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의 퍼즐
2025년 12월 19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12월 10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18.51MB) | 약 6.3만 자
- ISBN 9791130673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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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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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에 부쳐
옮긴이의 말
인생의 톱니바퀴가 미쳐 돌아가기 시작한 건 5년 전의 일이다. 내게는 전생과도 같이 먼 과거다. 기억은 단편적이고 전부 다 생각나진 않지만, 어쩐지 오늘은 이것저것 떠오를 것만 같다. 퇴학을 당한 탓인지도 모른다. 플래시백이 엄청나다. 두통도 있고 구토 증상까지 있다. 이유야 아무래도 상관없다. 다만 머릿속에 어설프게 떠오르는 영상이 멈춰주면 좋겠다. 그저 그뿐이다. 달리 바라는 건 없다. 누가 이걸 읽을 일은 없겠지만,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내 얘기에서 뭘 배우겠다는 생각은 하지 말기를. 그건 큰 착각이다. 미리 말해두겠는데, 여기서 배울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_47쪽
“지니는 이제 막 조선학교에 왔기 때문에 우리말을 못 해요. 지니가 조선말을 배울 때까지 이 반은 당분간 일본말로 수업을 진행하겠습니다. 여러분도 지니가 조선말을 빨리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알겠죠?”
량 선생님의 말에 학생들은 모두 한목소리로 “예-” 하고 대답했다. 몇 명인가가 차가운 눈초리로 날 봤다. 나는 서둘러 시선을 피하며 얼굴을 숙였다.
최악이다. 조금만 더 있다가는 표정뿐만 아니라 입에서도 그 말이 나올 지경이었다.
조선학교는 일본말 사용 금지였다. 그런데 나 하나 때문에 당분간 일본말로 수업하게 됐다. 학교생활의 서막으로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_52쪽
일본에서 재일한국인으로 태어나 일본학교에 입학한 날부터, 우리는 필연적으로 하나의 선택을 해야 했다. 아주 간단하지만, 끝까지 해내기 무척 어려운 선택이다.
-누구보다 먼저 어른이 될지, 아니면 다른 애들처럼 미쳐 날뛸지.
일본 초등학교에 있을 때, 나는 ‘먼저 어른이 되는 길’을 골랐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날뛰고 다니면 언제든 날뛴 쪽이 욕먹기 마련이다. 설령 차별을 받았다고 해도, 날뛰고 나면 그걸로 끝이었다. _57쪽
나는 초조했다. 그렇게 수업은 멋대로 굴러갔고 다시 시험 기간이 찾아왔다. 나는 모든 문제의 답안을 김일성, 김정일이라고 써냈다.
당연히 잡혀갔다.
나는 교무실로 끌려가 몇 가지 질문을 받았다. 그중 어느 것도 제대로 답하지 못했기에 교무실 베란다에 한 시간 남짓 꿇어앉아 있으라는 벌을 받았다. 발이 저리기 시작했을 때, 이걸 참아내는 게 아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꿇어앉기를 견딘다고 해서 내가 지킬 수 있는 건 없었다. 이것은 그저 알맹이 없는, 단순한 고통일 뿐이다. _81쪽
할아버지, 난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니나는 쇼크로 등교도 못 한대요. 지금은 아무하고도 말하고 싶지 않대요. 그런 걸 원한 건 아니었는데. 치마저고리를 입고 안심하고 학교에 다닐 수 있길 바란 것뿐인데. 천국에서 이 편지를 읽고 계신다면 알려주세요.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죠. 난 이제 어쩌면 좋아요. 내가 맞서야 할 상대는 어디에 있을까요. 누구일까요. 내가 틀린 거예요? 나는 이름을 잃어버렸어요. 일본 이름도, 한국 이름도, 더는 어느 쪽도 말할 수 없어요. 아무래도 그런 기분이 들어요. 싸우고 싶어도 내 결의가 불꽃처럼 흔들리며 흩어지는 것만 같아요. 학교가 아니라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하면 내 안에 모순이 느껴져요. _157쪽
이유 없는 냉대와 위협을 견디며 살아가는
한 재일조선인의 고백이 일본 전역을 뒤흔들다
‘재일교포’라는 단어에는 ‘해방 전부터 일본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과 그 후손들’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그중에는 스스로를 ‘재일한국인’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고, 역사적인 개념을 강조하는 호칭으로 ‘재일조선인’이라고 불리기 원하는 사람도 있다. 자발적으로, 혹은 강제로 일본에 살게 되었어도 뿌리가 한반도에 있음을 의식하는 것은 어느 명칭이나 다를 바 없을 것이다. 가깝고도 먼 타지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삶은 민족의 상처를 끌어안고 ‘낯선 땅에서 일어나는 차별과 폭력을 견디면서도 어떻게 자신을 찾고 존엄을 지키며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도달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최근 몇 년 사이 이들의 존재를 가장 대중적으로 알린 것은 한국계 미국인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였다. 4대에 걸친 재일조선인의 가족사로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 ‘코리안 디아스포라’ 서사와 한국의 근현대사를 조명했다.
재일조선인의 당사자성을 가진 작가가 쓴 소설도 일본에서 출간되며 화제를 일으켰다. 바로 『지니의 퍼즐』이다. 이 소설은 재일조선인 3세인 한 십 대 소녀가 폭력과 위협에 정면으로 맞서며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최실 작가는 주인공 지니와 같은 처지로 태어나 겪었던 아픔과 경험을 이 책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저자는 ‘태어나서부터 어디에도 집이 없는 기분’을 느끼며 자신이 있을 곳이 어디인지 줄곧 찾아 헤맸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일본 사회를 비롯해 미국과 한국에서도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노골적인 차별과 폭력을 겪었던 작가는 절박함 속에서 자신의 경험을 토해내듯이 써 내려갔고, 그 원고를 군조신인문학상에 응모하여 끝내 당선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일본 현지에서도 출간되자마자 ‘조선학교 학생들이 이런 일을 겪고 있는 줄 몰랐다’, ‘일본이 평화롭고 안전하다는 건 이민자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일은 아닐까?’ 등의 감상을 불러일으키며 독자들에게 차별과 공존이란 무엇인지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겁 없는 불꽃을 내뿜으며
가슴 한구석을 뜨겁게 풀무질하는 성장소설
등하교 시간에 마주친 자동차에서 느닷없이 들려오고, 같은 반 아이에게 인사했다가 듣게 된 단어 ‘조센징’. 일본 이름을 쓰며 일본의 초등학교에 다녔던 주인공 박지니는 어느 순간 자신이 평범한 일본 아이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후로 지내게 된 조선학교는 익숙하지 않은 조선말과 여학생이라면 입어야 하는 치마저고리 교복, 강당이며 교실마다 붙어 있는 거대한 두 초상화까지 낯선 것으로 가득하다. 조선말로 쓰인 시험 문제를 이해하지 못해 모든 답을 ‘김일성, 김정일’로 적어 내어 교무실에 불려가기도 하고, 선배들과 싸움에 휘말리는 등 좌충우돌 학교생활을 하던 어느 날. 북한이 발사한 대포동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체육복 차림으로 등교하라는 학교의 지시를 미처 듣지 못한 지니는 평소와 다름없이 치마저고리 교복 차림으로 등굣길에 나선다. 하지만 ‘언제 욕설이나 주먹이 날아와도 이상하지 않은 긴박한 분위기’에서 낯선 이들에게 휘말리는 바람에 무사히 등교하지 못하고 충격적인 사건을 겪는다. 그날부터 지니의 삶은 걷잡을 수 없이 미쳐 돌아가기 시작한다. 3주간 등교를 거부하다가 조선학교에서 퇴학당하고, 하와이의 학교에서도 쫓겨나고, 오레건의 학교에서도 환영받지 못해 이제는 세 번째로 퇴학 처분을 앞두고 있다. 기댈 곳을 찾지 못해 자포자기한 지니. 지니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
“내 삶의 자리는 어디인가?”
이리저리 돌려 봐도 맞지 않는 조각처럼
세상에 들어맞지 않는 모든 작은 것들을 위한 이야기
지니는 일본의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조선학교로 전학 가면서 ‘나는 누구인가’를 묻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써온 일본 이름을 쓸 것인가, 아니면 가족들이 붙여준 조선어 이름을 쓸 것인가. 일본학교로 돌아갈 것인가, 조선학교에서 적응할 것인가.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느냐에 따라 지니가 차별과 폭력을 어디서 어떻게 마주하고 생존할지 결정된다. 하지만 이런 질문이 과연 경계 밖에 놓인, 지니 같은 이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일까? 현대인 또한 집단 안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증명하라는 요구를 끊임없이 받고는 한다. 나이, 성별, 출신 지역과 학교, 직장 등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에 따르거나 맞추지 못했을 때 따라오는 어색한 침묵이나 미묘한 배제는 누구나 경험해 봤을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 놓여 있을 때 지니는 세상과 타협하거나 정해진 자리에 자신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대신, 자신만의 작은 혁명을 일으켰다. 지니에게 혁명이란 대단히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친구들을 위협하는 부당한 체제에 더 이상 침묵하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었다. 지니가 한 행동은 경계에 선 한 연약한 존재가 가혹한 현실에 맞서서 어떤 방식으로 스스로를 지켜냈는지를 보여준다. 이제 지니는 우리에게 묻는다. 세상이 정한 자리에 자신을 맞출 것인지, 아니면 지니처럼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갈 것인지. 『지니의 퍼즐』은 코리안 디아스포라를 다룬 재일조선인의 이야기인 동시에, 자기 자신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찾는 모든 이들을 위한 성장소설이다.
인물정보
崔実
1985년에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조선인 3세로 일본어로 작품을 쓴다. 2016년에 발표한 데뷔 소설 『지니의 퍼즐』은 제59회 군조신인문학상, 제33회 오다사쿠노스케상, 제67회 예술선장신인상 등 그해의 신인 작가가 쓴 작품에 주어지는 문학상을 수상하고 제155회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일본, 미국, 한국을 오가며 생활했던 자전적인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 소설은 “『호밀밭의 파수꾼』을 연상시킨다” “훌륭한 재능이 드래건처럼 나타났다” “걸작이다” 등의 찬사를 받았고, “재일조선인에 대한 시선을 돌아보게 되었다” 등의 독자 후기를 이끌어냈다. 이후 4년 만에 발표한 소설 『pray human』 또한 제33회 미시마유키오상과 제42회 노마문예신인상 후보에 오르며 “쓰기 위해 태어난 작가”임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현재는 단편소설, 에세이 등 분야를 넘나들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경희대학교를 졸업하고 와세다대학 문학연구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일본 문학 번역가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은하철도의 밤』 『지구에 아로새겨진』 『처음 가는 마을』 『도련님』 『인간 실격』 『소년』 『금색』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지은 책으로는 청소년소설 『파도의 아이들』, 에세이 『날마다 고독한 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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