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앉아도 될까요
2024년 09월 05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9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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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92732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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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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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집에서도 김재근 시인은 여전히 개성적인 심미적 세계의 매혹과 한층 더 농익은 시적 사유를 보여준다. 음울한 서정성이 돋보이는 개성적인 화법과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거침없는 그의 상상력은 우리 문학에서 좀처럼 보지 못한 진경이다. 평범해 보이지만 뛰어난 은유적인 언어 구사력, 견고한 시의 구조, 따뜻한 현실 의식도 눈여겨 볼만하다. 김재근 시인이 첫 시집에서 사랑의 불확실성에 부유하는 ‘유령의 사랑’을 보여주었다면, 이번 시집에서는 사랑의 한계와 균열과 운명을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시들은 삶의 국면들을 포착해내는 고독한 자기 응시와 생의 전모를 통찰하는 깊은 사유가 도드라진다. 사유와 은유 사이에서 꿈틀거리는 감각을 잘 포착하면서, 낯선 것을 불편하지 않게 이끌어 가는 힘을 보여준다. 김재근 시인은 등단 이후 한결같이 신비로운 환상의 세계로 이끄는 매혹적인 시편들을 선보였는데,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호소력 짙게 다가오던 그의 시 걸음은 이번 시집에서는 더욱 묵직하다. 첫 번째 시집보다 시적 공간을 가까운 현실에 두려고 했기 때문에 독자들이 접근하기도 수월하다.
김재근 시인은 건설 현장의 토목 감리를 하고 있다. 그는 시와 건설의 성취 과정이 비슷하다고 이야기한다. 삭막한 백지 위에 첫 삽을 떴을 때, 집중 끝에 한 편의 구조물이 완성되었을 때, 그 기쁨과 자부심이 다르지 않다고 말이다. 그는 몇 년 전 인터뷰에서 시가 아름다워야 한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아름다움에 예술의 존재 가치가 있다며, 이 아름다움은 처절할 수도 있고 맑을 수도 있는, 감각을 깨우는 그런 감정을 가진 아름다움이며, 이를 위해 자신은 아름다운 시적 공간을 창조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아름다운 시적 공간에 살아 있는 시어가 꿈틀거릴 때, 시는 스스로 빛나며 살아 움직인다는 김재근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자신의 믿음을 시로 구현해내고 있다. 시적인 것에 대한 갱신과 개성적인 시적 영토를 개진하는 치열함이 이번 시집 『같이 앉아도 될까요』에 오롯이 담겨 있다.
장마의 방 / 서로 / 물레와 노인과 아이 / 몽(夢) / 드라이플라워 / 서울, 9호선 / 야음동 / 헤라(HERA) / 차가운 소묘 / 여섯 번째 화병 / 여름의 발 / 백야 / 겨울 벽화 / 심야 동물원 / holiday / 대기자 / 아흐레 밤에 듣는 화음
2부
입김의 방 / 무늬를 위한 시간 / 점자를 읽는 저녁 / 같이 앉아도 될까요 / 겨울 발레리나 / 월요일 / 상상 / 흉상의 원주율 / 유라시아 / 캔버스 / 멜로드라마 / 계곡을 걷는 눈사람 / 반(半) / 인형의 집 / 경포대 / 아제아제 바라아제
3부
네버랜드 / 저녁의 부력 / 유령 연주가 / 그러므로 / 일요일의 우주선 / 숨은 그림 / 새들은 오른손일까 왼손일까 / 종이컵 - take out / 역할극 / 미미 구구단 / 라푼젤 / 혼몽 / 달과 6펜스 앤드 고양이 / 거울의 자매들 / 인형술사 / π / 월요일은 비
해설
유령의 사랑, 거미의 사랑 | 오형엽(문학평론가·고려대 교수)
너를 위한 식탁
너를 본 적 없어
너라고 부를 수 없다
우리를 증명하는 우리의 봉인된 불행
미래에서 미래로 다시 오늘의 불안으로
너를 지울 수 없어
너를 잊을 수 없다
너를 인정해야 할까
불행이 너라면
우리가 불행이라면
같이 앉아도 될까요
여기밖에 없어서요
「같이 앉아도 될까요」 부분
대문은 닫혀 있고 쪽문은 열려 있었다 쪽문을 열자 검은 밤이 보였다 고요한 방들의 시간, 누가 몰래 다녀갔는지 알 수 없지만 알아도 소용없지만
방마다 수인번호가 새겨져 있었다 벨을 누르면 사슴이 달려올 거 같았다 왜 사슴이 생각날까 횡단보도를 건너다 죽은 빗속 얼룩말의 마지막 냄새가 떠올랐다 사슴은 어디 갔을까
입안에서 사슴이 걸어 나왔다 다른 짐승은 생각나지 않았다 자신의 발자국을 헤아리며 검은 밤을 헤매는 사슴, 사슴을 찾는 목소리가 두 발을 끌며 방 안을 맴돌았다
메아리를 가지지 못한 목소리는 영원히 하늘로 오르지 못한다
그날 이후 냄새를 잃었다 가로수는 산발한 채 계절을 쓸어 갔고 나는 사슴을 생각하며 잠이 들었다 검은 밤이 영원히 열리고 있다
「심야 동물원」 부분
사랑의 운명을 극복하는 새로운 모색
유령의 사랑, 거미의 사랑
김재근의 두 번째 시집 『같이 앉아도 될까요』에 수록된 시들은 첫 시집과 비교할 때 전체적으로 세 가지 양상을 보여준다. 첫째는 첫 시집의 몽유 미학을 추동하는 ‘유령의 사랑’과 유사한 궤도에서 전개되는 양상이고, 둘째는 ‘유령의 사랑’이 내포하는 원천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는 양상이며, 셋째는 둘째 방향의 연장선에서 다양한 변화를 수렴하고 결집하여 ‘거미의 사랑’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시 「같이 앉아도 될까요」에서 ‘서로의 관계성’을 통해 시간 및 공간의 균열을 극복하려는 시도는 “불행이 너”이고 “우리가 불행이라”고 할지라도 “같이 앉아도 될까요/ 여기밖에 없어서요”라고 말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인용한 1연에서 시적 화자는 “너를 위한 식탁”을 마련하지만 “고요가 주인인 걸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2연에서 화자가 그 “식탁”의 “촛불 위를 서성대는 그림자”를 바라보며 “너를 밝히는 시간/ 너를 기다리는 시간”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림자”에 주체와 대상 간의 시간적 균열이 내재한다는 점을 알려준다. “시간을 함께 나누려면 얼마나 더 멀어져야 할까”라는 화자의 역설적인 발화는 ‘유령의 사랑’이 산 자와 죽은 자를 갈라놓는 ‘시간의 엇갈림’을 운명적으로 전제한다는 점을 재확인시킨다. 그리고 4연의 “빗소리에 눈동자가 잠길 때” “아무도 초대하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고 말하는 부분에서 ‘유령의 사랑’이 내포하는 시간 및 공간의 균열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시적 화자는 5~6연에서 “너를 위한 식탁”이지만 “너를 본 적 없”고 “너라고 부를 수 없”는 실상을 “우리를 증명하는 우리의 봉인된 불행”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미래에서 미래로 다시 오늘의 불안으로”에서 보이듯 미래를 현재로 끌어당기려는 시도를 감행한다. 이 간절한 노력은 “너를 지울 수 없어/ 너를 잊을 수 없다/ 너를 인정해야 할까”라는 이율배반적 정서를 과하지만 “불행이 너라면/ 우리가 불행”이라고 할지라도 “같이 앉아도 될까요”라고 절실한 소망을 말하게 된다. “여기밖에 없어서요”라는 마지막 화자의 말은 이 시에서 화자의 대상에 대한 관계성 추구가 「서로」에서 “서로의 막다름이 되어두자”, “서로의 바퀴를 굴리며/ 친절한 얼굴이 등 뒤에 있다고 믿으며/ 오늘은 뒤로 가는 풍경이 되어두자”라는 의지와 상통한다는 점을 알려준다.
작가의 말
세상은 찰나다
녹슨 기차에 매달려
스치며 바라보는
내가 본 게 진짜일까
내게 닿는 이 느낌
진짜일까
진짜라고 믿는다면
나는 진짜가 될까
울다 죽은 그림자를 빗속에서 오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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