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기 신화 거꾸로 읽기
2018년 09월 18일 출간
국내도서 : 2018년 09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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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6026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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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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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탁월한 번역가, 신화 연구가
이윤기 다시 읽기
“눈을 뜨고 귀를 기울이면
신화가 문화를 보이게 합니다”
시대를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탁월한 번역가, 신화 연구가, 고(故) 이윤기 작가. 작가정신에서는 이윤기 작가 타계 8주기를 추모하여, 그가 생전에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펼쳐온 소설, 에세이, 인문(신화)의 세 분야의 대표작 3종(『진홍글씨』, 『이윤기가 건너는 강』, 『이윤기 신화 거꾸로 읽기』)을 개정하여 출간하였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각 작품에 실린 의미를 현대적이고 미니멀한 감각으로 재해석하되, 이윤기 작가의 전방위적 사유와 인문 정신이 오롯이 담긴 표지와 판형으로 재단장했다.
이 땅에 그리스 로마 신화의 붐을 불러일으킨 이윤기가 제시하는 『이윤기 신화 거꾸로 읽기』는 기존의 신화 해설서가 교양지식으로서의 당위성만을 내세워 현실과 동떨어진 따분하고 지루한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 시대 삶의 현장에서 신화의 의미를 되살려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책이다. 저자 스스로 그동안의 저서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흡인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한 『이윤기 신화 거꾸로 읽기』는 그동안 발로 뛰며 취재해온 각종 신화 관련 자료들을 집대성하여 현대 문명의 한복판에 고스란히 살아 있는 신화의 세계를 흥미진진하게 펼쳐내고 있다. 박물관, 의회 건물, 미술관은 물론이고 백화점, 과일 가게, 껌나무, 화장실 표지판, 군의관 계급장, 금강 역사 등 지금 우리 시대에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문화현상에서 고대 그리스, 로마인들이 남겨놓은 풍부한 신화의 유산이 어떤 식으로 현대인과 현대 문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명쾌하게 보여준다. 서울 신세계 백화점의 외부 장식과 파리 과일 가게의 밑 뚫린 바구니에서 풍요의 뿔 ‘코르누코피아’와의 연관성을 읽어낸다든지, 군의관 계급장에 나타난 뱀의 상징이 그리스 신화의 아스클레피오스 신에 그 뿌리를 두고 있음을 추적해내는 뛰어난 통찰력은 이윤기가 왜 “이 시대 최고의 신화 연구가”로 불리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chapter 1 신화가 문화를 보이게 합니다
chapter 2 서울 헤라클레스
chapter 3 고추도 풍요의 뿔이다?
chapter 4 금강 역사가 사자가죽을 쓴 까닭
chapter 5 그대의 약손
chapter 6 로마, 그리스 신화를 수입하다
chapter 7 의사가 사람을 죽여?
chapter 8 예술이 뭐길래?
chapter 9 뱀, 아무래도 너무 길다
chapter 10 뱀, 음양을 만나게 하다
chapter 11 사랑은 눈물의 씨앗
chapter 12 그러니까 똑바로 살아야지요
epilogue 신화는 ‘이야기의 어린이’
찾아보기
적인 절망의 상황을 형상화한 로댕의 작품 [다나오스의 딸] 앞에서 한동안 망연자실하게 서 있었던 체험, 테세우스의 아들 히폴리토스를 살려낼 만큼 대단한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였지만, 정작 그의 탄생이 어머니의 죽음에서 비롯되었다는 점,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아프로스(거품)가 빚어낸 여신이며, 따라서 아름다움이란 사실 거품과 같은 것이라는 통찰에서는 왜 신화가 온갖 희로애락과 부정과 비리, 질투 등 인간들의 삶과 가장 많이 닮아 있는 인간 정신의 원형이라 불리는지를 깨닫게 한다.
“눈을 뜨고 귀를 기울이면
신화가 문화를 보이게 합니다”
1999년 어느 날, 이윤기는 파리의 한 아름다운 건물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그와 동행했던 안내자는 그 건물이 어떤 목적으로 지어진 것인지 그에게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지붕 위로는 금빛 리라(수금)를 든 남성의 청동상, 즉 예술의 신 아폴론이 보였다. 그 옆에는 하늘로 날아오르려는 말 페가수스가, 건물 옆으로는 아홉 무사이들이 새겨져 있다. 파리의 오페라 극장이었던 것이다.
『신화 거꾸로 읽기』는 이와 같이 ‘상징’으로서의 신화 읽기라 할 수 있다. ‘상징’을 이해하지 못하면, 유럽 박물관의 대리석상 앞에 서는 일은 까막눈이 돌덩어리를 쳐다보는 일과 다를 바가 없다고 말하는 저자는, 해박한 지식과 통찰, 소설가답게 풍부하고 생동하는 입말체로 예술 작품을 비롯하여 일상적인 조형물에 이르기까지 과거에서 현대로 이어지는 고유한 의미와 가르침이 깃들어 있음을 보여준다. 눈을 뜨고 귀를 기울이면, 어쩌면 지금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저마다 숨은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니 주어진 정보만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그 신화적 상징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이윤기에 따르면 신화는 곧, ‘이야기의 어린이’, 즉 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린 인류의 어린 시절 이야기이고, 신화를 읽는다는 것은 그러한 귀중한 인류 문화의 젖줄에 다가가는 것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로마 국립 박물관에 있는 저 머리 없는 대리석상은,
우리가 말을 걸지 않으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우리가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아무 말도 걸지 않습니다.
나는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
근 한 시간 동안이나 말을 걸고 귀를 기울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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