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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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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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가정』은 소설가인 화자가 자전적 소설을 출간한 뒤 진행된 행사에서 “그런 소설은 왜 출간되어야 하나요?”라는 독자의 물음을 받으며 시작된다. 이 질문은 바꿔 말하면 우리가 (그런) 소설을 왜 읽어야 하느냐는 물음과도 같다. 『어떤 가정』은 원가족과 얽힌 익숙한 갈등을 펼쳐둔 채, 앞으로 자신이 새로운 가정을 이룰 수 있을지 회의하는 화자를 내세운다. 민병훈은 관계를 잇고, 끊고, 다시 결합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자신의 아픔 역시 선뜻 보여줌으로써 소설 앞에서 가장 솔직해지기를 택한다. 나아가 우리가 품은 상처, 그 보편적인 어려움 위에 자신의 상처를 덧대는 방식으로 당신 역시 기꺼이 당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놓아도 좋다는 용기를 건넨다. 이는 『어떤 가정』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방식이자, 우리가 ‘문학’에 기대하는 바에 관한 민병훈의 고유한 대답이라 할 수 있다.
누군가 손을 들고 이런 질문을 했다.
개인적인 경험을 소설로 쓴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터넷 서점에 달린 댓글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본 적이 있다. 작가의 아버지가 쓴 유서의 내용이 독자인 자신은 궁금하지 않다고. 사실 맞는 말이다. 어떤 소설을 꼭 읽어야 하는 이유라는 건 없다. (…) 그는 대답을 듣곤 질문을 이어갔다.
그런 소설은 왜 출간되어야 하나요?
이 소설은 이러한 질문으로 말문이 막혔던 순간들을 경험한 뒤 마련한 일종의 대답이 될 것이다. _8쪽
여전히 쓰이고 있는 어느 시절에 관하여
테이블 끝에 앉은 아이는 누나가 가위로 잘라준 고기를 한 점씩 받아먹고 있었다. 투정을 하거나 보채지 않았다. 간혹 눈이 마주치면 나를 오래 바라봤다. 아이를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아직 판단이 서질 않았다. 피가 섞이진 않았지만, 우린 곧 가족이 된다. 그 사실만 머릿속에 맴돌았다. _56쪽
아버지가 스스로 세상을 떠난 뒤 ‘나’의 엄마와 누나는 서로를 탓하고 상처를 입히며 몇 년간 인연을 끊고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누나는 둘에게 갑작스레 연락해 초등학생 아이가 있는 남자와 결혼할 예정이며 임신까지 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누나가 자신의 방식으로 새로운 가정을 꾸리는 모습을 지켜보며 ‘나’는 자신의 여자친구인 ‘준’과의 관계를 되짚기 시작한다. ‘준’과 함께 살며 그의 가족들을 만나고 결혼까지 생각하는 사이이지만, ‘나’는 어느 순간부터 둘의 관계가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음을 직감한다. 주어진 현실을 벗어나 변화를 꿈꾸는 ‘준’과 새로운 경험을 함께하고자 노력하며 그의 마음을 돌려보려 하지만, 엇나가기 시작한 마음은 좀처럼 돌이키기 어렵다. ‘나’는 원가족과 누나가 새로 꾸려나가고 있는 가족 그리고 자신이 꿈꾸는 가족의 형태를 곱씹으며 과연 스스로가 새로운 가족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내가 속한, 속하고 싶었던, 막 꾸려지고 있는, 꾸려나가고 싶은, 이 네 가지 형태의 가정은 ‘나’의 욕망과 뒤엉키며 ‘나’와 읽는 이 모두에게 가족이란 대체 무엇인지 자문하게 한다. 지금의 모습이 아닐 수도 있었을 여러 가능성을 가정하는 과정 속에서 가족을 꾸린다는 것과 누군가의 가족으로 있어준다는 것, 그 보편적인 어려움을 섬세하게 되짚는다.
“그 누구의 잘못도, 과오도 아닌 어떤 시절의 도착지.”
나는 그를 잊고 살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를 지우고 살았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그 일 이후로 나의 삶은 그를 어떻게 지울 수 있을지, 다시 말해 내 삶에서 어떻게 그 기억을 덜어낼 수 있을지 혼자 분투하던 시간이었다. 그를 떠올리는 것 자체가 내게는 발바닥에 땀이 날 정도로 공포스럽고 두려운 일이었다. _159쪽
소설은 ‘나’의 과거와 현재, 이 두 시절을 포개어놓으며 어긋나고 빗나가는 순간들을 들여다본다. 그 빗나가는 지점들에 이유를 묻고 때론 달라질 수도 있었을 모습을 가정하며 화자는 외로운 길을 향해 걸어간다. 이와 같은 이해의 여정은 과거를 되짚으며 현실을 받아들여보려는 ‘나’의 슬픈 노력이자, 민병훈이 소설쓰기로 보여주는 작가로서의 서사적·미학적 시도다. 그 모든 물음을 천천히 곱씹다 마침내 과거의 기억과 현재가 조우하는 순간, ‘나’는 이 모든 빗나감에는 이유를 따져 물을 필요가 없음을 깨닫는다. 민병훈이 그려내는 두 시절의 흐릿한 실루엣은 결말부로 향하며 느리게 그러나 확실히 각자의 형태를 갖게 된다. 이처럼 기억을 헤집어 이유와 방법을 고뇌하다 “여기에 있”기를 택하는 ‘나’의 태도는, 이 지난한 과정이 결국 “죽음과 이별을 통과하며 돌아보는 방식으로 삶과 사랑을 가꾸”(최진영)기 위함이었음을 아프게 보여주며 반짝이는 여운을 남긴다. 동시에 『어떤 가정』은 애틋하고 선명하게 남아 있던 어느 시절의 기억을 소설로써 묶어 떠나보내려는 강인한 노력의 산물이자, 읽는 이 역시 “문득 잊고 지낸 기억을 반갑게 떠올”(‘작가의 말’에서)리며 마침내 인사할 수 있기를 바라는 응원의 소설이라 할 수 있다. “변화를 발견할 때마다 반가웠고 의지를 확인할 때마다 놀라웠다”는 박혜진 문학평론가의 말이 비단 민병훈의 소설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독자 또한 소설을 통해 자신의 희망을 마주하고 스스로에게도 조심스레 건네볼 다정한 인사가 되기를 바란다.
작가의 말
누가 찍었는지, 어떤 날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소설을 구상하다가 그가 떠올라 상자를 열었고 해상도 낮은 사진이 거기 있었을 뿐이다. 이런 사진과 내 기억 속을 헤집는 것 말고는 나는 그를 찾을 수 없다. 엽도 마찬가지다. 혹은 많은 사람들이. _27쪽
나는 성인이 되어 이 시절을 생각할 때 어째서인지 그날 밤이 가장 먼저 떠오르곤 했다. 엽의 얼굴에 마르지 않은 채 묻어 있던 피딱지와 수도꼭지에서 세차게 흘러나오던 물줄기, 담 너머 하천을 향해 흘러가던 물소리와 새벽까지 웅성거리던 풀벌레 소리. 무더운 여름이 끝나가던 시기라 밤공기는 싸늘했고, 다락방으로 가 그곳에 있던 박스들을 랜턴 빛으로 하나하나 비춰가며 열었다. 해가 뜰 때까지 잠들지 못했던 새벽. 다락방은 아버지가 쓰레기를 수거하다가 주워온 잡동사니들이 쌓여 마치 작은 상점 같았다. 타자기와 트럼펫, 무늬가 화려한 망토, 표면이 부드러운 피아노 건반 덮개, 표지가 해어진 족보까지. 일층에서 잠든 가족이 깰까 우리는 대화를 나누지 않았고, 그래서 서로의 눈빛과 표정만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말은 거추장스러웠다. 말보다 가깝게 뭔가를 연결 지을 만한 사물들이 거기 있었다. _82쪽
평소 음악을 잘 찾아 듣지 않는 준은 내게 스피커를 건네며 요즘 듣는 음악을 틀어달라고 했다. 음악이 시작되자 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췄다. 나도 준의 손에 이끌려 춤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이상한 움직임을 보였고 준은 소파에 드러누워 한참을 웃었다.
우리 막 사귀기 시작했을 때 음악 자주 들었던 거 기억나?
준이 물었다.
네가 같이 듣자고 들려줬잖아.
그랬지.
그랬어.
나는 준을 일으켜세워 의자에 앉혔다.
그때 많이 들어줄걸. 같이 할걸. 그런 생각이 들어, 요즘.
볼이 빨개진 준은 물을 한 컵 마시곤 다시 말했다.
그래서 여기 왔어.
나는 얇은 모포를 가져와 준의 무릎에 덮어줬다. 그러곤 테이블 위에 놓인 식기들을 정리했다. 준은 잠이 오는 듯 의자에 머리를 기대고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_184~185쪽
씻고 나오는 사이 준은 리모컨을 손에 쥔 채 소파에 잠들어 있었다. 나는 그 옆에 등을 기대고 앉아 그가 재생한 영화를 끝까지 봤다.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두 인물이 하루를 함께 보내다가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내용이었다. 그들은 헤어지기 전 지금의 기억을 평생 간직하겠다고 다짐한다. 예전에 극장에서 함께 본 영화였는데, 준은 그들의 선택이 현실적이라 좋았다고 말했다. 준은 그들의 이별을 이해했고 나는 반대였다. 그들의 선택은 영화적이었다. 그들의 인연이 더 이어진다면, 그러니까 서로의 생활에 진입하기로 결정한다면 전혀 다른 인생을 살게 될 것이고 그건 꽤나 현실적이라 재미가 반감됐을 거라고 말이다. 하지만 영화를 다시 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그들은 충동적인 사랑보다 각자 보존해야 할 일상의 크기가 더 컸고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현실적이라 좋다. 현실적인 건 좋은 거였어.
잠든 준을 향해 말하자 몸을 뒤척였다. _37~38쪽
우리는 전날 사전 정보 없이 덜컥 패키지를 예약했다. 같이 걷자, 준은 휴대폰으로 예약 창을 보여주며 말했다. 비를 맞으며 높게 솟은 설산을 배경으로 걷고 또 걸었다. 정확한 도착지를 알지 못한 채 그저 말없이 한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선인장들과 가시나무 덤불을 지나 언덕을 넘었을 때, 우리는 난생처음 빙하를 봤다. 골짜기 사이로 집채만한 빙하가 떠내려오고 있었다. 자잘한 빙하 조각들도 각자의 속도로 계곡을 향해 갔다. 준은 너무 놀란 나머지 내 뒤로 숨었다. 나는 준을 달래면서 언덕 제일 높은 곳으로 향했다.
지금 같이 보자.
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관광객이 없는 구릉까지 올라가 주저앉은 채 빙하를 내려다봤다. _186~1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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