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받은 사람 중에 가장 축복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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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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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와 인간에 대한 작가의 깊은 이해와 남다른 시선은 그간 소설이라는 장르가 상상하지 않았던 낯설고 기이한 풍경 속으로 독자를 데려간다. 그곳에서 독자는 자기 욕망에 솔직한 인물들의 가감 없는 발칙한 내면을 마주한다. 분명 한국인데도 한국적이지 않은 배경과 불량한데도 어딘가 공감이 가는 캐릭터들은 독자가 기존에 알고 있던 고립과 연결, 가해와 피해, 저주와 축복의 정의를 뒤엎으며 한국문학의 서사적 외연을 확장한다.
1장 휴먼북 조기준
챕터 1 벽장 속의 소년, 1983년 겨울
2장 디지털 세탁소 '더 빨래'
챕터 2 벽장 밖의 소년, 1984년 봄
3장 누구나 나가고 싶은 벽장은 있다
챕터 3 소름을 쫓는 소년, 1984년 여름
4장 저주받은 사람 중에 가장 축복받은
챕터 4 소름이 된 소년, 1985년 여름
5장 1인칭 관찰자 시점
챕터 5 봉인된 소년, 1993년 가을
6장 열린 페이지: 방 탈출 레벨 업 가이드
에필로그_찢긴 페이지: 다시, 벽장 속의 소년
작가의 말
내가 마법사라니. 그런데 부릴 수 있는 단 하나의 마법이 고작 내 자식에게만 걸 수 있는 탈모라니. 응? 응? _11쪽
우식은 별것이 없을 걸 알면서도 어차피 다른 할 일도 없던 차라 제목을 눌러보았다. 이내 '휴먼북 라이브러리'라는 사이트로 연결되었는데 그곳이 다른 전자책 사이트와 다른 점이 있다면 휴먼북, 그러니까 인간의 형태로 된 책만 열람이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그 사이트의 최하단, 책값을 90퍼센트나 할인해주는 최저가 코너에 《휴먼북 조기준》이 있었다. _29쪽
“사이렌이 울리잖니. 전쟁이 날지도 몰라. 얼른 집에 가라. 어머니가 걱정하실 거야.” _36쪽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훌쩍) 조국과 민족의, (훌쩍)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훌쩍) 충성을 다할 것을, (훌쩍) 굳게 다짐합니다.”
하강식이 끝나고 소년이 자랑스럽게 고개를 드니 안나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왜 그러세요?”
소년이 묻자 안나는 대답했다.
“그러지 마.”
“뭘요?”
“그게 뭐든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하지는 마.” _47쪽
한 공간 안에서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과 겨울을 맞이하다 보면 작은 변화에도 민감해지기 마련이었다. _64쪽
격리 중이라던 마태공이 전국 사과 투어를 돌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준 건 전 직장 동료인 손미영 씨였다. 변비 탓에 화장실에 앉아 있는데 손미영 씨에게서 문자가 왔다. _77쪽
작년 봄 처음으로 집을 빠져나온 날, 소년은 자신만의 비밀기지로 삼을 장소를 찾기 시작했다. 1년 만에 밖에 나와서 기껏 한 일이 다시 몸을 은닉할 장소를 찾는 일이라는 게 아이러니했지만 적의 공습으로부터 피신할 곳이 필요했다. _93쪽
“너 거기서 뭐 하니?”
여자아이였다. 언제 여기까지 왔는지 교각 위에 한 여자아이가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유령이었으면. 제발 유령이었으면. _106쪽
격리가 끝난 후에도 방 안에 갇혀 있는 기분, 사람과 사람 사이에 차단 막이 있고 공포와 불안이 자신을 점점 더 좁은 공간으로 몰아넣는 듯한 압박감을 느끼는 사람이 우식 혼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_123쪽
그가 내게 대여해준 《휴먼북 조기준》은 우식이 본 것과는 달랐다. 휴먼북의 특성상 읽는 사람에 따라 이야기가 재창조되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그는 많은 것을 잘못 알고 있었다. _201쪽
“한국문학이 새롭지 않다고? 늘 뻔하고 지리멸렬하다고?
그건 당신이 아직 박지영을 읽지 않았기 때문이다” _문지혁(소설가)
《고독사 워크숍》 《이달의 이웃비》 박지영 신작 장편
“안나를 만나다니. 나는 저주받은 아이들 중 가장 축복받은 아이일 거야”
전쟁의 소문과 함께 10년간 격리된 소년,
그리고 성인이 된 그가 이제 와 털어놓는 비밀
《저주받은 사람 중에 가장 축복받은》은 비교적 산뜻한 저주에서 출발한다. 일면식도 없는 초등학생에게 휑한 두피를 들켜 “저주받았느냐”라는 황당한 질문을 받은 우식은 탈모를 걱정하며 팬데믹 시대를 통과하는 평범한 어른이다. 그의 꿈은 공과금을 제때 내고 반년에 한 번 치아 스케일링 받는 게 부담되지 않을 정도의 벌이를 유지하는 것. 그는 가전 수리 서비스센터에서 함께 일했던 선배 마태공과 함께 온라인상의 흑역사를 지워주는 디지털 세탁소 ‘더 빨래’를 운영한다. 그런 우식에게 어쩌다 세 번의 자가 격리 명령이 떨어지고, 집 안에 틀어박혀 냉동고 성에를 제거하는 일에 신물을 느낀 그는 남들은 격리 생활을 어떻게 버티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그때 그의 눈에 띈 것이 바로 인생 콘텐츠 구독 서비스인 ‘휴먼북’ 사이트에 올라와 있던 ‘격리 전문가 조기준’의 생을 담은 《휴먼북 조기준》. 시의적절한 콘셉트에도 최저가 할인 북 코너에 분류돼 있는 조기준의 생애에 호기심을 품은 우식은 그대로 열람 신청 버튼을 누르고 조기준이 그를 승인함으로써 둘은 연결된다.
1983년 겨울, 놀이터에서 놀던 소년의 눈에 누군가가 들어온다. 요양차 산속에 숨어든 불쌍한 여배우라는 소문을 오라처럼 두른 정체불명의 안나다. 어린 그의 눈에 주변의 소란에도 동요하지 않는 공허한 눈빛의 안나는 마치 만화 〈천년여왕〉의 주인공 같다. 세간의 부당한 평가를 받는 저 아름다운 여자가 나의 엄마라면……. 어느새 소년은 항상 바쁘고 무심한 엄마 대신 안나가 그 자리를 채워주길 소망한다. 그리고 세상이 전쟁의 소문으로 떠들썩해진 언젠가부터 소년은 안나가 사는 산골짜기의 안전 가옥에서 기한 모를 격리 생활을 시작한다.
소설은 우식이 사는 현재와 조기준이 살았던 과거가 교차하며 나아간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마태공 선배는 그간의 경력과는 관련 없는 트럭 모는 사과 장수가 돼 이유 모를 사과의 말을 외치며 전국 각지를 돌고, 전쟁의 시작과 동시에 사람을 죽이는 ‘전쟁 바이러스’에 감염된 소년 조기준은 목에 밧줄이 묶여 벽장에 갇혀 성장을 실감하지 못한 채로 10년을 흘려보낸다. 《휴먼북 조기준》의 챕터가 거듭될수록 우식은 완전한 진실이라 믿었던 이야기들이 반전을 품은 반쪽짜리임을 서서히 깨닫는다. 사업을 진지하게 꾸려가던 마태공이 갑자기 전국을 순회하며 불특정 다수를 향한 사과 퍼포먼스를 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조기준이 소년 시절 감염됐다던 바이러스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1980년대의 인물들이 이제 와 묻혀 있던 과거사를 털어놓는 이유는 무엇일까? 진실은 무엇이며, 거짓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질문의 답은 인물들의 끈질긴 자기 모색을 통해 조금씩 베일을 벗는다.
“다만 그는 선택했을 뿐이다. 원죄 의식을 갖고도 계속 살아갈 방법을”
나를 미워해야만 비로소 이를 수 있는 평안과
여전히 벽장에 갇혀 있는 이들에 관하여
미스터리 성장 소설이자 동시대를 관통하는 문제 소설이기도 한 이 작품은 사건의 전개나 시간의 흐름을 따라 선형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과거와 현재가 뒤엉키며 뒤의 진술이 앞선 설정을 뒤엎는다. 인생을 서술함에 ‘단 하나의 객관적인 진술’이란 존재하지 않음을 보여줌으로써 인간의 필요와 욕망에 따라 그 내용이 언제든 왜곡되고 과장됨을 암시한다. 마태공이 불법 촬영 주동자로 지목된 딸을 위해 기꺼이 감행한 일과 조기준이 과거의 자신을 폭력적인 아이로 묘사하는 행위가 소설 속 특이한 인물들의 예외적 행동이 아닌, 인간이 자기 삶을 받아들이는 보편적이고도 필연적인 방식일 수 있음을 묘파한다. 그리하여 독자는 타락한 세상에서만 자신을 긍정하는 인간의 연약한 마음, 그리고 자기혐오로만 이르는 기이한 평안의 존재를 새삼 깨닫는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궁극적으로 벽장 밖에 도착하고자 한다. “한동안 나는 이 소설을 세상 밖으로 내놓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소설의 나쁜 상상과 비관, 기저에 깔린 혐오의 정서는 이미 세상에 팽배했기에 굳이 이야기를 통해서 더 많은 절망과 어둠을 풀어놓을 필요는 없다고 여겼다. 그러나 이 소설을 쓴 덕에 나는 방 밖으로 한 발씩 나와 느슨한 연대로 서로의 고독을 응원하는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우리는 저주에 걸리고도 축복을 말할 수 있으며, 결점을 공유하기에 함께할 수 있다. 위악을 방패 삼아 실은 삶에 화해를 청하는 분열적이고 다층적인 인물들을 통해 독자는 제 안의 그들을 감각하고 새로운 한 발짝을 내디딜 수 있을 것이다. ‘악을 향한 공포와 통제에의 갈망, 저주의 한가운데에서 평온에 이르고자 하는 욕망’을 그린 이 소설은 그렇기에 인생의 어둠으로부터 벗어나는 가장 흥미로운 탈출기다. 앞으로 작가가 보여줄 인간 내면에 대한 한계 없는 상상력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벽장 속에 몸을 숨길 때마다 소년은 벽장을 열고 나오면 전쟁이 끝나 있기를 바랐다. 어딘가에 몸을 숨긴다는 건 그런 거였다. 내가 변화하지 않아도 내가 가만히 있는 동안 저 밖의 세계는 내가 원하는 대로, 혹은 내가 원하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릴 수 없더라도 지금과 같진 않은 모습으로 변해 있기를 꿈꾸는 것. _본문에서
인물정보
작가의 말
이 이야기를 처음 쓴 것은 2015년 겨울이었다. 2년 전 공모전을 통해 한 편의 장편소설을 출간했지만 아무도 내게 다음 책을 기대하지 않았고, 나 역시 그랬다. 내가 계속 소설을 쓸 수 있는 사람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래서 썼다. 아무도 기다리지 않고 기대하지 않고 내가 무엇을 쓸 수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그냥 그때 쓸 수 있는 것을 썼다. 내면의 악에 대한 공포와 통제에 대한 열망, 그리고 스스로를 세상으로부터 격리시킨 채 영원히 어둠과 절망 속에서 평온에 이르고자 하는 욕망에 대해서. 세상 밖에 가짜 전쟁을 풀어놓는 것으로 비로소 얻는 평화가 뿜어내는 짓무른 악취와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절망의 전염성에 대해서.
한동안 나는 이 소설을 세상 밖으로 내놓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소설의 나쁜 상상과 비관, 기저에 깔린 혐오의 정서는 이미 세상에 팽배했기에 굳이 이야기를 통해서 더 많은 절망과 어둠을 풀어놓을 필요는 없다고 여겼다. 그러나 이 소설을 쓴 덕에 나는 방 밖으로 한 발씩 나와 느슨한 연대로 서로의 고독을 응원하는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그러니 일단 어둠을 재료로 만든 절망의 실타래라도 애써 두 손 모아 꽁꽁 뭉쳐둔 실체가 있다면, 그것을 풀어 다시 희망을 짜는 일은 조금 수월해지는지도 모르겠다. 어두운 방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우선 어둠이 눈에 익어야 하듯이.
그런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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