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아이들은 다르게 자란다

삶과 배움이 하나 되는 제주형 자율학교 이야기

권현서 지음

북랩 2025년 10월 01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8월 31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정답 대신 질문이 있고 교실 대신 마을이 있으며
시험 대신 삶이 있는 곳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꿈을 키워간다!
대통령비서실 출신 정책전문가 권현서가
제주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자율학교의 놀라운 변화와 공교육의 새로운 가능성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자라게 되어 있다. 그런데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그 자람을 방해하기 시작했다. 더 많이 외우게 하고, 더 빨리 앞서가게 하고, 더 높이 평가받게 하면서 아이들에게 말한다. “지금 이대로는 부족하다.”라고.
그 결과, 교실은 조용해졌지만 아이들의 내면은 시들었다. 질문하지 않고, 탐색하지 않으며, 실수하지 않으려 눈치를 본다. 그렇게 우리는 배움에서 ‘삶’을 지워 왔다.
그런데 제주에서는 조금 다른 일이 벌어졌다.
정답 대신 질문이 있고, 교실 대신 마을이 있으며, 시험 대신 삶이 있다. 제주형 자유학기제, 마을 교육공동체, 프로젝트 기반 수업, 생태 전환 교육…. 이 모든 실험은 아이들이 스스로 배우고, 기꺼이 참여하며, 함께 성장하는 길로 이어졌다.
그 과정에는 교사와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였다. 경쟁이 아닌 협력, 결과가 아닌 과정, 지식이 아닌 존재 그 자체를 존중하는 배움.
이 책 『제주 아이들은 다르게 자란다』는 단순한 교육 사례집이 아니다. 한국 공교육의 본질을 다시 묻는 사유이고, 교육을 삶과 연결하는 길을 실제로 걸어 본 이들의 기록이다.
제주라는 작은 섬에서 시작된 이 변화는 결국 이렇게 말하고 있다. 아이들을 자라게 하려면, 먼저 어른이 변화해야 한다고. 교육은 제도나 정책이 아니라, ‘관계’이고 ‘철학’이며 ‘사람’이라는 것을.
그리고 우리는, 아이들에게 배움의 즐거움을 돌려줄 책임이 있다고.

목차

프롤로그 제주에서 다양한 공교육을 만난 엄마의 이야기

Part 01 제주에서 만난 다채로운 배움의 현장
섬에서 우연히 만난 학교
제주형 자율 학교의 성공 요인
왜 다양한 공교육이 필요한가
섬과 수도가 공교육을 풀어내는 방법

Part 02 국제 바칼로레아, 제주에서 꽃을 피우다
IB 학교란 무엇인가
제주 IB 도입 배경과 방향
표선 IB 학교 이야기: 생각을 꺼내는 수업의 연대기
성공 배경: 정책, 교사, 학부모, 공동체
성과 뒤에 가려진 숙제들: 제주 IB 학교가 직면한 현실

Part 03 IB를 넘어: 12가지 자율 학교 이야기
다혼디배움학교: 가장 제주다운 학교
글로벌역량학교: 영어 실력이 아닌 세계시민을 기른다
문예체학교: 감성과 예술로 배우는 삶
미래역량학교: 지식을 넘어, 살아갈 힘을 키우다
마을생태학교: 마을이 교과서가 되는 학교
놀이학교: 놀이는 배움이다
디지털학교: 배움의 언어를 디지털로 확장하다
발명학교: 정답보다 질문을 키우는 학교
세계시민학교: 지구적 감수성과 실천을 기르는 학교
인성학교: 사람답게 살아가는 힘을 키우는 학교
제주문화학교: 제주로 배우고 제주로 살아가기
건강생태학교: 자연이 교과서가 되는 학교

Part 04 제주, 대한민국 공교육의 미래를 보여 주다
실험이 아닌 미래: 제주형 자율 학교의 보편적 가능성
학교 선택과 정보 접근의 격차
제도만으로는 부족하다: 구조적 한계와 문화의 역할
대한민국 공교육을 위한 정책 제언

참고 자료

책 속으로

각 유형은 단순한 테마나 주제 중심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학교 전체의 운영 방식과 철학을 새롭게 구성한 ‘교육 모델’이라 할 수 있다. 놀이학교는 놀이를 통해 배움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수업 시간 자체가 유연하게 구성된다. 디지털학교는 디지털 리터러시, 인공지능, 프로그래밍 등의 미래형 교육 역량을 강화하며, 문예체학교는 예술적 감수성과 신체 활동 중심의 교육과정을 통해 정서적 안정과 창의력을 동시에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혼디배움학교’는 현재 초·중·고를 합쳐 총 37개교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2015년부터 시작된 이 유형은 제주형 자율 학교의 중심축이라 할 수 있다. ‘다혼디’는 제주어로 ‘다 함께’를 뜻한다. 이 이름에는 공동체 중심 교육에 대한 철학이 녹아 있다. 학생, 교사, 학부모, 마을이 다혼디 즉 ‘함께’ 배움의 주체가 되어 가는 학교가 되는 것이다.
마을생태학교나 제주문화학교는 특히 지역과 밀접하게 연결된 모델이다. 학생들은 학교 교실을 넘어 마을 전체에서 배움을 경험하며, 제주 고유의 문화, 생태, 공동체를 교육과정 안에 녹여 낸다.
미래역량학교는 AI 시대의 핵심 역량인 협업, 문제 해결, 자율학습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있으며, 인성학교는 회복적 생활교육, 감정 코칭, 학생 자치의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40쪽


학생들 사이에서 “요즘 수학이 제일 재미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것은 단지 수업을 바꿔서 얻은 결과가 아니었다. 아이들에게 ‘생각할 기회’를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변화였다.
도교육청은 이 흐름을 일회성 정책으로 끝내지 않기 위해 구조적인 전략을 수립했다. 단기적으로는 표선고가 IB 월드스쿨(IB World School)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행정·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표선초·표선중·토산초에도 IB 교육 프로그램을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이들 학교는 현재 IB 후보학교로서 정식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2021년에는 고등학교 1학년 대상의 Pre-DP(디플로마 프로그램 예비과정)를 운영하며 적응 과정을 마련하였고, 2022년부터는 표선고에서 본격적인 IB 디플로마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중장기적으로는 성산·표선 지역을 중심으로 한 제주 동부권 IB 교육지구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온평초, 풍천초, 성산중 등이 신규 IB 학교로 지정되었으며, 이는 IB의 지역 확산 가능성을 보여 주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IB가 단순한 학교 운영 방식을 넘어서, 대한민국 대입 체제를 전환할 수 있는 대안 모델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80쪽


대표 사례
• 고산초: ‘고산다움’ 과목(마을이해·생태·세계시민·자기표현 4축), PDCA
수업 구조
• 보성초: AI 기반 디지털 탐구 프로젝트 ‘보성 ON’ 운영
• 오라초: 진로캠프, 뉴스 제작 등 ‘오라스쿨’ 프로그램 운영
• 제주중앙여고: ‘C.O.D.E’ 과목(Citizenship, Ownership, Dream, Empathy), 공공 캠페인, SNS 콘텐츠 제작

기대 효과 및 과제
• 성과: 자기주도성, 진로설계 역량, 디지털 시민성, 공익 의식 향상
• 과제: 학교 간 실행 편차, 교사 협업 기반 유지, 지역 사회 협력 지속 가능성 확보

미래역량학교는 지식을 넘어서 ‘살아갈 힘’을 기르는 교육을 실현하고 있다. 제주형 자율 학교 중에서도 기술 변화와 사회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아이를 기르는 데 중점을 둔다.

120쪽


이 학교들은 자연에서 놀고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왜 생태적 삶이 필요한지를 실천적으로 고민하게 만든다. ‘채식의 이유’, ‘투명 페트병 캠페인’, ‘기후위기 독서 토론’ 등의 활동은 기후위기와 생태 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아이들 삶의 일부로 끌어들인다.
건강생태학교는 단순히 자연을 관찰하는 교육을 넘어, 생명 중심의 전환적 삶을 배우는 공간이다. 선흘초와 하례초의 실험은 ‘자연이 교과서가 되는 학교’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아이들은 땅을 만지고, 바람을 느끼고, 함께 노래하며 성장한다. 이 학교들은 제주 교육이 생태문명으로 향하는 작은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159쪽

인물정보

저자(글) 권현서

두 아이의 엄마이자 정책 연구자다.
대통령비서실과 국회, 정당 등 정책 현장에서 오랜 경력을 쌓았으며, 현재는 경제사회연구원 미래센터장을 맡고 있다.
제주로의 이주를 계기로 ‘삶으로 배우는 교육’을 경험하게 되었고, 학부모의 따뜻한 시선과 정책 담당자의 날카로운 통찰로 제주형 자율학교의 현장을 기록해 왔다.
성균관대학교 국정전문대학원에서 행정학을 공부하며, 교육·정책·공동체의 미래를 모색하는 연구와 실천을 지속하고 있다.
저서로는 『젊은 보수들, 시대를 논하다』(공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