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뱅크 레볼루션
2025년 11월 01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11월 0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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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67852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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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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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 전환점에 있는 ‘은행’의 이야기다. 국내 사례를 중심으로 BaaS의 개념과 구조, 글로벌 흐름, 실제 활용 모델, 커머스와 금융의 전략적 융합을 살펴본다. 기술을 소개하려는 것을 넘어, 이 변화가 왜 시작됐는지, 누가 이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 수 있는지 질문하고자 한다. 은행이 없는 시대, 우리는 어떤 금융을 선택해야 할까? 그리고 은행은 어떤 방식으로 살아남아야 할까? 이 책은 그 물음에 대한 시도다. 지금의 ‘은행’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디로 향하고 있으며, 무엇으로 다시 정의되어야 하는지 따라가본다.
프롤로그 당신이 마지막으로 은행 지점을 찾은 날은? 8
1장 금융은 은행을 떠나 플랫폼으로 간다
01 은행이 사라지고 플랫폼이 대산하는 시대 19
은행 대신 플랫폼에서 금융을 경험하다 20
BaaS란 무엇이고 왜 주목받을까? 30
오픈뱅킹과 무엇이 다를까? 33
02 왜 기업들은 금융 기능이 필요할까? 36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37
쿠팡·카카오 같은 기업들이 금융에 뛰어드는 이유 38
은행은 어떤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49
03 해외는 어떻게 바뀌고 있을까? 53
애플과 골드만삭스가 만든 카드 이야기 55
통신사가 만든 은행, 유럽의 사례 58
API 연결자, 플래이드의 역할은? 61
2장 은행은 지금 무엇을 바꾸고 있는가
01 왜 은행은 플랫폼의 일부가 되려고 할까? 69
수익이 줄어드는 시대, 새로운 길을 찾는 은행들 70
비이자 수익을 위한 실험들 73
먼저 움직이는 은행들의 전략은 무엇일까? 81
02 금융을 재미있게, 쇼핑처럼 만드는 실험 83
포인트로 계좌 만들고 출금까지 가능하다면? 86
'쇼핑 적금'이 등장한 이유 87
금융상품을 고르는 방식이 쇼핑처럼 바뀐다 88
03 커머스 기업과 은행이 만나는 이유 93
쿠팡, 네이버, SSG… 커머스는 왜 은행이 필요할까? 94
고객의 쇼핑 이력을 신용으로 바꾸는 시대 98
PLCC, 포인트, 제휴카드가 만드는 새로운 금융 경제 101
3장 은행보다 기억에 남는 건 플랫폼이다
01 사람들은 은행보다 플랫폼을 신뢰한다 109
브랜드보다 중요한 것은 '경험'이다 110
좋은 UX가 신뢰를 만든다 112
은행은 경험에서 지워지고 있다 113
02 고객이 원하는 건 이자보다 혜택과 경험이다 116
이자보다 실질적인 혜택이 더 중요하다 117
적금보다 충전, 예금보다 포인트 119
MZ세대는 어떻게 금융을 선택할까? 121
03 커머스 기업은 왜 직접 금융을 하려고 할까? 123
단순한 수수료 절감 그 이상 123
고객을 붙잡기 위한 '로크인 전략' 124
은행을 파트너로 삼는 플랫폼 전략 125
04 데이터가 새로운 금융 질서를 만든다 131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이 달라지고 있다 131
일반적인 은행은 어떤 정보를 가질 수 있는가? 132
플랫폼과 함께 성장하는 은행 모델 133
05 이제는 산업이 금융을 품는다 135
농업+커머스+금융이 연결되는 팜스태크 136
자율주행차 안의 금융 서비스 142
어떤 전략을 배워야 할까? 146
4장 미래 금융은 어디까지 진화할까
01 은행은 어떤 모델로 바뀌고 있을까? 153
전통적인 은행 모델이 통하던 시대는 저물고 있다 155
혁신적인 금융 생태계를 만드는 조건은 무엇일까? 162
02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은 금융을 어떻게 바꿀까? 165
비트코인, NFT, 토큰은 투자일 뿐인가? 166
디지털 자산이 금융 서비스에 끼치는 영향 169
03 글로벌 금융 산업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172
해외 금융 시장의 변화 흐름은? 174
전 세계에서 통하는 금융 서비스의 기준은? 177
04 AI와 빅데이터가 만드는 맞춤형 금융 180
인공지능은 어떻게 금융을 더 똑똑해지게 만들까? 181
나에게 꼭 맞는 금융상품이 자동으로 제안되는 시대 184
05 ESG는 왜 금융에도 중요한가? 186
환경과 사회적 가치가 금융의 기준이 된다 188
지속 가능한 금융이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190
5장 10년 뒤, 우리는 어떤 금융을 만나게 될까?
01 은행은 계속 존재할 수 있을까? 197
BaaS 시대, 은행은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될까? 198
플랫폼화된 은행 vs. 백엔드로 남는 은행 199
02 플랫폼은 금융을 완전히 품을 수 있을까? 201
네이버, 카카오, 쿠팡의 금융 기능 확장 202
플랫폼은 금융 규제의 벽을 어떻게 넘고 있을까? 204
03 앞으로 누가 금융의 '신뢰'를 만들까? 207
기술이 신뢰를 만들 수 있을까? 브랜드 아니면 제도? 208
미래 금융의 ‘신뢰 주체’는 누구인가? 209
04 금융이 민주화된다는 것의 의미 212
모두가 금융을 설계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 213
지역 금융, 분산형 금융, 데이터 기반 금융의 공존 214
05 10년 후, 우리는 어떤 질문을 하게 될까? 216
지금의 BaaS 흐름은 지속 가능할까? 217
10년 후에도 은행은 남아 있을까? 218
금융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 곁에 있을까? 219
에필로그 은행이 사라져도 금융은 남는다 221
금융 서비스는 이제 앱의 기능 중 하나일 뿐이다. 커머스를 사용하며 할부를 쓰고, 택시를 불러 간편결제를 선택하며, 보험도 플랫폼의 추천을 따라 가입한다. 고객은 금융을 ‘사용’하지만, 굳이 ‘의식’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금융이 어디서 시작되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매끄럽게 경험에 녹아 있는가다. 이제 플랫폼은 단순한 서비스의 창구가 아니다. 경험의 흐름을 설계하고, 그 안에 금융을 자연스럽게 삽입한다. 금융은 더 이상 시작점이 아니며, 플랫폼의 흐름에서 기능처럼 호출된다. “어떤 은행을 쓸까?”를 고민하기보다는, “어떤 앱에 들어 있는가?”가 중요한 시대다. 이 변화는 고객의 기대에서 비롯됐다. 빠르고, 간편하며, 복잡하지 않은 금융을 원하는 사용자들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플랫폼은 그 요구를 수용했고 금융은 뒤따랐다. (p19)
플랫폼은 고객을 설득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고객이 시간을 보내는 공간에 금융을 기능처럼 심어둔다. 그 기능은 너무 자연스러워서, 사용자는 금융이라는 것도 자각하지 못한 채 경험해버린다. 카카오톡은 어느새 금융의 전면에 나섰다. 그렇다면 이 구조 속에서 기존 금융사는 어떤 역할을 맡을까? 계좌와 자금을 연결해주는 백엔드, 거래 기술을 제공하는 실행자, 상품을 공급하는 도매처와 같은 모든 중심 역할은 플랫폼이 차지하고, 금융사는 조연이 된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미 수백만 명이 투자를 경험하게 했다. 증권은 더 이상 전문가의 도구가 아니다. 카카오톡은 투자조차도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일’로 바꿔놓았다. 이것은 한 회사의 성공 스토리를 넘어, 플랫폼이 금융의 구조와 인식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압축된 장면이다. (p30)
적금은 토스에서, 대출은 카카오에 서, 결제는 배민에서, 보험은 네이버페이에서, 투자와 자산관리는 카카오톡에서 이뤄진다. 이 모든 과정에서 은행이 작동하지만, 그 존재는 점점 희미해졌다. 금융이 사라진 게 아니다. 금융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고객이 마주치는 금융의 ‘첫 장면’은 더 이상 은행이 아니다. 이제 금융은 플랫폼의 기능에 숨어서 작동하고, 고객은 그것을 금융이 아닌 일상의 일부로 경험한다. 이처럼 금융이 플랫폼에 들어갈 수 있게 만든 구조, 바로 그 핵심에 있는 것이 Banking as a Service, 즉 BaaS다. BaaS란 ‘서비스로서의 은행’을 뜻한다. 이전까지 은행은 거대한 하나의 시스템이었다. 창구에서 대출받고, 별도의 시스템에서 송금하고, 계좌를 만들려면 은행 앱에 로그인해야 했다. 금융의 모든 기능은 은행에서만 동작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계좌 개설, 예·적금 상품 추천, 실시간 송금, 대출 실행, 보험 연결까지, 이 모든 기능이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형태로 모듈화되어 외부에 제공된다. 즉, 은행의 핵심 기능이 분해되어, 제3자플랫폼에게 연결 가능한 서비스로 전환된 것이다. (p31)
BaaS는 기술 변화만이 아니라, 금융의 존재 방식 자체를 바꾸는 전환점이다. 예전엔 금융이 서비스의 중심에 있었다. 무언가를 하려면 은행부터 찾아야 했고, 금융은 출발점이자 핵심이었다. 하지만 BaaS가 도입되면서 금융은 다른 서비스의 ‘한 조각’으로 흡수되기 시작했다. 이제는 쇼핑하다가 결제하고, 병원비를 조회하다 실손보험을 연결하며, 택시를 타다가 포인트로 자동 결제되는 흐름 안에서 금융이 자연스럽게 호출된다. 이 구조에서 은행은 더 이상 주인공이 아니다. 금융은 독립된 목적지가 아니라, 서비스 흐름 속에 녹아든 유틸리티가 된다. 사용자는 금융을 경험하면서도 금융을 인식하지 않는다. BaaS는 기존 금융 질서에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금융사만이 금융을 다룰 수 있을까? BaaS를 통해 플랫폼, 커머스, 심지어 콘텐츠 기업까지도 자체적으로 금융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이는 기술의 진보를 넘어, 금융의 권력이 ‘면허’에서 ‘접점’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엔 라이선스가 있는 은행만이 금융을 다룰 수 있었지만, 이제는 고객을 가진 플랫폼이 금융을 경험시킨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은행은 기능의 제공자로서 다시 위치를 조정해야 한다. 고객 접점은 잃었지만, 기능의 제어권을 어떻게 유지할까? 그 고민의 답 역시 BaaS라는 구조에서 찾아야 한다. BaaS는 더 이상 실험적인 개념이 아니다. 이미 일상에 들어와 있고, 하루에도 몇 번씩 마주하는 금융 경험 뒤에는 언제나 조용히, 그러나 강력하게 BaaS가 작동하고 있다. 금융이 완전히 새롭게 설계되는 이 시대, 은행은 기능이 되었고 플랫폼은 신뢰의 상징이 되었다. (p32~33)
금융이 다른 산업으로 스며드는 건 우연이 아니다. 커머스가 결제를 품고, 모빌리티가 보험을 제공하며, 포인트가 투자로 전환되는 일상의 모든 변화는 기술이 좋아졌을 뿐 아니라, 산업의 구조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이다. 지금은 산업과 산업 사이의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다. 전통적으로 분리되어 있던 업권과 업태의 구분이 점점 흐려지면서, 소비자는 특정 업종에 묶이지 않고 경험의 흐름에 따라 움직인다. 그 흐름 속에서 금융은 이제 더 이상 독립된 산업이 아니라, 다른 산업과 결합해 가치를 증폭시키는 연결 도구로 자리 잡는다. 이처럼 금융이 ‘혼자 서 있는 산업’에서 ‘다른 산업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구조’로 바뀌면서, BaaS는 그 흐름을 가능하게 만드는 핵심 설계 방식이 된다. (p36)
쿠팡은 금융회사가 아니다. 대한민국 최대의 이커머스 플랫폼, 물류 혁신의 아이콘, 빠른 배송의 대명사다. 그러나 빠르고 편리한 쇼핑 경험 안에 금융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은 꽤 이른 시점부터 시작됐다. 첫 번째 금융 진입은 ‘판매자 정산 시스템’이었다. 쿠팡은 오픈마켓과는 다르게 자체 풀필먼트 시스템을 운영하며, 직매입과 마켓플레이스를 병행해왔다. 판매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얼마나 빨리 정산해주는가였고, 쿠팡은 이 문제를 금융적 기능으로 해결했다. 판매자가 매출을 올리자마자 자금을 조기에 회수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이다. 이는 단순한 정산 기능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상 쿠팡이 은행처럼 자금을 ‘앞당겨 빌려주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판매자는 대출 없이도 유동성을 확보하고, 쿠팡은 판매자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p40~41)
가장 최근의 변화는 더욱 상징적이다. SSG는 2025년 4월, KB국민은행과 손잡고 ‘쓱KB은행 파킹통장’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예치금 관리 기능이지만, 그 실체는 쇼핑 플랫폼 안에서 예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BaaS형 임베디드 금융 모델이다. 고객은 SSG MONEY선불 충전금을 쓱KB통장에 연결해 필요한 만큼 충전하고, 나머지는 예치 상태로 보관한다. 예치금에는 1일 단위 이자 수익이 붙고, 원한다면 출금이나 결제 시에 즉시 활용할 수 있다. KB은행이 제공한 금융 기능이지만, 고객은 이 통장을 SSG.COM의 자산관리 기능처럼 인식한다. 이 상품은 금융 규제 샌드박스의 특례를 받은 혁신금융서비스로, 실질적으로는 은행의 기능이 플랫폼 UX에 완전히 들어온 사례다. (p43)
은행은 전통적으로 이자 수익을 핵심 수익원으로 삼았다. 대출 이자와 예금 금리의 차이예대마진는 은행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였다. 하지만 저금리·저성장 시대가 길어지면서 이 구조는 한계에 부딪혔다. 시장 금리에 민감하게 흔들리는 수익, 금융당국의 정책 규제, 그리고 금리 경쟁에 따른 고객 이탈까지 겹치면서 더 이상 예대마진만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기가 어려워졌다. 더 큰 문제는 고객이 머무는 곳이 은행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용자는 카카오톡에서 송금하고, 네이버에서 보험을 비교하며, 쿠팡이나 SSG.COM에서 결제와 정산, 할부를 경험한다. 심지어 카카오뱅크, 토스와 같은 디지털금융 플랫폼은 기존 은행보다 먼저 사용자의 스마트폰에 자리 잡았다. 기존 은행 앱은 다운로드 수는 많지만, DAU일간 활성 사용자 수는 낮고, 고객이 자산 관리를 위해 능동적으로 찾지 않는 채널이 되어버렸다. 은행에서 상품을 파는데, 고객의 주도권은 플랫폼이 쥐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BaaS는 은행의 시대가 끝났다는 신호가 아니다. 오히려 은행은 스스로를 ‘서비스 인프라’로 재정의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금융을 지키고 확장하는 전략을 택했다. 플랫폼이 전면을 차지할수록, 기능을 제공하는 은행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이제 중요한 건, 고객이 앱에서 어떤 은행을 사용하는지가 아니라 어떤 플랫폼 안에 은행이 숨어 있는가다. (50p~52)
골드만삭스는 모든 금융적 실체를 담당했다. 신용 심사, 한도 설정, 리볼빙 운영, 리스크 관리, 정산 시스템까지, 애플카드라는 서비스의 ‘은행 역할’을 맡은 주체는 명백히 골드만삭스였다. 하지만 놀라운 건, 서비스의 전면에는 골드만삭스가 등장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카드 디자인에는 골드만삭스 로고가 없었고, 앱 화면에서도 사용자가 인지할 수 있는 은행 브랜드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모든 관계는 애플을 중심으로 형성되었고, 골드만삭스는 기능만 제공하는 백엔드 파트너로 존재했다. 이는 단순한 브랜드 전략이 아니었다. 바로 BaaS의 구조가 실현된 사례였다. 은행은 서비스를 구성하는 기능 단위로 분해되어 플랫폼 내부의 흐름 안에 조용히 스며들었다. 사용자는 더 이상 금융회사를 직접 찾지 않고, 플랫폼 안에서 필요한 금융을 경험만으로 소비한다. 골드만삭스는 왜 이 구조를 받아들였을까? 그들은 오랫동안 기업 고객, 초고액 자산가, 투자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월스트리트의 대표적인 투자은행이었다. (p56)
피도르은행은 IT기업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은 ‘은행의 기술화’가 아니라, ‘은행의 역할 전환’이라는 전략적 전환을 시도한 것이었다. 인터넷은행으로 편리함만 강조한 것이 아니라, 은행이라는 인프라가 더 많은 기업과 연결되고 고객 접점은 외부 플랫폼에 넘기더라도 본질적 금융 기능은 은행이 제공한다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는 BaaS가 스타트업이나 테크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 기존 은행이 스스로를 전환해 실현할 수 있는 모델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피도르은행의 사례는 무엇을 보여주는가? 은행도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플랫폼이 금융을 흡수하는 것처럼, 은행이 자신을 API 공급자로 전환하는 방식도 존재한다. 사용자와의 관계를 모두 흡수하지 않더라도, 기능의 소유권을 유지하며 플랫폼과 공존할 수 있다. 이것이 피도르은행이 BaaS를 주도했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그들은 금융을 지키는 방식 대신, 금융을 나누고 연결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것이 은행을 플랫폼으로 바꾸는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p60)
기존 은행 시스템은 폐쇄적이었다. 각 은행은 저마다 다른 데이터 포맷, 보안 체계, 인증 절차를 운영했고, 외부 기업이 직접 API를 통해 연결하기에는 기술 장벽과 규제 리스크가 너무 높았다. 플래이드는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은행과의 기술 연결을 미리 표준화하고, 외부 플랫폼은 플래이드의 API만 연결하면 수많은 은행의 기능을 호출할 수 있게 만들었던 것이다. 이렇게 플래이드는 복잡한 금융 백엔드를 API 하나로 연결할 수 있는 상품으로 바꾸었다. 이로써 은행은 고객 데이터를 유연하게 공유하고, 플랫폼은 빠르고 안전하게 금융 기능을 탑재할 수 있다. BaaS는 플랫폼과 은행이 직접 연결된다고 해서 완성되는 구조가 아니다. 실제로 작동하려면, 그 사이에 인증을 관리하고, 데이터를 가공하고, 규제를 준수하며, 금융 정보를 API로 표준화하는 기술적 기반이 필요하다. 플래이드는 그 기반을 만든 기업이다. ‘API 연결자’라는 이름은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BaaS 구조를 시장 전체에 확산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p62)
우리은행은 배달의민족과 제휴해 생활밀착형 플랫폼 결제 흐름에 은행 서비스를 연결하려는 시도를 진행했다. 또한, KB국민은행은 ‘리브메이트Liiv Mate’ 앱 내에 포인트몰을 연동하고, 금융 포인트로 구독형 상품이나 쇼핑을 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했다. 한편, 신한은행은 마이데이터 기반의 ‘쏠리치SOL rich’ 서비스를 통해 소비 리포트, 자산 변화, 맞춤형 금융상품 제안을 데이터 기반으로 제공하고자 했다. 이처럼 은행은 결제, 쇼핑, 자산관리 등 다양한 맥락에 금융을 녹여내는 실험을 반복했지만, 명확한 수익 모델이 부재하거나 고객의 기대와 동선에 깊이 닿지 못했다. 플랫폼은 있었고 기능도 있었지만, 사용자는 “굳이 은행 앱에서 이걸 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은행이 만든 콘텐츠’는 존재했지만, 과연 그 콘텐츠가 ‘은행이 있어야 할 자리’에서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검증은 부족했다. 비이자이익 확대의 한계는 결국 채널 전환의 실패로 요약된다. 은행이 가진 상품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문제는 그 상품을 전달할 수 있는 채널과 타이밍, 맥락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디지털 금융 시대는 상품보다 고객 행동이 흐르는 경로에 누가 위치하느냐가 중요해졌고, 그 경로에서 은행은 점점 뒤로 밀려나고 있다. 상품을 만들 수는 있지만, 사용되도록 만들 수는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은행은 이제 다시금 질문을 던진다. “우리의 상품이 아니어도, 우리의 기능이 팔릴 수는 없을까? 우리의 이름이 아니어도, 우리의 인프라가 반복적으로 사용될 수는 없을까?” (p74)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은행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명확해진다. 기능을 통째로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작게 나누어 외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것이 BaaS의 출발점이다. 은행 내부에 존재하던 다양한 금융 기능을 작은 단위의 모듈로 쪼개어, API 형태로 외부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인증 기능만 따로 떼어내고, 계좌 개설 절차를 다른 플랫폼의 회원가입과 연결하며, 결제 기능을 쇼핑몰의 결제 단계에 삽입하고, 대출 한도 조회 기능을 중고차 거래 앱에 연동하며, 신용평가 알고리즘을 이커머스 정기구독 구조에 연결할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은행은 자신의 기능을 판매 가능한 도구로 변환하고, 필요할 때마다 호출되어 사용되는 구조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은행은 이제 더 이상 모든 것을 스스로 통제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이 가진 기능이 다른 플랫폼에서 작동하도록 설계하고, 그 사용량에 따라 반복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구조를 바꾸고 있다. 즉, 은행의 미래는 “기능이 어디서, 어떻게 쓰이는가?”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 (p84)
결국 은행은 소유가 아니라, 기능이 ‘쓰이는 방식’을 통해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것은 반복적이며 예측 가능하고, 기존 상품 기반의 매출보다 더 넓은 범위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기능을 쪼개고 사용자의 흐름 안에 조용히 스며들고 사용될 때마다 수익을 얻는 구조는 은행에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이제는 얼마나 넓게 확장할 수 있을까?” 과거의 확장은 지점 수, 신규 계좌 수, 카드 발급 수량 등 수적 확장으로 설명됐다. 그러나 지금의 확장은 얼마나 다양한 맥락 속에 기능이 들어갈 수 있는지로 결정된다. 더 많은 플랫폼, 더 다양한 산업, 더 촘촘한 흐름으로 이제 은행이 확장하는 대상은 고객이 아니라 상황이다. 이 전략은 은행의 사고방식 자체를 바꾼다. (p91)
커머스 플랫폼으로선 금융은 결제를 돕는 수단일 뿐 아니라, 고객을 더 오래 붙잡고 더 자주 결제하게 만들며 더 깊이 분석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 되었다. 이 흐름에서 커머스는 은행과 제휴하지 않는다. 은행의 기능을 직접 안으로 들여온다. 이 전략의 출발점은 대부분 페이와 PLCC다. ‘페이’는 고객의 결제 루틴을 플랫폼 내부로 가져오고, ‘PLCC’는 외부 금융을 플랫폼 충성도로 바꿔주는 도구다. 거기에 더해, 최근에는 적립금 충전을 자산화하려는 시도까지 나오고 있다. 일부 플랫폼은 충전된 포인트에 이자를 지급하거나, 잔액을 정기 정산하는 구조를 실험하고 있다. 이는 포인트를 단순 마케팅 도구가 아닌 자산처럼 작동하게 만든다. 가장 앞서 있는 곳은 쿠팡이다. 쿠팡은 빠른 배송 플랫폼을 넘어서, 쿠페이를 통해 결제→적립→환불→정산까지 하나의 체계로 통합했다. 쿠팡은 2020년 자회사인 쿠팡페이를 통해 전자금융업자로 등록을 완료하고, 선불결제, 송금, 자동정산 등 은행 기능을 단계적으로 플랫폼에 통합해왔다. 특히 쿠페이머니는 충전형 선불결제 수단이지만, 실질적
“은행이 사라진다면 금융은 어디로 갈까?”
10년 후에도 은행은 남아 있을까?
미래의 금융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 곁에 있을까?
커머스에서 시작된 금융, 모빌리티에서 작동하는 금융. 소비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용이 만들어지고, 적립이 저축을 대체하며, 알고리즘이 맞춤형 금융을 제안하는 세계. 그리고 그 모든 구조를 설계하는 존재는 점점 은행이 아니라 플랫폼, 브랜드, 기술, 데이터가 되고 있다. 이제 다음 질문을 마주해야 한다. 앞으로의 10년, 금융은 어디로 향할까? 지금의 BaaS 흐름은 과연 지속 가능한가? 플랫폼은 끝내 은행이 될 수 있을까? 아니면 규제와 제도의 벽 앞에서 다시 멈춰 설 것인가? 무엇보다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미래의 금융에서 신뢰는 누가 만들 것인가?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아직 없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금융은 은행 없이도 움직인다는 것이다. 은행이 중심이 아니어도, 금융은 작동하고, 연결되고, 성장할 것이다. 형태는 사라졌지만, 기능은 오히려 더 넓어지고 정교해지는 중이다. 그래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은행이 사라져도 금융은 남는다. 그리고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은행 없이도 금융은 더 멀리 간다. 그것은 산업이 아니라 기능이고, 공간이 아니라 관계이며, 브랜드가 아니라 설계 방식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그 설계는 더 이상 은행만의 것이 아니다.
인물정보
신세계그룹 온라인 사업에서 펀더멘털 구축 중심의 액션을 담당했다. 온라인사업의 중장기 전략 수립과 그에 기반한 고객 획득, 리텐션, 매출 확대, 수익 확대의 마케팅 플라이휠 구축에 중점을 두었다. 신세계아이앤씨 EC사업부 마케팅, 신세계 e-커머스 총괄 마케팅, SSG.COM 프로모션 및 광고비즈니스 등 유통과 디지털 중심의 전략 및 마케팅 업무를 두루 경험했으며, 다양한 브랜드 파트너십과 O2O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연세대학교에서 MBA를 취득하였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비롯해 다수의 전략·기획 경진대회 및 고위과정에서 수상하며, 실무 역량과 전략적 통찰을 인정받았다. 이 책은 PLCC 프로젝트와 경영 사례 분석을 통해 얻은 ‘Banking as a Service’ 인사이트를 정리한 전략서다. 저서로는 《이것이 리테일 미디어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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