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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먹는 존재들

조이 슐랭거 지음 | 정지인 옮김
생각의힘

2025년 10월 30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10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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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50.12MB)   |  약 29.5만 자
ISBN 9791194880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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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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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생각한다. 대상을 보고, 소리를 듣고, 촉각을 감지하고, 더 나은 것을 선택하고, 계략을 꾸민다. 위험을 감내하고, 경험을 공유하며, 대지의 기억을 대물림한다. 오랫동안 식물은 ‘느리고 수동적인’ 존재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지난 10~20년 사이 첨단 영상기술과 생리학, 신경생물학, 분자생물학 등 세부 분야의 발전을 바탕으로 식물만의 감각 체계의 비밀이 폭발적으로 밝혀지기 시작했다.
이 책 《빛을 먹는 존재들》은 이러한 최신 연구 성과를 모아, ‘식물지능(Plant Intelligent)’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독자에게 선보인다. 새로운 세대를 이끌 과학 저널리스트로 주목받는 저자 조이 슐랭거는 생명과 지능의 경계를 다시 쓰는 최전선의 발견들을 이 책에 담아냈다. 식물지능 분야의 최신 발견은 물론 지난 역사를 함께 탐구하는 이 책은, 독자에게 기존의 인간 중심적 사고를 넘어서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프롤로그

1장 식물의 의식이라는 문제
2장 과학은 어떻게 생각을 바꾸는가
3장 식물의 의사소통
4장 살아 있는 존재는 느끼는 존재다
5장 땅에 귀를 대고
6장 (식물의) 몸은 기억한다
7장 동물과 대화하다
8장 과학자와 카멜레온 덩굴
9장 식물의 사회적 삶
10장 대물림
11장 식물의 미래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끊임없이 성장하면서도 단 한 지점에 뿌리내린 채 살아가려면 어마어마하게 많은 여러 어려움에 부닥치게 된다. 식물은 그 난관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 인간을 포함하여 모든 생물의 생존 방법 가운데 가장 창의적인 몇 가지 방법을 고안했다. 그중에는 너무나 독창적이어서 식물에게는 거의 불가능할 거라 여겨지는 방법도 많다. (…) 그러나 식물들의 믿기 어려운 능력은 우리의 빈약한 상상력은 아랑곳없이 분명히 존재한다.
_20쪽, ‘프롤로그’

식물은 우리가 자기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위로, 태양을 향해 솟아오른다. 지구가 이렇게 엉망이 된 순간, 식물은 우리에게 초록 식물처럼 생각해 볼 가능성의 창을 열어준다.
_22쪽, ‘프롤로그’

식물에게는 복잡하고 역동적인 자기들만의 삶─사회적 삶, 성적 삶, 그리고 우리가 대체로 동물만의 영역이라고 가정하는 온갖 미묘한 감각적 음미의 삶─이 있다. 나아가 식물은 우리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들을 감지하며, 우리는 볼 수 없는 정보의 세계에 살고 있다. 식물을 이해하는 일은 우리 인간에게 새로운 이해의 지평을 열어줄 것이다. 바로 우리가 낯설고도 익숙한 이 교묘한 존재들과 지구를 함께 쓰고 있을 뿐 아니라 그들에게 우리의 생명을 빚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_23쪽, ‘프롤로그’

지금까지 우리는 돌고래와 개, 그리고 우리와 훨씬 가까운 사촌인 영장류처럼 인간과 진화적으로 비교적 가까운 동물들에게서만 지능을 찾았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온갖 생물의 대단한 영리함이 인간과는 완전히 독립적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와 비슷한 지각 변동이 식물과 관련된 영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_28쪽, ‘식물의 의식이라는 문제’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대기는 바로 그들, 초기 육상 식물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식물들이 우리가 살 수 있는 세계를 탄생시켰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이탈리아의 철학자 에마누엘레 코차(Emanuele Coccia)가 말했듯이, 우리의 우주는 식물이 건설했다.
_59쪽, ‘과학은 어떻게 생각을 바꾸는가?’

생명이라곤 지녀본 적 없는 재료들인 빛과 공기를 가지고 당분을 생산할 수 있는 존재는 우리가 아는 세상 전체에서 오직 식물의 잎뿐이다. 나머지 우리 모두는 식물이 만든 물건을 재활용하는 이차 사용자다.
_59쪽, ‘과학은 어떻게 생각을 바꾸는가?’

몇몇 식물종은 애벌레의 침 속 화학물질을 감지해 그 애벌레의 종까지 식별할 수 있고, 그런 다음 바로 그 종을 먹는 포식자를 불러들이는 정확한 화학물질을 합성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 다음에는 기생벌들이 그 신호를 알아차리고 기꺼이 다가와 애벌레들을 처리해 준다.
_68쪽, ‘과학은 어떻게 생각을 바꾸는가’

식물은 의사소통하는가? 그리고 만약 한다면 그 사실은 무엇을 바꿔놓을 것인가? 의사소통은 자기에 대한 인지와 자기 이외의 존재들, 즉 다른 자아들에 대한 인지를 전제한다. 의사소통이란 개체들 사이를 연결하는 실을 잣는 일이다. (…) 한 숲 혹은 한 들판 전체가 의사소통하고 있다는 게 사실이라면, 그 숲과 들판의 성격이 바뀐다. 식물이란 무엇인가 하는 관념에도 변화가 생긴다. 의사소통할 수단이 없는 식물은 무엇일까? 껍질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대화가 없다면 숲은 숲이 아니다.
_103쪽, ‘식물의 의사소통’

로즈가 찾아낸 답은 믿기 어렵고 기가 막혔으며 위험했다. 그 답은 바로, 나무들이 서로 의사소통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애벌레들이 아직 도달하지도 않은 나무들이 애벌레의 공격에 대비해 잎들을 무기로 만들었다. 그 잎을 먹은 애벌레들은 병이 들어 죽었다.
_105쪽, ‘식물의 의사소통’

식물의 세포들도 이런 일을 한다. 대담하게 말하자면 세포들은 서로 ‘말’을 주고받는다. 이렇게 해서 각각의 세포는 자기가 무엇을 하는 존재인지, 달리 표현하자면 자기가 누구인지를 이해한다. 옥수수의 유전자들이 위치를 옮겨 다닐 수 있음을 발견하여 노벨생리학ㆍ의학상을 받은 유전학자 바버라 매클린톡(Barbara McClintock)은 이러한 세포의 인식을 “세포의 자기인지”라고 표현했다.
_107쪽, ‘식물의 의사소통’

세이지브러시 역시 벌레들의 위협이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일 때는 곤충의 공격에 관해 자기 가족 무리에게만 경고하는 ‘사적인’ 의사소통 수단을 사용했다. 말하자면 비정규 채널을 사용하는 셈이다. 자신 및 자신과 가까운 부류에게만 통하는 복잡한 화합물을 사용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지역 전체가 집중적 공격을 받게 되면 세이지브러시는 ‘공공’ 채널로 바꾸어 더 보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경고 신호를 내보낸다.
_123쪽, ‘식물의 의사소통’

식물에게도 나름의 사투리가 있고 사투리를 사용해야 할 때가 언제인지 판단할 수 있을 만큼 자기가 속한 맥락을 충분히 잘 의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뿐 아니라 식물은 누가 누구인지, 그러니까 누가 가족이고 가족이 아닌지도 분명히 의식한다. 그들은 자기가 속한 환경과 적들의 변화하는 상태를 줄곧 파악하고 있다.
_124쪽, ‘식물의 의사소통’

연구자들은 배추과에 속하는 잡초이자 식물생물학계의 실험용 쥐라 할 수 있는 애기장대(Arabidopsis thaliana)의 유전자를 들여다보면서 건드림이 실질적으로 성장을 저해할 만큼 호르몬과 유전자 발현에서 극적인 반응을 소리 없이 촉발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들은 부드러운 붓으로 애기장대를 쓰다듬은 다음 유전자의 반응을 분석했다. 건드린 지 30분 만에 애기장대 유전체의 10퍼센트에서 변화가 생겼다. 애기장대가 이 방해를 해결하는 일에 우선순위를 두고자 키를 키우는 수고에 쏟던 에너지의 방향을 돌린 것이 분명했다. 여러 번 건드리자 애기장대는 키를 키우던 속도를 30퍼센트 정도 줄였는데, 이는 수년 전 재피가 본 결과와도 일치했다.
_147쪽, ‘살아 있는 존재는 느끼는 존재다’

우리는 우리 몸이 기본적으로 전기로 움직인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런데 전기가 인간의 신경과 근육을 어떻게 조절하는지에 관한 오늘날 우리의 이해가 식물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은 대체로 잘 모른다. 앨런 로이드 호지킨(Alan Lloyd Hodgkin), 앤드류 필딩 헉슬리(Andrew Fielding Huxley), 존 캐루 에클스(John Carew Eccles) 세 연구자는 1950년대에 인간 뉴런의 전기적 성격을 알아낸 공으로 노벨상을 받았다. 그들의 연구가 토대로 삼은 이전 연구들이 있는데, 그건 바로 연못에서 흔히 자라는 녹조류인 쇠뜨기말의 거대한 세포 속 전기 임펄스를 측정한 연구였다. 쇠뜨기말의 세포는 길이가 10센티미터에 지름은 1밀리미터로 세포치고는 아주 거대해서 맨눈에도 잘 보인다. 그러니 세포에 바로 전극을 꽂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세포들은 사람의 세포와 상당히 비슷한 방식으로 전기 신호를 일으킨다.
_153쪽, ‘살아 있는 존재는 느끼는 존재다’

2019년에 텔아비브대학교의 연구자들이 해변달맞이꽃-찻잔 모양의 밝은 노란색 꽃이 피고 바닥에 낮게 붙어 자란다-에게 꿀벌이 날아다니는 소리를 녹음해서 틀어주면 3분 만에 꽃꿀의 당도를 높인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달맞이꽃은 벌의 윙윙거리는 날갯짓의 주파수를 벗어난 소리는 모조리 무시했다.
_194~195쪽, ‘땅에 귀를 대고’

식물 종마다 특유의 파열음 주파수가 있는 것 같았다. 예컨대 선인장은 포도와 아주 다른 소리가 났다. 그러나 무엇보다 흥미로운 건 식물의 상태에 따라 그 소리가 극적으로 바뀌는 것이라고 하다니는 설명했다. 탈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식물과 물을 잘 먹은 건강한 식물의 소리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예를 들어 토마토는 건조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시간당 평균 서른다섯 번 소리를 냈지만, 필요한 물을 충분히 공급받았을 때는 소리를 내는 횟수가 평균 한 시간에 한 번 이하였다. 하다니가 초식동물의 대역을 맡아 잎을 잘랐을 때도 소리 나는 횟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괴롭힘을 당하지 않은 식물들은 그에 비해 상당히 조용했다. “토마토와 담배는 기분이 좋을 때는 소리를 거의 내지 않아요.” 하다니의 말이다.
_198~199쪽, ‘땅에 귀를 대고’

기억은 오래전부터 우리가 우리 자신의 의식을 생각하는 방식과 불가분하게 얽혀 있었다. 우리의 ‘과거 감각’이라 불리는 것은 시간을 통과하며 움직이는 존재로서 자신을 바라보는 인식으로 가득 차 있다. 기억은 우리가 자신에게 들려주는 자기 서사의 근간이며, 의식적 경험에서 기억보다 더 핵심적인 것은 없다.
_217쪽, ‘(식물의) 몸은 기억한다’

“식물에는 뇌 같은 구조물이 없죠. 그건 분명해요. 하지만 식물이 하는 걸 보세요. 그러니까, 식물은 외부 세계에서 정보를 취하잖아요. 그 정보를 처리하고요. 결정을 내리죠. 그리고 그 결정을 수행해요. 식물은 모든 걸 계산에 넣어 고려하고, 그 모든 정보를 반응으로 탈바꿈시켜요. 그리고 나한테는 이게 바로 지능에 대한 기본적인 정의예요. 내 말은, 그건 단순히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작용이 아니라는 거예요.”
_218쪽, ‘(식물의) 몸은 기억한다’

데 모라에스는 적절한 대조군을 갖춰 실험한 뒤, 벌들이 자기가 꿀을 먹는 식물을 깨물면 그 식물은 원래 개화 시기보다 30일까지 앞당겨 꽃을 피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모든 종은 어떤 식으로든 다른 종에게 의존한다. 이 관계의 타이밍이 어긋나면 모두가 피해를 본다. 생존은 종들 사이 경계선을 넘어 의사소통할 수단이 있느냐에 달려 있다.
_244쪽, ‘동물과 대화하다’

갯냉이는 남남 사이인 식물들에 둘러싸여 있을 때는 뿌리를 왕성하게 내리고 공격적으로 모래땅 속으로 확장해 나가면서 근처의 영양분을 독점하려 했다. 그러나 가족 옆에서 자랄 때는 예의 바르게 뿌리 성장을 제한하여 형제자매가 자기 곁에서 살아갈 공간을 남겨두었다. (…) 식물이 가족과 남들을 구분하여 배려한다는 사실은 고사하고, 식물이 가족을 알아본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도 이때가 처음이었다.
_337쪽, ‘식물의 사회적 삶’

부모 식물은 거친 세상에서 살아남은 생존 기술을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다는 말이다. 어떤 경우에는 완전히 새로운 신체 부위와 갑옷을 만들어내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노란 물꽈리아재비는 포식자들에게 노출되면, 잎에 가느다란 방어용 가시가 돋아난 자식들을 만든다. 파괴적인 애벌레들의 대대적 공격을 뚫고 살아남은 서양무아재비는 잎에 유난히 억센 털이 무성한 아기 서양무아재비를 만드는데, 이에 더해 이 아기들은 적의 위협을 더 잘 막아내도록 방어용 화학물질까지 미리 장전하고 있다. 이 식물 어린이들은 자기 부모가 직면했던 똑같은 난관을 만날 때 그 상황을 헤쳐나갈 준비가 훨씬 더 잘 된 상태일 것이다.
_359쪽, ‘대물림’

★〈타임〉 선정 2024년 10대 논픽션, 유일한 과학도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뉴요커〉 등 10여 개 언론사 2024년 올해의 책
★아마존 2024년 최고의 논픽션, 뉴욕공립도서관 2024년 최고의 책
★《이토록 굉장한 세계》 에드 용, 《향모를 땋으며》 로빈 월 키머러, 리베카 솔닛 추천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세계 20개국 출간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정지인 번역

“우리가 식물을 어떻게 생각하기로 결정하는지가
우리의 모든 걸 바꿔놓을 것이다.”

현대 과학의 가장 역동적인 주제,
‘식물지능’의 경이를 집대성한 세계적 베스트셀러

문어의 각 다리는 인간의 뇌처럼 작동하고, 돌고래들에게는 언어가 있을 뿐 아니라 지역별 방언까지 존재한다. 지능은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러면 식물은 어떠할까? 만약 ‘식물’도 인간의 오감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그들만의 방식으로 서로 소통하고 있다면? 지구라는 무대의 ‘녹색 얼룩’으로 인지해 온 식물들 역시 주변을 관찰하고, 어느 개체가 긴급히 전해오는 경고를 듣고, 위협을 느끼고, 위협을 주변에 알리고, 각자의 위치에 뿌리내린 생에서 교훈을 기억하고, 그 기억을 후대에 전하고 있다면? 당신 곁의 말라가는 화분이 가장 가까운 동족에게 닿기를 바라며 SOS를 보내고 있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당신이 살아가는 세상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식물은 뇌가 없다. 그러나 온몸으로 사유하고, 행동하고 있다. 뿌리의 균근 네트워크부터, 1억 5,000만 킬로미터 우주를 가로질러 온 빛을 먹고 숨을 뱉는 잎끝까지. 때로는 한 군락이, 숲 전체가. 식물은 생각한다. 대상을 보고, 소리를 듣고, 촉각을 감지하고, 더 나은 것을 선택하고, 계략을 꾸민다. 위험을 감내하고, 경험을 공유하며, 대지의 기억을 대물림한다.
오랫동안 식물은 ‘느리고 수동적인’ 존재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지난 10~20년 사이 첨단 영상기술과 생리학, 신경생물학, 분자생물학 등 세부 분야의 발전을 바탕으로 식물 감각 체계의 비밀이 폭발적으로 밝혀지기 시작했다. 이 책은 이러한 최신 연구 성과를 한데 모아, ‘식물지능(Plant Intelligent)’이라는 패러다임을 독자에게 선보인다. 저자 조이 슐랭거는 과학 저널리스트로서 세계 곳곳의 실험실과 숲을 오가며, 식물이 어떻게 세계를 인식하고 대응하는지를 추적한다.

‘자연의 사다리’에서 밀려났던 식물,
과학의 최전선에서 지능의 정의를 다시 묻는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식물은 감각이나 판단 능력이 없는 존재로 여겨졌다. 식물을 ‘자연의 사다리(scala naturae)’ 가장 아래에 위치한 지능도 감각도 없는 존재로 묘사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관이 서구를 지배한 이래, 식물은 인간을 비롯한 동물들이 살아가는 ‘배경’ 또는 ‘재료’와 같은 존재로 취급되었다. 찰스 다윈이《종의 기원》을 출간한 뒤로는 식물학에 몰입하여 말년인 1880년, 식물의 어린뿌리 말단이 “하등동물의 뇌처럼 작동한다”는 ‘뿌리-뇌(root-brain)’ 가설을 내놓았지만 동시대 식물학자들에게 맹렬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기존의 인식이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1970년대 이후 식물이 뿌리로 수분을 ‘탐지’하고, 잎으로 빛의 각도와 세기를 ‘계산’하며, 자극의 빈도를 ‘기억’하여 ‘구분’하고, 이웃 식물의 화학 신호를 ‘해석’한다는 연구들이 잇달아 발표되었다. 식물행동 연구의 놀라운 결과들은 곧 “식물에 지능이 있는가”를 둘러싼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학계는 이를 생리적 반응이라 일축하거나, 식물의 지능과 나아가 식물의 의식을 인정할 것을 촉구하거나, 지능의 정의 자체를 다시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여러 진영으로 갈라졌다.
전미과학기자협회(NASW) 보도상을 수상했으며 〈뉴욕 타임스〉와 〈타임〉 등 주요 매체에 기고해 온 유망한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이 논쟁의 현장에 직접 뛰어들었다. 환경오염과 기후위기를 주로 취재하며 ‘창조와 생성’에 목마름을 느낀 저자가 식물학계에 발을 디딘 때는 마침 “식물행동 연구의 르네상스” 시기였다. 저자는 “한 학문 분야가 진정한 격변의 시기를 거치는 도중에 그 내부를 엿볼 기회는 그리 흔하지 않다”며 사표를 던지고, 지구 곳곳에서 실험을 진행 중인 세계의 과학자들을 뒤쫓아 하와이 카우아이섬 절벽부터 칠레의 정글을 탐험한다. 새로운 세대를 이끌 과학 저널리스트로서 생명과 지능의 경계를 새로 쓰는 이 시대 최전선의 발견들을 세계의 독자들에게 전한 그의 데뷔작 《빛을 먹는 존재들》은 〈타임〉이 선정한 ‘2024년 10대 논픽션’에 올랐다. 세계 20개국에서 출간되고 있으며 한국어판은 그 스스로가 ‘식덕후’이자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로 2022년 ‘올해의 번역가’로 선정된 바 있으며 숱한 과학도서를 ‘올해의 번역서’에 자리매김시킨 ‘과학도서 전문가’ 정지인이 번역을 맡아 명쾌하고 정확한 읽는 맛을 완성했다.

식물학, 신경과학, 생태학 연구를 통해 드러나는
보고, 듣고, 느끼고, 소통하고, 기억하는 식물의 세계

여러 진영의 식물학자들 모두 공통으로 세우는 대원칙이 있다. 바로 식물을 의인화하지 않는 것이다. 식물의 진화는 동물과 궤를 달리하며, 식물의 감각 체계는 인간의 오감을 아득히 벗어났기에 섣부른 상상과 잘못된 은유는 오히려 식물지능 탐구에 더 방해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페루의 생태학자 에르네스토 히아놀리(Ernesto Gianoli)가 2014년 발견한 덩굴식물 보킬라 트리폴리올라타(Boquila trifoliolata)의 의태(擬態) 능력이 그 적절한 예다. 보킬라는 접촉 없이도 주변 식물의 잎의 모양, 색깔, 질감, 잎맥 패턴까지 모방해 자신의 형태를 바꾼다. 초기 연구자들은 보킬라가 공기 중의 화학 정보를 활용할 것이라 추정했으나, 이후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짜 식물을 모방케 한 실험을 통해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눈(眼)이 없어도 ‘시각’으로 정보를 습득할 것이라는 추정이 우세해졌다(8장 ‘과학자와 카멜레온 덩굴’).
식물지능의 다른 사례들 역시 인간의 편견을 속속 빗겨 가고 있다. 식물은 조용하지 않다. 식물은 화학물질을 공기 중에 내뿜어 서로 소통하고 있다. 세이지브러시는 포식자의 위협이 낮은 수준일 때는 가까운 개체에만 통하는 복잡한 화합물을, 위협이 강할 때는 지역 전체의 식물 종들이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한 화합물을 분비하며 여러 ‘채널’을 오고 간다(3장 ‘식물의 의사소통’).
식물은 느낀다. 즉 가해진 접촉을 느끼고 반응한다. 인간의 신경계와 유사한 전압개폐 이온 통로와 신경전달물질은 자극 부위에서 몸체 전체로 전기신호를 보내고 면역 체계를 활성화한다(4장 ‘살아 있는 존재는 느끼는 존재다’).
식물은 소리를 듣는다. 해변달맞이꽃은 꿀벌이 날아다니는 소리를 들었을 때 3분 내로 꿀의 당도를 높이고, 완두콩 새싹은 밀폐된 파이프 속에서도 물 흐르는 소리를 듣고 뿌리를 뻗는다(5장 ‘땅에 귀를 대고’).
식물은 기억한다. 나사 포이소니아나(Nasa poissoniana)는 수분 매개자가 찾아오는 빈도를 기억하고, 다시 나타날 때를 예측해 꽃가루를 내놓는다(6장 ‘(식물의)몸은 기억한다’).
때로 다른 종을 속이고 조종한다. 물꽈리아재비는 뒤영벌을 속이는 휘발성 물질로 손쉽게 더 많은 벌을 불러들인다(7장 ‘동물과 대화하다’).
친족 관계를 인식한다. 서양봉선화와 해바라기는 가족 개체가 이웃했을 때는 서로 그늘을 드리우지 않도록 잎과 줄기 각도를 조절하고, 질경이는 다른 종의 씨앗이 근처에 있으면 친족들과 발아 시기와 성장 속도를 맞춘다(9장 ‘식물의 사회적 삶’).
후손에게 생존 기술을 대물림한다. 포식자의 공격에 살아남은 서양무아재비는 억센 털과 방어용 화학물질을 갖춘 후손을 만들고, 그늘에서 성장한 여뀌는 잎이 더 크고 꽃도 더 빨리 피우는 형질의 자손을 만든다(10장 ‘대물림’).

인간 중심적 사고를 넘어설 때
비로소 새롭게 확장되는 인류의 이해

식물지능에 대한 최신 발견은 물론 지난 역사까지 집대성한 이 책은, 독자에게 기존의 인간 중심적 사고를 넘어서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과학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굳은 식견을 깨뜨리며 나아간다. 인류 문명은 기존의 질서를 흔들며, 갈등과 논쟁 혹은 비난과 외면 속에도 탐구를 계속한 이들에 의해 이해의 지평을 넓혀 왔다. 《빛을 먹는 존재들》은 식물지능을 통해 우리의 이해를 한 번 더 확장할 때가 왔음을 알린다.
식물과 다른 생명을 오로지 ‘인간의 자원’으로만 여기며 무분별한 개발을 지속한 끝에 우리 자신은 물론 지구 생태계 전체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에 처해 있다. 인공지능의 출현 이후 인간의 지능이 더는 ‘뇌’에 갇혀 있을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때에 식물지능의 놀라운 사례들은 ‘지능’이라는 개념을 생명체 전반으로 확장하게 한다. 그 과정은 생태학적, 철학적, 윤리적 사고에까지 반경을 넓혀 새로이 세상을 감각하게 한다. 녹색 생명체들의 드라마 이후, 우리는 다시는 세상을 예전처럼 보지 않을 것이다.

인물정보

저자(글) 조이 슐랭거

Zoë Schlanger
과학·환경 전문 기자. 현재 〈애틀랜틱〉 기자로 기후변화를 취재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뉴욕 리뷰 오브 북스〉〈타임〉〈뉴스위크〉 등에 기고했다. 2017년에는 디트로이트 대기 오염을 다룬 보도로 전미과학기자협회(NASW) 보도상을 수상했고, 2019년에는 미국 텍사스-멕시코 국경지대의 물 분쟁을 다룬 연재로 35세 미만 언론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리빙스턴 어워드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2022년에는 기후변화와 국립공원에 관해 쓴 기사가 그해의 뛰어난 과학 관련 글 묶음집인 The Best American Science and Nature Writing에 수록되었다. 2024년 펴낸 데뷔작 《빛을 먹는 존재들》은 〈타임〉의 ‘2024년 필독서 100권’ 및 ‘2024년 10대 논픽션’에 선정되었으며, 〈뉴욕 타임스〉 등 세계 주요 언론사에서 베스트셀러와 2024년 최고의 책으로 손꼽혔고 20여 나라에서 출간되었다.

번역 정지인

번역하는 사람. 《호라이즌》《이토록 아름다운 뇌》《의미들》《욕구들》《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자연에 이름 붙이기》《경험은 어떻게 유전자에 새겨지는가》《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 등을 번역했다.

작가의 말

생각해 보면 엄청난 일이다. 우리는 숨 쉬는 매 순간, 음식을 먹는 모든 순간, 우리 존재를, 생명 자체를 고스란히 식물에 빚지고 있다. 실로 과학은 우리의 불완전하고 둔한 감각을 확장하여 세상을 더 넓고 깊고 세밀하게 보게 한다. 이제 겨우 눈을 뜨고, 시야를 가린 눈곱을 떼어내며 조금씩 선명하게 보기 시작한 우리가 잡아갈 새로운 변화의 방향은 이 거대한 생명의 세계에서 우리가 차지한 자리를 조금 더 정확히 이해하고, 그 세계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다른 생명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아가야 할지 바른 판단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_정지인(‘옮긴이의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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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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