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글, 그 사이에서
2025년 09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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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39827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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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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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글, 그 사이에서'는 '암흑의 핵심', '로드 짐'으로 잘 알려진 조지프 콘래드가 소설가의 자리를 잠시 내려놓고, 시대와 문학, 그리고 인간 삶을 직접 응시하며 남긴 사유의 기록이다.
이 책은 문학과 비평, 정치와 전쟁, 예술과 사회에 대한 다양한 에세이를 묶은 작품집이다. 콘래드는 제1차 세계대전을 비롯한 격동의 시대를 살아가며, 개인과 역사의 관계를 날카롭게 해부한다. 동시에 작가로서의 경험과 동료 문인들에 대한 통찰을 담아, ‘삶과 글’이 어떻게 서로를 비추는지를 보여준다. 짧은 단상과 긴 호흡의 성찰이 교차하는 이 글들은, 한 소설가의 내면에서 문학이 어떻게 탄생하는지, 또 그 문학이 어떻게 삶과 맞닿아 있는지를 생생히 드러낸다. 오늘의 독자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깊고 묵직한 사유의 흔적이다.
목차
책들
헨리 제임스 : 하나의 감상
알퐁스 도데
기 드 모파상
아나톨 프랑스
투르게네프
스티븐 크레인
저 너머의 삶
상승을 향한 노력
전통
자신감
친근한 곳
시리즈 및 저자 소개
copyrights
(참고) 분량: 약 5.5만자 (종이책 추정 분량: 약 97쪽)
"나는 이 작가의 책을 읽지 않았고, 만약 읽었다 해도 그 내용이 무엇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이 말은 백년도 채 지나지 않은 과거, 우리 사회 한가운데에서, 공식적인 자리에서, 그리고 법정의 심판대에서 한 도시의 치안판사가 한 말로 전해진다. 시의 당국자들의 말은 일반인의 말보다 훨씬 더 엄중하고 중대하게 여겨진다. 이는 그들이 타인의 지혜, 기질, 상식, 덕성을 사회 전체를 대표하여 보여주기 때문이다. 다만 공정함(그리고 최근 생긴 우정)을 위해 미리 말하자면, 이러한 일반화는 미국에는 들어맞지 않는다. 그곳에서는 일간지나 주간지에 이어지는 분노에 찬 기사를 믿는다면, 시의 통치자들 대부분이 유난히 통제하기 어려운 도둑들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곁가지일 뿐이다. 내가 관심을 두는 것은 이런 말, 즉 거대한 부유한 공동체의 평균적 지혜와 기질에서 비롯되어, 주저함 없이 시 당국자의 입에서 나온 확실한 진술이다.
나는 그의 태도에 진심으로 동의한다. 이것이야말로 신중함에서 나오는 태도다. "나는 그 책을 읽지 않았다"라고 말한 뒤에 곧바로 "그리고 혹시 읽었다 하더라도 잊어버렸다"라고 덧붙였다. 매우 훌륭한 신중함이다. 그리고 나는 그의 문체를 높이 평가한다. 꾸미지 않고, 남자다운 진솔함이 드러난다. 기록된 산문으로서 이 진술은 읽기도 쉽고, 믿기에도 어렵지 않다. 읽히지 않은 책이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그보다 더 많은 책들이 잊혀진다. 공적 발언으로서 이 말은 아주 효과적이다. 대중의 정서와 정확히 들어맞고, 자주 잊는 대중의 마음에 알맞게 계산된 듯하니,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힘이 있다. 인간의 말이 지닐 수 있는 최고의 힘이 바로 이런 것 아닐까?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말이 완벽하게 인상적이고 즐거운 것은 바로 그 자연스러움 때문이다. 점잖은 도시의 원로가-아주 오래된, 젊고 철없던 시절에나 읽었을 법한-책의 내용을 더 이상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문제가 되었던 그 책들은 소설이거나 최소한 소설 형식의 책들이다. 나 역시 유명한 그 모범에 따라 조심스럽게 말하자면, 아무런 두려움 없이 비난받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고백하건대, 나 역시 그 책들을 읽지 않았다.
정말로 읽지 않았다. 그리고 그 책들을 읽었다고 말하는 백만 명이 넘는 이들 중, 그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나에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줄 만한 능력을 지닌 사람을 나는 아직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래도 그것들은 책이다. 인류의 일부이고, 그래서 수가 늘어나 서로 밀치고 쌓이는 그 수많은 책들은 당연히 존중받고 감탄의 대상이어야 하며 연민의 대상이기도 하다.
특히 연민을 가져야 한다. 오래전부터 책에게도 운명이 있다고 해왔다. 실제로 그들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오명이나 영광, 엄정한 정의나 무분별한 박해, 비방과 오해, 그리고 부당한 성공이라는 불확실함 속에 놓여 있다. 사람이 만든 무생물들 중에서도, 책만큼 인간과 가까운 대상은 없다. 책에는 우리의 생각, 열망, 분노, 환상, 진실에 대한 충성심, 그리고 실수로 기울기 쉬운 끈질긴 본성이 담겨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책들은 그 생명의 불안정함에서 우리와 닮았다. 교량을 설계할 때 지키는 기술적 규칙대로라면, 다리는 오래도록 유익하고 명예롭게 살아남을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책이라 해도 태어난 바로 그날 어둠 속으로 묻혀 사라질 수 있다. 저자의 능력만으로 책에 오래 생명을 불어넣지는 못한다. 인간의 불안, 영감, 허영에서 탄생한 책들 중 뮤즈가 가장 사랑할 만한 책들이 오히려 어떤 책들보다도 빨리 사라질 위험을 지니고 있다. 반대로 결함 덕분에 살아남는 책도 있다. 때로는 그럴듯해 보이는 책이, 좀 더 근엄하게 표현하자면 '개별적 영혼'이 없기도 하다. 그런 책은 사라질 수도 없다. 다만 먼지가 되어 스러질 뿐이다. 그러나 인간의 기억력과 공감에서 영양분을 얻는 가장 훌륭한 책조차 언제나 멸망의 벼랑 끝에서 버텨왔다. 인간의 기억력은 짧고, 공감 역시 솔직히 인정하건대, 매우 변덕스럽고, 일관성 없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우리 책들의 영원한 생명의 비밀은 예술의 법칙 어디에도, 혹은 우리 육체에 처방된 온갖 공식들 속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책이 영원히 살아갈 가치가 없어서가 아니라, 예술의 공식 자체가 변덕스럽고, 불안정하며 신뢰할 수 없는 것, 즉 인간의 공감, 편견, 호감과 반감, 덕성과 곧음, 그리고 결코 무너지지 않을 신념과 이론이면서도 늘 형태를 바꾸는 것, 그것도 한 세대의 짧은 시간 안에서 바뀌기 때문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
모든 책과 소설 중에서 뮤즈들이 사랑할 만한 것은 우리의 연민을 진지하게 요구한다. 소설가의 예술은 단순하다. 그러나 이는 모든 창조적 예술 중에서도 가장 붙잡기 어려운 예술이며, 소설가와 독자들의 지나친 예민함에 의해 쉽게 흐려질 수 있고, 예술가의 마음과 정신에 가장 큰 고통을 안겨줄 운명에 놓여 있다. 결국 세계를 창조하는 일은, 특별한 재능을 지닌 이들에게도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사실 모든 소설가는 먼저 자기만의 세계, 크건 작건 자신이 진심으로 믿을 수 있는 세계를 창조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 세계는 오직 그 소설가만의 방식으로만 만들어질 수 있고, 그래서 필연적으로 독특하고 다소 신비롭게 남는다. 하지만 동시에 이 세계는 독자들에게도 이미 익숙한 어떤 경험, 생각, 감각과 닮아 있어야 한다. 심지어 소설이라고 부르기에 미치지 못하는 작품조차도 그 중심에는 어떤 형태로든 진실이 존재한다. 설령 그것이 생의 한판 놀이에서 드러나는 유치하고 극적인 열정의 진실, 예를 들어 뒤마의 소설에서처럼 드러나는 진실이라도 그렇다. 인간의 섬세함에서 비롯된 아름다운 진실은 헨리 제임스의 소설에서 찾을 수 있고, 인생의 전리품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탐욕이 가진 우스꽝스럽고도 무서운 진실은 발자크가 창조한 괴상한 세계에서 살아 숨 쉰다. 합법적이든 불법적이든, 체념이나 반항을 통해서든, 전통을 교묘히 활용하거나 최신 과학 이론에 집착하든, 행복을 추구하려는 일은 소설가, 다시 말해 인간이 지상이라는 세계에서 겪는 위험한 모험의 연대기를 기록하는 자만이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주제이다. 그리고 이 세상, 즉 소설가의 개성이 드러나고 때로는 비틀거리며 넘어지고 끝내 죽을 수밖에 없는 그 터전은 반드시 그의 기록 안에 포함되어야 한다. 이것들을 하나의 조화로운 개념으로 포괄하는 것은 정말로 대단한 업적이다. 그리고 무지에서 비롯된 충동이 아니라 진지한 의도를 가지고 그것을 실행하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명예로운 야망이다. 어리석은 자들은 쉽게 뛰어들고자 하지만, 신중하게 들어가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어느 유명하고 성공한 프랑스 소설가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이것은 너무나 어려운 예술이다."
<추천평>
"문학, 정치, 항해 문제에 대한 깊이 사색적인 작품으로, 성인이 되어서야 배운 언어로 문학 걸작을 쓴 위대한 소설가의 장황함과 열정으로 들려준다. 그의 박식하고 예리한 관찰 아래 지난 세기의 가장 큰 대격변과 격변을 초래한 모호한 한 세대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 shane, Goodreads 독자
"이 책의 전체는 그가 작가가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세심하게 만들어진 명상의 기록이다. 조셉 콘래드를 좋아한다면, 특히 그의 폴란드 출신이라는 사실이 삶에 끼친 문제를 숙고하는 것을 좋아한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꼭 다시 읽고자 한다."
- Aidaeg, Goodreads 독자
인물정보
저자(글) 조셉 콘라드
조셉 콘래드 (Joseph Conrad, 1857–1924), 본명은 유제프 테오도르 콘라드 코르제니오프스키(Józef Teodor Konrad Korzeniowski). 폴란드에서 태어나 영국으로 건너가 영어로 작품을 쓴 대표적 근대 소설가다. 그는 젊은 시절 선원으로 세계 여러 바다를 항해했으며, 그 경험은 '로드 짐', '암흑의 핵심' 같은 걸작에 깊이 스며들었다. 그의 작품은 제국주의와 인간 본성, 도덕적 선택의 문제를 다루며, 심리적 깊이와 치밀한 서술로 현대 문학에 큰 영향을 끼쳤다. 영국 소설의 전통 속에서 활동했지만, 폴란드 출신 이민자로서의 이중적 시선은 그의 글에 독특한 색채를 부여했다. 또한 20세기 현대 문학을 연 작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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