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
2022년 07월 19일 출간
국내도서 : 2022년 07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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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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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셰익스피어에 이어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제인 오스틴
V 『설득』은 제인 오스틴의 소설 중 가장 완벽한 작품 _헤럴드 블룸
V 200년이 지난 지금까지 독자를 사로잡은, 연애와 결혼을 둘러싼 보편적 가치 탐구
2022년 7월, 제인 오스틴의 팬이라면 열광할 뉴스가 있다. 남녀의 사회적 차별에 반대하며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했던 제인 오스틴의 의지를 우리말로 제대로 옮겨낸 『설득』 출간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설득〉의 공개 소식이다.
지금까지 많은 번역본이 있었지만, 영어에는 없는 남녀의 존·하대 표현을 상황에 맞는 평등한 어조로 살려낸 판본은 없었다. 제인 오스틴이 그리고자 했던 ‘평등한 시선으로 마주 본 남녀의 이야기’를 되살린 이번 판본에서는 지금까지 틀에 매인 듯 표현되던 ‘앤 엘리엇’의 모습이 그 어느 때보다 주체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제인 오스틴의 마지막 소설 『설득』은 이전에 발표한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두 남녀의 엇갈린 운명과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이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들이 어떻게 만나 사랑을 키웠고 어떤 풍파를 만나 이별의 아픔을 겪었는지, 오랜 시간을 돌고 돌아 다시 만나게 되었는지 이야기하는 오스틴의 붓끝은 날카롭기 그지없다. 단순한 연애사의 굴곡을 담는 대신, 과연 ‘결혼’과 ‘행복’이 등식으로 성립할 수 있는 문제인지 원론적인 지점부터 고민하기 때문이다. 오스틴의 고민은 주인공 ‘앤 엘리엇’에 투영되어 작품에 드러난다. 앤은 이루지 못한 첫사랑에 가슴 아파하면서도 행복한 삶을 위한 선택지가 결혼이 되어야 하는 여성의 삶이, 더 나아가 물질주의로 물든 허세 가득한 결혼 관습이 과연 옳은 것인지 집요하게 묻는다.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파혼당한 ‘웬트워스’는 부와 명예를 얻어 금의환향한 뒤 최고의 신랑감으로 부상한다. 그를 대하는 인물들의 태도 변화를 아이러니하게 그려내는 오스틴은 남성 역시 왜곡된 결혼 관습의 피해자임을 보여준다.
윌북 클래식 첫사랑 컬렉션에 담긴 『설득』은 서로 다른 시대와 공간에 사는 주인공들이 어떻게 같은 애정과 고민을 안고 삶을 영위하는지, 그리고 그 모습은 지금 우리의 모습과 얼마나 비슷한지 보여준다. 단순히 애정을 갈구하는 수단이 아닌, 한 인간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든 출발점으로서의 ‘첫사랑’을 담았다.
시공을 초월한 메시지로 200년 넘게 팬덤을 형성한 제인 오스틴
그 비밀과 이유를 알 수 있는 그의 마지막 소설
셰익스피어와 함께 영국 문화 아이콘으로 꼽히는 제인 오스틴은 ‘제인아이트Janeite’를 비롯해 전 세계적인 팬덤을 가진 작가다. 200여 년 전에 활동했던 작가인 점을 고려하면 오스틴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몇 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드라마, 영화로 끊임없이 리메이크되는 오스틴 작품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후대의 소설가, 작가들이 추앙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제인 오스틴의 작품이 오랜 시간 다양한 모습으로 재생산되는 이유는 시대가 흘러도 변치 않는 보편적 감성으로 당대 여성의 삶, 특히 연애와 결혼이라는 흥미로운 주제에 대해 당당하면서도 재기 넘치는 방식으로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오스틴이 묘사하는 연애 이야기는 우리에게 무척 익숙한 형식이다. 지금의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볼 수 있는 소재와 구조가 이미 오스틴 소설에서 시작된 셈이다. 자칫 진부할 수 있는 소재, 통속적인 구조 속에서 재미와 주제 의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냈다. 뻔한 구조와 전개, 결말이 보이는 진행임에도 끝까지 책을 놓을 수 없는 긴장감, 술술 읽히는 문장 속에 녹여낸 주제 의식, 읽고 나면 머릿속에서 살아 숨 쉬는 입체적인 캐릭터까지 말 그대로 매력의 향연인 셈이다.
『설득』을 이끌어가는 주인공 앤 엘리엇은 허울뿐인 준남작 집안의 둘째로, 허영심 가득한 아버지와 언니, 자기중심적인 동생 사이에서 가정의 중심을 잡고 있는 인물이다. 현명하고 지혜로우며 자존감 높은 멋진 여인이지만, 집에서는 그저 시들어가는 외모에 혼기까지 놓친 스물일곱 살 못난 딸일 뿐이다. 사실 그에게는 8년이란 시간 동안 가슴에 품어온 첫사랑이 있다. 집안의 설득과 반대로 파혼해야 했지만 끝내 그를 잊지 못한 채 결혼의 기회조차 버려왔다. 결혼 상대자는 스스로 선택하겠다는 당찬 여인이지만 집안의 설득을 뿌리치기엔 어린 나이였고, 지금은 세상을 알아버려 쉽게 결혼을 선택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런 앤 앞에 그가 나타났다. 한시도 잊지 못한 첫사랑 프레더릭 웬트워스가 8년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부와 명예를 안고 다시 등장한 것이다. 예전과는 사뭇 다른 위치에서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 사랑이 뜨거웠던 만큼 파혼의 상처가 컸던 그는 앤을 차갑게 외면하고, 여기에 사돈아가씨가 웬트워스에게 적극 구애를 펼치며 미묘한 감정들이 얽히기 시작한다.
18세기 낭만주의 잔재를 걷어내고 19세기 사실주의 기반을 이끌어낸 수작
사회적으로 여성의 삶이 더 고달팠던 시기에 쓰인 소설이지만, 사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약자는 ‘남녀’ 둘 다이다. 남자는 이래야 하고 여자는 저래야 한다는 인식으로 고통받는 것은 결국 양쪽 모두일 테니 말이다. 『이성과 감성』,『오만과 편견』을 통해 연애와 결혼을 둘러싼 인물들의 내면 갈등을 묘사하며 물질주의로 빠져든 결혼관을 날카롭게 비틀어온 오스틴은 『설득』에 이르러 잘못된 사회적 인식의 피해자는 둘 모두이며 결국 이들이 행복에 이르는 것이야말로 잘못된 사회에 던지는 통쾌한 일침이라는 결론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낸다. 『설득』은 또한 나폴레옹 전쟁을 배경으로 하지만 전쟁을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멋지게 국가와 개인의 유대를 강조한다. 나라를 생각함에 있어 남녀의 차이가 없음을 보여주고, 더 나아가 주체적이고 주도적인 개인의 ‘삶’에 초점을 맞추어 당시의 국가적 위기와 개인의 삶을 연결 지으며 진부한 소재와 통속적 구조라는 한계를 스스로 벗어난다.
1995년에 한 차례 영화화된 이후 27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판 〈설득〉은 분명 과거와는 다른 시각과 관계를 선보일 것이다. 영화의 감동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 제대로 된 원작을 완독하는 것은 제인 오스틴 팬들이라면 놓쳐서는 안 될 즐거움이 될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 : 제인 오스틴
Jane Austen
1775년 12월 16일 영국 햄프셔 스티븐턴에서 8남매 중 일곱 번째로 태어났다. 교구 목사였던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독서를 권했고, 어머니는 즉흥 이야기를 만들어 들려주었고, 가족 극단을 만들어 집안에서 연극 공연을 하는 등 문화적 활동으로 가정을 이끌었다. 오스틴이 10대 때부터 글쓰기를 시작한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습작은 20대 초반까지 이어졌으며, 이즈음 『이성과 감성』과 『오만과 편견』 등 대표작들의 초고를 완성했다. 1809년 조용한 마을 초턴에 정착한 후부터 익명으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성과 감성』(1811), 『오만과 편견』(1813), 『맨스필드 파크』(1814), 『에마』(1815)를 연이어 내놓았고, 이 작품들은 평론가와 독자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매진 사례를 이어갔다.
주로 중류계급의 일상, 특히 결혼을 둘러싼 남녀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다루었으며, 당대의 물질주의적 세태와 허위의식을 날카롭게 관찰하고 세밀하게 묘파해내 2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 세계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오스틴은 1816년 마지막 작품 『설득』을 탈고한 이듬해, 마흔두 해의 짧은 생을 마쳤다.
역자 : 송은주
이화여자대학교 영어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런던대학교 SOAS에서 번역학을 공부했고,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인문과학원 학술연구 교수로 일하고 있다. 평생의 공부가 집적된 노력의 산물로,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감동을 전하기 위해 번역의 길을 병행했다. 옮긴 책으로는 『석류의 씨』, 『순수의 시대』, 『선셋 파크』, 『시스터 캐리』, 『시대의 소음』, 『마녀의 씨』, 『침묵』, 『우리가 날씨다』, 『웃어넘기지 않는다』 등이 있고, 지은 책으로는 『당신은 왜 인간입니까』, 『포스트휴먼이 몰려온다』 등이 있다. 2014년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번역 송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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