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깨우는 한 모금

김현아 지음

루미너리북스 2025년 10월 02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성북구 구청 맞은편 작은 커피숍 '추억다방'에서는 매일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난다. 사장 이순자가 내리는 커피 한 잔에는 단순한 카페인이 아닌, 마시는 이의 가장 소중했던 순간들이 녹아들어 있다. 25년간 지역을 지켜온 공무원 박민호는 정년을 앞두고 이곳에서 마지막 커피를 마시며, 15년 만에 돌아온 딸과 마주 앉는다. 그 순간 두 사람의 입술에 닿은 따뜻한 액체는 시간의 벽을 허물고 묻혀있던 사랑을 깨워낸다. 이순자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음료는 그저 원두와 물의 조합이 아니라, 상처받은 마음들을 어루만지는 치유의 물약이다.

20년간 잃어버린 아들을 기다리며 한 잔 한 잔 정성으로 내린 커피 속에는 모성의 눈물과 희망이 스며들어 있었다. 대기업 임원 김태준이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찾은 이곳에서, 그는 생각지도 못한 운명적 만남을 맞게 된다. 입양으로 얽힌 복잡한 가족사와 두 어머니의 숨겨진 사랑이 한 모금의 차 속에서 모습을 드러낼 때, 독자들은 진정한 가족의 의미가 혈연을 넘어선 깊은 이해와 용서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순자가 만들어내는 각성 음료는 단순히 기억을 불러내는 것을 넘어, 서로 다른 아픔을 가진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연결하는 신비로운 다리 역할을 한다.

작가 김현아는 일상 속 작은 공간에서 펼쳐지는 인간관계의 미묘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포착해낸다. 구청이라는 관공서와 커피숍이라는 사적 공간의 대비 속에서, 공무원으로서의 의무와 아버지로서의 사랑 사이에서 고민하는 민호의 내면을 깊이 있게 그려낸다. 미국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딸 지영이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해가는 과정은 현대 사회의 소통 부재 문제를 따뜻하게 다룬다. 특히 입양아 태준과 두 어머니의 이야기는 혈연 중심의 가족 개념을 뛰어넘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한다. 작가는 이 모든 이야기를 추억다방이라는 하나의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엮어내며,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만의 소중한 기억들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기억을 깨우는 한 모금은 단순한 가족 재회 소설을 넘어선 현대인의 정서적 치유에 관한 이야기다. 이순자의 특별한 능력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면서도, 그 안에 담긴 진심 어린 배려와 사랑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따뜻하다. 25년의 공직 생활을 마감하는 민호, 15년의 가족과의 단절을 끝내는 지영, 20년간 기다림을 이어온 이순자, 그리고 두 어머니의 사랑을 뒤늦게 발견하는 태준의 이야기는 각각 다른 시간의 무게를 지니고 있지만, 결국 현재라는 순간에서 하나로 만난다. 작가는 시간이 만들어낸 상처들이 결국 더 깊은 사랑과 이해로 승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독자들에게 가족과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선사한다.

목차

1. 마지막 서류철의 무게
2. 60대 여인의 침묵하는 손길
3. 구름 사이로 스며드는 기억의 향기
4. 15년 만의 하늘길에서 내린 발걸음
5. 사무실 형광등 아래 어색한 재회
6. 특별한 원두가 풀어내는 시간의 매듭
7. 어머니의 마지막 말이 전하는 진실
8. 아이스크림이 녹던 그 여름날의 약속
9. 강남에서 온 검은 정장의 남자
10. 차 한 잔에 스며든 어머니의 사랑
11. 30년 전 시집살이의 기억과 20년의 기다림
12. 20년 전 사업자 등록서의 숨겨진 단서
13. 눈물로 확인되는 20년의 진실
14. 입양과 재입양 사이의 복잡한 진실
15. 두 어머니가 나눈 20년간의 침묵하는 약속
16. 가족의 의미를 묻는 심리학자의 성찰
17. 서투른 아버지의 25년간 변하지 않은 사랑
18. 추억다방에서 열린 작은 기적의 시간
19. 정년 후 새로운 시작의 첫 번째 아침
20. 매주 주말이 기다려지는 이유
21. 각성 음료가 이어주는 새로운 가족의 탄생
22. 봄날 오후의 미완성된 이야기

인물정보

저자(글) 김현아

김현아. 한국 출생.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