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품고 누워서 창밖의 눈을 보았지

어느 고위험 임산부의 눕눕 생활과 출산 이야기

이경란 지음

별빛길드 2025년 08월 31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출산까지 누워 지내야 하는 임산부들이 있다. 자궁경부 길이가 짧아져 조산 위험이 커질 때, 산부인과에서는 ‘최대한 누워 지내기’를 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임산부가 눕눕 모드로 돌입하면, 침대 생활에 갇힌 채 정보의 부족과 산재된 경험담을 맞닥뜨리게 되면서 더욱 막막해진다. 누워서 버텨야 하는 수많은 임산부들이 인터넷을 헤매며 서로의 이야기에 의지하는 이유다.

『널 품고 누워서 창밖의 눈을 보았지』는 그런 ‘눕눕 임산부’들을 위한 책이다. 저자 역시 자궁경부가 짧아져 출산 직전까지 누워 지내야 했던 눕눕 임산부였다. 그는 블로그에 자신의 생활과 감정, 수집한 의학 정보와 다른 임산부들의 사례를 꾸준히 기록했다. 그의 글은 많은 산모들에게 큰 위로와 희망을 주었으며, 이를 다듬고 새 글을 보태어 한 권의 책이 탄생했다.

이 책은 두 가지 특징이 돋보인다.

1. 실전 ‘눕눕 꿀정보’ - 자궁경부가 짧아졌을 때와 관련된 의학 지식, 식이요법, 생활 가이드, 마인드 컨트롤 방법, 그리고 실제 눕눕 산모들의 사례까지. 눕눕 임산부라면 궁금해 할 모든 정보를 한 권에 담았다.

2. 블로그 미공개 원고 수록 - 출산 후 1년 뒤의 복기, 챕터별 키워드 등 온라인에는 공개하지 못했던 세세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추가 수록된 저자 자신의 시간대별 분만 과정 기록은, 출산에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초산모 독자가 분만 과정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책은 정보서이면서 동시에 한 편의 에세이다.
회사에 다니다 갑작스레 휴직했을 때의 혼란스러운 감정, 임신 중 우울을 이겨내기 위해 게임 속에서 즐겼던 산책, 창밖의 눈을 바라보며 느낀 고요한 순간들까지. 눕눕 생활을 버텨내며 기록한 날들은 눕눕 임산부를 포함한 독자 모두에게 따뜻한 울림을 전한다.

“글을 읽는 내내 눈물 버튼이 눌릴 뻔 했어요.”
“저도 눕눕 생활 중인데, 큰 위안을 받았어요.”
“이 책 덕분에 하루하루를 버틸 힘을 얻습니다.”

수많은 독자의 호평처럼, 이 책은 눕눕 생활에 놓인 산모에게는 ‘동지의 기록’이, 가족과 의료진에게는 ‘이해의 창’이 될 것이다.

목차

눕눕이 처음인 분을 위한 안내서 ... 2

[29주 6일] 29주 차 임산부의 눕눕생활 ... 17
# 눕눕, 혈전, 임산부 해외여행, 감기

[30주 6일] 눕눕생활자의 데스크 세팅 ... 27
# 30주 눕눕, 자궁경부길이, 환자 침대 책상, 눕눕생활 꿀팁

[30주 6일] 걷기를 모두에게 추천할 수는 없는 이유 ... 33
# 30주 임산부 걷기, 수축 검사, 스테퍼, 수액

[30주 6일] 짧은 자궁경부를 위한 (거의) 모든 전략 ... 41
# 30주 경부길이 1cm, 다리올리면, 절대안정, 케겔운동, 증상, 트랙토실, 라보파, 페서리, 맥도날드 수술, 질정

[31주 2일] 중요한 일은 아이를 지키는 일 ... 58
# 31주, 휴직, 임산부 재택근무 사유, 인수인계, 임산부 출근

[31주 3일] 길어져라 얍, 자궁경부! ... 61
# 자궁경부 Y 모양, 깔때기, 펀넬링, 최근 길이 변화

[31주 5일] 회사에 다니는 임산부의 마음 ... 66
# 회사 다니는 임산부, 고과 면담

[31주 6일] 게임 속 세상에서 산책하는 눕눕 임산부 ... 74
# 임산부 게임, 눕눕산모 게임, 경부길이 산책, 원신 젤다 대신

[32주 0일] 임산부가 변비를 헤쳐나가는 방법 ... 80
# 변비 직빵, 키위, 딥푸룬 임산부, 차전자피, 철분제, 가스참

[32주 2일] 해피엔딩을 원해요! ... 84
# 32주, 쌍둥이, 걱정 많은 임산부, 양수 새는 증상

[32주 4일] 긍정적으로 버티기 ... 89
# 32주 경부길이, 1cm 미만 버티기, 건국대학교병원, 배뭉침 간격, 양수 터짐, 입원

[32주 6일] 양수 새는 증상이 걱정이라 ... 96
# 양수 리트머스 시험지, 양수 새는 증상, 밑 찌르는 통증

[33주 2일] 33주 차 입성! ... 102
# 33주 눕눕, 입원, 밥, 28주 조산

[33주 3일] 눕눕 임산부의 하루 루틴 ... 107
# 경부길이 운동, 눕눕산모 샤워, 임산부 침대 스트레칭, 눕눕 취미, 임산부 추천 인터넷 강의, 경부길이 요가

[33주 6일] 좋은 면들을 봅시다! ... 122
# 임산부 눕눕 위염, 조기진통, 역아, 경부길이 기침, 코세척 복압

[34주 2일] 산부인과 교과서를 읽은 사연 ... 129
# 34주 경부길이, 산부인과 교과서 보기, 선택적 제왕절개술

[34주 3일] 폭풍우가 치는 밤 ... 137
# 34주 딸꾹질, 밤 배뭉침, 가진통, 누워만 있는 임산부

[34주 5일] 이대로라면 거북알? ... 141
# 34주 트랙토실, 폐성숙, 자궁수축 증상, 대학병원, 옥시토신, 라보파

[34주 6일] 매일이 예정일인 사람 ... 147
# 누워서 필기, 임산부 누워서, 임산부 일본어 공부, 조산기 스트레칭

[35주 1일] 한밤의 응급실행과 가진통 엔딩 ... 149
# 건대병원 응급실, 산부인과, 가진통 수액, 규칙적 가진통, 배뭉침 새벽 응급실 비용

[36주 5일] 두근두근 설 연휴 ... 163
# 36주 경부길이, 내진, 자궁문, 임산부 파워에이드, 물 마시기

[36주 6일] 36주 차 몸 상태 기록 ... 171
# 36주 눕눕, 임산부 체중, 소화불량, 애플워치 순산해요, 아랫도리 바늘로 찌르는 듯한

[37주 4일] 이제 걸어 다니시면 됩니다 ... 178
# 37주, 경부길이 걸어다니기, 스쿼트, 짐볼

[37주 6일] 돌아다니는 주말 ... 189
# 37주 자연진통, 근교 카페, 눕눕하는 동안 외식

[38주 1일] 유도분만 날짜를 잡았다 ... 194
# 38주 자궁경부, 유도분만 1cm, 유도분만 조건, 유도분만 날짜

[38주 2일] 순산했어요 ... 203
# 눕눕 자연분만, 조산 자연분만, 38주 2일 아기 크기, 자궁문 진통

마지막으로, 편집 시점에 덧붙이는 글 ... 223

책 속으로

배 초음파로는 경부 길이를 재기 어려웠기 때문에 질 초음파를 사용하셨다. 그런데 2.5cm 이하인 2.4cm 정도가 나왔다.
그때가 아마 25주 정도 되었던 것 같다. “지금 시기에서 2.5cm 이하면 20%의 확률로 조산이 될 수 있다”라고 의사 선생님께서 굉장히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씀하셨다.
_ p.34, <[30주 6일] 걷기를 모두에게 추천할 수는 없는 이유> 중

다음은 인터넷에서 찾아본, 자궁경부무력증에 대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다. 내가 블로그와 커뮤니티에서 도움을 받았듯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언젠가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리해 봤다. 참고로 해당 방법들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려면 해외 사이트를 검색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어서 소제목들을 가급적 영문으로 달아보았다.
_ p.42, <[30주 6일] 짧은 자궁경부를 위한 (거의) 모든 전략> 중

과거와는 달리 요즘에는 많은 여성들이 결혼과 임신을 이유로 일을 그만두지 않는다. 그렇기에 임신 상태로 출퇴근을 계속하는 사람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고, 회사에 다니는 임산부는 각자의 이유로 심란한 날들을 각자의 방법으로 버텨낸다.
그 심란함을 오롯이 개인의 문제로 돌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그리고 ‘다들 비슷하게 어려움을 겪는구나’ 하는 위안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치기 어린 흑역사를 감수하고서라도 글을 남겨본다.
_ p.69, <[31주 5일] 회사에 다니는 임산부의 마음> 중

그게 정말 효과가 있었는지, 일주일 넘게 거의 병원을 빼면 집에서만 있었는데도 답답한 기분이 별로 들지 않았다.
어딘가를 돌아다니고 싶다는 본능적인 욕구를 어느 정도 게임 속 세상으로 충당한 게 아닌가 싶다. 아무래도 인류는 대대로 탐사와 모험을 하면서 살아왔으니까.
_ p.76, <[31주 6일] 게임 속 세상에서 산책하는 눕눕 임산부> 중

자궁경부 길이가 짧아서 임신 후기 생활을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지내고 있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이가 나에게 쉬어가라고 주는 기회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삭막한 회사 생활, 너무 붙들고 있지 말고 좀 일찍 정리해서 쉬라고.
_ p.106, <[33주 2일] 33주 차 입성!> 중

뭐든지 간에 어쨌든 소속감을 느낄 수 있고, 매일 출석 도장을 찍을 수 있으며, 최소한의 인간적인 상호작용이 존재하는 그룹을 찾아서 껴들어 가세요. 저도 비록 집에서 늘 게임만 하고 지냈지만, 스터디그룹에 매일 생존 신고 비슷하게 나의 존재를 알리는 행위를 했기에 덜 외롭고 더 활기차게 눕눕 생활을 버틸 수 있었습니다.
_ p.119, <[33주 3일] 눕눕 임산부의 하루 루틴> 중

대체 의대에서는 어떻게 교육하기에 의사끼리도 말이 다를 수 있는 것일까? 너무도 의아해진 나머지, 산부인과 기초 교과서를 찾아서 읽어보기로 했다. 적어도 교과서라면 최소한의 만장일치 비슷한 존재겠지. 어차피 하루 종일 누워서 지내니까 시간도 많았다.
_ p.131, <[34주 2일] 산부인과 교과서를 읽은 사연> 중

우선은 환자 분류처라고 되어 있는 방으로 이동하면 된다고 담당자분께서 말씀하셨다. 가 보니, 혈압과 체온, 임신 주수 같은 기본적인 사항에 대해서 예진하는 성격의 장소였다. 아마 여기에서 이 환자를 어느 과로 분류할지 등을 결정하는 모양이었다.
_ p.152, <[35주 1일] 한밤의 응급실행과 가진통 엔딩> 중

나는 아이가 조산으로 잘못될까 몇 달을 걱정했고, 내 탓으로 뭔가가 틀어질까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저 누워서 즐겁게 지내며 최선을 다하면 될 뿐이라고 되뇌어왔지만 본질적으로 내가 견뎌왔던 것은 죽음과의 싸움이었다.
드디어 마음이 놓였다. 이제 울어도 되는구나. 나는 남편에게 “너무 무서웠어……”라는 한마디를 건네고는 조금 오랫동안 울었다.
_ p.221, <[38주 2일] 순산했어요> 중

출판사 서평

“불안과 기다림 사이, 다정한 말 한마디를 찾는 이들에게”

이 책은 임신이라는 기쁨 속에 갑작스레 찾아온 불안—‘조산’이라는 단어 앞에서 몸을 낮추고 마음을 붙잡아야 했던 시간의 기록이다. 짧아진 자궁경부로 인해 하루 대부분을 침대에 누워 보내며, 저자는 누워 있는 삶의 감각을 조용히, 그러나 선명하게 기록해나간다.

양수가 새는 건 아닐까 싶어 리트머스 시험지를 들고 화장실 앞에서 망설이던 날들. 낯선 의학용어들 속에서 스스로를 다독이기 위해, 또 비슷한 상황의 누군가에게 다정한 안내서가 되어주기 위해—그렇게 눕눕의 나날들이 한 줄 한 줄 글이 되었다.

《널 품고 누워서 창밖의 눈을 보았지》는 단순한 임신 에세이를 넘어, ‘누워 있어야만 했던 시간’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으려 애쓴 한 사람의 정직하고 다정한 기록이다. 고위험 임신이라는 단어에 마음이 무거워진 누군가, 혹은 그 곁에 있는 누군가에게, 이 책은 작지만 깊은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경란

고려대학교에서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전공이 무색하게도 금융사에 입사했다. 글을 쓰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성격이라 직장 생활과 함께 매일 꾸준히 쓰고 있다. 읽을 때도 쓸 때도 장르를 가리지 않는 잡식성이자, 남들은 아니라고 하지만 본인은 내향형이라고 생각하는 이상한 사람.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글을 쓸 수 있을지 오늘도 고민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