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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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어른의 호의 029
깊고 검은 구멍 049
그것만 생각해 071
한밤의 새 089
비닐하우스 111
이윽고 밤이 다시 125
신발이 마를 동안 145
아는 사람 167
앨리스 옆집에 살았다 185
모든 고요 205
김무진은 함성 속에서 오래 숨죽여 울었다. 겨우 중학생이지만 스스로 생각하기에 많은 일을 겪었다. 세상의 어떤 일은 속수무책으로 닥쳐온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일어날 일은 반드시 일어난다. 할아버지 김동현은 늘 그렇게 말해왔다. 김동현은 인생은 풍선 같은 것이라고도 했다. 몸집을 불려가는가 싶으면 터지거나 어느새 바람이 빠져 쭈글쭈글한 껍질만 남는다고.(「냉장고」, 10쪽)
"잘 생각해보세요. 누구한테 원한 산 거 없는지."(「어른의 호의」, 34쪽)
남자는 기명의 사소한 잘못을 죄다 들춰낼 작정인 모양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저지르고 실수한다는 사실을 알게 하려고, 제 아들의 잘못을 그런 흔해빠진 실수라고 우기려고.(「어른의 호의」, 42쪽)
티끌은 티끌이고 태산은 태산이지만, 그리하여 티끌이 태산이 되기는 어렵지만 그 반대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태산이 티끌이 되는 것 말이다.(「깊고 검은 구멍」, 57~58쪽)
햇빛을 받아 빛나는 바다는 막무가내로 아름다웠다. 이런 걸 보며 영영 바닷가에서 살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지나치게 아름다운 걸 보고 있으니 처음에 평화로웠던 마음이 점차 울적해졌다.(「그것만 생각해」, 83쪽)
사라진 개들은 어디로 갔을까. 하지만 문제는 개가 아니었다. 그런 개들만큼이나 인생이 안 풀리는 사람이 있었다. 말하자면 황인수 같은 사람. 실패가 삶을 나아가게 할 때도 있지만 대개의 실패는 삶을 바닥에 처박았다. 황인수가 겪은 일들이 죄다 그런 식이었다. 그러다보니 들개처럼 침을 흘리고 눈을 치켜뜰 일이 많이 생겼다. 실제로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 아무리 처박힌 삶이라 할지라도 삽질은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진짜 삽질 말이다.(「비닐하우스」, 113~114쪽)
그간 장이수는 술에 대해서만큼은 엄격한 규칙을 적용해왔다.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술꾼으로서의 명분이 없어졌다. 명분을 잃으면 술꾼에게는 술밖에 남지 않았다. 술만 남는다는 얘기가 아니라 술 말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다른 술꾼들처럼 술을 함부로 마시지 않는다는 게 장이수의 자부였다. 병째 마신다거나 정해둔 양을 넘기려고 안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은 그럴 수 없었다.(「이윽고 밤이 다시」, 133쪽)
어떤 인생은 미움과 원망 같은 것으로 근근이 이어지기 마련이었다. 그는 그것이 자신의 인생이라고 생각했다.(「이윽고 밤이 다시」, 144쪽)
회사가 싫어지는 데는 그런 이유도 있었다. 나날이 쪼잔해지고 공연히 사람이 미워지는 것.(「신발이 마를 동안」, 151쪽)
누구에게나 차라리 거의 모르는 사람과 어울리는 게 낫다고 여겨지는 시기가 있는 법이었다. 지난 일들이 긍지가 되지 않는 사람들이 그럴 터였다.(「아는 사람」, 183쪽)
사소하지만 꾸준한 변화는 그녀에게 시간이 평화롭게 흐른다는 안도감을 주었다. 자랄 것은 자라고 시들 것은 서서히 시들어갔다. 이제 그녀는 자라고 시들고 열매 맺고 죽는 것이 모두 제각각임을, 무질서가 삶의 유일한 질서임을 알았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운이 나빠서 궂은일을 겪는 게 아니라는 생각. 사람은 그저 운이 좋은 경우에나 겨우 궂은일을 피할 수 있었다.(「모든 고요」, 216쪽)
“불에 데본 사람만이 불을 아는 법이다.
그게 경험이라는 것이다.”
회사를 찾아오는 낯선 방문자, 정적을 깨는 한밤의 전화…
어린 시절 한 번도 꿈꾼 적 없던 우리의 붉은빛 미래
총 11편의 짧은소설이 수록된 『어른의 미래』에는 흔히 긴장감과 공포심을 자아내는 이야기에 동반되는 세 가지가 없다. 첫번째는 피. 『어른의 미래』 속 인물들은 끈적하고 축축한 피의 세계에서 훌쩍 비켜나 평범하고 고요한 일상을 살아간다. 그들은 여느 날과 다름없이 출근을 위해 집밖을 나서고, 일과가 끝나면 피로를 풀고자 가볍게 술 한 잔을 들이켠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일견 단조롭게 느껴지는 나날은 그러나 아주 작은 사건에 의해 무너져내리기 시작한다. 단단한 지반이 실은 허방이었음이 밝혀지듯, 인물들이 서 있는 일상이 한 개의 줄에 의지해 가까스로 지탱되어왔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것이다. 편혜영의 서스펜스는 바로 그 허방, 그 한 개의 줄을 둘러싸고 작동된다.
“용모와 태도, 취향과 경험에 있어 모두 중산층으로 제대로 자리잡은”(34~35쪽) 「어른의 호의」 속 기명은 느닷없이 등장해 끈질기게 따라다니는 한 남자로 인해 그동안 자신이 누군가에게 원한 살 만한 행동을 한 적은 없는지 불안감 속에서 돌이켜고, 「이윽고 밤이 다시」의 장이수는 한밤에 갑자기 전화를 걸어와 “내가 누구인지 생각해내야 할 거야”(131쪽)라고 겁을 주듯 말하는 여자 때문에 자신이 가까스로 외면해왔던 과거의 실수들이 한순간에 떠밀려오는 것을 막지 못한다.
두번째는 비명. 삶의 난데없는 기습 앞에서 편혜영의 인물들은 크게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 그것은 이번 책에서 가장 공포심이 극대화되는 소설 「깊고 검은 구멍」의 ‘나’도 마찬가지이다. 구둣방을 운영하다 우연한 계기로 금니 매입을 겸하게 된 ‘나’는 변변치 않은 매출에 낙심하던 중 한 남자의 방문을 받는다. 남자가 이런 것도 파느냐는 말과 함께 내미는 건 작게 접어 뭉쳐진 손수건으로, 그 안에는 여러 개의 금니가 담겨 있다. 당연히 ‘나’에게는 횡재나 다름없는 일이다. 하지만 소설은 “인생의 저울은 계속 행운 쪽으로만 기울지 않”(64쪽)는다는 사실을 증명하듯 ‘나’가 그 행운을 어떤 식으로 다시 빼앗기는지 보여준다. 인상적인 점은 긴장과 위기감으로 소설을 가득 채워넣으며 결말을 향해 치닫는 동안, 호들갑스러운 비명은 한 번도 새어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치 예의바르고 점잖은 모습으로 다가와 손수건을 건네던 남자의 모습처럼.
어릴 적 우리가 바라는 미래의 풍경으로 위와 같은 장면을 떠올린 이는 없을 것이다.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곧 우리가 꿈꿔온 모습에서 점차 멀어지는 일이라는 듯 『어른의 미래』 속 인물들은 직장에서의 부진한 실적 탓에 차마 사무실 자리에 앉지 못하고 도망치듯 화장실에 숨어버리고(「한밤의 새」), “개들만큼이나 인생이 안 풀”(114쪽)려 새로운 삶을 도모하고자 지방으로 떠나왔으나 오히려 더 빠져나오기 어려운 진창에 처박힐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비닐하우스」). 먹고 일하고 사랑하는 우리의 평범한 삶이 언제든 거꾸러질 수 있다는 것. 『어른의 미래』를 읽어나가는 동안 우리의 호흡이 가빠지고 문득 스산함을 느끼게 되는 건 작가 특유의 간결한 단문으로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긴장감을 자아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바로 편혜영 소설의 서스펜스는 인생의 연약함과 연동되어 일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잠깐의 농담과 웃음, 그후 오래 지속되는 비밀과 슬픔
신비롭고 불가해한 삶을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한 11편의 짧은 이야기
한편으로 연약한 삶에 대한 그 관심은 이번 책에서 예외적인 순간을 만들어낸다. 『어른의 미래』에 없는 마지막 세번째는 회복 불가능한 비극이다. 그건 편혜영의 소설이 지금껏 우리에게 익숙했던 방향과는 다른 곳을 향해 뻗어나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후반부에 배치된 「신발이 마를 동안」과 「아는 사람」이 그 점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비가 세차게 내리던 날, 상사들이 출근하지 않아 혼자 사무실을 지키고 있던 「신발이 마를 동안」 속 스무 살의 사회 초년생은 불쑥 문안으로 들어와 세계문학전집을 홍보하는 외판원과 마주하는데, 빗물에 어깨가 잔뜩 젖은데다 낡은 신발이 눈에 밟혀 쉽사리 그를 쫓아내지 못하는 초년생의 모습은 편혜영의 소설에 예상치 못한 온기를 불어넣는다. 마지막에 이르러 반전처럼 밝혀지는 사회 초년생과 외판원의 관계는 우리의 삶이 불운만으로 구성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주며 뭉클함을 불러일으킨다.
부모 때문에 빈번하게 이사를 해야 했던 탓에 제대로 친구를 사귈 수 없던 승주의 이야기인 「아는 사람」 또한 오랜 세월 불안함과 외로움 속에서 지내온 승주에게 선물 같은 순간을 건넨다. 인생은 승주로 하여금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부모의 상황에 따라 휩쓸리게 만들었지만, 인생의 그 통제 불가능한 속성은 승주로서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만남을 마련해놓기도 하는 것이다.
책의 첫 장을 열면 우리는 함성을 지르며 야구 경기를 즐기는 사람들과는 대조적으로 집안에서 혼자 숨죽여 우는 중학생의 무진을 만나게 된다. 무진은 겨우 울음을 삼키고 친구 일우에게 연락해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도와달라고 말한다. 과연 무진이 무엇을 부탁했는지 추측해나가는 사이 일우가 집에 도착하고, 이어서 불청객이 나타난다. 야구부에서 활동하는 무진과 일우의 감독인 최도영이 불시에 집을 방문한 것이다. 그는 무진에게 할아버지는 어디 가셨냐고 물으며 쉽게 집안을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할아버지의 행방을 집요하게 추적하는 최도영과 그에게 들켜서는 안 되는 비밀을 손에 쥐고 있는 무진과 일우 사이에 흐르는 숨막히는 정적을 깨는 건, 오래되고 낡은 냉장고에서 나는 소리이다. 최도영은 냉장고가 평소에도 이렇게 요란했느냐며, 급습하듯 그 앞으로 다가간다.
불현듯 벌어진 사건, 초대하지 않은 불청객, 인생을 알기에는 어린 두 소년. 서스펜스의 조건은 모두 갖춰졌다. 과연 냉장고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이제 문을 열어 편혜영이 감춰놓은 그것을 확인해보자. 소리와 크기만으로는 짐작할 수 없는, 기어코 문을 열어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이번 소설집에는 가득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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