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내전의 두 장면

에드워드 불워리톤 지음

위즈덤커넥트 2025년 09월 25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의회파와 국왕파가 치열한 접전을 벌인 영국 내전을 배경으로 한, 단편 소설. 국왕에 대한 강한 충성심을 가진 유서 깊은 집안의 현관 앞에서 낙마 사고로 쓰러진 의회파의 장교. 그 집의 부인은 명예를 존중하는 사람이기에 그가 적군인 줄 알면서도 그 장교를 구해서 집안으로 데려온다. 하지만 의회파와 치열한 전투를 마치고 돌아온 아들이 그 장교를 죽여야 한다고 외친다.

목차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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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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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분량: 약 1만자 (종이책 추정 분량: 약 20쪽)

책 속으로

초봄의 어느 날, 자정이 지난 두 시간 쯤 되었을 늦은 밤이었다. 페어링던 하우스에서 약 10마일 떨어진 넓은 황무지 가장자리, 외딴 작은 집의 주민들은 모두 깨어 있었고, 불안한 눈빛으로 작은 길쭉한 창문 너머 온 세상을 덮은 어둠을 바라보고 있었다. 방 한가운데 소박한 참나무 탁자 위에는 촛불 하나만이 켜져 있었고, 그 불빛 아래 창문 가에는 곱게 조각된 듯한 작은 여인의 모습이 서 있었다. 그 모습은 세월이 빚은 뺨의 깊은 주름과 이마에서부터 가지런히 땋아 내린 흰 머리가 말해 주듯, 오랜 세월의 차가운 힘 아래 젊음의 절정이 지나간 뒤임을 보여줬지만, 여전히 아름다움의 자취가 남아 있었다. 그녀의 어깨 너머에는 모습이 많이 닮은 또 다른 인물이 몸을 기울이고 있었는데, 주름도 없고 이마에도 그늘이 없는, 시간에 스러지기 직전의 모든 우아함이 그대로 살아나 있는 듯했다. 마치 스무 해 전, 저 여인이 젊었을 때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가문의 초상화 갤러리에 걸린 그림 한 점 같았으니, 인간의 아름다움이 시간이 거둬간 모든 은총을 떠올리며 감상할 수 있는 그런 모습이었다.
두 번째 창문 가에는 단정한 두 여인과 달리 제멋대로 풀어진 차림의 하녀가 서 있었는데, 그 초라하고 흐트러진 모습은 두 여인의 소박하지만 깔끔한 옷차림과 강한 대조를 이뤘다. 그들의 옷에 대해 더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만, 흰색에 매우 단순한 1640년대 당시의 유행을 따른 것이었으며, 아마도 가난이나 소박한 취향, 혹은 시대의 청교도적 열풍에 대한 존중 때문인지 모든 장식이 배제된 모습이었다.
그들이 내다보고 있던 밤은 음습하고 우울했다. 달은 이미 지고, 머리 위에 드리운 구름은 두껍지 않으면서도 모든 별빛을 가려, 낮에는 멀리까지 펼쳐져 보였을 넓은 구릉 황야를 짙은 회색 그림자로 덮고 있었다. 하늘에 아주 희미하게 그어진 창백한 빛줄기만이 천상의 어둠과 지상의 어둠을 가를 뿐, 그 너머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모두의 눈길은, 어두운 지평선 너머 어딘가, 이따금씩 번뜩이는 붉은 섬광, 순간적으로 밝았다가 이내 사라지는 섬광이 피어오르는 곳에 모여 있었다. 그 후에는 짧고 날카로운, 그러나 멀리서 들려오는 총성이 따라왔다.

출판사 서평

<추천평>
"빅토리아 여왕의 문예 부흥기, 베스트셀러 작가의 역사 단편 소설."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인물정보

저자(글) 에드워드 불워리톤

에드워드 불워리톤 (Edward George Earle Lytton Bulwer-Lytton) 은 영국의 작가이자, 정치가이다. 영국 외교 정책 등을 다루는 중책에서 일한 후, 남작으로 서임되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 같은 경구의 창작자로도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