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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지능의 역사

이은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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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20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12월 0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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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7.87MB)   |  약 25.8만 자
ISBN 9791141614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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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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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에서 현대까지 지성사적 접근을 통해 지적 활동의 근본을 이해하고, 그로부터 인공지능과의 관계를 정립해야 한다는 주장을 설득력 있게 전하는 책, 『인간지능의 역사』가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을 쓴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이자 서울대 AI 연구원 인공지능 디지털인문학센터장인 이은수는 역사상 “인간의 고유성은 고정된 속성이 아니라 변화하는 맥락 속에서 스스로를 재발견하고 재창조하는 역동적 과정 그 자체에 있다”는 새로운 관점을 전한다. 인공지능이 일상을 기습적으로 침투한 이래로, 우리는 인간의 영역이라 생각해온 “이성적 판단, 패턴 인식, 학습, 창작”과 같은 능력이 AI에 대체되고 있다고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인간다움’은 더 근본적인 차원에 있다. 그것은 “깊은 맥락을 읽어내는 이해력, 이질적인 요소를 융합하는 창의력, 섬세한 윤리적 분별력,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힘”이다. 인간의 능력 중 어떤 것도 기술에 의해 대체되지 않으리라는 단언도 할 수 없고, 인공지능이 얼마만큼 우리의 미래를 바꿔놓을지 명확하게 예측할 수도 없는 미지의 시대. 이 책은 역사와 현실에 뿌리내린 균형잡힌 시각으로 ‘인간지능’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다.
시작하며-다시, 인간지능을 묻다

1부 발견하다-인간의 발견 vs. AI의 발견

1장 신의 흔적을 발견한 인간
존재의 기원을 찾는 과정 | 유레카, 자연의 질서를 발견하다 | 신의 흔적에서 인간의 흔적으로
2장 무지에서 앎으로
시간의 도서관을 거닐다 | 자연을 관찰하고 권위에 도전하다 | 미지의 세계를 걷다 | 단절을 넘어 만남으로
3장 볼 수 있지만 닿을 순 없는 세계
한계 인식과 극복의 여정 | 볼 수 없었던 우주를 열다 | 보이지 않는 세계를 드러내다 | AI라는 또다른 지능의 눈
4장 발견의 희열, 설렘, 경이감
인간지능을 넘어서는 지능 | 유예할 것인가 통제할 것인가 | 인간만의 배움과 발견의 의미 | 인간과 AI의 협력적 발견

2부 수집하다-인간의 수집 vs. AI의 수집

1장 지식, 전수에서 수집으로
지식 수집, 문명의 토대를 놓다 | 최초의 체계적 지식 저장고 | 모든 지식을 수집한다는 것 | 지식의 보고가 사라지다
2장 흩어진 지식을 모으다
고전을 되살리다 | 문서를 사냥하고 복원하다 | 다시 모인 지식의 사회적 의미 | 르네상스가 혁신한 지식의 가치
3장 지식의 두 얼굴, 호기심과 욕망
호기심과 욕망의 방, 분더카머 | 지식의 체계화, 권력화, 진화 | 실험실의 등장과 지식 수집의 전환 | 공공 지식 시스템의 형성
4장 지식 큐레이션 시대
지식의 체계화와 대중화를 연 백과사전 | 살아 있는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 나만의 지식 정원 가꾸기 | AI 주도 큐레이션의 미래 | 지식의 바다, 안전하게 항해하는 법
5장 디지털 정원을 가꾸는 지혜
명확한 역할과 유기적 결합 | 건강한 지식 생태계를 위한 파트너십

3부 읽고 쓰다-인간의 읽고 쓰기 vs. AI의 읽고 쓰기

1장 ‘듣고 말하기’와 ‘읽고 쓰기’
구술 문화에서 문자 문화로의 전환 | 역동적인 구술 문화에서 체계적인 문자 문화로 | 문자, 스스로 기억하는 능력을 빼앗다 | 부정과 적응을 거쳐 내재화로 | 문자, 구술과 함께 길을 열다
2장 자유로운 읽기가 가능해지다
기록 매체의 진화, 두루마리에서 코덱스로 | 그리스도교와 코덱스의 운명적 만남 | 지식 구조화의 혁명 | 선형적 사고에서 비선형적 사고로
3장 지식의 확산과 상식의 탄생 192
인쇄술의 혁명과 전통의 저항 | 상품이 된 지식, 출판 | 상식의 형성과 지식의 민주화 | 인쇄술이 만든 새로운 지식 생태계
4장 읽기와 쓰기의 미래
기술 변화 속에서 인간이 잃은 것과 얻은 것 | 디지털 기술과 인간적 가치의 재발견
5장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공동 창작
AI시대의 읽기와 쓰기 | AI를 활용한 의식적 독서 | 모두에게 열린 지식 생산 | 인류 지성사의 유산이 만나는 지점

4부 소통하다-인간의 소통 vs. AI의 소통

1장 경쟁적으로, 자유롭게, 진실하게
지식 소통의 토대가 된 그리스 문화 | 경쟁 문화에서 연마된 소통의 기술 | 알레테이아와 소통의 목적 | 자유로운 소통의 조건, 이세고리아와 파레시아 | 헬레니즘시대 지식 소통의 변화 | 공적 대화에서 내적 대화로의 변화
2장 권위 아래, 침묵 속에서
신의 말씀과 교회의 그늘 | 길 위에서, 글 속에서 | 대학, 지식 소통의 새로운 중심 | 중세가 남긴 몰입의 가치
3장 경계를 넘는 지식, 편지공화국
보이지 않는 공화국의 설계 | 느리고 불확실하지만 믿을 만한 | 조용하고 격렬한 펜 끝 논쟁 | 편지공화국의 위태로운 학자들 | 사적 소통에서 공적 토론으로 | 편지공화국 너머, 만인의 지식을 향해
4장 당신은 AI와 우정을 나눌 수 있습니까
디지털 광장의 소음 | AI와의 소통은 우리를 어디로 이끄는가 | AI는 이해하지 않고, 의도하지 않는다 | 예측 가능한 대화의 예측 불가능성 | 영원한 내 편 AI, 그럼에도 불구하고
5장 지혜로운 소통을 위한 길 찾기
고대·중세·근대에서 배우는 소통의 핵심 | 미완의 여정, 인간적인 소통을 향해

5부 재정의하다-지식 생산자 인간과 AI의 공존방정식

1장 지식이 탄생하는 곳
목격, 지식 생산의 마지막 키워드 | 실험실에서 가상세계로 | AI 가상환경 속 이차적 목격의 시대 | 인간은 지식 생성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
2장 다시, 지성이란 무엇인가
지성의 작동 조건을 만들다 | 함께 만드는 지성, 희미해지는 책임 | 지식의 연결자이자 통합자, 인간 | 단독 창조자에서 협력적 창조자로 | 창의적 지성은 과연 인간의 고유한 능력일까 | 인공지능시대, 지성이란 무엇인가
3장 다시, 지식이란 무엇인가
‘있을 법한’ 세계와 진릿값의 문제 | AI가 생성한 현실은 얼마나 ‘참’인가 | 네트워크의 지혜와 파편화의 그늘 | 융합의 창조성과 환원의 위험 | 상호작용의 산물과 평가의 딜레마 | 새로운 지식의 지형도를 그리다
4장 다시, 인간이란 무엇인가
경계의 재설정과 고유성의 재발견 | 체화하고 관계 맺고 책임지는 존재 | 인간 정체성과 자기 이해의 재창조 | 기술과 함께 진화하는 인간 | 질문을 멈추지 않는 고유한 인간으로
5장 창조하는 인간, 그 불완전함의 힘
불완전한 창조자의 역설 | 인간적인 약점에서 인간적인 강점으로

나가며-인공지능 앞에 선 인문학자

참고 문헌

인공지능시대 이후의 인간 탐구는 인공지능을 인간적 사고의 대체물이 아닌 확장된 지적 파트너로 인정하고, 인간과 기술이 서로 협력하는 메커니즘을 살펴보는 일에서 시작해야 한다. 여기에는 인공지능을 피해야 할 위협이나 통제해야 할 도구로만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인간지능’의 새로운 가능성을 함께 탐색하는 동반자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시작하며」 15~16쪽

첫째, 아르키메데스는 자연에 숨겨진 질서를 찾으려는 호기심과 직관이 있었다. 그는 단순히 도형을 계산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신의 설계가 있을 것이라는 직관을 통해 탐구를 시작했다. 둘째, 그는 이 비율관계를 발견했을 때 깊은 감동과 즐거움을 경험했다. 마침내 자연의 신비를 밝혀냈다는 희열이 그의 일생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되었다. 셋째, 그는 이렇게 발견한 원리에 자신만의 해석과 의미를 부여했다. 아르키메데스가 발견한 것은 단순한 수학 공식이 아니라 우주를 움직이는 아름답고 숭고한 질서였다. 「1부 발견하다」 31-32쪽

인간의 시각적 한계를 넘어서는 문을 열어준 것은 망원경과 현미경이었지만, 그 문턱을 넘어 새로운 의미의 세계로 들어가는 일은 또다른 차원의 작업이었다. 갈릴레오가 달의 울퉁불퉁한 표면을 그려내고 그것이 아리스토텔레스적 우주관에 던지는 의미를 해석했을 때, [로버트] 훅이 코르크 속 작은 방들에 ‘세포’라는 이름을 부여하고 생명의 기본 단위로서의 가능성을 직관했을 때, 그리고 레이우엔훅이 물방울 속 작은 생물들의 모습을 끈질기게 묘사하고 기록했을 때, 비로소 보는 행위는 세상을 바꾸는 ‘발견’으로 승화될 수 있었다. 이 역사는 발견의 진정한 가치가 경이로운 것을 보는 능력뿐 아니라 그것을 이해하고 설명하며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인간의 지적 노력에 달려 있음을 웅변한다. 「1부 발견하다」 63쪽

개인 주도적 큐레이션활동을 잘 보여주는 개념이 바로 ‘디지털 정원(digital garden)’이다. 노트 필기나 글쓰기와 같은 전통적인 지식활동이 종종 완결된 결과물을 지향하는 반면, 디지털 정원은 아이디어가 씨앗처럼 뿌려지고, 시간이 흐르면서 자라나며, 자연스럽게 가지를 뻗어 다른 생각들과 연결되는 유기적인 과정을 중시한다. 정원사가 식물의 성장 과정을 돌보듯, 디지털 정원을 가꾸는 사람은 완벽함보다는 지속적인 배움과 생각의 변화 과정을 기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 과거에 르네상스 인문주의자들이 고전 텍스트 여백에 자신의 성찰과 비판을 담은 주석을 달며 끊임없이 텍스트와 대화했던 지적 실천이, 오늘날에는 디지털 도구의 힘을 빌려 새로운 모습으로 펼쳐지고 있다. 「2부 수집하다」 138-139쪽

코덱스로의 전환이 텍스트와 지면 사이의 관계, 특히 여백(margin)의 역할과 의미를 재정의했다는 점도 중요한 변화다. (…) 여백의 창조적 활용은 지식 생산과 수용이 더이상 저자가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독자는 무조건 받아들이는 방식이 아니라, 저자와 독자, 그리고 여러 세대의 주석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체적이고 대화적인 과정으로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중세시대 대학에서 스콜라철학이 발전하며 보여준 활발한 토론 중심의 학문 전통과도 깊이 연관되어, 지식이 여러 관점의 교차와 검증을 통해 공동체적으로 구축되고 발전하는 근대 학문의 중요한 토대를 마련했다. 「3부 읽고 쓰다」 186-187쪽

역사는 종종 비슷한 모습으로 반복되곤 한다. 인쇄술이 초기에 필사본의 외형을 닮으려 애썼던 것처럼, 오늘날 디지털 매체와 AI 역시 기존의 읽고 쓰는 방식을 모방하면서 출발했다. 하지만 모든 기술은 이내 자신만의 길을 찾아나선다. 인쇄술이 휴대 가능한 책과 표준화된 텍스트로 새로운 독서 문화를 열었듯이, 디지털 환경은 하이퍼링크로 엮인 무한한 정보의 바다와 다채로운 멀티미디어, 끊임없는 상호작용으로 우리를 이끈다. 여기에 더해 인공지능은 글쓰기, 요약, 번역, 심층 분석에 이르기까지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방식으로 우리의 지적 활동을 보조하고 때로는 주도하며 읽기와 쓰기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3부 읽고 쓰다」 211쪽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이러한 힘을 길러주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메타인지 저널’을 작성해볼 수 있다. 학생들이 인공지능 글쓰기 도구를 활용해 과제를 할 때, 결과물에만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왜 이 도구를 쓰려고 했는가?” “AI가 제안한 것 중에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점은 왜 받아들이지 않았는가?” “이 과정을 통해 내 생각이 어떻게 달라지고 발전했는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그 과정을 꼼꼼히 기록하고 되돌아보는 것이다. 이러한 실천은 인공지능이 내놓는 그럴듯한 결과물에 무비판적으로 기대려는 마음을 경계하는 데 도움을 주고, 기술을 활용하는 과정에서도 학습자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그 결과에 책임지는 태도를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4부 소통하다」 236쪽

그리스인에게 지적 소통과 경쟁의 궁극적 목적은 ‘진리’를 밝히는 것이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진리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알레테이아’가 갖는 독특한 어원적 의미다. ‘알레테이아’는 ‘눈에 띄지 않게 하다’ ‘잊다’를 뜻하는 동사 ‘란타네인’에서 파생했는데, 그리스 신화에서 망자가 저승으로 넘어가기 전 과거의 기억을 잊기 위해 한 모금씩 마신다는 레테의 강물과도 관련이 있다. 이 동사의 어근 앞에 부정 접두사 ‘ἀ-’를 붙여 ‘어떤 것을 은폐하거나 잊어버리지 않게 하는 것’이라는 뜻을 나타낸다. 「4부 소통하다」 250쪽

이미 살펴보았듯, 이러한 지식 공동체를 서로 연결하고 유럽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지적 네트워크로 묶어준 것은 언어, 문자, 그리고 서신이라는 소통의 기반 요소들이었다. 라틴어는 지리적ㆍ정치적 경계를 넘어선 소통에서 공용어의 역할을 했고, 카롤링거 소문자와 같은 표준화된 문자는 텍스트의 정확하고 효율적인 유통을 가능하게 했다. 그리고 편지는 물리적 거리를 극복하고 학자들과 기관들 사이에서 생각과 정보를 실어나르는 중요한 연결고리였다. 이처럼 중세는 비록 느리고 문자 중심적이었지만, 시공간을 넘어선 소통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유지함으로써 분열된 세계 속에서도 지적 공동체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었다. 「4부 소통하다」 274쪽

정보가 넘쳐나고 소통의 속도가 극도로 빨라진 지금, 우리는 과연 중세의 수도사가 하나의 텍스트 앞에서 보냈던 깊은 몰입과 집중의 시간을 얼마나 경험하고 있을까? 헨리 키신저가 지적했듯, “소셜미디어를 통해 수많은 사람의 의견이 넘쳐나면서 사용자들은 자기 성찰에서 멀어지고, 기술에 친숙한 많은 사람은 인터넷을 통해 그들이 두려워하는 고독을 피하고 있다. 이러한 지나친 정보와의 얽힘이 창의성의 본질인 외로운 길을 걸어야만 구현할 수 있는 신념을 개발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인내심을 약화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 「4부 소통하다」274-276쪽

스위스 바젤의 귀족 가문으로 여러 수학자를 배출한 베르누이 가문은 ‘최단시간 강하곡선(brachistochrone, 브라키스토크론)’ 문제를 제기했는데 이는 당시의 지적 경쟁 분위기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1696년 요한 베르누이는 유럽 전역의 수학자들에게 공개적으로 이 문제를 던지며 6개월의 기한을 주었다. (…) 영국의 아이작 뉴턴 역시 왕립조폐국 일로 바쁜 와중에도 밤을 새워 문제를 풀고 익명으로 답을 제출했는데, 편지로 도착한 그 간결하고도 강력한 풀이를 본 요한 베르누이가 “사자의 발톱만 보고도 사자인줄 알 수 있다(Ex ungue leonem)”고 감탄했다는 일화가 널리 알려져 있다. 「4부 소통하다」 285쪽

아마도 AI와의 대화에서 우리가 가장 쉽게 속아넘어가고, 또 가장 경계해야 할 지점은 AI에게는 우리 인간처럼 말을 이끌어내는 진정한 속마음, 즉 ‘의도’나 ‘목적의식’이 없다는 사실일 것이다. 우리는 말을 통해 생각을 나누고 감정을 표현하며 관계를 맺고자 한다. 때로는 설득하고, 때로는 위로받고, 때로는 배우려 하는 대화에는 언제나 살아 숨쉬는 인간적인 동기와 목적이 꿈틀댄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AI는 그렇지 않다. AI는 그저 복잡한 수학적 계산을 통해 주어진 목표(사용자의 질문에 가장 적절해 보이는 답변을 생성하는 것 등)에 맞게 확률적으로 가장 그럴듯한 단어들을 뽑아 배열할 뿐이다. 아무리 인간의 말과 감정을 정교하게 흉내낸다 한들, 그 매끄러운 표면 아래에는 자율적인 의지나 소통하려는 진실된 마음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4부 소통하다」 305쪽

AI는 우리의 직접적인 경험과 감각 능력의 범위를 훌쩍 뛰어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한 사람이 평생을 다 바쳐도 훑어볼 수 없는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AI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하고 복잡한 패턴들을 읽어낸다. 때로는 인간 전문가조차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관계를 찾아내거나 창의적인 해결책을 스스로 생성해내기까지 한다. 이는 목격에 기대어 지식을 쌓아왔던 인류의 오랜 방식이 이제 벽에 부딪혔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우리 스스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시점, 즉 능동적으로 재정의해야 할 필요성을 강력하게 일깨운다. 양자역학의 기묘한 세계나 인간의 뇌 신경망이 작동하는 복잡한 원리처럼 인간의 관찰 너머에 있는 영역을 이해하기 위해서, 이제 목격이라는 익숙한 틀을 넘어서는 새로운 사유와 접근이 필요해진 것이다. 「5부 재정의하다」 329쪽

인간은 고립된 존재가 아니다. 따라서 AI를 포함한 더 넓은 기술적ㆍ생태적 관계망 속에서 인간을 기술과 함께 진화하는 존재로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러한 전환의 핵심에는 앞서 살펴본 대로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경쟁이나 대체가 아닌 공진화(co-evolution)로 보는 시각이 자리한다. 이러한 시각에서 AI는 인간의 지적 파트너로서 우리의 인지·감각·행위 능력을 재구성하는 공진화의 가장 강력한 변수다. AI는 우리가 지각할 수 없는 세계의 정보를 체감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하여 새로운 행동 가능성(affordance, 어포던스)을 제공하며, 이는 우리의 인지적·창의적·감각적 경험의 가능성을 확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5부 재정의하다」 387-388쪽

수천 년 진화를 거듭한 인간지능의 핵심을 알면
인공지능과의 관계가 다르게 보인다!

인간 지성의 본질, 한계, 확장 가능성,
그 새로운 이해를 위한 역사적 접근

서울대 AI연구원 인공지능 디지털인문학센터를 이끌며
인문학의 새로운 물길을 내고 있는 이은수 교수가 선보이는
고전과 현대를 넘나드는 지적 통찰!

기계가 인간 대신 생각해주는 시대,
인간지능의 쓸모는 어디에 있는가?
발견자에서 설계자로, 지성사를 통해 인간을 재정의하다

과학기술과 인공지능산업의 비약적 발전에 따라 인문학의 위기가 오르내린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제 창작의 영역까지 생성형 인공지능에 고스란히 자리를 내주면서, 우리는 빠르게 달려가는 기술에 앞서기는커녕 속수무책으로 끌려가는 상황이 되었다. 일자리는 물론, 생각하는 능력마저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불안의 목소리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023년 챗GPT가 상용화되면서 일상에 촘촘히 스며든 인공지능. 인공지능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묻는 건 이미 때늦은 것일까? 『인간지능의 역사』는 이 질문에 대해 기존과는 다른 접근을 시도한다. 그것은 고대 그리스에서 현대까지 지성사적 접근을 통해 지적 활동의 근본을 이해하고, 그로부터 인공지능과 협력할 기준을 세우는 것이다. 이 책을 쓴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이자 서울대 AI 연구원 인공지능 디지털인문학센터장인 이은수는 역사상 “인간의 고유성은 고정된 속성이 아니라 변화하는 맥락 속에서 스스로를 재발견하고 재창조하는 역동적 과정 그 자체에 있다”는 새로운 관점을 전한다.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의 말을 빌리자면, 인간은 한 시대에서 다른 시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한 시대를 완전히 졸업하지 못하고 각 시대의 잔재들을 흡수하여 진화하는 키메라와 같다. 윌슨이 인간을 묘사하기를 인간은 여전히 구석기시대적 감정을 가지고, 중세의 제도를 이어받았으며, 신과 같이 뛰어난 기술을 활용할 줄 아는 존재라 했을 때, 그는 인간을 연속된 흐름에서 이해하고자 한 것이다. (15쪽)

인공지능이 일상을 기습적으로 침투한 이래로, 우리는 인간의 영역이라 생각해온 “이성적 판단, 패턴 인식, 학습, 창작”과 같은 능력이 AI에 대체되고 있다고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인간다움’은 더 근본적인 차원에 있다. 저자는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기술 덕분에 인간의 고유한 가치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깊은 맥락을 읽어내는 이해력, 이질적인 요소를 융합하는 창의력, 섬세한 윤리적 분별력,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힘”이며, 이를 인간지능의 역사가 증명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능력 중 어떤 것도 기술에 의해 대체되지 않으리라는 단언도 할 수 없고, 인공지능이 얼마만큼 우리의 미래를 바꿔놓을지 명확하게 예측할 수도 없는 미지의 시대. 이 책은 역사와 현실에 뿌리내린 균형잡힌 시각으로 ‘인간지능’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다.

방대한 데이터와 초고속 시스템 속
무한히 확장하는 지식의 경계
설계하고, 집합하고, 연결하고, 협력하는 인간지능에 주목하다

이 책에서 ‘인간지능’은 인간이 세상을 인식하고 의미를 구성하며 지식을 창출하고 전승하는 총체적 능력을 뜻한다. 진리를 탐구하고 가치를 성찰하는 ‘지성(intellect)’, 기억·추론·판단·상상 같은 구체적 정신 기능인 ‘지적 능력(intellectual capability)’, 그 결과물로 축적된 인식의 체계인 ‘지식(knowledge)’이 모두 인간지능에 속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지능의 역사를 탐구하는 일은 지식, 지성의 변화는 물론 그것을 행하는 인간의 변화를 살펴보는 것과 같다고 저자는 말한다.
지성은 어떻게 변화하는가? 저자는 오랫동안 우리가 지성을 주로 정보를 처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으로 생각해왔지만, AI가 바꿔놓은 지식 환경에서 지성은 지식을 생산하는 시스템을 ‘설계’하고, 개인의 능력을 넘어서서 ‘집합’적으로 사고하며, 다양한 분야를 융합하는 ‘연결’에 대한 감각을 가지고, 인공지능과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능력이라고 본다. ‘단백질 구조 예측 연구’는 ‘설계자’로서의 지성의 의미를 가장 잘 드러낸 사례다. 여기서 인간은 단백질 구조라는 ‘답’을 찾는 일보다 그 답을 가장 잘 찾아낼 수 있는 AI 시스템을 ‘설계’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이 밖에도 베네볼런트AI사가 방대한 의학 문헌에서 숨겨진 패턴을 찾아내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약품을 발굴한 사례, 최근 AI 연구에서 인간이 AI의 성향이나 가치관을 설정하는 인간 피드백을 통한 강화 학습(RLHF) 등, 인간은 인공지능이 사회적으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도록 여러 분야를 연결하는 집합적 사고를 통해 시스템을 설계하는 역할을 맡는다. 즉, 인공지능시대의 인간 지성은 더이상 한 개인 안의 고정된 능력이 아니라 관계적이고, 과정적이며, 분산적이고, 창발적인, 역동적인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성에서 창출된 지식은 어떠한가? 저자에 따르면, 인공지능시대 지식의 특징은 인간이 문제 해결의 틀과 목표를 설정하면 그 안에서 AI가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며 확률적 추론으로 지식을 생성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지식은 인간의 사고를 뛰어넘는 놀라운 결과물을 낳기도 하지만, 그렇게 생성된 지식이 ‘참’인지 ‘거짓’인지를 판단하게 어렵게 한다. 지식이 특정 주체나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분산되어 있기에 지식의 출처와 계보를 파악하기 쉽지 않고, 그에 따라 신뢰성을 평가하는 데 난점이 발생한다. 또한 융합적 특성으로 인해 각 분야의 지식이 가진 고유한 맥락과 엄밀함을 잃을 위험도 있다. 지식 평가의 주요한 기준이었던 저자성, 독창성, 창의성에 대한 기존의 개념 또한 모호해진다.
저자에 따르면 이러한 난제들은 오히려 우리가 오랫동안 ‘지식’이라고 생각해온 것의 경계를 넓힐 기회다. 여기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인공지능시대의 지식 생태계에 대응해 과거의 인식론적 도구를 넘어 새로운 기준을 정립하는 일이다. 저자는 이를 위해 새로운 ‘인식론적 도구 키트’의 개발과 활용을 역설한다. 그러한 인식론적 도구에는 여러 지표가 포함되어야 한다. AI가 생성한 지식의 타당성을 학습 데이터, 알고리즘 및 결과물의 일관성, 실용성 등 다층적인 면에서 검증하고, 지식이 생성된 과정과 경로를 추적해 신뢰도를 평가하며, 그 과정의 창의성과 윤리적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나아가 결괏값에 활용된 분산되고 파편화된 지식의 각 맥락을 파악해 그 의미와 한계를 명확히 하고,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뒷받침되어 있는지 등을 평가할 세부적인 지표와 종합적인 기준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간지능은 어떻게 진화해왔을까?
발견하다, 수집하다, 읽고 쓰다, 소통하다
네 가지 행위로 보는 인간 지성의 경이로운 여정

이 책은 인간의 지식 획득과 공유의 근간이 되는 네 가지 행위를 ‘발견하다’ ‘수집하다’ ‘읽고 쓰다’ ‘소통하다’로 보고, 각 부에서 고대, 중세, 근대, 현대를 가로지르는 인간지능의 여정을 추적한다. 각 지적 행위가 이어져온 역사를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해 봄으로써, 인공지능과 구분되는 지식 추구 행위의 핵심 동력을 새로운 시각에서 톺아본다. 4부까지 각 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부 「발견하다」에서는 인간의 ‘발견’이라는 행위가 얼마나 본질적이며 희열을 품은 경험인지, 그리고 인공지능시대에 그 의미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아르키메데스의 “유레카!”처럼, 진정한 발견은 호기심과 직관, 그리고 새로운 진실을 마주했을 때의 짜릿한 전율을 수반한다. 반면 AI는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속도로 방대한 정보를 분석하며, 인간조차 예측하지 못한 패턴과 통찰을 제시하지만, 그 앞에서 의미를 묻고, 발견에 책임을 지고, 윤리적 방향을 결정하는 일은 결코 대신할 수 없다. 아르키메데스의 ‘유레카’적 순간, 로버트 훅의 현미경에서 오늘날 알파폴드의 단백질 구조 발견까지, 기술적 도구인 망원경, 현미경, 그리고 AI 등이 보여주는 세계를 해석하고, 때로는 통념과 맞서며, 발견을 인간의 이야기로 완성하는 일, 그 긴장과 선택의 무게는 언제나 인간의 몫이라는 점을 1부에서 강조한다.

2부 「수집하다」에서는 인류의 지식 수집 역사를 생존을 위한 치열한 여정으로 그리면서, 디지털혁명과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그 의미가 어떻게 재정의되고 있는지를 풀어낸다. 초기 인류에게 지식은 농사, 천문 관측, 의학처럼 공동체의 생사를 좌우하는 실용적 힘이었고, 알렉산드리아도서관의 소실 같은 사건들은 오히려 지식을 더 안전하게 기록하고 보존하려는 욕망을 키웠다. 르네상스의 고전 복원, 근대의 백과사전 편찬은 모두 세상을 이해하고 질서를 구축하려는 인간의 집념이 남긴 흔적이었다. 그러나 디지털시대 이후 지식은 지면이라는 물리적 제약을 벗어나 무한히 복제·확산되었고, AI는 인간이 평생 모아도 미치지 못할 양의 데이터를 한순간에 분석하며 지식 수집의 양상 자체를 바꾸었다. 그 결과 인류는 처음으로 ‘지식의 부족’이 아닌 ‘지식의 과잉’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무엇이 의미 있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분더카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서 개인화된 큐레이션까지, 결국 2부를 통해 저자는 AI시대의 핵심은 더 많은 정보를 모으는 능력이 아니라, 거대한 정보의 바다에서 가치를 가려내고 지식의 미래를 설계하는 것임을 지적하고,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지식을 수집하고 활용할지 끊임없이 질문해야 함을 역설한다.

3부 「읽고 쓰다」에서는 읽기와 쓰기가 인류 문명의 근간을 이루어왔음을 되짚으며, 인공지능이 인간의 언어 능력에 깊숙이 침투한 지금 ‘읽고 쓴다’는 행위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 묻게 한다. 점토판의 쐐기문자에서 알파벳, 필사본, 인쇄술에 이르기까지 인류는 기록 기술을 발전시키며 지식을 전수 및 확장해왔고,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언제나 인간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AI가 놀라운 정확도로 텍스트를 분석하고 새로운 글을 써내며 인간 고유의 창조적 영역을 침범하는 듯 보이는 시대가 도래했다. 그럼에도 저자는 기계가 언어를 다룰수록 오히려 인간의 읽고 쓰기가 지닌 감각적·정서적·사유적 깊이가 더욱 선명해진다고 말한다. AI 언어는 빠르고 정확하지만, 인간이 문학 속에서 맛보는 아이러니, 시간의 결, 실존적 질문은 모방할 수 없다. 구술 문화에서 문자 문화로의 이동, 두루마리와 코덱스 사이의 인지혁명, 읽기·쓰기의 디지털화라는 흐름의 핵심에는 여전히 맥락 속에서 의미를 파악해 자신의 삶과 연결려는 욕구가 살아 숨쉬고 있다. 결국 3부에서 저자는 인류가 글쓰기 기술이 변화하는 시점마다 두려움과 적응을 반복해왔듯, AI시대 역시 읽고 쓰기의 본질을 재정의하는 또 하나의 전환점일 뿐임을 알려주며, 인간은 결국 자신만의 고유한 언어적 가치를 지켜내는 존재라는 역사적 통찰로 독자를 이끌어간다.

4부 「소통하다」는 인류가 본질적으로 ‘의미를 공유하고 서로 연결되기’를 갈망해온 존재임을 짚으며, 고대 아고라에서의 토론부터 중세 수도사들의 필사와 서신, 근대 지식인들의 ‘편지공화국’에 이르기까지 소통의 방식이 시대마다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추적한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위에서 글은 오늘날 AI가 소통의 영역에 본격적으로 개입하는 전환점에 주목한다. AI는 방대한 정보를 처리하고 언어의 장벽을 넘어 개인 맞춤형 대화를 제공함으로써 인간 소통의 약점을 보완하는 듯하지만, 인간 소통의 본질인 공감, 삶의 체험에서 비롯된 이해, 모호함을 감내하는 상상력, 진실한 관계를 향한 의지가 무엇인지 더 깊게 묻게 한다. 동시에 AI와의 소통이 과연 진정한 의미의 ‘대화’라 할 수 있는지, 알고리즘이 만들어내는 정보가 객관적 진리인지 혹은 또다른 편향인지, 디지털 플랫폼이 실제로 평등한 발언권을 보장하는지 등 복잡한 질문이 제기된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AI시대의 새로운 소통 환경을 어떻게 이해하고 다뤄야 하는지 탐색한다. 결론적으로, AI의 편리함에만 의존하지 않고 인간 고유의 비판적 사고·정서적 교감·윤리적 판단을 더욱 연마해 미래의 지식 생태계를 주체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과제임을 강조한다.

새로운 소통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며 사회적 동요를 야기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반복되어온 현상이다. (…) 이 과정은 대체로 세 가지 뚜렷한 국면으로 전개되는데, 첫째는 신기술에 대한 초기의 부정과 거부, 둘째는 기존 방식과의 적응과 혼합을 시도하는 과도기, 그리고 셋째는 기술이 사회 전반에 스며들어 당연시되는 내재화 단계다. (167-168쪽)

인간은 미지의 세계 앞에서 더욱 인간다워졌다
인공지능의 한계와 인간지능의 한계를 넘어
인간과 기술의 균형잡힌 관계를 모색하다

이 책은 “인공지능 앞에서 인간의 고유한 가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인간의 고유성이란 고정되고 배타적인 속성이 아니라 ‘기술과 공진화하는 역동적인 과정 그 자체’라는 답을 내리며 마무리된다. 저자는 기계에 맞설 인간 최후의 보루를 찾아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급변하는 시대일수록 잠시 멈춰서서 인공지능과 인간지능의 차이를 객관적으로 살피고, 인간이 잘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역할을 파악해 꾸준히 개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 중심에는 인공지능을 인격화된 ‘적’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위해 현명하게 이용해야 할 기술로 간주하는 시각이 놓여 있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인간은 신기술이 나올 때마다 부정, 적응, 내재화의 과정을 거치며 스스로 지능을 발전시켜왔다. AI가 가져온 변화의 파도가 높고 거칠수록, 우리는 무비판적으로 인공지능에 생각의 주도권을 넘겨주기보다는 자신의 지혜, 관계, 창조의 능력을 더욱 선명하게 인지해 의식적으로 심화하고 확장해야 한다. 인간지능의 역사가 보여주었듯, 그 노력을 멈추지 않는 한 인간은 기술과 함께 거듭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인간지능의 역사』가 균형잡힌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정립하는 데 필요한 논의의 마중물이 되어줄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인간지능의 과거-현재-미래에 관한 탐구를 시작해보자.

프랑스의 기술철학자 베르나르 스티글레르는 바로 이 지점에서 중요한 화두를 던진다. 그에 따르면 인간과 기술은 단순히 한쪽이 다른쪽을 도구로 쓰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며 함께 진화하는 공생관계다. 스티글레르에게 기술이란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는 수단을 넘어, 인간의 존재 방식이 기술을 통해 바깥으로 형태를 갖추는 외재화 과정 그 자체다. 즉 인간은 기술을 매개로 자신을 외부세계에 구현하며 끊임없이 스스로를 재창조해가는 존재인 셈이다. (376쪽)

인물정보

저자(글) 이은수

고전과 과학을 넘나들며
새로운 좌표를 탐색하는 인문학자

서울대학교 철학과 조교수. 현재 서울대학교 AI연구원 인공지능 디지털인문학센터장으로, ‘인문학적 발명’을 내세우는 메타인문학랩(Meta-Humanities Lab)을 이끌고 있다.
서울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서양고전학 석사학위를, 이후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고전, 과학사, 디지털인문학을 수학하며 고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양 고대로부터 근대 과학혁명에 이르기까지 수학과 과학 지식의 혁신 과정을 추적하는 연구로 출발해, AI가 주도하는 문명사적 전환 속에서 인문학의 미래를 탐구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고민을 바탕으로 서울대학교에서 〈기하학의 그리스적 발견〉 〈책의 역사와 읽기의 미래〉 〈융합 지성사〉 등의 과목을 강의해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 소사이어티 창립 및 기획위원, 산업통상부 자체평가위원으로 활동하며 인문학의 사회적 실천과 외연 확장에 힘쓰고 있다.
『융합 지성사』 『디지털 시대, 인문학의 미래를 말하다』 『크래시: 기술·속도·미술시장을 읽는 열 시간』 『포스트 메타버스』 등 여러 도서에 공저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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