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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 자연스러운 삶을 위한 철학

황진규 지음
철학흥신소

2025년 12월 08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11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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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37.08MB)   |  약 17.7만 자
ISBN 9788931934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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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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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박약, 피해의식, 자기부정, 공허함, 중독... 마음이 길을 잃어버릴 때가 있다. 수백 번 결심해도 의지는 생기지 않고, 간절히 바랐던 것을 이뤄도 가슴 한 켠이 허전하다. 이유 없이 누군가가 미워지고, 사랑이라 믿었던 감정은 너무 빨리 식어 버린다. 불행이 찾아오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무언가에 중독되어 소중한 것들을 잃는다. 희망을 품고 살아가려 해도, 잠들기 직전 밀려드는 불안은 피할 수 없다. 왜 내 마음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까? 왜 내 감정에 내가 휘둘릴까? 왜 내 삶은 답답하고 혼란스러울까?

이 책은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바탕으로, 우리의 마음이 왜 혼란스러워지는지 알기 쉽게 보여 준다. 『에티카』는 17세기 철학자 스피노자가 그린 ‘마음의 지도’다. 그는 정신과 신체, 욕망과 감정이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지 기하학적 논증을 통해 밝혀내며, 우리가 혼란과 부자유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행복에 이를 수 있는 길을 보여주었다. 오늘날까지도 『에티카』는 인간과 자연의 본성을 꿰뚫어 본, 철학사의 걸작으로 꼽힌다.

오랜 시간 ‘신도림 스피노자’를 자처하며 대중에게 철학을 알려 온 저자는 이 위대한 고전을 우리의 일상 속으로 불러온다. 그는 질투심, 후회, 자기비하 등 우리가 흔히 겪는 마음의 혼란에 스피노자의 철학을 비춘다. 그의 해설과 함께 스피노자의 ‘마음의 지도’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의 마음이 어디에서 길을 잃었는지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예컨대, 끌리는 사람에 대한 감정이 ‘호감’인지 ‘욕정’인지 ‘야심’인지 ‘사랑’인지 구분하게 되고, 섹스 뒤 찾아오는 공허함이나 잠들기 전 엄습하는 불안의 실체도 파악하게 된다. 더 나아가 중독, 피해의식, 자기부정처럼 삶을 옭아매는 마음의 굴레는 어떻게 만들어지며, 또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지 이해하게 된다. 마음을 알게 되는 만큼, 삶은 가볍고 자연스러워진다.

“스피노자의 철학은 지구가 세상의 전부라 믿었던 사람이 지구의 존재가 우주의 먼지만도 못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의 충격과도 같다.” 한 독자의 말처럼, 스피노자의 사유는 지금도 우리의 세계관을 뒤흔들 만큼 혁명적이다. 그는 치밀한 논리로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생각과 믿음을 단숨에 전복시킨다. 그러나 그 전복의 과정은 우리를 무너뜨리기보다 오히려 단단하게 일으켜 세운다. 그의 빈틈없는 논리에는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이 배어 있기 때문이다. 거대한 바다 앞에서 마음이 편안해지듯, 스피노자의 사유 앞에서 우리는 평온한 위안을 얻게 된다. 스피노자를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이론이 아니라 삶으로 만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는 책이다.
개정판 머리말
초판 머리말
프롤로그

1부. 더 나은 ‘나’를 위해
지성 - 지성인이 될 수 있을까요?
자유 - 자유롭고 싶나요?
의지 - 의지박약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욕망 - 꿈을 이루면 행복할까요?
『에티카』 한 걸음 더 - 스피노자는 무신론자인가?

2부. 더 편안한 ‘마음’을 위해
배타 - 왜 나와 다른 사람이 싫을까요?
자아 - 자기부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정신 - 유리멘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기억 - 피해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에티카』 한 걸음 더 - ‘자기원인’이란 무엇인가?

3부. 더 성숙한 ‘관계’를 위해
이성 - 이성적인 것은 성숙한 것인가요?
감정 - 부정적인 감정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요?
선악 - 착하게 살면 호구가 되나요?
섹스 - 왜 섹스 뒤에 슬픔이 찾아올까요?
『에티카』 한 걸음 더 - ‘실체’와 ‘양태’란 무엇인가?

4부. 더 작은 ‘슬픔’을 위해
중독 -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반감 - 왜 이유 없이 누군가가 싫어질까요?
험담 - 뒷담화를 어떻게 멈출 수 있을까요?
질투 - 질투심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에티카』 한 걸음 더 - 스피노자는 어떻게 신을 해체했을까?

5부. 더 큰 ‘기쁨’을 위해
사랑 - 사랑이 왜 금방 식을까요?
소심 - 소심함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희망 - 희망을 가지면 삶이 나아질까요?
미신 - 왜 미신에 휘둘릴까요?
『에티카』 한 걸음 더 - ‘자연’이란 무엇인가?

6부. 더 맑은 ‘지혜’를 위해
후회 - 후회될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희생 - 희생하는 삶은 좋은 삶일까요?
오해 - 오해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기애 -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요?
『에티카』 한 걸음 더 - ‘심신평행론’이란 무엇인가?

7부. 더 행복한 ‘삶’을 위해
지혜 - 지혜롭게 살 수 있을까요?
불행 - 불행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행복 - 진정한 행복은 무엇일까요?
『에티카』 한 걸음 더 - 지혜로움이란 무엇인가?

에필로그

철학은 무엇일까요? ‘밥’입니다. ‘밥’이 있어야 살 수 있듯, ‘철학’이 있어야 살 수 있습니다. 반문하고 싶으실 겁니다. 철학 없이도 살아가고 있는 그 많은 사람들은 무엇이냐고요. 철학은 삶을 구성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철학이 없다면 ‘사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게’ 됩니다. ‘삶을 구성하는 방식’을 아는 이들만 능동적으로 살 수 있고, 그 방식을 모르는 이들은 세상에 휩쓸리게 되니까요. ‘사는 것’과 ‘살아지는 것’은 다르지요. 스스로 삶을 구성해 나가지 못하고 세상에 휩쓸릴 때 우리는 정말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사는 것’과 ‘살아지는 것’ 사이에는 ‘삶’과 ‘죽음’만큼이나 큰 간극이 있는 것 아닐까요? -- 「머리말」에서

나는 왜 의지를 갖지 못했던 것일까? 간절함이 부족했기 때문일까? 아니다. 내게 타고난 재능이 없다는 걸 확인한 순간부터, 정말이지 간절하게 강한 의지를 바랐다. 그 간절함에도 불구하고 의지를 가질 수 없었던 이유를 이제 안다. 의지를 ‘자유 원인’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아무런 외력 없이도 스스로 굴러가는 공처럼, 의지가 내 안에서 스스로 생겨나길 바랐다. 이런 바람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스피노자는 노골적으로 지적한 바 있다. -- 「의지박약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에서

인간은 근본적으로 자의식이 과잉된 존재다. 스피노자의 말처럼, “사람들은 존재하는 모든 것이 자신들을 위하여 만들어졌다”고 믿을 만큼 과잉된 자의식을 가지고 있다. 물이 인간이 마시기 위해, 꽃이 인간이 보기 위해, 산이 인간이 오르기 위해 존재한다고 볼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자연물도 어떤 ‘목적’을 이루게 하는 ‘원인’이 아니다. 모든 자연물은 그저 존재하는 것일 뿐이다. 타인 역시 마찬가지다. 타인은 여느 자연물처럼, ‘나의 이익’과 아무 상관 없이 그저 존재할 뿐이다. 인간이 과잉된 자의식 때문에 그 사실을 보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 「왜 나와 다른 사람이 싫을까요?」에서

인간이 “전적으로 이성”적인 존재이기를 바라는 것만큼 어리석고 부자연스러운 일도 없다. 그것은 마치 일 년 내내 햇볕만 내리쬐고, 비는 한 방울도 내리지 않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자연은 햇볕과 비 중 어느 것도 결여되어 있지 않기에 자연스러운 것이듯, 인간은 ‘이성’과 ‘감정’ 중 어느 것도 결여되어 있지 않기에 인간다운(자연스러운) 것이다. ‘감정’은 부정적인 것이 아니다. 그 자체로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니 감정을 있는 그대로 긍정해야 한다. -- 「이성적인 것은 성숙한 것인가요?」에서

‘슬픔’은 우리를 파괴하는 감정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파괴되지 않도록 막아주는 경보 장치다. ‘증오’, ‘멸시’, ‘공포’, ‘질투’, ‘치욕’, ‘절망’은 우리 안에 있다. 그 슬픔은 우리를 파괴하는 감정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파괴되는 것에 저항하는 감정이다. (...) “사물은 결코 자신이 파괴될 수 있는 어떤 것, 즉 자신의 존재를 제거하는 어떤 것을 자신 안에 가지고 있지 않다.” 스피노자의 말은 빈틈없이 옳다. -- 「부정적인 감정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요?」에서

섹스가 주는 진정한 기쁨은 대화다. 언어를 넘어선 존재의 대화. 이 ‘존재의 대화’는 ‘온몸의 애무’를 넘어 ‘마음의 애무’까지 확장된 섹스의 다른 이름이다. 신체를 넘어 마음까지 애무해 주는 관계에서 언어적 대화는 필요 없다. 이렇게 ‘마음의 애무’까지 확장된 섹스는 결코 어떤 슬픔도 남기지 않는다. 그때 우리는 섹스라는 행위가 주는 기쁨의 정수精髓를 누릴 수 있다. -- 「왜 섹스 뒤에 슬픔이 찾아올까요?」에서

누가 중독을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하는가? 중독은 어리석은 행동이 아니라 처연한 발버둥이다. 불행한 현실 속에서 실낱같은 ‘기쁨’이라도 좇아 어떻게든 살아보려는 처연한 발버둥. 자살은 중독된 대상조차 사라진 이들이 하는 비극적인 선택이다. 술을 마시고 게임을 하고 유튜브라도 볼 수 있으면, 즉 중독된 대상이 하나라도 있으면, 불행한 현실을 어찌어찌 버텨나갈 수 있다. 이처럼 불행한 현실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보려는 처연한 발버둥을 누가 함부로 비난할 수 있겠는가? --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에서

‘질투’라는 감정은 애정 결핍에서 기원한다. 사랑받은 기억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아무 곳에서나 자신이 주인공이 되고 싶은 마음을 주체할 수 없다. 그 마음 때문에 조금이라도 자신이 조연이 된 것 같으면,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사람을 ‘질투’하게 되는 것이다. (...) 불특정 다수에게 많은 양의 사랑을 받는다고 애정 결핍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바닷물을 들이켜는 것처럼 더 큰 애정 결핍에 시달리게 될 뿐이다. 애정 결핍의 해소는 ‘사랑의 질’에 달려 있다. 오직 한 사람, 그 사람이 아니면 안 되는 한 사람과의 깊은 사랑. 그것이 애정 결핍을 치유해 준다. -- 「질투심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에서

소심함은 배려심도 지혜로움도 아니다. 소심함은 슬픔일 뿐이다. “그때 왜 아무 말도 못 했을까? ”라는 자책감을 남기는 슬픔. 소심하면 분명 크고 작은 다툼과 갈등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그 대가는 치명적이다. 그 대가는 무엇인가? 소심함 때문에 피하지 못했던 정서적, 경제적 불이익인가? 아니다. 소심함의 근본적인 문제는 자기부정이다. 부당하고 부조리한 일 앞에서 침묵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끝내는 자신이 싫어지게 된다. 이것이 소심함의 가장 근본적이며 가장 치명적인 문제다. -- 「소심함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에서

“공포 없는 희망은 없으며, 희망 없는 공포도 없다.” 스피노자의 말은 옳다. ‘희망’ 때문에 공포에 휩싸이고, ‘공포’ 때문에 ‘희망’을 갖게 된다. 야박하지만 이것이 삶의 진실이다. (...) 삶의 고난 앞에서 ‘희망’한다. ‘다시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거야!’, ‘다시 직장을 구할 수 있을 거야!’, ‘다시 건강해질 수 있을 거야!’ 이런 ‘희망’을 품어 본 사람은 안다. 그 ‘희망’은 그 크기만큼 ‘다시 사랑할 수 없을 거야’, ‘다시 직장을 구할 수 없을 거야’, ‘다시 건강해질 수 없을 거야’라는 ‘공포’가 된다는 사실을. ‘희망’은 “불확실한 기쁨”이기에 결국 “불확실한 슬픔”인 ‘공포’를 끌어들일 수밖에 없다. -- 「희망을 가지면 삶이 나아질까요?」에서

‘자기비하’도 마찬가지다. 자신을 하찮은 존재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누군가로부터 ‘과대평가’를 받아 본 경험이 적은 사람들이다. 깊은 ‘사랑’으로 ‘과대평가’를 받아 본 이들은 자신을 긍정할 수 있다. “태어나 줘서 고마워!” 이런 엄청난 ‘과대평가’를 받아 본 사람은 ‘자기비하’를 하지 않는다. “계집애 주제에 공부한다고 뭐가 달라질것 같아?”라는 아버지의 ‘멸시’가 남긴 ‘자기비하’도 눈 녹듯 사라진다. 이렇게 오해는 오해로 극복할 수 있다. -- 「오해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에서

‘자기애’는 셀프가 아니다. 누군가의 사랑이 필요하다. 우리의 ‘어둠’마저 밝히는 칭찬을 선물해 줄 사랑. 그 선물을 받을 때만 우리는 ‘자기애’에 이를 수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하물며 진정한 ‘자기애’라는 큰 선물이 공짜일 리 없다. ‘나’의 ‘어둠’마저 칭찬해 줄 ‘너’를 찾아 나서야 한다. 그리고 그 ‘너’를 만났다면, ‘너’가 ‘나’의 ‘어둠’마저 칭찬해 줄 수밖에 없도록 만족시켜 주어야 한다. 그때 비로소 ‘나’의 사랑에 만족한 ‘너’가 ‘자기만족’을 선물해 준다. 역설적이게도, ‘자기만족’은 ‘타인만족’에서 온다. 사랑받기 위해서는 사랑해야 한다. --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요?」에서

“이유 없이 불안해.”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틀렸다. 이유 없는 불안은 없다. 이유를 숨겨 둔 것일 뿐이다. 세상의 모든 불행은 예견된 불행이다. 불행은 그냥 폭탄이 아니다. 시한 폭탄이다. 언제 터질지 모를 뿐, 언젠가 터진다는 것을 이미 다 알고 있다. 다만 다가올 불행이 콩알탄인지 수류탄인지, 그 타이머에 시간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를 모를 뿐이다. 이는 얼마나 두려운 일인가? 불행이 언젠가 터질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그것이 너무 두렵기에 우리는 그 예정된 불행을 억지스럽게 외면한다. 이것이 우리네 삶이 불안한 근본적인 이유다. -- 「불행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에서

우리는 흔히 욕심을 억제해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동환’이 행복한 이유를, 음식을 더 먹고 싶은 욕심, 목적지에 빨리 가고 싶은 욕심, 직장생활을 편하게 하고 싶은 욕심을 억제했기 때문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진실은 정반대다. ‘동환’은 욕심을 억제했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욕심이 줄어든 것일 뿐이다. 이를 두고 스피노자는 “행복은 덕(지혜)의 보상이 아니라 덕(지혜) 그 자체”라고 말한다. 지혜는 그 자체로 행복이다. -- 「진정한 행복은 무엇일까요?」에서

스피노자는 누구인가? : 감정, 욕망, 몸, 자연의 철학자

“철학자들의 왕, 철학자들의 그리스도.” - 질 들뢰즈
“모든 철학자는 두 가지의 철학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자신의 것이고, 다른 하나는 스피노자의 것이다.” - 앙리 베르그송

스피노자는 근대 속에서 근대를 뛰어넘은 철학자다. 그는 모두가 신을 믿던 시대에 유대-기독교적 신의 존재를 부정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자연) 자체가 곧 신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정신이 신성시되던 시대에 그는 정신과 몸은 동시적이며, 오히려 몸이 더 근본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성이 최고의 선으로 추앙받던 시대에 그는 욕망이야말로 인간의 본질이라고 단언했으며, 불필요한 것으로 여겨지던 감정을 분류·정의하여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개념으로 체계화했다. 신이 아닌 자연, 정신보다 몸, 이성보다 욕망과 감정을 앞세운 스피노자의 철학은 당대의 통념과 금기에 정면으로 맞서며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철학사에서 스피노자만큼 혹독한 탄압을 받은 철학자도 드물다. 그는 신을 부정하고 유대교 교리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파문당하고, 유대교 사회로부터 영구히 추방되었다. 그 과정에서 광신도의 습격을 받기도 했으며, 생계 수단을 잃어 렌즈 세공 기술을 배워야 했다. 그의 모든 저작은 교황청에 의해 금서로 지정되었고, 사후 출판된 『에티카』 역시 ‘악마의 책’으로 불리며 압수·소각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은 역설적으로 스피노자의 사유가 얼마나 혁명적이었는지를 증명한다. 그에게 가해진 종교적·사회적 탄압은 그의 사유가 기존의 질서를 뒤흔들 만큼 매우 강력하고 치밀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다.

“자유인은 죽음의 공포에 의해 인도되지 않는다.” (『에티카』 제4부) 스피노자는 자신의 철학을 삶으로 증명하듯 평온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오늘날 암스테르담의 한 광장에는 그를 기리는 동상이 세워져 있다. 그 동상은 그의 철학처럼 높은 곳에서 사람들을 내려다보지 않고,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어울려 있다. 그는 습격으로 찢어졌던 망토를 걸치고 있고, 그 망토에는 작은 꽃들과 새들이 장식되어 있다. 어쩌면 스피노자는 그 작은 자연들의 ‘자연스러운 삶’을 위해 자신의 삶의 고난을 기꺼이 받아들였던 것은 아닐까? 그것이 스피노자의 ‘본성’이자 ‘자연스러운 삶’이었던 것은 아닐까? 스피노자는 신의 손에 쥐어져 있던 자연을 다시 자연 속으로 돌려준 철학자다. 그의 철학은 지금도 우리 곁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

‘신도림 스피노자’는 누구인가? : 스피노자를 사랑한 저잣거리의 철학자

“모든 고귀한 것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드물다.” 이 책의 저자 황진규는 『에티카』의 마지막 문장에 매료되어 처음 스피노자를 만났다. 그리고 잘 나가던 회사를 그만두고 철학을 공부하며 글을 쓰는 삶을 시작했다. 그는 철학과 글쓰기를 시작하며 스스로에게 ‘신도림 스피노자’라는 별칭을 붙였다. 이 우스운 듯 진지한 별칭에는 스피노자를 향한 그의 깊은 애정과 고마움이 묻어 있다.

저자는 작가 생활 중 골방에서 외롭고 두려운 시간을 마주할 때마다 『에티카』를 펼쳤다고 말한다. 삶의 가장 어두웠던 순간에 스피노자의 사유를 등불 삼아 자신의 길을 걸어온 셈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에티카』를 책상 위에서가 아니라 삶의 한가운데서 읽어낸 사람처럼 보인다. 예컨대 19장 「희망을 가지면 삶이 나아질까요?」에서 그는 ‘언젠가 좋은 작가가 될 수 있을 거야’라는 희망으로 불안한 작가 생활을 이어가고 있을 때, 『에티카』에서 ‘희망’에 관한 정의를 발견했던 순간을 이야기한다. “공포 없는 희망은 없고 희망 없는 공포도 없다.” 그는 ‘희망’과 ‘공포’는 맞붙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스피노자의 가르침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희망 없이 글 쓰는 삶’에 대해 자문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진정한 행복이란 ‘희망 없이 어떤 것을 사랑하는 삶’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뿐만 아니라 그는 잘 나가던 후배를 ‘질투’했던 일, 아버지를 닮은 직장 동료에게 ‘반감’을 느꼈던 일, 회사를 다니지도 그만두지도 못해 ‘공황’에 시달렸던 일, 어린 시절 가난했던 ‘기억’ 때문에 돈에 집착했던 일 등, 온몸으로 겪어낸 삶의 진짜 이야기들을 통해 스피노자의 사유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철학은 저잣거리에 있어야 한다. 우리네 삶 가장 낮은 곳에 있기에, 크고 작은 삶의 애환과 고민이 녹아 있는 저잣거리.” (「머리말」 중) 저자는 우리의 삶의 고민에 스피노자의 철학을 섬세하게 엮어 넣는다. 그로 인해 『에티카』는 먼 시대의 난해한 고전이 아닌, 지금 우리의 일상과 호흡하는 살아 있는 지혜가 된다.

“스피노자에 대한 것은 잊지 않는다네. 그것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기억하는 것이거든.” - 질 들뢰즈

저자는 이 책을 맺으며 스스로에게 붙였던 ‘신도림 스피노자’라는 이름을 내려놓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5년 뒤 펴낸 이 개정판에서 그는 ‘자연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기쁨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쩌면 “자신의 본성을 따라 자연스럽게 살아가라”는 스피노자의 가르침은 이제 그에게 삶 그 자체가 되어 버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온 마음을 다해 무언가를 사랑했던 이들만이 알게 되는 삶의 진실이 있다. 스피노자가 ‘신(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세계의 진실에 가닿았듯, 그 역시 스피노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신만의 삶의 진실에 가닿게 된 것은 아닐까? 그리고 우리 역시 각자만의 삶의 진실에 가닿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쓴 것은 아닐까? 스피노자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만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이 책을 먼저 읽은 독자들의 한 마디

“스피노자의 철학은 지구가 세상의 전부라 믿었던 사람이 지구의 존재가 우주의 먼지만도 못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의 충격과도 같다.” - 독자 노란색 연필
“깊고 넓은 시원한 강물에 발 하나를 편안히 담가 본 느낌.” - 독자 데니
“팩트 폭격을 제대로 당했다. 그렇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홀가분하다.” - 독자 장대소녀
“살아온 삶을 돌아보게 하고, 살아가야 할 삶에 용기와 지혜를 주는 글.” - 독자 우아한**
“철학이 이렇게 재미있고 아름다울 수 있음에 기쁩니다.” - 독자 이제*
“세상에서 가장 쉬운 에티카 해설서. 120% 확실합니다.” - 독자 생각하는 프니

인물정보

저자(글) 황진규

“앎과 삶을 연결할 수 없다면 철학은 필요 없다.”

철학을 공부하고, 글을 쓰고, 수업을 하며 산다. 앎과 삶을 연결하려는 인문 공동체, ‘철학흥신소’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다. 철학과 삶에 대한 주제로 몇 권의 책을 썼고, 앞으로도 계속 쓸 것이다. 주요 저서로는 『피해의식』, 『한입 매일 철학』, 『어쩌다 마주친 철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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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피노자 자연스러운 삶을 위한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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