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순한 언어가 아름답다
2015년 11월 06일 출간
국내도서 : 2015년 08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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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정보 ePUB (10.95MB)
- ISBN 9791186499191
- 쪽수 2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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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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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섞임과 스밈’, ‘감염’, ‘순수와 불순’ 등의 말들로 언어의 본질을 설명해온 고종석은 여러 언어들이 서로 살 섞어온 과정을 배제한 채 언어의 ‘순수함’만을 고집하는 태도가 어떻게 전체주의적 발상과 맞닿아 있는지를 책 전체를 통해 강조한다. 섞이고 스미는 자연스러운 과정에서 더 많은 ‘불순물’을 끌어안을 때 더 넉넉하고 유연한 언어가 태어난다는 것이다. 그가 도달한 이 결론으로부터 독자들은 언어는 물론 삶 전체에서 수많은 이질적인 것을 품을 수 있는 넉넉함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1 언어와 세계 / 언어는 생각의 감옥인가?
언어란 무엇인가 ㅣ 소쉬르, 언어를 정식화하다 ㅣ 연속적인 세계와 불연속적인 언어 ㅣ 언어가 먼저일까, 세계가 먼저일까 ㅣ 언어는 세계를 바꿀 수 있을까 ㅣ 언어는 세계의 그림이다 ㅣ 언어는 놀이다 ㅣ 언어는 실체가 아니라 형식이다 ㅣ 촘스키의 변형생성문법 ㅣ 역설은 왜 생기는 것일까
2 섞임과 스밈 / 우리 안의 그들, 그들 속의 우리
유럽의 기자들 ㅣ 언어 배경이 다른 사람들 사이의 의사소통 ㅣ 다언어 사회의 언어 위계 ㅣ 코드스위칭의 여러 예들 ㅣ 한 언어의 여러 변종들 ㅣ 서로 다른 언어의 접촉과 간섭의 역사 ㅣ 근대 일본의 서구어 번역
3 언어와 역사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방언의 기준선 ㅣ 언어의 역사적 변화 ㅣ 언어 변화의 연속성 ㅣ 한국문학과 한국어문학을 구분하는 이유 ㅣ 역사비교언어학의 언어 분류 ㅣ 한국어는 고아언어 ㅣ 계통수설에 대한 반론들 ㅣ 쌍형어의 예들
4 번역이라는 모험 / 부정한 미녀들의 반역
자연언어의 문자언어화 과정 ㅣ 원본과 번역본 ㅣ 번역이란 무엇인가 ㅣ 번역된 텍스트의 저자는 번역자다 ㅣ 문화를 풍요롭게 하는 번 ㅣ 이산과 노마드 ㅣ 우리는 모두 감염된 존재
불연속적인 언어로 연속적인 세계를 재현할 수 있을까요? 재현. 영어로 represent라고 하죠? 언어로 세계를 재현할 수 있을까요? 재현의 흉내는 낼 수 있겠지만, 고스란히 재현할 수는 없어요. 그렇죠? 왜냐하면 언어는 불연속적이고, 세계는 연속적이기 때문에 언어가 세계를 재현한다고 해도 비슷하게 흉내만 낼 수 있을 뿐이에요. 이 점이 아주 중요합니다. 언어의 불연속성, 언어의 본질적 불구성不具性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이 불연속성 때문에 연속적 세계를 고스란히 재현할 순 없는 겁니다. 세계를 재현하는 도구로서 언어는 카메라보다도 훨씬 불편한 도구입니다. 어떤 심리 상태를 묘사한다거나 할 때는 또 다르겠지만, 물질적 세계를 재현할 때는 카메라보다 훨씬 더 떨어지는 도구예요. _25쪽
제가 여러분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건 이거예요. 우리는 흔히 영어, 한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라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존재하는 건 영어들, 한국어들, 프랑스어들, 독일어들이라는 겁니다. 존재하는 건 한국어들이에요. 한국어라는 단수는 없어요. 단수의 한국어는 없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몇 개의 한국어가 있을까요? 그건 아무도 모르죠? 왜 아무도 모르냐 하면 언어의 변화라는 건 아주 급격히, 단절적으로 일어나는 게 아니거든요. 조금씩 조금씩 일어나죠. 제가 첫 시간에 소쉬르라는 언어학자 이야기를 하면서, 랑그와 파롤이라는 걸 구분하면서 ‘언어학의 주된 대상은 랑그다’ 그랬는데, 언어 변화를 추동하는 건 실천으로서의 파롤입니다._138쪽
훈민정음을 창제한 데는 사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이거 기억하시는 분 계실지 모르겠어요.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할 때, 인수위 위원장 하시던 이경숙이라는 분이 계세요. 당시 숙명여대 총장이셨던 분인데, 그분이 유명한 말을 남겼죠. 미국에 가서 오렌지라고 하면 아무도 못 알아듣는다. ‘아륀주’, 라고 해야 알아듣는다. 그랬죠? 그래서 엄청 세간의 비판과 비웃음을 샀습니다. 그런데 사실 세종대왕 역시 어리석은 백성들이 ‘아륀주’를 오렌지라고 말하는 걸 참을 수가 없었던 겁니다. 내가 진짜 발음을 가르쳐주마. 진짜 중국 사람들이 어떻게 발음하는지 내가 비슷하게라도 가르쳐주마. 따라해봐라. 아륀주. 훈민정음을 만든 목적 가운데 하나는 이런 것도 있었다는 겁니다. 완벽하게 중국 한자음을 흉내 내지는 못할지라도, 되도록 중국 한자음에 가깝게 한국 한자음을 통일할 필요가 있었던 거지요. 세종의 이 노력은 《동국정운東國正韻》이라는 책으로 열매를 맺습니다._171쪽
모든 언어와 문화가 감염되어 있고 우리 존재 자체가 감염되어 있음을 기꺼이 인정한다면, 속죄양 만들기나 호모 사케르 만들기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스스로를 순수하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어떤 불순한 것을 찾아서 뽑아내버릴 거예요. 속죄양을 찾을 거고, 호모 사케르를 찾을 거예요. 그러나 우리 스스로 모두가 불순하다고 생각한다면, 우리 모두가 감염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면, 세상에 대해 조금은 더 너그러워지지 않을까? 그래서 정말 위험한 것은 불순한 게 아니라 순수한 것이다! _225쪽
“언어가 우리 삶이나 세계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아는 것은
우리의 지적 의무다.”
한국어로 만날 수 있는 언어에 대한 가장 지적인 통찰!
치열한 사유로 빚은 고종석 언어학의 정수를 만나다
언어에 얽매이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하물며 그것이 직업과 관련되어 있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작가이자 언어학자 신문기자로 삶의 이력을 채워온 고종석에게 언어는 그래서 더 ‘각별’하다. 스무 해 가까이 언어에 대한 글을 써오며 독창적인 언어관을 확립했다고 자부하는 그가 이번에는 강연을 통해 자신의 언어학적 성찰들을 풀어냈다. 2015년 3월 한 달간 대학로 벙커1에서 네 차례에 걸쳐 진행된 고종석의 언어학 강의, ‘말하는 인간Homo loquens’은 여러 주제로 뻗어 있는 고종석 언어학의 물길을 하나로 모아 간결하고 명확하게 그 정수를 전달한 강의였다. 《불순한 언어가 아름답다》는 그 강의를 기록한 책으로 강연 당시의 자연스러운 구어체를 그대로 살려 독자들이 친근하게 고종석 언어학에 입문할 수 있도록 편집했다.
《불순한 언어가 아름답다》에는 언어학의 중심 영역인 통사론, 의미론, 음운론이 아닌 언어사회학, 역사언어학, 번역학 등 언어의 변두리 풍경이 담겨 있다. 그래서 오히려 언어 자체보다 말하는 인간으로서의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중요한, 고종석 언어학의 핵심을 꿰뚫는 윤리적 삶의 태도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그동안 ‘섞임과 스밈’‘감염’‘순수와 불순’ 등의 인상적인 말들로 언어의 본질을 설명해온 고종석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여러 언어들이 서로 살 섞어온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언어에서 ‘순수함’을 고집하는 태도가 어떻게 전체주의적 발상과 맞닿아 있는지를 이 책 전체를 통해 강조한다. 하나의 언어가 ‘순수’ 속에 갇힐 때 그 언어는 죽음의 길로 들어선다. 섞이고 스미는 자연스러운 과정 속에서 더 많은 불순물을 끌어안을 때 더 넉넉하고 유연한 언어가 탄생한다. 여러 언어들이 걸어온 역사를 톺아본 후 저자가 도달한 이 결론으로부터 독자들은 언어에서뿐만 아니라 삶 전체에서 수많은 이질적인 것을 품을 수 있는 넉넉함을 배우게 될 것이다.
섞이고 스미는 언어의 본질에서
윤리적 삶의 태도를 고민하다
이 책은 순서대로, ‘언어와 세계’‘섞임과 스밈’‘언어와 역사’‘번역이라는 모험’의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매우 거칠게 말해서, 제가끔 언어철학, 언어사회학, 역사언어학, 번역학에 대응한다. 언어학의 중심 연구 분야는 아니지만 고종석 언어학을 이해하는 중요한 주제들로 구성된 이 강의들은 고종석의 말처럼 “우리들 자신에 대한, 인류에 대한 곁-언어적 탐색”이라고 할 수 있다.
1강 ‘언어와 세계-언어는 생각의 감옥인가’에서는 소쉬르에서 비트겐슈타인, 촘스키로 이어지는 현대 언어학의 흐름 속에서 언어의 본질에 대한 언어학적, 철학적 탐구의 역사를 추적하고 사피어, 그람시, 알튀세르를 통해 사고와 삶, 세계 그리고 언어의 관계를 탐구한다. 2강 ‘섞임과 스밈-우리 안의 그들, 그들 속의 우리’에서는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일본어 등 세계 각 언어들이 성립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언어들 간의 접촉과 간섭의 사례들을 다룬다. 그중에서도 특히 한자를 차용한 근대 일본의 서구어 번역의 예들을 통해 우리말에 미친 일본어의 영향에 주목한다. 그 외에도 한 언어 사회 내부의 지역방언과 사회방언 등을 통해 대부분의 국민국가가 단일 언어 사회라는 일반의 환상에 균열을 일으킨다.
3강 ‘언어와 역사-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언어의 역사를 다룬 장으로, 시간축과 공간축으로 여러 언어의 변화 양상을 살펴봄으로써 하나의 언어가 늘 단수가 아닌 복수로 존재한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역사비교언어학의 계통수설과 그에 반대해서 언어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한다는 언어연합설, 물결설을 소개하며 한국어의 정체성을 탐구한다. 4강 ‘번역이라는 모험-부정한 미녀들의 반역’에서는 모든 민족어가 번역문에서 시작되었음을 밝히고 이미 모든 언어는 감염된 언어라고 주장하며 특히나 지금처럼 이산과 노마드가 보편화된 세계에서 언어순수주의를 주장하는 것의 윤리적 위험성을 지적한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르네 지라르의 ‘속죄양’, 조르조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로 설명되는 한 사회의 소수자들에 대한 국가 단위의 초석적 폭력이 이러한 순수주의와 맞닿아 있음을 밝힌다.
인류 문명과 진화의 기본적 요건은 섞임과 스밈이다. 혼합과 혼종과 혼혈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우리 본래의 것들은 더욱 살찌고 풍요로워진다. 이 책 전체를 통해 고종석은 여러 언어의 변화 과정을 통해 이를 증명한
작가정보
저자 고종석은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학교와 파리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에서 법학과 언어학을 전공하고, 서른 해 가까이 신문기자로 일했다. 지은 책으로는 글쓰기 강의록 《고종석의 문장》(전2권), 사회비평집《서얼단상》《바리에떼》《자유의 무늬》《신성동맹과 함께 살기》《경계 긋기의 어려움》, 문화비평집 《감염된 언어》《코드 훔치기》《말들의 풍경》, 한국어 크로키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어루만지다》《언문세설》《국어의 풍경들》, 역사인물 크로키《여자들》《히스토리아》《발자국》, 영어 크로키 《고종석의 영어 이야기》, 시 평론집 《모국어의 속살》, 장편소설 《기자들》 《독고준》 《해피 패밀리》, 소설집 《제망매》 《엘리아의 제야》, 여행기 《도시의 기억》, 서간집 《고종석의 유럽통신》, 독서일기 《책 읽기, 책 일기》, 인터뷰 《고종석의 낭만 미래》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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