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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수업

따로 또 같이 살기를 배우다
페터 볼레벤 지음 | 장혜경 옮김
위즈덤하우스

2016년 03월 11일 출간

종이책 : 2016년 03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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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0.32MB)
ISBN 9791186499252
쪽수 3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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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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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전문가가 들려주는 나무와 숲의 비밀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자신의 영양분을 다른 동료들과, 나아가 적이 될 수도 있는 다른 개체들과 나눈다. 나무 한 그루가 외부의 공격을 받으면 주변의 다른 나무에게 위험을 알리고, 이 경고를 받은 나무들은 서둘러 대비하여 자신을 방어한다. 함께하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나무의 삶은 놀랄 만큼 이상적인 인간의 삶과 닮아 있다.

『나무수업』은 독일의 나무 전문가 페터 볼레벤의 저서로, 우리가 알지 못했던 신비로운 나무의 세계로 인도한다. 나무들이 무엇을 느끼고, 어떻게 대화하는지, 동물과 마찬가지로 숨 쉬고 느끼고 소통하는 나무들의 세계에 대해 소개한다. 나무의 생태에 대한 자연과학적 지식과 함께 나무의 생존과 공동체 지향의 삶의 방식을 감동적으로 전함으로써 혼자가 아닌 함께 살기를 배운다.
머리말

우정 · 나무의 언어 · 사회 복지 · 사랑 · 나무들의 복권 · 언제나 느리게 · 나무의 에티켓
나무 학교 · 함께하면 더 행복해 · 물 수송의 비밀 · 나무는 나이 앞에 당당하다
참나무는 약골? · 전문가 · 나무일까, 나무가 아닐까? · 어둠의 왕국에서 · 이산화탄소 흡입기
나무 에어컨 · 숲은 물 펌프 · 내 편이냐 네 편이냐 · 집 짓기 · 생물 다양성의 모선 · 겨울잠
시간 감각 · 성격의 문제 · 병든 나무 · 빛이 있으라 · 거리의 아이들 · 번 아웃 · 북으로 북으로! 저항력 최고! · 폭풍의 시절 · 새 식구 · 숲 공기는 건강에 좋다? · 숲은 왜 초록일까?
사슬에서 풀려나 · 바이오 로봇

감사의 글

현대의 산림 경영은 목재 생산에 주안점을 둔다. 그러다 보니 나무를 베고 그 자리에 다시 새 묘목을 심는 일에만 열중한다.… 매일 수천 그루의 가문비나무와 너도밤나무와 참나무와 소나무를 바라보며 ‘이것들을 어디에 써먹어야 할까’, ‘이것들의 상품 가치는 얼마나 될까’만 생각하며 살피는 사이 어느덧 나의 시각 역시 나무의 상품 가치라는 좁은 테두리 안에 갇히고 말았던 것이다.
그런데 20여 년 전 우연히 산림 관광 상품으로 서바이벌 트레이닝과 통나무집 투어를 기획한 적이 있었다. 그 상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나는 수목장 장지와 원시림 보호 구역에까지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많은 관광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비로소 숲을 바라보는 나의 눈도 제자리를 찾게 되었다. 휘고 옹이 진 나무를 만나면 관광객들은 탄성을 질렀다. 내 눈에는 아무런 상품 가치도 없는 하급 나무였는데 말이다. 그렇게 나는 그들과 함께 나무의 몸통과 그것의 품질만 따지던 습관을 버리고 괴상한 모습으로 얽힌 뿌리, 특이한 모양의 나뭇가지, 나무껍질을 덮은 부드러운 이끼에도 눈길을 돌리게 되었다. 여섯 살 때 시작되었던 자연을 향한 나의 무한 애정이 다시금 활활 타올랐다. 그와 더불어 놀랍게도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수많은 기적들이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다. _7~8쪽「머리말」

왜 나무들은 사회적 존재가 되었을까? 왜 자신의 영양분을 다른 동료들과, 나아가 적이 될 수도 있는 다른 개체들과 나누는 것일까? 이유는 인간 사회와 똑같다. 함께하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나무 한 그루는 숲이 아니기에 그 지역만의 일정한 기후를 조성할 수 없고 비와 바람에 대책 없이 휘둘려야 한다. 하지만 함께하면 많은 나무가 모여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고 더위와 추위를 막으며 상당량의 물을 저장할 수 있고 습기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런 환경이 유지되어야 나무들이 안전하게, 오래오래 살 수 있다. 그런데 그러자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공동체를 유지해야 한다. 모든 개체가 자신만 생각한다면 고목이 될 때까지 수명을 유지할 수 있는 나무가 몇 그루 안 될 것이다. 계속해서 옆에 살던 이웃이 죽어 나갈 것이고 숲에는 구멍이 뻥뻥 뚫릴 것이며 그 구멍을 통해 폭풍이 숲으로 밀고 들어와 다시 나무들을 쓰러뜨릴 것이다. 또 여름의 더위가 숲 바닥까지 침투하여 숲을 말려 죽일 것이다. 그럼 모두가 고통을 당할 것이다. _14~15쪽「우정」

나무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알린다. 바로 향기다.… 아프리카의 기린은 우산 아카시아를 먹는다. 아카시아 입장에서 보면 이 대식가가 그야말로 불청객이다. 그래서 아카시아는 이 기린을 쫓아 버리기 위해 기린이 자신에게 입을 대자마자 곧바로 몇 분 안에 유독 물질을 잎으로 발송한다. 그럼 기린은 그 사실을 알아차리고 다른 나무에게로 뚜벅뚜벅 걸어간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바로 옆에 있는 나무를 먹지 않고 굳이 100미터나 뚝 떨어진 곳까지 걸어간 다음 다시 식사를 시작한다.… 잎을 뜯어 먹힌 아카시아는 경고의 가스(이 경우 에틸렌)를 방출하여 주변 동료들에게 여기 적이 왔다는 신호를 보낸다. 그 즉시 옆에 서 있던 나무들도 똑같은 유독 물질을 잎으로 내려보내 재앙을 방지한다. 기린은 이미 이런 시스템을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수고스럽지만 좀 떨어진 곳까지 가서 아직 경고를 받지 못한 나무의 잎을 뜯어 먹는 것이다. 혹은 바람의 반대 방향으로 가서 잎을 먹는다. 향기의 메시지는 공기를 타고 옆 나무로 전달되기 때문에 바람의 역방향으로 걸어가면 바로 옆에 있는 아카시아도 기린의 존재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다._18~20쪽「나무의 언어」

독일 최고의 숲 전문가가 들려주는 나무의 사생활과 그 이웃들

지금 숲에서는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나무도 감각과 감정, 기억을 갖고 있다고? 나무들이 숲에서 서로 대화하고 소통한다고? 그들은 어린 세대를 사랑하고 보살필 뿐만 아니라 늙고 병든 이웃을 돌보기도 한다. 나무 한 그루가 외부의 공격을 받으면 주변의 다른 나무에게 위험을 알리고, 이 경고를 받은 나무들은 서둘러 대비하여 자신을 방어한다. 30년 가까이 나무와 친구로 지내 온 저자 페터 볼레벤이 들려주는 나무와 숲의 비밀!

◈ 친환경 숲 전문가, 나무와 숲의 비밀에서 살아가는 법을 보다
나무는 우리가 문밖을 나서면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자연으로(가로수), 도시를 떠나 마음의 안식을 얻고 싶을 때 떠올리는 대자연의 숲으로 존재한다. 도시의 조경이나 미관, 녹지를 위한 인공적인 자연물, 목재, 마음의 안식처 등 인간에게 필요한 대상 말고 나무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알고 있을까. 독일의 나무/숲 전문가인 페터 볼레벤Peter Wohlleben이 30년간 나무를 돌보고 숲을 관리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 감동적인 에세이에서 우리가 마치 정물처럼 인식했던 나무의 삶과 비밀이 밝혀진다. 지난 해 독일에서 출간된 이래 이 책은 1년 가까이 베스트셀러에 머물렀는데, 환경/생태 에세이로는 매우 이례적이다. 저자는 20년 이상 주 정부 산림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어린 시절부터 꿈꿔 온 친환경 숲을 실현하고자 농약과 대규모 기계를 사용하지 않는 숲을 조성하고 관리하고 있다.
이 책은 나무에 자신의 심상을 투영한 감성적인 에세이가 아니라, 숲을 관리하고 경영하는 전문가인 저자의 이력이 묻어나 있고 숲 관리에 있어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는 독일의 성공과 실패의 자취가 잘 드러난 뛰어난 논픽션이다. 저자가 들려주는 나무의 삶은 놀랄 만큼 이상적인 인간의 삶과 닮아 있고, 인간이 삶의 영역을 확장하면서 밀려난 나무가 벌이는 생존 투쟁은 눈물겹다. 이를 통해 저자는 나무와 숲을 다시금 우리 삶의 영역에 되살릴 것을 강조한다. 나무와 숲에서 조용하지만 역동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인간의 삶과 마찬가지로 고독과 우정, 경쟁과 연대, 생존과 소멸이 뒤섞인 한 편의 감동적인 드라마이다.

◈ 나무는 느끼고 기억하고 대화한다
나무의 뿌리에는 경험과 기억을 저장하고 그에 따른 대처와 명령을 수행하는 두뇌에 해당하는 기관이 있다. 우열을 가리는 생물 분류학적 고정관념 탓에 이와 같은 나무의 감각, 학습 능력은 그간 부각되지 못했다. 나무도 인간이나 다른 동물처럼 감각을 느끼고 기억을 저장하며 이를 자신의 다른 조직이나 다른 나무에게 전달한다. 곤충이 잎을 갉아 먹으면 나무는 통증을 느끼며 베어 먹힌 자리 주변 잎의 조직이 변한다. 또한 인체처럼 전기 신호를 송출한다. 이런 전기 자극은 수백만 분의 1초 안에 몸 전체로 퍼져 나가는 인체와 달리 분당 겨우 1센티미터밖에 가지 못한다. 그래서 애벌레의 입맛을 망치는 방어 물질이 잎에 저장되기까지는 무려 한 시간이 걸린다. 비록 속도는 느리지만 나무의 각 부위는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뿌리에 문제가 생기면 그 정보가 나무 전체로 퍼져 나가고, 나무는 잎을 통해 향기를 발산한다. 그 이후로는 같은 종의 애벌레가 다시 공격을 해 올 경우 곧바로 방어 태세에 돌입할 수 있다. 나무는 이러한 외부 공격의 경험을 향기를 통해 다른 나무들에게 전달한다. 나무들이 곤충이나 가뭄, 기타 위험 정보를 주고받는 숲은 이처럼 일종의 ‘월드 와이드 웹’인 것이다.
나무는 사회적 존재이다. 오랜 기간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한 나무는 뿌리를 통해 이웃 나무의 지원을 받거나 서로의 뿌리가 뒤엉켜 하나의 뿌리처럼 결합하는 방식으로 생존할 수 있다. 왜 나무는 자신의 영양분을 다른 동료들과, 그리고 적이 될 수도 있는 다른 개체와 나누는 것일까? 인간 사회처럼 나무 역시 함께하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 그루의 나무는 숲이 아니기에 그 지역만의 일정한 기후를 조성할 수 없고 비바람이나 외부의 불리한 변수에 무대책으로 휘둘릴 수밖에 없다. 이 나무 공동체는 나무의 생존에 필수적인 빛을 향한 투쟁에서도 긴밀한 결합을 맺고 있는 동료 나무에게는 가지를 뻗지 않는 우정을 보여 준다.

◈ 나무의 치열한 생존 투쟁, 인간은 무엇을 할 것인가
나무는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능력으로 인해 종의 다양성을 유지해 왔다. 너도밤나무는 자신에게 유리한 환경을 활용하여 경쟁자들을 내쫓는다. 무턱대고 경쟁자의 수관(樹冠) 속으로 밀고 들어가 그 위로 자신의 가지를 뻗어 상대의 수관을 덮어 버린다. 즉 경쟁자에 비해 우위에 있는 ‘생태적 니치’를 찾아 경쟁자와는 다른 방식으로 승부를 거는 것이다. 유럽서어나무는 이러한 너도밤나무의 무시무시한 잠식 능력에도 불구하고 그늘과 가뭄, 더위에 잘 견디며 끈질기게 생존하여 너도밤나무가 견디지 못하고 쓰러질 때 기회를 맞는다.
먼 곳에서 와서 도심의 가로수가 된 나무는 어떻게 살아갈까? 숲의 ‘에티켓’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도시의 나무는 빛을 아껴 쓰며 단단하게, 이웃 나무와 더불어 자라는 교육을 받지 못했다. 흥청망청 웃자란 나무는 여기저기 뿌리를 뻗을 틈이 없나 쑤셔 보지만 차도에 막혀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고 각종 관이 묻힌 단단하게 다져진 땅에 도무지 뿌리를 내릴 수 없다. 그러니 여름에 태풍이 불면 가로수들이 우르르 쓰러지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지 않은가? 절대 고독과 인간 중심적인 환경, 도심의 열기는 나무를 ‘거리의 아이들’로 만들고 이들은 외롭고 짧은 삶을 견뎌 낸다.
저자는 우리가 숲 생태계를 필요 이상으로 이용하는 것은 아닌지, 동물에게서와 마찬가지로 나무에게서도 불필요한 고통을 덜어 줄 수는 없는지를 고민한다. 나무가 사회적 욕구를 실현할 수 있고, 완벽한 흙을 갖춘 진짜 숲에서 성장할 수 있으며, 쌓은 지식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는 나무에게 맞는 삶을 생각하자는 것이다. 숲을 주로 나무 공장이나 자재 창고로 취급하는 산림 경영 방식을 비판적으로 체험한 저자에게 숲은 따로 또 같이 살아가는 수십만 종의 생물이 생태계를 이루는 곳이며 인간은 물론 전 세계의 다른 자연 공간들과도 연결되어 있다.

책속으로 추가
어린 나무들은 한시바삐 자라 얼른 어른이 되고 싶다. 마음만 먹으면 한 철에 0.5미터는 거뜬히 자랄 수 있다. 하지만 엄마가 반대한다. 엄마가 거대한 수관으로 어린 자식들을 뒤덮고, 다른 어른 나무들과 힘을 합하여 숲 전체에 두꺼운 지붕을 씌운다. 그 결과 숲의 바닥이나 아기 나무들의 잎까지 당도할 수 있는 햇빛의 비율은 겨우 3퍼센트밖에 안 된다.… 적절한 성장은 말할 나위도 없고 나무 몸통을 튼실하게 키울 엄두도 내지 못한다. 이런 엄하디엄한 교육에도 저항은 꿈도 꿀 수 없다. 저항을 하려고 해도 에너지가 있어야 할 것이 아닌가.… 그런 엄마들의 행동은 어린 나무들의 행복에 기여하는 교육적 조치다.… 교육의 수단은 빛의 삭감이다.… 어릴 때의 느린 성장은 오래 살 수 있는 전제 조건이다.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느냐고? 우리 인간의 머리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오랜 세월이다. 현대의 산림 경영은 나무의 나이가 80~120살 정도면 초고령이라고 생각한다. 그 정도면 베어 쓰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연적 환경이라면 그 나이 정도의 나무는 연필 정도의 두께, 사람 키 정도 높이밖에 안 된다. 워낙 느리게 자라기 때문에 나무 내부의 세포는 크기도 매우 작고 공기 함량도 아주 적다. 그래서 탄성이 뛰어나 폭풍이 불어도 쉽게 부러지지 않는다.… 훌륭한 교육은 긴 수명의 보증 보험이다. _50~52쪽「언제나 느리게」

나무들이 꿈꾸는 지상낙원은 대개 다 비슷한 모습이다. 유럽에 사는 대부분의 수종이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이 다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영양이 풍부하고 몇 미터 아래까지 통풍이 잘되는, 딱딱하게 굳지 않은 보슬보슬한 땅을 좋아한다. 또 습기가 많아야 하는데 특히 여름에 그렇다. 너무 더워서도 안 되고 너무 추워서도 안 된다. 눈은 적당하게 와야 하는데 녹으면서 땅을 충분히 적실 정도는 되어야 한다. 앞에 산이 가려 주어 태풍이 와도 피해가 적어야 하고 껍질과 목질을 공격하는 균류와 곰팡이가 많이 살지 않아야 한다. 아마 나무들에게 살고 싶은 곳을 이야기해 보라면 꼭 이런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낙원은 지상 어디에도 없다. 그리고 그 덕분에 우리는 지금과 같은 종의 다양성을 누릴 수가 있다. 만일 지금의 중부 유럽에 그런 지상낙원이 찾아온다면 경주에서 1등을 할 너도밤나무만 창궐할 테니 말이다. 너도밤나무는 유익한 환경을 완벽하게 활용하여 모든 경쟁자들을 내쫓는다. 무턱대고 경쟁자의 수관 속으로 밀고 들어가 그 위로 자신의 가지를 뻗어 상대의 수관을 덮어 버린다. 그러므로 그런 무시무시한 경쟁자와 싸워 살아남으려면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경쟁자와는 다른 방식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물론 그러자면 어려움이 많다. 너도밤나무 옆에서 자신만의 틈새, 즉 생태적 니치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특정 부분에서 금욕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지구에 있는 생활 공간 대부분은 이상적인 조건이 아니다.…그런 곳에서 잘 버티는 자는 널리 널리 퍼져 나가 거대한 지역을 정복할 수 있을 것이다. _102~103쪽「전문가」

뿌리가 왜 더 중요한 부위인가 하는 문제로 돌아가 보자. 아마 나무의 두뇌에 해당하는 것이 그곳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무도 학습을 할 수 있다는, 그러니까 경험을 저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그에 해당하는 장소를 나무에서 찾을 것이다.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뿌리가 이런 목적에 가장 적합한 장소인 것도 사실이다.… 뿌리는 물질을 흡수하여 그것을 전달하며 광합성 생산물을 균류 파트너에게로 인도하고 심지어 이웃 나무들에게 경고성 물질을 전달한다. 그렇긴 하지만 과연 두뇌라는 말까지 써도 되는 것일까? 두뇌라고 부르려면 신경 과정이 필요하고 전달 물질 이외에도 전류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바로 그 전류를 측정할 수가 있다. 이미 19세기부터 측정해 왔다. 오래전 학자들 사이에서 격론이 불붙었다. 식물이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식물에게도 지능이 있을까?… 과연 뿌리를 지성과 기억력, 감성의 장소라고 부를 수 있을까? 아마 식물학자들의 다수는 고개를 가로저을 것이다. 이들의 거부감은 무엇보다도 이렇게 식물의 상태를 동물의 상황에 적용하다 보면 결국 동물과 식물의 경계가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기인한다.… 동물과 식물의 구분은 어차피 자의적이다. 구분의 기준은 식량을 구하는 방식이다. 한쪽은 광합성을 하고 다른 쪽은 생명체를 먹는다. 그러니까 결국 차이라고 해 봤자 정보를 처리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시간이 다르다는 것이다. 하지만 느린 생명체는 빠른 생명체보다 당연히 열등한가? 나무와 식물이 많은 점에서 동물과 얼마나 비슷한지를 확실히 알게 된다면 과연 사람들은 그것들을 지금보다 더 많이 배려할까? 정말로 그럴지 나는 의문스럽다. _112~115쪽「나무일까, 나무가 아닐까?」

내 고향 마을 휨멜에서 아어Ahr 계곡의 이웃 도시로 가는 국도변에 참나무 세 그루가 서 있다.… 세 나무의 주변 환경이 동일하다. 땅, 물, 지역의 미기후, 이 모두가 1미터 이내에선 차이가 없다. 그러니 이런 상황에서 참나무들이 다른 행동을 한다면 그것은 오직 각자의 다른 성격 때문이다. 놀랍게도 이 셋은 다른 행동을 한다.… 가을이 되면 이들 삼형제의 협동심에 살짝 금이 간다. 오른쪽 참나무는 이미 물이 들었는데 중간 것과 왼쪽 것은 아직 짙푸른 초록이다. 그로부터 2주쯤 지나야 중간 것과 왼쪽 것도 겨울잠에 들어간다. 서 있는 장소가 같은데 왜 이 셋은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일까? 나무가 언제 잎을 버리느냐는 실제 성격에 좌우된다.… 나무는 다가오는 겨울을 예상할 수 없다. 얼마나 혹한일지, 아니면 온화한 겨울이 될지 알지 못한다. 줄어드는 낮의 길이와 떨어지는 기온밖에 감지하지 못한다. 그런데 가끔씩 가을인데도 늦여름처럼 뜨거운 공기가 밀려올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이 세 그루 참나무들은 진퇴양난에 빠진다. 온화한 기온을 이용하여 광합성을 조금 더 해서 당분을 조금이나마 더 저장할 것인가? 아니면 추위가 갑자기 몰려올지도 모르니 안전을 기해 얼른 잎을 던지고 겨울잠에 들 것인가? 이때 셋이 내리는 결정이 각기 다른 것 같다. 오른쪽 나무는 친구들보다 겁이 많다. 긍정적으로 표현해 더 합리적이다._193~195쪽「성격의 문제」

도시의 나무들은 거리의 아이들이다.… 신이 나서 뻗어 나가던 뿌리는 갑자기 나타난 예상치 못한 난관에 흠칫 놀란다.… 여기저기 틈이 없나 쑤셔 보지만 차도에 막혀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인도에도 각종 관들이 묻혀 있고 그것들을 설치하느라 땅을 단단히 다져 놓았다. 그런 상황에서 분쟁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것이 더 이상하다. 플라타너스, 단풍나무, 보리수의 뿌리는 지하의 하수도관 속으로 잘 들어간다. 아무것도 모르던 사람들이 장마철에 도로가 물바다가 되면 그제야 문제의 심각성을 알아차린다.… 사람들은 더 이상 뿌리가 들어올 수 없도록 더욱 단단히 다진 흙에다 관을 묻는다. 그러니 여름에 태풍이 불면 가로수들이 우르르 쓰러지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지 않은가? 숲에서라면 700제곱미터 이상을 뻗어 나갈 수 있을 지하의 뿌리가 보잘것없는 면적에 갇힌 채로 어떻게 몇 톤에 이르는 줄기의 무게를 버티겠는가? 나무의 고난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도시의 미기후는 열기를 고스란히 간직하는 아스팔트와 시멘트의 작품이다. 숲은 한여름에도 밤이 되면 서늘하지만 도로와 건물은 밤이 되면 열기를 토해 내어 대기의 기온을 높게 유지시킨다.… 도시의 나무는 너무 큰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이 오래 살지 못한다. 어린 시절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며 살 수 있지만 그것이 도시 생활의 단점을 상쇄해 주지는 못한다. _221~223, 226쪽「거리의 아이들」

우리도 결국엔 자연의 일부고 신체 구조상 다른 종의 유기물을 이용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 이런 필연성은 모든 동물과 우리가 공유하는 공통점이다. 문제는 다만 우리가 숲 생태계를 필요 이상으로 이용하는 것은 아닌지, 동물에게서와 마찬가지로 나무에게서도 불필요한 고통을 덜어 줄 수는 없는지 하는 것이다. 나무에게도 나무에게 맞는 삶을 허용한다면 동물을 이용하듯 나무를 이용하는 것 역시 별문제가 안 될 것이다. 나무에게 맞는 삶이란, 나무가 사회적 욕구를 실현할 수 있고, 완벽한 흙을 갖춘 진짜 숲에서 성장할 수 있으며, 쌓은 지식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다는 뜻이다. 적어도 일부나마 존엄하게 늙어 갈 수 있고 마침내 자연사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_296쪽「바이오 로봇」

작가정보

저자 페터 볼레벤Peter Wohlleben은 1964년 독일 본에서 태어났으며 로텐부르크 임업대학을 졸업하고 산림 기사가 되었다. 20년 넘게 라인란트팔츠 주 산림 관리 공무원으로 일하다 2006년 친환경적 산림 경영의 이상을 실천하고자 휨멜 조합의 산림경영지도원이 되었다. 이곳은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대규모 기계 대신 말이나 사람의 손을 이용하여 산림을 관리하는 독일 전역에서 몇 안 되는 지역 중 하나이다. 이러한 친환경 관리 방식 덕분에 독일 내 친환경 숲에 수여하는 상을 수차례 받았다. 그는 이곳에 두 곳의 자연장 장지를 조성하고 원시림 회복 운동의 일환으로 지역민의 참여를 유도하는 여러 프로젝트와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TV와 라디오 등 다양한 매체와 강연, 세미나, 저서를 통해 나무의 신비롭고 놀라운 삶과 숲 생태계 회복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역자 장혜경은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으며,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독일 학술교류처 장학생으로 하노버에서 공부했다.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상식과 교양으로 읽는 유럽의 역사』,『부모의 권위』등 다수의 문학, 인문교양서를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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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수업
    따로 또 같이 살기를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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