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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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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4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10월 2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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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7.39MB)   |  약 15.9만 자
ISBN 9791141614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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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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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동안 발표된 단편 중 등단 십 년 이상 작가들의 작품들을 모아 대상작 한 편과 우수상 여섯 편을 선정하는 김승옥문학상이 올해로 어느덧 10회를 맞이한다. 그간 이 상을 향해 독자들이 보여준 애정과 신뢰 덕분에 이제 김승옥문학상은 한국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김승옥문학상은 「무진기행」 「서울, 1964년 겨울」 등을 쓴 소설가 김승옥의 등단 50주년을 기념해 2013년 제정되었고, 2019년부터는 순천시의 지원으로 문학동네가 새로이 주관하여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수상자에게는 대상 5000만원, 우수상은 각 500만원으로 총액 8000만원이라는 단편 부문 기준 국내 최고 수준의 상금을 수여한다. 심사 대상작은 주요 문예지뿐만 아니라 웹진과 지역 문예지, 독립 문예지까지 범위를 넓혀 국내에서 발표되는 거의 모든 단편소설을 아우른다. 무엇보다 주목할 것은 김승옥문학상만이 보여줄 수 있는 특별한 블라인드 심사다. 이는 작가, 발표 지면 등에 구애받지 않고 오로지 최고의 단편소설만을 가려내겠다는 그 목적과 의지를 분명히 한다. 선입견을 가능한 한 배제한 채 작품의 완성도를 완전히 낯선 방식으로 포착하고자 하는 이러한 심사 과정은 독자가 문학상과 그 작품집에 기대하는 바를 넉넉히 만족시킨다. 우리가 수상작품집을 찾는 이유는 무엇인가. 권위나 명성 등에 기대지 않고 온전히 작품 자체에 집중하여 엄선된 작품을 읽기 위함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겠다. 그렇게 묶인 작품들로 한국문학의 현재를 짚어보려는 목적 역시 당연하다. “어느 때보다 타협 없는 심사”(심사 경위 및 심사평)였다는 말에서 느껴지듯 치열하고 공정한 과정 끝에 우리에게 도착한 일곱 편의 작품은 현재 한국문학의 동향을 선명히 보여주고 한국 문단이 나아갈 미래를 긍정하게 한다. 2025년 가장 탁월하며 가장 문학적인 단편소설이 바로 여기, 『2025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에서 빛나고 있다.

올해 김승옥문학상은 2024년 7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주요 문예지와 웹진 등 총 24개 문예지에서 104명의 작가가 발표한 소설 총 131편을 심사 대상으로 삼았다. 철저한 블라인드 심사와 치열한 토론을 거친 끝에 최은미, 강화길, 김인숙, 김혜진, 배수아, 최진영, 황정은이 수상자 명단에 올랐으며 최은미가 영예의 대상을 받았다. 이번으로 김승옥문학상에 네번째 이름을 올리는 최은미는 대상을 거머쥐며 저력을 증명했다. 최진영, 황정은은 김승옥문학상에 다시 얼굴을 비치며 그 입지를 확고히 하고, 새롭게 이름을 올린 강화길, 김인숙, 김혜진, 배수아는 독자들에게 고유한 스타일을 뚜렷이 각인시켰다.
‘봄에는 젊은작가상, 가을에는 김승옥’이라는 독자들의 환대에 부응하듯 올해 역시 화려한 수상자 라인업으로 찾아왔다. 이번 작품집은 지금-여기에 놓인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챗지피티, 12·3 계엄 사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 학살, 정선 사북항쟁 등 작금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담아낸 단편들은 우리가 무심코 스쳐지나갔을 사회문제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며 문학의 역할을 묻게 한다. 이번 수상작품집에서 또하나 특기할 만한 것은 바로 디자인이다. 기존의 틀은 그대로 가져가되, 기존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에서 보기 어려웠던 검은색과 금색을 사용해 제10회를 기념한다. 이는 ‘제10회’에 대한 축하 인사이자 동시에 역대 수상 작가들에게 바치는 트로피이며 무엇보다 그간 한국문학을 든든히 지킨 독자에게 전하는 감사이기도 하다.

대상 수상작인 「김춘영」은 1980년 정선 사북에서 광부들의 노동쟁의로 촉발된 사북항쟁을 모티브로 한다. ‘지역과 여성의 기억’ 아카이브 연구팀에 속한 ‘박정윤’은 탄광촌 여성을 주체로 내세워 생애사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 ‘김춘영’의 집을 정기적으로 방문한다. 4월의 어느 날, 그는 면담의 마지막 회차를 위해 김춘영이 사는 화운령의 집으로 향하던 중 폭설을 맞는다. 끝을 모르고 쌓여가는 눈에 결국 박정윤은 김춘영의 집에서 하룻밤 머물게 되고, 그는 이 밤이 어쩌면 “누구에게도 하지 못한 이야기”를 마침내 자신이 얻어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부푼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폭설로 인해 여행중인 부부 그리고 대민 지원을 나왔다가 오히려 눈에 갇힌 두 명의 군인까지 두 사람의 밤에 합류하면서 김춘영은 크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소설은 탄광촌의 광부도 그 가족도 아닌 술집 주인 김춘영에 주목한다. 이러한 인물 설정은 부부(그리고 독자)가 기대하는 바를 꺾고 “증언자를 우상화ㆍ신비화하는 태도를”(최윤 리뷰) 깨부순다. 최은미는 “역사적 사건의 현장감을 생생하게 살려내기를 거부하고, 정황이 짐작되지만 그 어느 것도 선명히 확정할 수 없는 상태”(심사 경위 및 심사평)로 소설을 이끌어간다. 김춘영이 그간 감춰온 공포가 소변으로 박정윤의 무릎을 적시고, 그 혼란스러운 밤을 보낸 뒤 박정윤 혼자 걸어나와 텐트 안에 있는 이를 발견하는 순간, 마침내 화운령은 박정윤의 “내 현장”이자 최은미의 ‘소설’로 자리하게 된다.

“착취와 피해가 교차하는 기묘한 자리에서 김춘영은 고요하고 으스스한 슬픔을 견뎌내고 있으며, 그것은 오줌이라는 비루한 물질성을 통해서만 잠시 촉각으로 닿는다. 이는 기존의 어떤 작품이나 연구의 문제의식이나 밀도에서 몇 걸음 더 나아가 있는 것이기도 했다. 안정된 호흡으로 문장을 쌓아올려 한 생존자의 안식 없는 생의 헐떡임을 생생하게 살려내고, 욕망과 윤리가 뒤엉킨 지점으로 독자를 던져놓는 힘은 오직 최은미만이 보여줄 수 있는 악력이었다. 그래서 이번 김승옥문학상 대상은 이 작품에 주어질 수밖에 없었다.”
_심사 경위 및 심사평
최은미 김춘영
작가노트 | 박정윤
리뷰 | 최윤 인간이 드러나는 기이한 통로들

강화길 거푸집의 형태
작가노트 | 숙면의 시간
리뷰 | 강지희 고통과 허기로 조형한 거푸집의 빛

김인숙 스페이스 섹스올로지
작가노트 | 공간과 우주
리뷰 | 구효서 망측罔測-헤아릴 수 없음

김혜진 빈티지 엽서
작가노트 | 삶을 탐구하는 작업
리뷰 | 조경란 해석과 설명

배수아 눈먼 탐정
작가노트 | 엠마오로 가는 길
리뷰 | 김미정 홀연 반짝이는 순간, 에 대한 메모

최진영 돌아오는 밤
작가노트 | 그리고 다시 시작해
리뷰 | 김화영 주어主語의 귀환을 위한 모험

황정은 문제없는, 하루
작가노트 | 후기後記
리뷰 | 소영현 부정적인 것과 함께 살아가기

최은미 「김춘영」

이 작품이 소설가 최은미의 의미 있는 터닝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인간의 악한 본성과 운명에 대해, 인간의 말로 다 밝힐 수 없는 동질성의 미스터리에 대해 여러 작품이 바쳐진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이 작품으로 작가는 고정된 본성론, 비극적 인간론을 훌쩍 넘어 더 미묘하고 깊으며, 각자가 지닌 차이로 세상과 맺는 고유한 관계 속에서 재창조되는 차연différance적 인간론으로 풍요롭게 진입한 것 같다._최윤(소설가)

“무슨 말을 했을 법도 한데,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잠깐의 시간이 있었고, 그때 김춘영이 나를 보았다. 나를 보는 김춘영을 본 그때에 나는 내가 김춘영의 집에서 내려가고 나서도 그 짧은 시간의 여파 속에 있게 되리란 걸 알았다. 알았지만, 몇 초 동안 내가 부지불식간에 내보이고 만 것을 당장 수습할 길이 없었다.”

□ 2008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에 단편소설 「울고 간다」가 당선되어 등단.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허균문학작가상, 유심상, 2014년, 2015년, 2017년 젊은작가상 등 수상.

강화길 「거푸집의 형태」

소진되고 고립된 자들의 자기혐오와 구별되지 않는 사랑. 동경하는 만큼 사랑하고, 사랑하는 만큼 증오하며 파열하는 사랑. 강화길의 「거푸집의 형태」는 이 사랑을 끌어안으며 우리 소설이 한 번도 가닿은 적 없는 정동의 미답지에 들어선다. 끔찍한 두려움과 희열에 떨면서._강지희(문학평론가)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넌 도대체 누구니? 스무 살? 서른? 너 그 티셔츠가 뭔지 알아? 익스트림이 누군지는 아니? 얘, 너 말이야. 이모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알아? 무엇을 사랑했고, 무엇을 증오했고, 또 무엇을 잊지 못했는지, 어떤 미련을 갖고 살았는지 그걸 다 알아? 알면서도 이러는 거야?”

□ 201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방」이 당선되어 등단. 한겨레문학상,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 백신애문학상, 2017년 젊은작가상, 2020년 젊은작가상 대상 등 수상.

김인숙 「스페이스 섹스올로지」

망측함과 무서움을 모른다면 외려 더 망측하고 슬프지 않을까. 「스페이스 섹스올로지」를 망측함의 숭고das Erhabene한 재발견으로 보고 싶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부적으로 낱낱이 분절되어 각축을 벌이는 날 선 가치들의 피곤을 “생생하기 짝이 없는 삶의 덩어리”로 뭉텅 뭉개버리는 「스페이스 섹스올로지」._구효서(소설가)

“유자는 사기꾼 최와 연애를 했던 게 아니었다. 그러나 곧이어 정말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게 아니라면 뭐였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면 죽을 만큼 창피한 마음이 들었다. 온몸이 뜨거운 프라이팬에 볶이는 듯 펄펄 뛰게 화가 나던 마음이 부끄러움과 괴로움으로 자글자글 끓었다. 그런데 부끄러운 것보다 더 부끄러운 것은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부끄러운 것보다 더 부끄러운 것은 없어서 자꾸 설명을 하려고 들게 되는 건가.”

□ 198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상실의 계절」이 당선되어 등단.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이수문학상, 대산문학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오영수문학상 등 수상.

김혜진 「빈티지 엽서」

소설은 친절과 선의 나누기의 어려움으로 시작해 익숙한 일상 지키기의 어려움으로 이어지며 한 겹 더 나아간다. 단순한 엽서 읽기에서 마음 들여다보기로. 빈티지 엽서를 읽는 ‘그녀’는 어느새 희미해졌거나 놓쳐버렸을지 모를 꿈을 간직한 ‘나’의 이야기로 되돌아와 이제 여기 놓여 있다. 소설에서 작가가 집중한 힘, 문장을 고른 세심함과 함께 또다른 해석을 기다리며._조경란(소설가)

“어디서 난 거야? 읽을 수도 없는 이런 걸 뭐하러 가지고 있어. 서랍도 복잡한데.
그가 말했고 그녀가 답했다.
왜 못 읽어? 얼마든지 읽지. 읽어줘?
그러곤 엽서를 내려다보며 문장을 읽었다. 아니, 읽는 척했다.
우리가 지금과 같은 삶을 살게 된 건 사소한 용기가 부족했기 때문이에요. 그걸 알아야 해요.”

□ 201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치킨 런」이 당선되어 등단. 중앙장편문학상, 신동엽문학상, 이호철통일로문학상 특별상, 대산문학상, 김유정문학상, 2021년, 2022 젊은작가상 등 수상.

배수아 「눈먼 탐정」

한 명의 독자로서 이 모든 얽힘이 단번에 이해될 것 같았던 그 반짝이는 순간에 기대어 다시 말해본다면, 이것은 필시 만남과 헤어짐에 대한 소설이다. 길에서 만나고 동행하고 헤어지고 편지를 쓰고 다시 만나는 것에 대한 이야기. 함께 헤매면서 저절로 만들어지는 길에 대한 이야기._김미정(문학평론가)

“또한 불행한 사건이나 죽음은 반드시 살인사건이 아니라도 일어나며, 신기하게도 악의나 부주의와는 무관해 보이는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느낌을 그는 받았다고 했다. 즉 갑작스러운 혹은 갑작스러워 보이는 불행은, 다른 종류의 불행도 예외는 아니겠지만, 사실상 매일매일 우리 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상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흰 두부처럼 잘린 그것을 임의로 한 조각씩 나누어 가질 뿐이다. 그것을 삶이라고 부른다.”

□ 1993년 『소설과사상』에 단편소설 「천구백팔십팔년의 어두운 방」을 발표하며 등단. 한국일보문학상, 동서문학상, 오늘의작가상, 김유정문학상 등 수상.

최진영 「돌아오는 밤」

새로운 인류는 이제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세계를 “계속 사용”할 것이다. 이 “사용”과 진정한 주체의 회복은 과연 병행될 수 있는 것일까? “죽음은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요소가 아니야”라며 『이방인』의 부조리 감수성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그러나 자신의 ‘은빛’이 오로라의 색과 형상, 죽은 친구의 ‘향기’로 인하여 진정한 삶이 될 것을 “추구”하는 화자, 그리고 주체로 귀환한 우리가 이 소설을 통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질문은 바로 이것일지도 모른다._김화영(불문학자·문학평론가)

“죽음은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요소가 아니야.
삶은 그 자체로 완전해.
죽음 또한 마찬가지겠지.
그러니까 사랑하는 조은빛, 의미를 찾지 말고 일단 시작해. 다시 시작해. 다시 시작해. 다시 시작해. 그리고 다시 시작해.”

□ 2006년 『실천문학』 신인상에 단편소설 「팽이」가 당선되어 등단. 한겨레문학상, 신동엽문학상, 백신애문학상, 만해문학상, 이상문학상 등 수상.

황정은 「문제없는, 하루」

인간에게든 비인간에게든 안전한 곳은 없다.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문제없는, 하루」는 대재난의 시대를 ‘문제없는, 하루’로 인식하는 우리의 무감각을 비판적으로 환기하는 동시에 ‘문제 없는 하루’를 꿈꾸는 미래형 소설이다._소영현(문학평론가)

“너는 악惡을 얼마나 생각해?
글쎄.
요즘 나는 악을 많이 생각해.
어떤 악.
그냥 악, 평범하게 있는 악.
영인은 손에 쥔 사과를 내려다보았다. 베어먹은 자리가 벌써 갈변해 있었다.
네가 말한 악한 사람들, 그 사람들이 저지르는 악 같은 것도 자주 생각해. 그런데 그걸 계속 생각하니까, 어렵더라.”

□ 200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마더」가 당선되어 등단. 한국일보문학상, 신동엽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대산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5·18문학상, 만해문학상, 김만중문학상, 2012년, 2013년 젊은작가상, 2014년 젊은작가상 대상 등 수상.



『2025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은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일의 어려움에 주목하거나 사회적인 문제를 적극적으로 가져와 소설 중심에 두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거푸집의 형태」는 이모와 조카라는 방계혈족을 필두로 고딕서사를 맹렬히 이끌어간다. 큰이모, 외할머니, 엄마, 이모, 조카가 애증으로 뒤얽혀 “돌봄노동과 감정노동의 수렁 속에서 몸부림치며 끝내 독해지는 존재는 여성들뿐”(강지희 리뷰)임을 내보이고 여기에 자기혐오와 사랑받고자 하는 절박함이 겹쳐지며 강렬한 울림을 준다. 이 작품을 통해 강화길만이 쓸 수 있는 소설은 무엇인지 당당히 보인다.
「스페이스 섹스올로지」는 그간 한국 소설에서 드물었던, 다소 뻔뻔하고 사랑에 쉽게 빠지는 엄마가 등장한다. 사기를 당하고 딸의 집에 얹혀살며 미안함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그 집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이 엄마는 소설 내내 망측함과 삶의 무서움을 이야기한다. 모녀 서사에서 시작해 “인생의 무서움을 견디며 살아가는”(심사평) 일로 이어지는 이 유려한 흐름을 김인숙은 능숙하고 감각적으로 풀어낸다.
「빈티지 엽서」는 이 사회에서 ‘선의’와 ‘친절’이 가능한지 물으며 시작한다. 헬스장에서 만난 두 인물이 헬스 트레이닝과 엽서 읽기라는 행위로 친절을 주고받지만 그 사이로 추측과 오해가 난입하며 관계를 그만두기로 한다. 소설이 진행되는 동안 엽서 읽기는 단순히 문자를 해석하는 것이 아닌 미처 깨닫지 못했던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행위로 뻗어나간다. 김혜진은 “이상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과 일상을 지키고 싶은 마음”(조경란 리뷰) 사이를 고요히 오가며 묵직한 여운을 남기고 우리에게 ‘용기’란 무엇인지 되묻게 한다.
「눈먼 탐정」은 가히 독보적인 색을 띤다. 배수아는 이번에도 고유한 특색을 내세우며 그만의 강렬한 소설세계로 잡아끈다. 소설은 유사한 장면과 모티브가 겹쳐지며 반복되는 구절, 그곳에서 피어나는 섬세하고 예민한 감정들이 한데 뒤섞여 독자를 단숨에 사로잡는다. 그리하여 “약간의 불안과 설렘을 감각하며 낯선 세계의 윤곽을 더듬어보는 사건”(김미정 리뷰)으로 소설을 받아들이는 새롭고 신비한 체험에 초대된다.
「돌아오는 밤」은 2024년 겨울 우리에게 가장 문제적이었던 12ㆍ3 계엄 사태를 전면에 내세운다. 계엄 당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아무도 없는 거리에 갇혀 정신적ㆍ물리적 폭력을 당하는 화자는 그날 밤 공포에 그대로 노출되었던 시민들을 떠올리게 한다. 도움을 청할 곳도 없이 방전된 핸드폰과 덩그러니 남은 화자는 소설의 도입부터 짙게 맴도는 죽음의 영향 아래 놓여 있다. 허나 상황에서 계속 소외되어 있던 화자를 다시 “주체로 귀환”(김화영 리뷰)시키고 삶을 추구하게 하는 방식으로 미래를 기대하게 한다. 이는 필시 같은 밤을 겪은 이들에게 전하는 최진영의 위로이기도 할 것이다.
「문제없는, 하루」 역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 학살을 중심으로 가장 최신의 사회문제를 소설 곳곳에 배치해두었다. 학살 등은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쯤으로 치부해버리고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려는 화자는 기후 문제로 업무에 영향이 생기면서 이 세상의 폭력성이 이미 곳곳에 뿌리내리고 있으며 모두 연관되어 있음을 깨닫기 시작한다. 자칫 전 지구적 문제를 한낱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바꿀 수 없다는 무력감으로 빠지기 쉬우나 소설은 긍정도 부정도 아닌 곳으로 방향을 돌린다. “부정적인 것과 함께 살아가겠다는 선언만으로도 다른 곳을 향해 나가기 시작한 것은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말하”(소영현 리뷰)는 황정은식 희망은 이 작품을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소설로 자리하게 한다.

인물정보

저자(글) 최은미

□ 2008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에 단편소설 「울고 간다」가 당선되어 등단.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허균문학작가상, 유심상, 2014년, 2015년, 2017년 젊은작가상 등 수상.

저자(글) 강화길

□ 201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방」이 당선되어 등단. 한겨레문학상,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 백신애문학상, 2017년 젊은작가상, 2020년 젊은작가상 대상 등 수상.

저자(글) 김인숙

□ 198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상실의 계절」이 당선되어 등단.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이수문학상, 대산문학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오영수문학상 등 수상.

저자(글) 김혜진

□ 201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치킨 런」이 당선되어 등단. 중앙장편문학상, 신동엽문학상, 이호철통일로문학상 특별상, 대산문학상, 김유정문학상, 2021년, 2022 젊은작가상 등 수상.

저자(글) 배수아

□ 1993년 『소설과사상』에 단편소설 「천구백팔십팔년의 어두운 방」을 발표하며 등단. 한국일보문학상, 동서문학상, 오늘의작가상, 김유정문학상 등 수상.

저자(글) 최진영

□ 2006년 『실천문학』 신인상에 단편소설 「팽이」가 당선되어 등단. 한겨레문학상, 신동엽문학상, 백신애문학상, 만해문학상, 이상문학상 등 수상.

저자(글) 황정은

□ 200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마더」가 당선되어 등단. 한국일보문학상, 신동엽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대산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5·18문학상, 만해문학상, 김만중문학상, 2012년, 2013년 젊은작가상, 2014년 젊은작가상 대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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