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의 심장박동

김민아 지음

루미너리북스 2025년 09월 03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새벽 5시 30분, 청솔아파트 108동 엘리베이터가 15층과 16층 사이에서 멈춰 선다. 갇힌 다섯 명의 승객들은 각자 다른 목적지를 향해 가던 중이었다.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앞둔 회사 임원, 과일 바구니를 든 간병인 복장의 젊은 여성, 손자를 만나러 간다는 치매 초기 노인, 명품 핸드백을 꼭 껴안은 30대 여성, 그리고 누군가를 찾아 헤매는 고등학생. 정비기사 김성호가 구조에 나서지만, 케이블 점검 중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한다. 강철선의 70% 이상이 심각하게 마모되어 언제 끊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라는 것이다. 평범해 보였던 하루 아침이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여섯 사람의 운명을 하나로 엮어가기 시작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긴장이 고조되고, 각자가 숨겨온 진실들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명품 핸드백에서 쏟아진 현금과 서류들, 간병인이 아닌 여성의 정체, 치매 노인과 고등학생의 숨겨진 인연, 그리고 정비기사가 이 아파트와 맺고 있는 아픈 과거까지. 횡령을 저지른 경리직원의 절망적인 사연, 자살을 시도했던 여성의 재기 이야기, 외로움을 감추고 사는 노인의 진심, 그리고 10년 전 엘리베이터 사고로 가족을 잃은 정비기사의 복수와 용서에 대한 깊은 고민들이 좁은 공간 안에서 서로 부딪히고 얽혀간다. 각자 다른 상처와 비밀을 안고 살아온 사람들이 예상치 못한 순간에 서로의 가장 솔직한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케이블이 끊어지기 시작하고 엘리베이터가 추락 위기에 처했을 때, 여섯 사람은 각자의 이기심을 버리고 하나가 되어 서로를 구하려 한다. 복수를 꿈꾸던 정비기사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다른 사람들을 구하려 하고, 횡령을 저질렀던 여성은 진심 어린 참회와 함께 새로운 용기를 얻는다. 외로운 노인은 진짜 가족을 만나고, 절망에 빠졌던 젊은 여성은 희망의 빛을 되찾는다. 생사의 기로에서 만난 이들의 진실한 마음이 강철 케이블보다 더 견고한 인간적 유대를 만들어낸다. 기적적으로 구조된 후, 그들은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지만 이제는 진정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관계가 되어 있다. 복수는 용서로, 절망은 희망으로, 외로움은 따뜻한 연결로 바뀌어 있다.

김민아는 일상 속 작은 만남들이 어떻게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지를 세밀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엘리베이터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인간 군상극을 통해 현대인들의 고립과 소통, 상처와 치유의 과정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강철 케이블이 물리적으로는 끊어졌지만 사람들 사이의 진정한 연결고리는 더욱 단단해진다는 역설적 메시지가 독자들의 마음을 울린다. 복수와 용서, 절망과 희망, 단절과 소통이라는 인간 존재의 근본적 주제들을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구조 안에서 감동적으로 풀어낸 수작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성호가 명패 앞에 서서 느끼는 조용한 깨달음은 독자들에게도 오랫동안 여운을 남길 것이다. 분주한 일상 속에서도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려는 작은 노력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작품이다.

목차

1. 새벽 철의 심장박동
2. 27층 하늘과 15층 땅 사이
3. 케이블 속 숨겨진 금속의 비명
4. 시계바늘과 불안의 무게
5. 명품 가방 속 검은 비밀
6. 할아버지와 소년의 거짓말 같은 진실
7. 간병인 옷을 입은 감사의 마음
8. 강철의 마지막 신호
9. 복수에서 치유로의 긴 여행
10. 여섯 사람의 생명줄
11. 12층에서 멈춘 기적
12. 진실을 마주한 아침 햇살
13. 변호사와 수술비의 온정
14. 할아버지와 손자가 된 두 사람
15. 정비공구와 새로운 꿈
16. 명패에 새겨진 여섯 개의 이름
17. 아침 인사가 된 작은 기적
18. 케이블 속에 흐르는 새로운 생명
19. 성호의 새벽 묵상
20. 여섯 사람의 서로 다른 오늘
21. 조용한 깨달음의 시간

인물정보

저자(글) 김민아

김민아. 한국 출생.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