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치전

조선 실화 판타지 활극

작자미상 지음 | 블루스토브 옮김

블루스토브 2025년 07월 31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요술을 부려 세상을 구하는 히어로 전우치는 조선시대 각종 기록에 등장하는 실존 인물이다.
도인으로 알려진 전우치는 조선 중종 때 인물로 미관말직을 지내다가
스스로 사직한 뒤 송도에 은거했고 이후 도인으로 활약했다.
백성을 현혹했다는 명목으로 잡혀 와 옥에 갇히기도 했으며
가족들이 이장을 하려 무덤을 파보니 시체가 없었더라는 얘기도 있다.

전우치전은 작자미상의 작품으로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지만
크게 <전우치전>과 <전운치전> 두 가지 이야기로 전해져 내려온다.
전우치전 계열은 홍길동전의 영향을 받아 영웅적인 인물로 창작된 작품으로
중국 황제와 전우치의 대결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으며
전운치전 계열은 주인공이 도술을 부리고 임금을 속이며 백성들을 구하는 플롯으로 구성됐다.
그중 판타지 활극 <전우치전>은 이본(異本) 가운데 최고본으로 인정받는
경판 37장을 바탕으로 발췌, 각색한 이야기를 담았다.

목차

프롤로그
1. 전운치의 탄생
2. 구슬을 먹고 천서를 얻다
3. 황금 대들보 소동
4. 운치를 잡아라!
5. 백성의 누명을 벗겨주다
6. 거만한 선비를 혼쭐내다
7. 어진 백성을 구하다
8. 선전관을 골탕 먹이다
9. 운치의 기이한 재주와 누명
10. 진짜 왕연희는 누구인가?
11. 서화담을 따라 세상을 버린 운치

책 속으로

운치는 윤공의 명을 받고, 그 여자를 다시 만나 사랑을 나누면서 보니 과연 입안에 구슬이 있는 게 아닌가. 운치가 구경이나 한번 해보자고 청했지만, 여자가 허락하지 않자 운치는
“나는 낭자를 부모님께 보이고 백년해로하고자 했는데 고작 그깟 청도 못 들어주는 거요?”
여자가 이 말을 듣고 운치를 사랑하는 마음에 입술을 닿게 하고 혀를 굴려 운치의 입에 구슬을 넣어주었지만, 운치가 받아 입속에 넣고 오랫동안 돌려주지 않자, 여자는 운치의 입을 벌려 구슬을 빼려 했다. 그러자 운치는 구슬을 꿀꺽 삼켜버렸고, 여자는 대성통곡하면서 내려갔다.
운치가 윤공에게 돌아와 자초지종을 말하니 윤공이 말하길
“네가 여우의 넋을 삼켰으니, 천문과 지리에 통달할 것이며, 금년 사월에는 진사에 급제하여 벼슬에 오를 것이니, 앞으로의 일들을 조심하거라.”

“내 난리를 피하여 병 속에 들어왔는데 병부리를 막아 숨이 막혀 죽겠으니 막은 것을 열거라”
그러나 금부도사는 못 들은 척하고 급히 달려 왕 앞에 이르러 운치를 잡은 일들을 이야기하자 임금이 말하기를
“운치야, 비록 네가 요술을 부린다 하나 어찌 병 속에 들어갔느냐?”
“갑갑하오니 병막이를 빼 주십쇼.” 운치가 병 속에서 소리쳤다.

운치가 두루 다니다가 사대문에 붙은 방을 보고 비웃으며 궁궐로 들어가 말했다.
“소신 전운치 왔사옵니다.”
승정원이 이 일을 임금에게 보고하니 임금이 말했다.
“이놈의 요술이 대단하여 도처에 일을 치니 차라리 벼슬을 주어 달래고 만일 그때도 일을 치면 그때 가서 죽이리라.”
그리고 운치를 대궐로 들어오라고 말하자 운치가 들어와 엎드렸다.
“네 죄를 아느냐?”
“제 죄는 만 번 죽어도 되오니 무슨 말씀을 드리겠습니까.”
운치가 더욱 납작 엎드리며 말했다.

“신이 이제 죽을 진대 평생 배운 재주를 세상에 전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니 신의 소원을 하나 들어주소서.”
“네 놈의 재주가 매우 기이하니 한번 시험해 보겠다. 네게는 무슨 재주가 있느냐?”
“신이 그림을 잘 그리온대, 나무를 그리면 나무가 점점 자라고, 짐승을 그리면 짐승이 걸어가고, 산을 그리면 산에서 초목이 나는 고로 명화입니다. 이 그림을 세상에 전하지 못하고 죽으면 원혼이 될 것입니다.”
“음··· 네 놈이 죽어 원혼이 되면 더 괴로운 일이 생길 것이다.”

인물정보

저자(글) 작자미상

번역 블루스토브

낭독 연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