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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형사 부스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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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16일 출간

종이책 : 2018년 06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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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58790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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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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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사해 보이는 작가들의
악취 나는 세계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작가, 편집자, 독자, 프로듀서의 부도덕한 욕망과
망상적 자기애가 불러온 다섯 건의 살인

작가 지망생이 읽어서는 안 될 책!

2009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수상하며 48세의 나이에 늦깎이로 등단한 이후 음악 미스터리와 코지 미스터리, 변호사 시리즈, 경찰 소설, 사이코패스 미스터리, 법의학 미스터리 등 폭넓은 주제에 도전하는 작가로 일본 추리소설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나카야마 시치리가 이번엔 ‘출판계 미스터리’로 돌아왔다.
작가, 편집자, 독자, 서평가, 서점 직원, 소설가 지망생, 재고 도서 파쇄 담당 직원, TV 프로듀서, 방송작가 등 출판계와 방송계의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등장하는 다섯 편의 연작 단편을 모은 소설집 『작가 형사 부스지마』는 창작 활동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비뚤어진 나르시시즘에 빠진 인물들의 ‘예술가병’, 문단이라는 곳의 전근대적 시스템을 블랙 코미디적 상황 묘사로 보여준다.
독자로 하여금 창작자들의 부도덕한 욕망과 망상적 자기애가 불러온 살인 사건 이야기를 읽는 동시에, 한 권의 책을 만들어내는 작가 및 출판 관계자들의 뒷이야기와 맨얼굴을 생생히 엿볼 수 있게 하는 이 소설집은 ‘미스터리 픽션’인 동시에 흥미로운 ‘메타 픽션’이기도 하다.
1. 워너비의 심리 테스트
2. 편집자(編集者)는 편집자(偏執者)
3. 상을 받긴 했지만
4. 애독자
5. 원작과 드라마 사이에는 깊고 어두운 강이 있다

"지문은요?"
"감식반은 채취 못 했네. 범인이 자기가 손댄 부분은 닦았겠지."
"붙잡으려면 자루가 있어야 할 텐데 그게 없다니 이상하네요. 그리고 아주 가벼워요."
"직접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지. 소재는 알루미늄 합금인 것 같아. 가볍고 가공하기 쉬우니까."
"알루미늄은 약할 것 같은데요."
"수사1과의 이누카이가 그걸 모르다니? 알루미늄이 청동보다 더 단단하다고 할 수 있어. 가공하는 방식에 따라 이렇게 이상적인 흉기로 완성될 수 있다고. 그래서 자료로 보존하고 싶다는 거네."
"이상적이라고요?"
"가볍고 단단한 데다 가공도 쉬워. 옷매무새가 흐트러지지 않았던 걸로 봐서 다툰 흔적도 없어. 갑자기 뒤에서 찔려 상대방 얼굴을 돌아볼 사이도 없이 절명한 것 같아."
"여성이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습니까?"
"이 흉기라면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지." (p.15)

"작가도 아이돌이나 스타 운동선수처럼 동경하는 직종이라서 꿈꾼다는 점만 보면 똑같아 보이지만 이 분야는 사정이 좀 다릅니다. 아이돌을 꿈꾸는 사람은 용모가 특출하다거나 노래에 재능을 지닌 사람이고, 스타 선수가 되려는 사람 역시 운동 실력이 뛰어난 사람이죠. 그런데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90퍼센트 이상이 재능도 없고 끈기도 없습니다. 게다가 자각도 없고요."
"어, 하지만 작품을 투고하는 사람들 수가 5만에서 10만 명은 된다고 하셨잖아요."
"도저히 소설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것을 투고한다는 거죠. 자신에게 작가의 자질, 이야기를 구축하는 소양이 있다고 착각하는 겁니다. 동네 야구팀에서 뛰던 초등학생이 프로 야구 입단을 위해 심사받는 것과 마찬가지죠." (p.32)

"……그걸로 안 된단 말이에요."
"뭐? 다시 말해봐."
"그런 평범한 일 말고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랄 일이어야 해요. 안 그러면 의미가 없단 말이에요."
"아아, 인생 한 방이라는 거구나. 자네 같은 사람들 참 많단 말이야. 꼭 인생이 꼬이거나 궁지에 몰린 사람들이 한 방에 역전되는 걸 노린단 말이지. 왜 착실하게 인생을 끌어올리려고 하지 않을까? 평범한 직장인, 평범한 판매원은 안 되는 거야?"
"평범한 직장인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잖아요."
"나왔다, 나왔어. 뻔질나게 들어 친숙한 그 인정 욕구! 나를 인정해줘, 나를 사랑해줘, 나 여기 있어. 변두리 폭주족도 아니고 그런 일에 체력과 시간 소비하는 짓 그만두라니까. 자네, 올해 서른둘이지? 앞으로 3년이면 서른다섯, 그러면 마흔까지 순식간이야. 그때까지 계속 이렇게 살 거야? 1차 심사위원들 외에는 절대 아무도 안 읽을 원고를 쓰면서, 수상 소감 발표하는 망상이나 키우면서, 낙선할 때마다 홧술 들이켜면서 1차 심사위원과 출판사, 거기다가 수상작까지 헐뜯는 걸 언제까지 허무하게 반복할 건가? 하나 덧붙이지. 서른 넘어서도 결혼 못 하고 제대로 된 직장도 없고 모아놓은 목돈도 없으면서, 자기한테 영향력이 있다고 온종일 망상에 빠져 있는 생활무능력자들을 가리켜 세상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지 알아? 우훗." (p.46)

비호감 형사와 궁상맞은 범인들이 선사하는 비릿한 쾌감

<작가 형사 부스지마>에는 오싹한 사이코패스, 천재적인 두뇌 플레이, 기상천외한 트릭, 숨 막히는 서스펜스, 기가 막힌 복선, 짜릿한 반전 같은 것은 없다. 그 대신 독자가 은연중에 동경해온 문단, 더 넓게는 ‘창작 세계’라는 곳의 베일 너머에 감춰진 욕망, 음습한 혐오, 허울 좋은 교양, 기괴한 자의식, 노골적 편견이 초래한 폭력과 그에 대한 작가의 냉소적 풍자, 코지 미스터리적인 잔재미가 가득하다.
<작가 형사 부스지마>에서 나카야마 시치리는 창작과 관련된 부도덕한 행위를 주요 소재로 사용하며 작가로 성공하고자 하는 등장인물의 욕망과 그러한 작가적 욕망에 동반된 허위의식을 신랄하게 묘사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표절이란 무엇인가’, ‘공모전을 통한 등단 제도의 문제점은 없는가’, ‘데뷔작이 대표작인 작가는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과도한 작가적 자의식은 과연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가’, ‘편집자와 작가의 이상적 관계란 어떤 것인가’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
출판사 접대실, 신인문학상 시상식장, 신간 사인회장, 소설가의 작업실, 방송국 세트장 등 다채로운 곳에서 일어나는 웃기면서도 슬픈 천태만상의 이야기들은, 마흔여덟 살에 등단해 이후 30여 편에 가까운 작품을 발표하며 활발하게 활동해온 늦깎이 작가 나카야마 시치리가 그간 직접 겪고 느꼈던 것들의 총합이자 통렬한 자기 성찰이기도 할 것이다.
이 연작 소설집에서 다섯 건의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부스지마 형사는 온갖 잔혹 범죄를 다뤄본 베테랑 형사이자 사회의 이면과 인간의 악을 탐구하는 소설가이기도 하다. 사소한 단서에서 사건의 이면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과 사건의 전후관계를 재구성하는 논리력을 갖춘 부스지마 형사는 그러나 비호감 말투와 기분 나쁜 웃음소리, 비정함을 지닌 안하무인의 자아도취형 캐릭터이기도 하다. 주제 파악 못하고 비대한 자아를 가진 피의자들을 비웃지만 그도 결국 ‘그들만의 리그’인 문단에 소속된 작가이기도 하다는 모순적인 설정은 독자에게 묘한 쾌감을 선사한다.

풍자와 냉소가 돋보이는 5편의 개성적인 미스터리

1. 워너비의 심리 테스트
등단을 목표로 문학신인상에 응모한 세 명의 작가 지망생. 그리고 이 응모작들에 신랄한 심사평을 남겼다가 살해당한 심사위원 겸 프리랜서 편집자. 이 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고자 등장한 작가 겸 형사 ‘부스지마’. 부스지마 형사의 독설에 시달리며 사건을 담당하는 여자 경찰 아스카. 과연 범인은 누구인가?

2. 편집자(編集者)는 편집자(偏執者)
담당하는 작품마다 출판사에 영업 이익을 안기는 계산 빠른 편집자 아키라. 그러나 작가들에겐 부도덕한 짓을 일삼아 신망을 잃고 원망만 쌓아가던 그가 퇴근길에 살해당한다. 용의자는 아키라에게 원한을 품은 두 명의 작가. 둘 중 누가 범인이고, 어떻게 살해한 걸까?

3. 상을 받긴 했지만
문학신인상 수상자를 축하하는 연회장. 그러나 문단엔 데뷔작으로 스포트라이트와 상금만 받고 이후 창작 활동을 등한시한 채 자신이 거장이라는 망상에 빠진 예술가병 환자들이 가득하다. 거장병에 걸린 이런 풋내기들이 꼴도 보기 싫었던 중견 작가 기리하라는 연회에 참석한 신인들을 모아놓고 독설로 망신을 준다. 그리고 며칠 후, 작업실 문서 세단기에서 기리하라가 기이한 모습의 사체로 발견되는데……. 누가 그를 죽였나.

4. 애독자
미남의 중견 작가 교헤이와 그를 사모하는 스토커, 그의 안티 팬, 그리고 그의 눈에 들고 싶어 안달인 작가 지망생. 이 네 사람이 교헤이의 신간 사인회장에서 만나게 되고, 다음 날 작가 교헤이가 주검으로 발견된다. 그러나 부스지마 형사가 찾아낸 범인은 예상과는 전혀 다른 뜻밖의 인물인데……. 어떻게 된 사건일까?

5. 원작과 드라마 사이에는 깊고 어두운 강이 있다
공영 방송사의 드라마 프로듀서, 감독, 드라마 작가, 그리고 방송국과 드라마화 계약을 맺은 작가 겸 형사 부스지마와 부스지마의 담당 편집자. 이 다섯 명이 한자리에 모인 미팅 이후 프로듀서 마사토가 지하철역에서 살해된다. 나머지 네 명 모두 용의자가 된 상황. 작가 형사 부스지마는 어떻게 자신의 혐의를 벗고 살인범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인가.

[책속으로 추가]
"이인삼각으로 뛰면서 작가를 키워가는 타입과 수익에 얽매여 인기 작가의 원고만 모으는 타입. 하지만 그건 다른 업계도 마찬가지잖아요. 요는 이상주의자냐 현실주의자냐 하는 차이 아닌가요? 어느 쪽이 옳고 그르다기보다 오히려 양쪽 모두 있는 게 건전한 업계라는 생각이 들어요."
"응, 응, 맞는 말이야. 아스카 씨, 잘 아네. 어느 세계든 이상주의자와 현실주의자가 있는데 그 본질을 가만 보면 한 사람의 속에서 서로 다투는 두 가지 입장이라 할 수 있지. 달리 말하면 이상은 장래성, 현실은 수익성인 셈이야. 이 두 가지가 병존하지 않는 업계는 결국 쇠락하게 돼 있어. 출판사에 적용시켜보자면 문화 사업이라는 성격이 이상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그것만으로는 기업이 성립되지 않으니 현실적인 영리도 추구해야 해."
"그렇다면 왜 수익성을 추구하는 마다라메 씨만 미움 받을까요? 물론 하고로모 씨와 덴도 씨가 작가로서 이용당했으니 원망이 가슴에 사무쳤겠지만 그렇다고 살해할 만한 원한으로까지 이해되진 않거든요." (p.102)

"그런 소리는 자기 작품이 밀리언셀러가 된 다음에나 지껄이든지, 이 멍청한 자식아."
기리하라가 불쑥 중얼거린 말에 아쿠타가와가 얼어붙는다.
"머릿속에서 이미 시대의 총아가 되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현실의 자네는 데뷔는 했지만 다른 출판사의 오퍼도 없고 몇 푼 안 되는 원고료로 생활보호대상자 수준의 생활을 영위하는 망상벽 기질의 저소득자에 다름 아니네."
"마, 망상벽의 저소득자라니."
"그렇게 불리기 싫으면 이런 데서 시간 낭비하지 말고 한 장이라도 더 원고를 쓰게. 자네가 선택한 일은 그런 거야. 알았으면 당장 가."
"……빌어먹을."
아쿠타가와는 침이라도 뱉을 기세로 자리에서 일어난다. 워낙에 욱하는 성격으로 알려졌지만 기리하라에게 주먹을 휘두르지 않은 것은 주변에 선배 작가들이 무리를 이루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p 143)

‘항상 하는 푸념이지만 요즘은 돌파력 있는 신인이 안 나오네요. 데뷔작부터 폭발력이 없으면 정말 나중에 힘들어지는데.’
‘차라리 사고든 뭐든 안 좋은 일이라도 일어나주면…….’
‘아아, 안 돼, 안 돼. 수년 전에 조류 신인상 받은 신인이 데뷔한 지 일 년도 안 돼서 자살한 적 있잖아. 그때도 판매에 전혀 영향이 없었어.’
‘부장님, 그건 어쩔 수 없다니까요. 옛날의 가와바타 야스나리, 다자이 오사무, 미시마 유키오라면 몰라도 지금은 작가가 죽었다고 해서 베스트셀러 되기는 어렵죠.’
‘일단 이 세 사람은 신인상을 받은 보통 사람이니까요. 보통 사람이 죽었다고 주목하는 경우는 없어요.’
‘이 사람들은 죽어도 잡초도 안 자라겠구나. 정말 불경기야.’
‘불경기네요.’ (p.178)

작가정보

저자 나카야마 시치리 中山七里
1961년 기후 현에서 태어났다. 2009년 <안녕, 드뷔시>로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받으며 마흔여덟 살에 데뷔했다. 이때 수상작과 함께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가 최종 선고에 남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최초로 한 작가의 두 작품이 대상을 다투면서 화제를 모았다.
나카야마 시치리는 밝은 분위기의 음악 미스터리나 코지 미스터리, 어둡고 진지한 서스펜스, 법률 미스터리 등 폭넓은 주제에 도전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또한 ‘미스터리는 곧 놀람의 문학’이란 생각 아래 마지막 몇 페이지에서 세계관을 확 뒤집곤 해 독자들로부터 ‘대반전의 제왕’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를 비롯해 <안녕, 드뷔시>, <살인마 잭의 고백>, <히포크라테스의 선서>, <히포크라테스의 우울>, <속죄의 소나타>, <추억의 야상곡>, <은원의 진혼곡> 등이 있다.

역자 김윤수
동덕여자대학교 일어일문학과,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는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 <짐승의 성>,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한밤중의 베이커리>, <코코로 드립>, <완전한 수장룡의 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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