 자취를 남기고 사라지는 풍경을 그린 그림이다. 안체 플라데의 말을 빌리면 미지의 공간으로 흐르듯 난 길 너머에 “내가 꼭 알아야 할 무언가가 더 있을 듯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미지의 길이 주는 기분 좋은 기대감도 약간의 불안감이나 위협감을 일으키는 순간 연기처럼 사라지고 만다. 신비감이 으스스함으로 돌아서는 순간이다.
_지름길로 질러가는 이유, 175쪽
녹색식물을 풍부하게 접할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아파서 결근하는 빈도도 낮다. 모든 사무실이 공원이나 녹지를 내다볼 수 있는 환경은 아니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창문이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전망이 변변치 못하다면 실내에 화분을 여러 개 갖다 놓아보자.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면 푸른 식물이 그려진 그림을 걸어놓자. 워싱턴 주립대학교의 조경학 교수인 버지니아 로어(Virginia Lohr)는 이렇게 말한다. “인간은 진화과정을 거치면서 식물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방법을 배웠죠. 식물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는 걸 깨달은 겁니다.”
_창가 자리가 사랑받는 이유, 201쪽
진화심리학과 행동과학으로 밝힌
50가지 공간 심리 연구
사무실을 꾸밀 때나 주차할 곳을 찾을 때, 산에 오를 때나 버스나 기차의 좌석을 예약할 때, 파티에서 모르는 손님과 대화를 나눌 때나 엘리베이터에 오를 때, 우리는 어디에 자리를 잡고 타인과 사물로부터 얼마만큼 간격을 둘지 늘 심리적인 시험대에 오른다. 공간에 머물거나, 공간을 이동할 때 편안함이나 불편함을 느끼기도 하고, 심지어는 한 영역을 두고 다툼이나 갈등이 싹트기도 한다.
이 책은 특정한 공간에서 사람들이 왜 그런 행동을 취하는지, 행동과학과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그 배경을 설명해준다. 저자는 우리가 어떤 공간을 자기 것으로 만들 때 그곳은 그저 우연히 선택된 것이 아니며, 엄연한 심리학적 원인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다. 게다가 생물학적 원인까지 더해진다. 우리는 아직도 석기시대 사람처럼 행동할 때가 많은데, 그 옛날 동굴을 차지하려는 곰을 피해 언제든지 도망칠 준비가 되어 있는 원시인처럼, 현대인들 역시 침대의 위치를 정할 때 똑같은 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다.
공간을 둘러싼 사람들의 심리에는 매우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다. 가령 남자들은 공중화장실에서 좀처럼 다른 사람과 나란히 서서 볼일을 보려고 하지 않는데, 저자는 성장기에 심리적 배뇨장애의 경험을 했거나, 동성을 일단 경쟁자로 보는 남자의 심리가 작용한 게 아닐까 하고 추측한다. 그밖에도 공간심리와 관련된 50가지나 되는 다양한 사례 연구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더불어 살려면
‘거리 두기’가 필수다!
우리는 아주 친밀한 사이가 아닌 이상 다른 사람이 가까이 다가올수록 경계하는 경향이 있다. 친밀한 사이일지라도 공간과 시간에 따라 허용할 수 있는 근접 거리가 바뀌기도 한다. 인간도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허락 없이 자신의 영역에 들어오는 타인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떤 의미에서 물리적 ‘거리 두기’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인간의 본능이라 할 수 있다.
책에서는 신체에서 45~50센티미터까지가 ‘밀접영역’, 50센티미터에서 약 1.2미터까지가 ‘사적영역’, 1.2미터에서 3미터 사이가 ‘사회적 영역’, 더 먼 거리인 3.5미터 정도의 구간은 ‘공적영역’으로 구분한다. 사회적 영역에서부터는 상대방의 동의가 필요하고(물론, 상황에 따라 그 거리는 유동적이다), 사적영역은 호감도를 가늠할 수 있는 거리다. 하지만 친한 사이라도 자칫 밀접영역에 함부로 침범했다가는 신고를 당할 수 있다.
저자는 우리가 담장과 성을 쌓고 울타리를 치며 국경에 선을 긋는 일, 넘지 말아야 할 경계선을 그으며 남들도 이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 적당한 거리에 대한 인간의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예의를 갖춰 상대를 대하고 서로의 밀접영역이나 사적영역을 존중하려고 할 때 팔짱을 끼거나, 다리를 꼬는 등의 상대방의 방어신호도 더 잘 알아챌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처럼 인간에게 ‘거리 두기’는 ‘더불어 살기’를 가능하게 해주는 필수적인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공간을 찾아
적극적으로 움직여라!
공간심리학적 결정의 중요성
공간이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환경에 따라 인간의 생각과 행동이 바뀌고, 일의 능률과 성과에도 차이를 만든다. 환경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녹색식물을 풍부하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의 일터에서는 아파서 결근하는 빈도가 낮다고 한다. 빛이 들고 녹색식물이 잘 보이는 창가 자리는 그만큼 희소성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자기 주변을 화분을 두는 등, 약간의 초록색으로 꾸미는 일은 공간심리학적으로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이 책은 공간심리학적인 시각에서 우리가 적극적으로 공간을 선택하기를 주문한다. 중요한 계약을 할 경우에는 자신의 사무실 혹은, 적어도 자신이 익숙한 공간에서 하라고 충고한다. 그런 공간에서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고, 자신감을 바탕으로 유리하게 협상을 진전시킬 수 있다. 상황을 제어할 수 있게끔 공간적인 뒷받침을 받는 데서 오는 위안감 덕분에 심리적 우위를 점하게 된다. 그밖에도 공간의 어떤 요소가 나를 불안하게 하고, 그것을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지 여러 힌트를 알 수 있다.
같은 공간에서도 나이, 성별, 지위, 처한 상황 등에 따라 심리적 반응은 제각각이다. 공간심리학은 행동으로 나타나는 심리적 반응의 이유를 설명해주고, 적절히 공간을 벗어나거나, 다른 공간을 선택하게끔 도와준다. 공간심리학적인 관점으로 타인의 행동을 관찰한다면 그에 맞게 배려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공간의 비밀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해보고 자기 삶에 적용해보면 어떨까?
작가정보
저자(글) 발터 슈미트
Walter Schmidt
1965년생, 자유 기고가이자 작가, 문화유산 안내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독일 자르브뤼켄과 캐나다 밴쿠버에서 지리학을 전공했다. 함부르크에 위치한 헨리 나넨(Henri-Nannen·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테른〉의 창간인) 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한 후 다양한 경력을 쌓았으며, 독일의 대표적인 환경단체 분트(BUND)의 홍보담당자로도 일했다.
2011년에 출간한 첫 번째 논픽션책 《목은 붓고 발은 차고(Fat Neck and Cold Feet)》로 독일 건강 재단(Stiftung Gesundheit)이 주는 저널리즘 상을 수상했다. 2012년에는 《아침 시간은 금이 아니다(Morgenstund ist ungesund)》가 로볼트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이화여자대학교 도서관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 홈볼트 대학에서 마기스터 학위를 받았다. 베를린 자유대학 도서관과 홈볼트대학 도서관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독일에 거주하면서 독일문학을 우리말로 번역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그것이 어떻게 빛나는지》 등 소설 여럿과 《삶의 격》 《자기 결정》 《자유의 기술》 《페터 비에리의 교양 수업》 《인간의 발명》 등의 인문서와 교양서를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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