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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의 언어

위즈덤하우스

2025년 10월 31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10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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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5.25MB)   |  약 24.2만 자
ISBN 9791171715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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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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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테네시주의 한 농장에서는 곤충, 박테리아, 청소동물의 도움을 받아 그 어떤 방해 없이 인간의 시체가 야외에서 부패된다. 이곳은 ‘시체 농장(Body Farm)’으로, 과학과 정의를 위해서 얕은 무덤에 묻히거나, 물에 잠기거나, 차 트렁크에 담긴 시체들의 부패 과정, 그 자연의 섭리를 연구하는 세계 최초의 연구소다. 이 책은 시체 농장을 설립한 저자가 ‘뼈 탐정’에 불과했던 유해 감식을 어떻게 ‘법의인류학’이라는 과학으로 발전시켰는지 50여 년간 겪은 에피소드를 따라 흥미롭게 펼쳐지는 논픽션이다.

우연한 선택이 인생을 바꾸는 경험을 사람들은 종종 한다. 이 책의 저자 윌리엄 배스 박사도 상담학을 전공하고 카운슬러가 된다는 미래를 꿈꿨지만, 순전히 재미로 선택한 교양 인류학 수업이 그의 인생을 180도 바꿔버린다. 인류학 교수의 제안으로 불에 타고 부러진 뼈로 희생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오랫동안 풀리지 않았던 미제 사건을 종결하는 과정에 큰 매력을 느낀 뒤 인류학으로 아예 전공을 바꾸게 된 것. 이후로 저자는 5000구가 넘는 인디언 유해를 발굴하고, 세계적으로 떠들썩했던 린드버그 아기 납치 사건의 유해를 감식하고, 아무도 모르게 살해당해 매장되거나 토막 난 유해의 신원을 밝혀냄으로써 지방 소도시 보안관 사무실에서 FBI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법집행기관이 담당한 수백 개 사건의 해결을 도왔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슬프고도 경이로운 저자의 경험담을 통해서 뼈 해부학, 법의곤충학, 인체 부패 연구 등 법의인류학이 새롭게 개척해낸 학문의 영역들, 그리고 죽은 인간이 겪은 사망의 종류와 사망 후 경과시간, 그리고 사망한 환경을 판별하는 연구가 발전하는 과정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더하여 저자의 뼈 해부학 설명과 부록에 담긴 골격 일러스트를 보고 나면, 독자 또한 희생자의 나이, 인종, 성별, 신장을 판별할 수 있게 되는 법의학의 ‘교양’을 얻을 수 있다.
프롤로그 | 죽은 자들이 사는 땅 … 008
1. 12개의 작은 뼈 … 012
2. 2000년을 기다린 인디언 … 030
3. 뼈의 증언: 법의인류학 입문 … 059
4. 초원에 홀로 남겨진 아이 … 077
5. 머리 없는 시신 … 094
6. 불타버린 집이 말해준 진실 … 112
7. 시체농장, 탄생하다 … 134
8. 구더기는 알고 있다 … 148
9. 죽음의 악취가 퍼지는 거리 … 166
10. 뚱보 샘과 캐딜락 조 … 179
11. 자기 집 바닥에 묻힌 남자 … 194
12. 동물원 사나이 연쇄살인사건 … 212
13. 불에 탄 시신, 토막 난 뼈 … 251
14. 죽음을 모방한 예술 … 277
15. 시체농장, 논란에 빠지다 … 290
16. 어떤 아내의 죽음 … 302
17. 우연을 가장한 설계자 … 322
18. 순수한 악의 심연 … 343
19. 재가 되지 못한 시체들 … 368
20. 그리고 내가 죽는 날 … 397
부록Ⅰ | 사람의 골격을 구성하는 뼈 … 404
부록Ⅱ | 법의인류학 용어 해설 … 407
감사의 말 | … 414
주 | … 419

윌리엄 배스 박사의 시체농장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 이 시체농장은 지금 이 순간에도 테네시의 언덕에 자리한 어느 병원 뒤쪽의 죽음이 깃든 한 숲속에 실재한다. 말 없는 그의 손님 중에는 본인의 이타적인 선택으로 이곳에 도착하는 사람이 많다(이들은 몇 달, 심지어 몇 년 앞서서 자기 시신을 배스 박사가 진행 중인 예사롭지 않은 연구를 위해 기증하겠다고 예약하는 경우가 많다). 매일 상처 입고, 너덜너덜해진 시신들이 흙 속으로 녹아서 사라지고, 새와 곤충, 혹은 다른 포식자들에게 뜯어 먹힌다. 이 동물들은 그저 먹이사슬의 일부로서 제 역할에 충실할 뿐이다.
_11쪽 〈프롤로그〉 중에서
살아 있는 동안에 메리 루이스는 아마도 애치슨에서 멀리 벗어난 적도 없고, 사람의 이목을 끌 만한 업적도 남기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죽어서는 지구 반 바퀴를 여행하고, 수천 명의 학생을 가르치고, 수백 명의 법의인류학자, 살인사건 수사관, 과학수사연구소 기술자, 검시관을 훈련시키는 데 도움을 주었다. 메리 루이스의 살인범은 아마도 영원히 잡히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 덕분에 다른 살인자들은 잡힐 것이다. 아마 이미 잡힌 범인도 있을 테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나에게 그녀는 놀라운 여성이고, 법의학의 영웅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한 치의 의심도 없다.
_76쪽 〈3. 뼈의 증언: 법의인류학 입문〉 중에서
그의 마지막 질문은 내가 그의 입에서 튀어나올까 봐 두려워했던 바로 그 질문이었다. “이 시신이 샤이 대령일 가능성은 없을까요?”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나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내 얼굴이 민망함에 빨개지는 것을 그가 보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답을 구해야 할 몇 가지 의문이 여전히 남아 있기는 합니다. 예를 들면 그 신발에 들어 있는 것 같은 고무줄이 1864년에도 있었을까요?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것 같네요.”
_107~108쪽 〈5. 머리 없는 시신〉 중에서
파괴력이 그처럼 강력하지만, 불은 놀라울 정도로 많은 양의 정보를 뒤에 남긴다. 단, 그 증거를 어디서 어떻게 찾을지 알고 있어야 한다. 사실 나는 화재 현장이 타기 전에는 어떤 모습이었을지 머릿속에서 재구성해보는 과학 퍼즐을 즐기게 됐다. 잿더미 속에 단추와 똑딱 단추, 호크 단추, 황동 리벳, 지퍼 같은 게 묻혀 있다고? 쉽다. 셔츠와 브래지어, 청바지 같은 옷들이 잔뜩 들어 있던 서랍장이 있었을 것이다. 새까맣게 탄 샹들리에 옆에 깨진 유리와 도자기 조각이 쌓여 있다고? 주방의 그릇 장식장이 있었을 것이다.
_120쪽 〈6. 불타버린 집이 말해준 진실〉 중에서
그다음 날 아침 대학원생 몇 명과 나는 1-81호 시신을 몇 달 전에 부어놓은 콘크리트 판 위에 눕혔다. 한 학생은 사진을 찍었다. 1-81호를 설치류, 또는 울타리 틈으로 비집고 들어온 작은 포식동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철망을 덧댄 나무 골조로 시신을 덮었다. 우리는 한 사람씩 줄지어 철망 울타리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내가 문을 닫고 걸쇠에 맹꽁이자물쇠를 채웠다. 파리 한 마리가 귓가를 스치며 지나갔다. 인류학 연구소가 이렇게 첫 연구 프로젝트를 개시하고 있었다. 시체들이 사는 땅이 드디어 문을 열었다. 시체농장의 탄생이었다.
_147쪽 〈7. 시체농장, 탄생하다〉 중에서
유해 발굴을 마무리하고서 토양에서 표본을 채취하고, 모든 것을 상자에 담아 녹스빌로 돌아오려던 대학원생들은 냉혹한 현실을 실감해야 했다. 그들은 유해, 옷가지, 토양 표본을 판지로 된 표본 상자에 담았다. 가로세로 30센티미터에 높이가 1미터쯤 되는 상자였다. 서맨사가 그 상자를 들고 바닥밑공간에서 나오자 로버트 램스버그가 그녀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서맨사는 어쩔 줄 몰라 빌을 바라보며 이렇게 속삭였다. “이 유해를 보고 싶다고 하면 어떡하지?” 빌이 말했다. “이건 수사 증거야. 보여줄 수 없어. 아무 말도 하지 마. 쳐다보지도 마.” 서맨사는 눈을 바닥으로 깔고 트럭을 향해 걸어갔다. 바닥을 향하고 있는 그녀의 시선과 괴로운 표정 속에서 로버트 램스버그는 그 상자 안에 담긴 것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다. 그가 옳았다. 그것은 그의 아들이었다
_208쪽 〈11. 자기 집 바닥에 묻힌 남자〉 중에서
총이 이런 흔적을 증거로 남긴다면 톱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스티브와 나는 분명 그럴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당시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해 보였다. 이때까지는 톱이 지나갈 때마다 기존에 지나갈 때 남았던 흔적이 지워진다는 것이 상식으로 통했다. 바꿔 말하면 톱이 자신이 남긴 흔적을 스스로 덮는다는 것이다. 스티브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입증해 보이기로 마음먹었다. 그 안에는 우리가 더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할 세상이, 더 많은 증거를 수집해야 할 세상이 존재한다고 말이다.
_269~270쪽 〈13. 불에 탄 시신, 토막 난 뼈〉 중에서
남편에게 살해당해서 불태워진 패티 로저스가 자신이 발견된 것을 두고 사후에라도 감사히 여길 것이라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법의인류학자로서 나는 그녀를 발견하고, 신원을 확인하고, 적어도 그녀를 위해 최소한의 정의를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한다. 그녀의 이야기는 내가 처음에 걱정했던 것처럼 조각조각 단편적이지는 않았다. 아무리 상상력을 동원해봐도 이것을 해피엔딩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암울하게나마 만족스러운 결말이지않나 싶다. 살인사건에서는 이것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최선의 해피엔딩이니까 말이다.
_321쪽 〈16. 어떤 아내의 죽음〉 중에서
굿윈은 우리가 논의할 시간을 벌기 위해 재빨리 휴정을 요청했다. 나는 사진 속에서 찾아낸 것에 대해 들뜬 마음으로 그에게 설명했다. 내가 내내 찾아 헤맸던 그 빈 번데기 껍질이었다. 구더기들이 자신의 생활사를 마무리하고 파리로 변태하면서 남기고 간 그 껍데기였다. 나비 애벌레가 고치를 만들고 그 안에서 나비가 되어 나오는 것처럼 구더기도 자신의 분비물로 보금자리를 만들어 그 안에 둥지를 틀고 날개가 돋아나기를 기다린다. 참 역설적인 일이다. 우리는 나비 애벌레는 귀엽고 나비는 아름답다 생각하지만, 구더기는 역겹고 파리는 끔찍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구더기와 파리는 자기만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 그랬다. 이들은 기도에 대한 응답처럼 법정에서 내 앞에 나타났다.
_364~365쪽 〈18. 순수한 악의 심연〉 중에서
(끝)

들판에 놓인 시체, 물에 잠긴 시체, 불에 탄 시체,
자동차 트렁크에 숨겨진 시체, 시멘트에 뒤덮인 시체로
‘부패의 언어’를 배우는 곳
저자가 시체농장을 설립하게 된 계기는 사실 전 세계 언론에 떠들썩하게 보도됐을 정도로 엄청나게 망신스러운 ‘실수’에서 비롯되었다. 바로 도굴당한 무덤에서 발견된 머리 없는 시신의 사망 후 경과시간을 무려 ‘113년’이나 빗나가게 판단했던 것. 부패가 진행되긴 했지만, 분홍빛이 도는 피부에 온전한 시신의 형태를 보고 사망한 지 길어야 ‘몇 달’이라고 판단했으나 무려 미국 남북전쟁 때 죽은 샤이 중령의 시체임이 밝혀진다. 1860년대 장례 관습에 따라 시신은 방부 처리가 된 데다 관이 주철로 만들어진 탓에 물, 산소, 관파리가 차단되어 부패 속도가 현저히 느렸던 것이다. 이미 20년 경력의 테네시주 공식 법의인류학자였던 저자는 구겨진 체면에 신경 쓰기보다 사람의 목숨이 끝났을 때 시작되는 사후 과정에 대한 무지함을 처절하게 반성하며 시체농장의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된다.
1980년 설립 이후 약 1200평에 달하는 시체농장에서 저자는 미국 전역에서 시신을 기증받아 다양한 환경과 조건에 놓고 사후 과정에 대한 실험을 진행했다. 이를테면 시체를 물웅덩이에 담가놓고 언제, 어떤 형태로 시랍(습한 곳에서 부패한 시신에 생기는 왁스)이 생기는지, 뚱뚱한 시체와 날씬한 시체 중에 어느 쪽이 더 빨리 부패가 진행되는지, 얕은 무덤, 숲의 그늘, 자동차의 트렁크나 뒷좌석에선 시체가 어떻게 부패하는지, 더 나아가 시체가 부패할 때 구더기, 파리, 송장벌레 등 곤충은 어떤 활동을 보이는지, 부패한 시체가 놓인 토양은 어떤 화학물질의 변화가 일어나는지 등이다. 즉 사망 직후부터 몇 주, 몇 달이 지나 뼈 말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때까지 시신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연구하고 기록함으로써, 세계 최초로 사람 시신의 부패 과정의 ‘시간표’, 즉 사망 후 경과시간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것이다.
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목표는 딱 한 가지였다. 실제로 살인사건 희생자가 발견되었을 때, 그 시신이 어떤 환경, 어떤 부패 단계에 있든지 간에 경찰에게 그 사람의 사망 시각을 과학적으로, 가장 확실하게 말해주기 위함이다. 그런데 사망 후 경과시간이 왜 그리 중요한 걸까? 대체 무엇을 의미하기에 저자가 자신의 인생을 바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걸까?

맨 뼈, 썩은 시체, 구더기와 파리로
가장 정확한 ‘죽음의 시간’을 재구성하는
치열한 분투의 시간
1999년 5월 미시시피주 파이크 카운티의 한 오두막에서 잔혹하게 살해당한 일가족의 시체가 발견된다. 젊은 부부는 수차례 칼에 찔려 사망했고, 어린 딸은 목이 졸려 죽은 데다 성폭행까지 의심되는 상태로 부패해 있었다. 용의자는 죽은 손녀를 발견하고 24시간 만에 25만 달러짜리 생명보험금을 청구한 의붓할아버지였다. 6년간의 첨예한 법정 다툼 때문에 시신은 이미 오래전에 매장되어 남은 것이라곤 발견 당시를 찍은 사진과 노트 기록뿐이었다.
저자는 수십 년간 시체농장에서의 연구로 시체 부패의 과정이 예측 가능한 일관된 순서대로 일어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진 속 시신 피부의 미끄러짐, 뼈의 노출, 머리카락 상실, 곤충의 활동과 더하여 사망 당시 미시시피의 온도와 습도 변화를 자신이 발명한 ‘누적도일’이란 공식에 넣자 사망 후 경과시간이 나왔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도출해낸 날짜에 용의자의 명확한 알리바이가 있다는 것. 수십 년 동안 치밀하게 구축해온 저자의 연구가 틀렸던 걸까? 바로 그때 저자가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사진 한 장이 발견된다. 그 사진 속 손녀의 머리카락 사이에는 구더기가 파리로 변태하면서 남긴 껍데기가 있었다. 이는 저자가 애초에 예측했던 것보다 일가족이 더 빠른 날짜에 살해당했다는 의미였고, 이 증거 덕분에 배심원들은 의붓할아버지에게 사형을 선고하기에 이른다.
사망 후 경과시간 연구에 저자가 인생을 건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유골 감식으로 살해 희생자의 신원을 밝히면 유해의 주인만 찾을 수 있지만, 사망 후 경과시간을 정확히 안다면 ‘언제’ ‘누구’의 손에 죽었는지 밝혀내고, 법적 증거로 채택되어, 법의 이름으로 살인자를 단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망자의 몸에 남은 이야기를 부패의 언어로 번역해준 덕분에 오늘날 살인 사건의 희생자들은 자신이 죽은 시간을 우리에게 알리고, 자신을 죽인 살인자의 정체를 밝힐 수 있게 되었다. 현재 검시관, 법의학자, 경찰과 법집행기관에서 사용하는 거의 모든 사후 조사 기법은 바로 윌리엄 배스 박사와 그의 제자들이 몰두한 시체농장 연구에서 나온 것이다.

한때는 인간의 ‘살’이었던 것에서 일어나는 변화
그 과정에서 찾아낸 인류학과 의학,
그리고 인간성의 의미에 대한 통찰
총 20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각 장에서는 법의학을 한 단계 끌어올린 살인사건 에피소드와 뼈와 구더기, 시체 부패 과정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나온다. 그럼에도 이 책이 끔찍하게만 읽히지 않는 건, ‘인간성이란 무언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저자의 따듯하고도 연민 어린, 때로는 존경을 담은 시선 덕분이다.

“리사의 유해는 재판이 끝나고 머지않아 매장됐다. 만약 리사가 살아 있었다면 지금은 30대 중반이 되었을 것이다. 어쩌면 자기 아이를 두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어쩌면 그 아이는 가는 금발머리에 앞니 사이가 살짝 벌어지고, 크고 환한 미소를 지을 때면 가운데 치아에 나 있는 파인 홈이 눈에 들어오는 예쁜 여자아이였을지도 모르겠다.”(93쪽)

시체농장이 만들어진 이후, 인간의 시신을 도구화한다는 윤리적 논쟁이 끊임없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저자는 시체농장이야말로 죽음을 통해 생명을 구하는 곳이며, 정의를 구현하는 공간이라는 것을 시신을 대하는 태도를 통해 증명한다. 살았을 때도, 살해당했을 때도 그 어떤 관심조차 받지 못했던 한 여성의 뼈로 그는 오늘날 수많은 법의인류학자와 검시관과 FBI 요원을 키워냈다. 살인자가 신원을 알 수 없도록 불로 바싹 태워버린 뼈로도 마침내 사망 후 경과시간을 알아내고야 말았다. 시신에 남은 구더기와 톱질의 흔적으로도 살인범을 밝히는 방법을 그와 제자들은 찾아냈다. 인간만이 동족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상상도 못 할 방법을 동원해 희생자의 신원을 알 수 없도록 숨기지만, 또 인간만이 그 갖가지 방법을 추적해 우리에게 정의를 돌려주고 있다. 그것이 이 책이 우리에게 말하는 메시지이자 저자가 인생을 바쳐 증명한 인간을 향한 사랑이다.

인물정보

저자(글) 윌리엄 배스

William Bass
법의학계의 전설적인 인물. 지방 소도시 보안관 사무실에서 FBI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법집행기관이 담당한 수백 개 사건의 해결을 도왔다. 1980년 세계 최초의 시체 부패 연구시설인 테네시대학교 인류학 연구소, 일명 ‘시체농장’을 설립했다. 이 연구소에서 뼈 해부학과 인체 부패를 주로 연구했으며, 이를 통해 시체의 사망의 종류와 시간, 그리고 사망한 환경을 판별하는 방법에 있어 많은 진전을 이루었다. 그의 연구는 검시관, 법의학자, 형사와 법집행기관에서 사후 조사에 사용하는 기법의 기초가 되었다. 현재까지 200권이 넘는 도서를 집필했으며, 그중에는 자신이 기소나 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었던 살인사건과 미스터리를 기반으로 한 것도 있다. 현재는 교수직에서 은퇴했지만, 여전히 테네시대학교의 법의인류학 프로그램에서 활발하게 연구 활동을 하고 있으며, 테네시주 녹스빌에 살고 있다.

저자(글) 존 제퍼슨

Jon Jefferson
기자이자 과학저술가, 그리고 다큐멘터리 제작자이자 소설가. 히스토리 채널, A&E,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을 위해 수많은 프로그램을 제작했고, 《뉴욕타임스》 《뉴스위크》 《USA 투데이》 《파퓰러 사이언스》 등에 글을 기고했다. 이 책 《부패의 언어》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윌리엄 배스와 함께 제퍼슨 배스Jefferson Bass라는 필명으로 범죄소설 시리즈를 공동 집필했다. 현재 조지아주 애선스에 살고 있다.

번역 김성훈

치과 의사의 길을 걷다가 번역의 길로 방향을 튼 엉뚱한 번역가. 중학생 시절부터 과학에 대해 궁금증이 생길 때마다 틈틈이 적어온 과학 노트가 지금까지도 보물 1호이며, 번역으로 과학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기를 꿈꾼다. 현재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구름 관찰자를 위한 가이드》 《지능의 기원》 《초월하는 뇌》 《동물들처럼》 《과학이 된 무모한 도전들》 《암연대기》 등을 우리말로 옮겼으며, 《늙어감의 기술》로 제36회 한국과학기술도서상 번역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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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부패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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