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의 세계사

흑사병부터 코로나19까지, 위생·면역·도시·노동·데이터로 읽는 사회 재설계의 역사

사유의서재 지음

스마트북 2025년 11월 03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전염병을 단순한 의학 사건이 아니라 제도 설계의 시험대로 읽는다. 흑사병 이후 임금과 지대, 조세의 재배열부터 콜레라가 만든 상하수도 표준, 인플루엔자가 촉발한 사회보장과 노동 규칙, 결핵이 바꾼 주거·공장·요양의 설계, HIV/AIDS가 연 문서투명성과 권리의 언어, 사스·메르스·코로나19가 드러낸 병원·공항·플랫폼의 운영까지 역사의 변곡을 한 흐름으로 엮었다. 숫자와 그래프를 나열하기보다 공간·시간·정보를 어떻게 고치면 위험이 줄어드는지 체크리스트로 제시한다. 위험을 사람에게 붙이지 않고 절차에 붙이는 원칙, 공개와 보상을 함께 설계하는 원칙, 평시의 모의훈련을 정례화하는 원칙을 실제 장면과 문장으로 정리했다. 감탄이 아니라 사용법을 찾는 독자에게, 바로 쓰는 공공 인문서가 될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병원체가 제도를 바꾼 순간, 세계가 다시 설계되다

1장 공존의 시작 인류의 정착·가축화가 만든 병원체의 무대

2장 흑사병의 질서 재편 노동과 토지의 거래 규칙이 바뀌다

3장 천연두와 제국 면역의 비대칭이 팽창의 연료가 되다

4장 콜레라의 시대 오수·상수·도로망이 만든 근대 도시의 위생정치

5장 인플루엔자의 세계전쟁 병영·철도·검열이 확산을 가속하다

6장 말라리아와 개발 기후·토지개간·제국건설의 교차점

7장 결핵과 산업사회 공장·주거·요양의 제도화

8장 HIV/AIDS의 정치학 낙인·시민권·의약특허가 충돌하다

9장 사스·메르스의 예고편 공항·병원·언론이 만든 경보 체계

10장 코로나19의 총합실험 공급망·플랫폼·국가역할의 재배치

11장 데이터와 모델의 통치 R값·시나리오·비용편익이 정책을 이끌다

12장 다음 팬데믹을 설계하다 기후변화·인수공통·항미생물 내성의 삼중 위협

에필로그 재난을 제도로 바꾸는 기술, 더 느리지만 더 오래가는 개혁

책 속으로

전염병은 생물학이지만 결과는 설계다. 흑사병은 임금과 지대를 계약의 언어로 옮겼고, 콜레라는 오수와 상수의 경계를 고치며 도시의 가격지도를 새로 그렸다. 인플루엔자는 병영과 철도·검열의 네트워크를 타고 확산해 사회보장의 문법을 밀어 올렸고, 결핵은 주거와 공장 환기·요양 표준을 만들어 일하는 몸의 규칙을 바꿨다. HIV/AIDS는 낙인과 침묵을 권리와 투명성으로 전환했고, 사스·메르스·코로나19는 병원을 증폭기에서 감쇠기로 만드는 설계와 위험 소통의 언어를 정비하게 했다. 핵심은 같다. 공간을 배치하고 시간을 재조정하며 정보를 공개와 보상으로 설계하면 위험은 사람에서 절차로 이동한다. 숫자는 약속이 될 때 힘을 가진다. 평시에 모의훈련을 반복하고 권한은 자동으로 후퇴하게 설계하라. 신뢰는 어제 지켜진 작은 약속에서 자란다.

출판사 서평

헤드라인은 요란했지만 무엇이 오래 남았는가. 이 책은 병원체의 이름을 외우는 대신 사회가 스스로를 어떻게 다시 설계했는지의 문법을 꺼내 보여준다. 흑사병이 노동·토지·조세를 재배열하고, 콜레라가 물의 표준과 도시의 뼈대를 바꾸며, 인플루엔자가 사회보장과 학교·공장의 시간표를 수정하고, 결핵이 주거·공장·요양의 기준을 세웠다는 사실을 장면별로 증명한다. HIV/AIDS에서 시민권과 특허의 균형, 사스·메르스·코로나19에서 병원과 공항·언론·플랫폼의 경보 체계를 해부하며, 공간을 고치고 시간을 조정하고 정보를 정돈하면 위험이 줄어든다는 원칙을 체크리스트로 제공한다. 독자는 빠른 공포 대신 느린 합의, 한 번의 동원 대신 상시 표준이라는 해법을 얻게 된다. 오늘의 회의와 문서에 바로 붙일 수 있는 문장과 절차를 찾고 있다면, 지금 이 책의 원칙을 적용하라. 행동은 작게, 기준은 선명하게, 결과는 오래가게 될 것이다.

인물정보

저자(글) 사유의서재

사유의서재는 철학·과학·역사 등 인문사회 전반의 고전과 현대 담론을 교차 분석해 실행 가능한 인문 기술서를 집필하는 프로젝트 그룹이다. 철학을 감상의 언어가 아닌 운영과 성장의 언어로 번역하며, 질문·적용·점검 루틴을 통해 독자가 스스로 사고 체계를 세우도록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