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환빙수

김진수 지음

루미너리북스 2025년 10월 18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매일 오후 6시, 김지원은 같은 길을 걸어 집으로 향한다. 32세 광고회사 직원인 그녀의 삶은 예측 가능한 일상의 연속이다. 그런 그녀 앞에 어느 무더운 여름날, 산책길 한복판에 조용한 빙수집이 나타난다. '여름날의 기억'이라는 간판을 단 이 작은 가게에서 그녀는 생애 가장 달콤한 팥빙수를 맛본다. 가게 주인 박민수는 과묵하지만 친절하고, 지원이 오기 전에 미리 빙수를 준비해두는 세심함까지 보여준다. 하지만 이 일상적인 만남 뒤에는 섬뜩한 비밀이 숨어있다. 달콤한 빙수 한 숟가락이 어떻게 치명적인 탄환이 될 수 있는지, 김진수 작가가 펼쳐내는 충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탄환빙수 트릭이라 불리는 이 은밀한 조작법은 일상의 가장 평범한 순간을 이용해 파괴적인 결과를 만들어낸다. 여름날 시원한 �ingsu를 먹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달콤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탄환처럼 빠르고 정확하게 목표를 향해 발사되는 계산된 함정이다. 지원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완벽한 패턴 속으로 빨려든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 같은 음식. 반복과 습관의 힘이 그녀를 서서히 조여오고, 그 달콤함 뒤에 숨겨진 독성이 천천히 스며든다. 작가는 현대인의 규칙적인 일상이 어떻게 완벽한 감옥이 될 수 있는지를 소름끼치도록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김진수가 창조한 이 미니멀한 공간에서는 단순함이 곧 공포다. 테이블 네 개, 의자 여덟 개, 그리고 두 명의 인물만이 존재하는 극도로 절제된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심리적 게임은 독자의 숨을 멎게 만든다. 작가는 불필요한 장식을 모두 걷어내고 오직 본질만을 남겨둔다. 빙수 갈리는 소리, 녹아내리는 얼음, 반복되는 대화, 예측 가능한 패턴. 이 단순한 요소들이 조합되어 만들어내는 긴장감은 독자로 하여금 마지막 페이지까지 단숨에 달려가게 만든다. 여기에는 화려한 액션도 복잡한 트릭도 없다. 오직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공포, 통제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만이 존재할 뿐이다.

결말에서 터져나오는 두 주인물의 광기어린 웃음소리는 이 소설의 진정한 공포를 완성한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가 무너지고, 조작하는 자와 조작당하는 자가 하나가 되는 순간, 독자는 전율과 함께 소름끼치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우리 모두가 누군가의 탄환이자 동시에 누군가를 조준하는 저격수일 수 있다는 것을. 김진수는 이 작품을 통해 현대 사회의 일상적 폭력과 무의식적 조작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보여준다. 여름밤 산책길에 메아리치는 그 웃음소리를 들은 독자는 결코 평범한 일상을 같은 눈으로 바라볼 수 없을 것이다. 달콤한 빙수 한 그릇이 불러일으키는 이 섬뜩한 이야기는 당신의 일상 속 숨겨진 공포를 깨워낸다.

목차

1. 정각의 발걸음은 언제나 같은 곳을 향한다
2. 무더위 속에서 만난 시원한 발견
3. 달콤한 첫 만남이 남긴 여운
4. 반복되는 방문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일과
5. 친밀감 속에 숨겨진 미묘한 변화들
6. 너무나 정확한 예측이 불러온 의심
7. 고정된 패턴 속에서 발견한 자신의 모습
8. 뒤편에서 목격한 충격적인 진실
9. 예상보다 일찍 도착해서 발견한 비밀
10. 갑작스럽게 드러난 민수의 다른 얼굴
11. 인터넷 검색으로 드러난 놀라운 사실
12.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는 발걸음
13. 마침내 드러나는 민수의 진짜 목적
14. 과거 신문기사에서 발견한 연관성
15. 신고하려던 계획이 무너지는 순간
16. 저항할 수 없는 힘에 이끌려 들어선 가게
17. 실험의 전모가 드러나는 충격적 고백
18. 마지막 저항과 절망적 깨달음
19. 아이러니한 깨달음이 터뜨리는 광기의 웃음
20. 영원히 반복될 완벽한 패턴의 시작

인물정보

저자(글) 김진수

김진수. 한국 출생.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