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번째 문의 시간 입자들

김민아 지음

루미너리북스 2025년 10월 02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서울 지하철 2호선을 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느꼈을 것이다. 설명할 수 없는 묘한 감정의 변화를. 어떤 구간에서는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지고, 또 어떤 구간에서는 이유 없이 희망이 솟아오르는 그 순간들을. 김민아 작가의 신작 『여덟 번째 문의 시간 입자들』은 바로 그 일상의 미스터리에서 출발한다. 관악구 신대방삼거리역 근처 낡은 팔각정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현상들과 함께, 우리는 지하철 안 공기에 담긴 무수한 감정의 입자들이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지 목격하게 된다. 매일 수십만 명이 내쉬는 숨결 속에 숨어있는 시간의 흔적들, 그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가 만들어내는 따뜻한 기적이 펼쳐진다.

여섯 명의 평범한 사람들이 우연히 만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지하철 안 시간 입자를 감지할 수 있는 62세 김미숙, 팔각정에서 신비로운 빛을 목격한 공무원 박준호, 비밀스러운 정화 시설을 운영하는 카페 사장 이소영, 보이지 않는 여덟 번째 문을 그려내는 미술 지망생 최윤서, 이상한 현상을 경험하는 지하철 기관사 정태민, 그리고 모든 비밀을 간직한 노인 한국문. 이들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같은 현상을 경험하며, 40년간 숨겨져 온 거대한 비밀의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나간다. 그들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었다. 1980년부터 설계된 놀라운 계획의 일부였던 것이다.

작가는 SF적 상상력과 따뜻한 휴먼 드라마를 절묘하게 결합시켜, 현대인의 소외감과 단절감을 치유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한다. 지하철이라는 일상적 공간이 사실은 도시인들의 감정이 순환하는 거대한 심장이었다는 설정은 독창적이면서도 깊은 울림을 준다. 팔각정을 중심으로 한 동네 주민들의 연대는 개인주의가 팽배한 현대 사회에서 잃어버린 공동체의 가치를 되살려낸다. 시간 입자라는 환상적 소재를 통해 과거와 현재, 절망과 희망을 연결하며,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해와 공감이 가장 강력한 치유의 힘임을 보여준다. 각 인물들이 자신만의 상처를 극복하고 서로를 돌보며 성장하는 과정은 감동적이면서도 현실적이다.

『여덟 번째 문의 시간 입자들』은 단순한 판타지 소설을 넘어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메시지를 전한다. 우리가 매일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감정이 결코 사라지지 않으며, 어떤 형태로든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따뜻한 진실을. 지하철에서 느꼈던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의 변화들이 실은 타인의 마음이 전해준 작은 위로였을지도 모른다는 아름다운 가능성을. 40년간 축적된 도시인들의 감정이 정화되어 다시 희망으로 순환하는 과정은 독자들에게 깊은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팔각정 주변에서 뛰어노는 아이들과 벤치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어른들의 모습은 진정한 공동체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감동적인 결말이다.

목차

1. 새벽 6시 47분의 의식
2. 7시 23분의 목격자
3. 시간의 틈 지하 1층
4. 여덟 번째 출입구
5. 신대방삼거리 구간 이상 징후
6. 건축기사의 40년 비밀
7. 시간 입자의 대폭발
8. 팔각정 바닥의 문양
9. 정화조 속 낡은 편지
10. 공중에 떠 있는 문
11. 승객 42명의 동시 행동
12. 40년 비밀의 고백
13. 감정 정화 시설의 정체
14. 여섯 명의 우연한 만남
15. 지하 통로 탐사
16. 거대한 원형 홀의 발견
17. 할아버지의 진짜 메시지
18. 운명적 혈연의 비밀
19. 각자의 역할 분담
20. 특별한 차와 감정 체험
21. 팔각정의 정화 의식
22. 희망의 씨앗이 자라는 동네

인물정보

저자(글) 김민아

김민아. 한국 출생.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