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털리 부인의 연인

육체와 영혼, 사랑은 어디에 깃드는가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지음 | 언어의 숲 옮김

해밀누리 2025년 10월 21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채털리 부인의 연인』은 1928년 발표된 D. H. 로렌스의 대표작으로, 발표 직후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찬사와 금기의 경계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이 소설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상실과 단절의 시대 속에서, 한 여성이 육체적·감정적으로 회복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다. 단지 불륜 서사를 넘어서, 산업화 사회가 억눌러온 감각, 사랑, 인간 본연의 생명력을 복원하려는 문학적 선언으로 평가받는다.

귀족 출신인 콘스턴스 채털리는 남편 클리퍼드의 전쟁 후유증과 정신적 고립 속에서 점차 감정과 삶의 감각을 잃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저택의 숲을 돌보는 숲지기 올리버 멜러스와 만나게 되고, 인간으로서 처음 느끼는 사랑과 욕망을 통해 본래의 자신을 회복하기 시작한다.

『채털리 부인의 연인』은 단순히 파격적 서사로 읽혀서는 안 된다. 이 작품은 인간의 몸과 마음, 본능과 의지, 계급과 자유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으로 가득하다. 사랑이란 감정이 감정에만 머물지 않고, 존재 전체를 뒤흔들며 어떤 경계를 넘어설 수 있는가를 묻는다.

문명이 육체를 부정하는 시대, 로렌스는 오히려 말한다. 몸을 통해 영혼이 깨어난다고. 이 작품은 모든 억압의 벽을 뚫고 자신을 살아낸 한 여성의 이야기이자, 모든 독자에게 보내는 문학적 격려다.

목차

1장 - 12장

출판사 서평

『채털리 부인의 연인』은 사랑이란 말로 담아내기에는 너무 육체적이고, 동시에 너무도 영혼을 건 이야기이다. 해밀누리는 이 작품을 금기와 파격의 상징으로만 소비되지 않도록, ‘존재의 회복’이라는 핵심 주제에 집중하여 새롭게 번역하고 소개하고자 한다.

콘스턴스는 감정 없는 결혼과 무기력한 일상 속에서 ‘사랑받지 못하는 여자’로 살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멜러스를 만나며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자신의 감각과 정체성을 되찾아가는 여정은 우리 모두가 감정의 마비 속에서 꺼내고 싶은 이야기다. 로렌스는 사랑을 관념이 아니라 행위로, 신념이 아니라 존재 그 자체로 그려냈다.

이번 한국어판은 원문의 시적 리듬과 상징, 등장인물의 내면을 최대한 충실하게 반영하였으며, 특히 숲의 이미지와 성적 묘사 속에 깃든 상징성을 해석하는 주석을 함께 제공하였다. 사랑을 통해 다시 살아가는 인간의 이야기, 그것이 바로 『채털리 부인의 연인』의 진정한 힘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D. H. Lawrence, 1885–1930)는 20세기 영문학에서 가장 도발적이며, 동시에 가장 사려 깊은 작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산업화가 인간에게서 앗아간 감각과 영혼, 인간 본연의 존재감을 소설이라는 장르를 통해 복원하려 했다.

광부의 아들로 태어나 지식인의 삶을 살아간 그는, 계급의 경계를 넘는 시선과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의 내면을 사실적이면서도 철학적으로 묘사하였다. 『아들과 연인』, 『연애하는 여인들』, 『무지개』 등 주요 작품에서 감각과 의지의 조화를 통해 진정한 인간성을 회복하는 길을 탐색하였다.

『채털리 부인의 연인』은 그의 마지막 장편이자 대표작으로, 출간 당시 외설 논란으로 여러 나라에서 금서로 지정되었지만, 1960년대 이후에는 예술적 자유와 표현의 권리를 상징하는 작품으로 다시 조명받았다. 로렌스는 이렇게 말했다.

“진실은 감각 속에 깃든다. 삶은 그것을 억누를 때 사라진다.”

그는 끝까지 문학으로 인간을 구원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의 문장은 지금도 살아 있는 육체처럼, 우리를 흔든다.

번역 언어의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