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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틈에서 '나'로 존재했던 52명의 여자들
이숙인 지음
한겨레출판사 출판사SHOP 바로가기

2021년 09월 14일 출간

국내도서 : 2021년 06월 29일 출간

9.7
(37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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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7.63MB)
ISBN 9791160406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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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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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 여종에서 저 높은 왕비까지
산골 촌부에서 한양 마님까지
10대 소녀에서 여든 할머니까지…

남성들의 나라에서 한평생을 살아내고
때로는 경이롭게 운명을 넘어선 여자들

여자라는 이유로 자신의 개성과 재능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기조차 버거웠던 시대,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취를 남긴 52명의 조선 여성이 있었다. 《또 하나의 조선》은 신분상으로는 밑바닥 여종에서 왕비까지, 지역으로는 남녘 산골 촌부에서 한양 마님까지, 나이로는 10대 소녀에서 여든 할머니까지, 정사(正史)라고 하는 실록이나 양반 남성의 문집으로 구성되는 조선 ‘너머’의 조선을 담았다. 조선이라는 역사 공간에서 여자로 살았다는 것 말고는 공통점 없는 이들의 이야기는 ‘조선 여성들의 일반적인 삶’이란 착시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늘을 사는 우리가 그렇듯 그들 또한 각기 다른 환경과 맥락 속에 놓인 감정과 욕망의 주체였다. 특정한 유형이나 이미지로 규정할 수 없는 구체적이고 입체적인 존재였다. 장희빈, 대장금, 황진이처럼 널리 알려진 인물들을 비롯해 ‘음란하고 아름다웠던’ 낙안 김씨, 당대에선 드물게 여식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담긴 성장기의 주인공 숙희, 마을을 돌며 근심을 위로했던 무녀(巫女) 추월, 상속받은 액수의 세 배로 재산을 불린 ‘자산 관리의 달인’ 화순 최씨 등 시대의 한계와 인간의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여성들의 다채로운 서사가 《또 하나의 조선》을 이룬다. 그 서사를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조선이라는 사회의 정신과 만나는 동시에 도도히 흐르는 인간 근원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인 저자 이숙인은 〈한겨레〉에 2년간 연재했던 [이숙인의 앞선 여자]를 묶고 보강한 이번 책을 통해 말한다. “자료가 남아 있어도 주목되지 않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사소한 기록 하나 없이 자신의 삶을 살아내었을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을 것인가. 이 책은 짧게나마 기록에 남은 자들을 통해, 소외되었던 여자들을 기억하려는 시도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숙인

저자 : 이숙인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의 책임연구원으로, 가족과 여성 중심의 연구 시각으로 조선시대 사상사를 기획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유교경전의 여성사상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동아시아학술원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교수를 지냈고, 여러 대학에서 동양철학 및 한국철학을 강의해왔다. 근래에는 전문 연구의 대중화에 의미를 두고 다산연구소의 〈실학산책〉, 〈한겨레〉의 〈이숙인의 앞선 여자〉 등의 칼럼을 써왔고, 시민을 대상으로 한 동아시아 문화와 한국학 강좌에 참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동아시아 고대의 여성사상》 《정절의 역사》 《신사임당》이 있고, 공저로 《조선 여성의 일생》 《노년의 풍경》 《일기로 본 조선》 《선비의 멋 규방의 맛》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열녀전》 《여사서》 《오륜행실도》와 공역으로 《역주 묵재일기》(전6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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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님의 레터를 받고 책을 한 번 들어보았다. 가벼운 무게에 컴팩트한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수식이 붙은 이유가 궁금해졌다. 그만큼 책을 한 번 펼치기가 두려웠던 것 같다. 사실 미루고 미루다 읽기 시작했는데, 미룬 일을 후회하지 않을 만큼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준 선물이라고 느낀다.
 
처음 읽을 때는 이야기를 이해하고 싶어 읽고, 또 읽었다. 내가 지금 읽는 부분이 이 사람의 생각인지, 저 사람의 언행인지 제대로 파악하려면 잠깐의 순간도 집중력을 포기해서는 안됐다. 그렇게 눈에 힘을 주고 읽다가는 눈에 쥐가 날 줄 알았는데, 어느새 마지막 장을 넘기고 있었다. 빠져들었다. 대사 한 줄을 여러번 고쳐 읽던 초반의 모습은 찾을 수 없이 책에 몰입한 나만 남아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는 너무나도 많은 문장들이 남아 있었다. 그 문장들은 나에게 마침 다가오는 신년에 품고 갈 철학적 과제들을 주는 것 같았다.
 
1920년에 태어나 1943년에 발표한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첫 장편이라고 쓰여 있던 책 날개를 믿을 수 없어 다시 펼쳤다. 겨우 23년을 살아내며 적은 글이라니. 어떠한 인생이 23년에 응축되어 있었는지는 모르나, 그 인생에 담긴 철학적 고뇌가 주인공인 주아나의 중얼거림에 묻어 있었으리라 짐작해보면 그 23년을 이 얇은 책 한 권으로 사 읽은 내가 얍삽하다고 느껴지기까지 한다.
 
친구가 생일선물로 준 책갈피가 있다. 열심히 읽고 있는 책에 자주 끼워두곤 했는데, ‘Mariana trench’, ‘마리아나 해구’라고 적혀 있는 은색 책갈피다. 대양에서 가장 깊은 해저인 마리아나 해구를 나에게 준 건, 내가 그 깊이만큼 사고할 줄 아는 사람인 것 같기 때문이라는 내용의 편지와 함께 받았다. 그때도 지금도 내가 당장 그러한 사람이라고 자신할 수 없지만, 그 친구가 준 책갈피가 꽂혀 있기에 자연스러운 책을 찾은 것 같다. 마리아나 해구와 같은 깊이의 문장들을 순식간에 만나게 되어 기쁘다.
 
* 그 순간은 너무 완벽해서, 나는 두렵지 않았고 무언가에 감사하지도 않았으며, 신이라는 관념에 이끌리지도 않았다. 나는 이제 죽고 싶다고, 내 안에서 해방된, 고통 이상의 무언가가 외쳤다. 이 다음에 이어질 순간은 더 낮고 공허할 터였다. 나는 위로 오르고 싶었으니, 오직 하나의 끝과도 같은 죽음만이 내리막 없는 절정을 안겨 줄 터였다. 주위의 사람들이 일어나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일어나서, 연약하고 창백한 모습으로, 출구로 걸어갔다. 1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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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을것같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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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밌어서 하루 만에 다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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