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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품정리사

연꽃 죽음의 비밀 | 정명섭 장편소설
정명섭 지음
한겨레출판사

2019년 07월 25일 출간

종이책 : 2019년 05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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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6.45MB)
ISBN 9791160402780
쪽수 3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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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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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품을 정리하는 여인, 화연
죽음의 흔적을 통해 얼룩진 세상과 마주하다
부패한 정치권력과 수사관의 유착, 억울한 희생자로 대변되는 여성들. 오늘의 사건과 진배없는 소설 속 사연들을 접하며 작가의 유려함에 놀랐다가, 200여 년이 지나도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은 세상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유품정리사: 연꽃 죽음의 비밀》은 ‘오늘의 비통함을 과거의 언어로 풀어낸 우리의 초상’과도 같습니다. (…) 뼈아픈 고통의 현실 가운데 사건보다 사람을 보게 하는 《유품정리사: 연꽃 죽음의 비밀》, 절대 후회하지 않을 일독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_ 주원규(tvN 드라마 〈아르곤〉, 소설 《메이드 인 강남》 작가)
第一章 밤의 그림자
第二章 감춰진 이야기
第三章 짙어진 어둠 속의 달빛
第四章 푸른 비밀
終章 연꽃 위에 앉은 나비
작가의 말

“과부가 혼자 살면서 바깥일을 한다고 온갖 소문이 돌았거든요. 무뢰배들이 시시때때로 괴롭혀서 아예 안채는 밖에서 들여다볼 수조차 없게 하셨습니다. 허락 없이는 아무도 안에 들이지 않으셔서 시신도 하루가 지난 다음에야 발견되었습니다.” _57~58쪽

“죽은 이의 사연을 속속들이 알게 된다는 게 이렇게 엄중한 일인 줄 몰랐어. 마치 그 사람의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구나.” _111쪽

소위 양반가에 법도로 자리 잡은 열녀라는 것이었다. 화연도 전해 듣기는 했으나 직접 목격하기는 처음이었다. 죽은 지아비를 기리기 위해 멀쩡한 여성들을 사지로 내모는 무언의 압력에 분노가 일어 화연의 얼굴을 계속해서 구겨지고 있었다. _123쪽

어린 여자라는 이유로 틈만 나면 무시하고 따돌리는 세상에 분노가 일었다. 규방에 있을 때는 몰랐지만 세상 밖으로 나오자 그 비뚤어진 관념들이 얼마나 끔찍하게 여자들을 얽매는지 깨닫고 있었다. _139쪽

“아기씨는 잘 모르시겠지만 이런 상황에서 아낙네가 선택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어요. 일단 제 새끼 입에 풀칠은 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런 선택을…….” _152~153쪽

하지만 김소사처럼 남편이 도박에 빠졌거나 무능력한 경우에는 여인들이 두 가지 일을 다 떠맡아야 했다. 그런 여성들의 삶이 얼마나 고달프고 위험한 것인지 김 소사의 마지막 모습에서 절절하게 느낄 수 있었다. _154~155쪽

“아씨 마님은 훨훨 나는 새가 되어서 바깥세상을 돌아보고 싶어 했어요.” _248쪽

“진실은 일장춘몽이기도 해.” _290쪽

“세상의 절반이 여인입니다. 이런 남자들을 낳고 기른 것도 여인들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핍박을 받고 살아야 합니까? 복이는 죄가 없습니다. 우리도 죄가 없습니다.” _326쪽

남편과 가족과 사회에 의해
죽어간 여인들을 위한 진혼곡

“죽음조차 존중받지 못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보고 싶었던 것이 이 이야기의 시작점이었다. 실제로 조선 시대에는 죽은 자의 물건을 따로 정리해주는 직업이 없었다. 하지만 소설에서 다룬 사연들은 대부분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조선 시대, 죽은 여인들을 위한 유품정리사가 있었다면? 장편소설 《유품정리사: 연꽃 죽음의 비밀》(이하 《유품정리사》)은 짧은 상상력에서 시작된다. ‘유품정리사’는 2000년대 초반 고독사가 늘어난 일본 사회에서 성장하며, 4차 산업시대의 신(新)직업군으로 꼽히는 직종이다. 정명섭 작가는 21세기 직업군을 18세기로 옮겨와 새로운 여성 서사 소설을 선보인다. 죽은 여인들의 지난 삶이 고스란히 담긴 유품을 대신 정리하는 유품정리사. 작가는 이러한 직업적 특성을 미스터리한 죽음의 비밀을 푸는 열쇠로 사용한다.
《유품정리사》가 지금까지의 역사소설과 다른 이유는 죽은 여인들의 이야기라는 데 있다. ‘과부’와 ‘열녀’라는 단어로 알 수 있는 남성에게 종속된 여자들의 삶, ‘계집’과 ‘여편네’라는 단어에 들어 있는 여성을 낮잡아 보는 사회적 인식. 소설 속 사건들은 과부와 열녀로 축약되는 여성의 삶과 계집과 여편네로 일컬어지는 여성들의 위치를 보여준다. 누군가는 일찍 죽은 남편에 대한 수절을 강요받고, 또 다른 누군가는 노름에 빠진 남편의 판돈을 대신해야 했다. 불공평한 사회구조 속에서 억울한 희생자가 되어야 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는 오늘날의 여러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200여 년이 지난 시간 동안 많은 것이 변했지만 더 많은 것이 변해야 함을 이 소설은 이야기하고 있다. 어쩌면 《유품정리사》에서 주인공 화연이 수습하고 정리하며 지켜봐야 했던 건 과거에서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여성들의 삶에 대한 세상의 불공평한 관념이었을지도 모른다.

객주를 운영하던 방 여인, 열녀가 된 별당 아씨, 생계를 홀로 책임지는 김 소사…
그녀들이 남긴 물건들을 통해 죽음의 비밀을 파헤치다

《유품정리사》는 조선 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유품정리사가 된 화연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유품에 남아 있는 삶의 흔적들을 통해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은 그간 정명섭 작가가 보여줬던 추리소설로서의 재미가 오롯이 녹아 있다. 여기에 여성을 대상화하는 사건들, 젠더의 역할과 정체성을 고착화시키는 사회, 피해자들이 가해자의 굴레를 쓰는 모순 등 오늘날까지도 유효한 뜨거운 메시지를 담았다.
역모 혐의로 의심받던 화연의 아버지가 죽었다. 목격자도 증거도 없는 사건, 포도청은 이를 자살로 마무리한다. 저잣거리에서는 임오화변의 가담자들을 숙청하려는 대비마마(혜경궁 홍씨)의 흑막이라는 흉흉한 소문이 떠돈다. 사건 이후, 화연의 어머니는 집안 살림을 정리하고 과천으로 내려가지만 화연은 끝내 한양에 남아 아버지 죽음의 비밀을 파헤치고자 한다. 화연은 사건을 담당한 포교 완희를 찾아가 재수사를 요청하고, 완희는 수사에 대한 확답 대신 뜻밖의 제안을 한다.

“혹시 일해볼 생각 없소?”
“일이요?”
화연의 물음에 완희가 한숨을 쉬고는 입을 열었다.
“죽은 여인들의 시신과 유품을 수습하는 일입니다.” _ 본문 중에서

그렇게 화연은 몸종 곱분과 함께 죽은 여인들의 시신과 물건을 정리하는 대신,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된 기록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얻기로 한다.
아버지의 죽음 때문에 이 일을 하게 됐지만, 유품을 정리하면서 화연은 규방에서는 알지 못했던 세상의 민낯을 마주하게 된다. 그녀들은 왜 죽은 것일까? 그녀들은 왜 죽을 수밖에 없었을까? 화연의 물음이 커질수록, 여인들의 죽음 이면에 놓인 비밀은 아득하게 멀어져만 간다. 죽은 이들의 물건만으로 화연과 곱분은 죽음의 비밀을, 세상의 진실을 찾아낼 수 있을까? 그리고 화연의 아버지의 죽음 뒤에는 어떤 음모가 숨어 있는 것일까?

역사적 사건과 실제 사연들을 바탕으로
소설적 상상력을 더한 역사추리소설

“ (…) 임오화변은 전적으로 당시 임금인 영조 대왕의 뜻으로 이뤄졌네. 당연히 가담한 자들 역시 임금의 뜻을 따랐을 뿐이지. 하지만 사도세자의 아드님이 왕위에 올랐네. 그때의 가담자들은 임금의 아비를 죽인 천하의 역적이 되었고. 자네는 이 둘을 명백하게 구분할 수 있겠는가?” _본문 중에서

《유품정리사》를 이끌어나가는 사건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화연과 곱분이 유품을 정리하며 알게 되는 여인들의 이야기고, 또 다른 하나는 화연의 아버지의 죽음에서부터 시작하는 임오화변 가담자 가족들의 목소리다.
화연의 아버지 장환길은 사도세자의 폐위 교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죽기 직전에는 역모를 꾸민다는 익명의 투서 때문에 근신 중이었다. 화연의 아버지뿐 아니라 임오화변에 가담한 자들은 제 자리를 보존하지 못했으며, 궐에서 쫓겨나 비명횡사하거나 행방이 묘연해졌다. 여인들의 죽음을 정리하는 화연과 곱분 앞에 창포검에 의해 죽음을 당한 이들의 사건과 녹색 도포의 비밀스러운 행적이 머문다. 당시 임금의 말을 따랐지만, 현재 임금의 아비를 죽인 데 동조한 셈이 된 이들과 그의 가족들. 그 억울함은 말 못 할 깊은 원한만을 새긴다. 그러던 어느 날, 화연과 곱분이 조사하던 여인들과 임오화변에 연루된 이들의 가족들까지 모두 사라지고야 만다.
영조와 사도세자의 갈등, 그리고 이후 왕위에 오르게 되는 정조. 소설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역사적 사건을 궁궐 밖 사람들의 시선으로 담아내어 저잣거리의 이야기꾼처럼 풀어낸다. 임오화변을 중심으로 한 거대한 음모와 여인들의 죽음. 유품정리사 화연은 이 모든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까?

작가정보

저자(글) 정명섭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대기업 샐러리맨으로 살다가 어느 날 바리스타가 되었고, 현재는 전업 작가로 생활 중이다. 글은 남들이 볼 수 없는 은밀하거나 사라진 공간을 이야기할 때 빛이 난다고 믿는다. 역사추리소설 《적패》를 비롯해 《김옥균을 죽여라》 《케이든 선》 《폐쇄구역 서울》 《좀비 제너레이션》 《멸화군: 불의 연인》 《명탐정의 탄생》 《조선변호사 왕실소송사건》 《별세계 사건부: 조선총독부 토막살인》 《체탐인: 조선스파이》 《달이 부서진 밤》 《미스 손탁》 《살아서 가야 한다》 《상해임시정부》 등을 발표했다. 2013년 제1회 직지소설문학상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2016년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NEW 크리에이터상을 받았다. 2019년 원주 한 도시 한 책 읽기 대상 도서에 《미스 손탁》이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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