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과 일루미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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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67903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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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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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제5회 〈한우리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해 2020년 제10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허진희 작가는 “인간 군상에 대한” “감탄스러운 통찰”(김보영)과 “인물을 깊이 있게 다”(이금희)루는 역량으로 “나 또는 타자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과 선입견을 미세하게 흔들어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유영진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줌으로써, “계속 읽고 싶”(윤성희)은 소설을 쓴다는 평을 받아왔다. 특히 이번 신작은 작가가 그간 쌓아온 특장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작품으로서, 비밀스럽고 특별한 동성 친구와 우정의 시작을 그린 초베스트셀러 『독고솜에게 반하면』으로부터 더 나아가, 아홉 살에서 시작해 20여 년이라는 긴 세월에 걸쳐 변화해가는 두 소녀의 마음과 관계를 다룬다. 어릴 적부터 함께해, 서로가 부재한 미래를 상상할 수 없던, 그러나 결국 떠나보내야만 했던 ‘단짝 친구’와 나눴던 설익은 감정들과 미래에 대한 불안, 닥쳐온 가난, 기어코 찾아온 상실을 찬찬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2부 ‘없음’
발문 ㆍ 연여름
작은 신이었던 아이
작가의 말
절대 친해질 수 없으리라 믿게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딱히 어떤 이유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니에요. 상대와 내 세계에 교차점이 없을 거라는 직감은 수십, 수백 개의 이유를 앞서니까요. 그날 보하를 보았을 때가 그랬습니다.
_9쪽
할머니는 내가 보하와 친해져서 좋을 게 없다고 생각했어요. “보하 같은 애한테 마음 주는 거 아니다.” 할머니의 세상엔 우리 같은 사람과 우리와 다른 사람, 단 두 종류의 사람만이 있었습니다.
_20쪽
보하의 손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내 얼굴을 뒤살피던 보하의 눈빛이 두 눈을 파고들 듯했어요. 나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른 채로 보하의 시선을 피하지도 못했습니다. 어쩌다가. 어쩌다가 나는 막 숨을 거둔 할머니를 두고 냉정하게 뒤돌아서겠다는 말을 하는 스무 살이 되고, 어쩌다가 보하는 죽은 이의 영이 산 자를 지켜줄 거라 믿는 스무 살이 되었을까요. 도대체 어쩌다가.
_50쪽
그 시간에 익숙해질수록 내 안의 무언가는 점점 더 약해졌어요. 나는 ‘있음’과 ‘없음’에는 무덤덤한 사람이지만 ‘있다가 없음’에는 예민한 사람이었습니다. 내가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할머니를 보내고 나서 처음 알게 되었죠.
_63쪽
말하고 싶었습니다. “나는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항상 초연하고 평정심을 유지하고…… 그렇지 않아.” 따지고도 싶었어요. “어차피 너도 날 이해 못 하잖아! 너도 내가 되어보지 않는 한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잖아!” 호소하고도 싶었죠. “우리는 서로가 될 수 없어. 나도 네가 되어볼 수 없고 너도 내가 되어볼 수 없어.” 그러니 “더는 우리 둘이 다른 것을 문제 삼지 말자. 이제 그만”이라고요.
_79-80쪽
나는 가끔 우리가 샴페인을 마시고 옷장 속에 숨어 있던 날을 생각해. 어쩌면 그 순간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가 아닌가 싶어.
아무도 우리를 찾아주지 않아서 스스로 옷장 밖으로 걸어 나와야 했던 그날. 보하는 그날이 가장 행복한 날이었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 말에 담긴 슬픔을 도저히 가늠할 수가 없었어요. 우리는 고작 열 살이었습니다. 열 살의 어느 날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 되면 안 되는 거잖아요.
_116쪽
“고장 나 버렸어. 완전히 망가져버렸어.” 내가 같은 말을 몇 번이고 반복하는 동안 바이킹은 잠자코 내 옆에 앉아 기다려주었습니다. “고칠 수 없을 것 같아. 전혀 나아지지 않을 것 같아.” 무너져서인지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인지 알 수 없는 말들이 쏟아져 나왔어요.
(……) 어쩌면 백 살이 훌쩍 넘었을지도 모르는 바이킹에게 버릇없이 굴어버렸는데도 바이킹은 조신하게 몸을 웅크리고 손가락을 곰지락거렸습니다. 그리고 정말 나이를 아주 아주 많이 먹은 사람 같은 얼굴로 오랜 시간에 새겨 넣은 듯한 문장을 보여주었어요. ‘고장 난 채로도 나아질 수 있어, 구니.’
_129-130쪽
마음이 닿을 때까지 마음을 다하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었던 나와, 그런 나의 ‘작은 신’에게
엄마가 “핏덩이”였던 자신을 덜컥 맡기고 사라진 뒤 외할머니 손에서 자란 ‘구니’. 장지문 달린 단칸방에 살며 여름이면 침수 피해로 흙탕물을 퍼내야 했던 “더럽고 냄새나는 작은 들짐승 같은 여자아이”인 아홉 살 구니가 본 세상에서 가장 ‘예쁜’ 것은 다름 아닌 물을 퍼내고 있던 어느 날 자신의 집을 찾아온, 반짝이는 큐빅이 박힌 “빨간 에나멜 구두”를 신은 동갑내기 ‘보하’였다. 동시에 이 아이와는 “절대 친해질 수 없을 거”라는 예언과도 같은 확신이 구니를 스친다. 그러나 삶이란 늘 기대를 배반하듯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단짝 친구가 되지만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열여섯 살 겨울, 보하의 아빠가 회사 돈을 횡령한 죄로 감옥에 가게 되면서 두 소녀는 이별하게 되며 완전히 다른 방향의 길을 걷게 된다.
물론 떨어져 있는 시간이 둘의 우정을 흐려놓지는 않는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세상에 연고자 한 명 없게 된 구니에게 보하는 세상에 믿고 의지할 “작은 신”과 같은 존재이며, 아빠의 수감 이후 큰 가난에 시달리게 된 보하에게 구니는 힘든 순간마다 어깨를 기대고 싶은 단 하나의 존재이다. 그렇지만 오히려 소중하기에 둘은 자신의 “초라함”을 들키고 싶지 않아 상대의 “불안과 두려움을 때때로 감지하면서도 굳이 캐묻지 않고”, 들킬 것 같은 순간마다 서로가 서로의 앞에서 “종적을 감춰”버리고 만다. 소중한 관계를 지키고 싶기에 결핍과 불안을 털어놓기보다 도리어 감추는, 미숙한 전략을 택한다. 이 모습은 감정에 서툴렀던 날, 둘 사이의 거리를 재지 못해 지나치게 다가가 친구의 마음을 할퀴고는, 또 지나치게 멀어져 서로 애를 태우던 시절로 독자를 데려간다. 돌아가고 싶다고 해도 돌아갈 수 없는, 반짝였던 그 시절.
「발문」에서 “흐르는 시간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일루미네이션’의 “점멸”과도 같다고 짚듯이, 꺼졌다가 켜지기를 반복하는 불빛처럼 어쩌면 우리가 “사는 내내 겪어야 하는 것은” 곁의 사람, 동물, 물건 등이 “있다가도 없어지는” 일일지 모른다. 『샴페인과 일루미네이션』은 두 소녀의 우정 끝에 찬란했던 시간도 끝이 나는 때가 온다는 당연한 상황을 제시하면서, 그것이 그리 비극적인 일만은 아니라는 여지를 둔다. “샴페인이 터진 뒤 잠잠해져도, 일루미네이션이 빛을 뿌린 뒤 어두워져도, 그것은 있었던 순간으로 남”(김화진)기 때문이다. 흘러가 사라진 순간들이 정말로 사라진 것은 아님을, 모습을 감추어도 남아 있는 것이 있음을, 그렇게 기포와 빛 방울 사이를 오가는 일이 그 이후를 살아나가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달콤”하고도 “쌉싸름”(연여름)한 감상의 여운을 오래도록 남긴다.
▲ 추천의 글
부모님 몰래 샴페인을 맛보기도 하고, 좁다란 옷장에 함께 숨어 놀기도 하던 아이들은 한때 세상의 전부였던 동네를 떠나며 어른이 된다. 자란다는 건 필연적으로 새로 맞이할 세상에 옛 세상이 차지했던 공간을 어느 정도 양보해야 하는 일이다. 낯선 누군가를 삶에 받아들이는 만큼 떠나보내야 하는 이 역시 하나둘씩 생겨난다. 곁에 당연히 있던 것이 한순간에 사라져버리기도 하고, 내내 없는 줄로만 알았던 것이 어느 날 불쑥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그러한 드나듦은 마치 점멸하는 빛을 닮았다.
구니에게 흐르는 시간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점멸이다. 불이 켜져 있을 때 세상은 눈부시도록 빛나지만 꺼지고 나면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둠만이 드리우듯, 구니는 제 곁에 있던 빛이 광휘하는 시절과 꺼져 내린 시절을 차례대로 경험한다. 『샴페인과 일루미네이션』은 그 세상에 들고난 빛들을 향한 고해성사인 동시에 간절한 기도이다.
_연여름 「발문」 중에서
▲ 주요 내용
작은 들짐승 같은 여자아이 구니는 아홉 살 때 빨간 에나멜 구두를 신고 온 보하를 보고 예쁘다고 생각하는 한편, 절대로 친해질 수 없는 아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자신의 집까지 오는 동안 흙이 잔뜩 묻은 예쁜 구두가 안타까워 이미 물마를 새 없던 손이니 하면서 쭈그리고 앉아 보하의 구두를 씻겨준다. 이것이 구니와 보하, 너무도 다른 두 소녀의 우정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막 열여섯이 되던 겨울, 보하의 아빠가 회사 돈을 횡령하고 감옥에 수감되면서 가세가 급격히 기울고 둘은 원치 않은 이별을 맞이한다.
구니의 외할머니는 딸이 맡기고 간 구니를 어떻게든 잘 길러내고자 악착같이 살아간다. 할머니의 기원으로 좋은 대학에 진학해 독립한 구니는 정작 “뒤돌아서는 거 딱 잘라서” 하지 않으면 팔자를 망친다는 할머니의 말을 면죄부 삼아 할머니를 외면한다. 그러던 스무 살 여름, 구니는 세상의 전부였던, 그러나 자신이 차갑게 배반하고 만 할머니의 부고를 듣는다. 영영 혼자가 되어버린 구니는, 세상에 단 한 명 남은 소중한 이, 보하에게 매달린다. 보하도 그에 응하듯 자신의 잃어버린 시간을 메꾸고자 수능을 치고자 하는데 도와달라고 요청한다. 둘은 서로를 ‘작은 신’처럼 여기며 의지하지만, 수능 날 아침 보하가 갑작스레 잠적해버리는데…….
인물정보
작가의 말
그즈음 여기저기 흩뿌려놓았던 상념을 들추어보았더니 이런 문장이 있었다. “이 슬픔이 우리를 어딘가 데려다줄 거라 믿는다. 너무 어둡지 않은 곳으로.”
어떻게 해야 슬픔을 이해할 수 있을까. 불운에 휘둘리는 미숙한 이들에게, 언제고 나 자신이 될 수 있는 작은 영혼들에게 연민을 품는 것 말고는 여전히 다른 방법을 모르겠다.
_「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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