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밤으로 갈까
2024년 05월 30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5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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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92732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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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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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를 짓는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9남매 중 일곱 번째 딸로 태어난 시인은 “헤아리는 마음으로 사물을 오래 들여다보면 신비 아닌 것이 없고 기도 아닌 것 없어요.”라고 말한다.
김휼 시인의 시집 『너의 밤으로 갈까』는 무너질 것만 같은 존재의 곁에 머물며 마음을 애쓰는 일은 쉽지 않다는 걸 시로서 보여준다. 그는 “귀가 깊어 누군가의 말을 들어주는 일을 도맡”는 시인으로서, 바깥의 슬픔을 다독이다 자기 안의 슬픔을 앓게 되더라도 그 고통을 감내하려 안간힘을 쓰며 버틴다. 시인은 구체적 슬픔의 안쪽에서 손을 내밀어 소소한 일상을 재건할 수 있도록 서로가 서로를 돕는 일이 가능하게 만든다. 김휼 시인은 이러한 자세와 역할이 시인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누구의 귓속에서 난 살아날 수 있을까
좋은 말들로 네 귀는 만석이라서
비집고 들어갈 자리 없어서
난 너의 밤으로 갈까 해
지켜 내지 못한 것들로 인해
몇 날을 지새우던 그때와는 달리
지켜 내야 할 것이
몇 줄 남지 않은 지금
반딧불이 작은 빛을 받쳐 주고
내 부실한 구근을 숨길 수 있는
깊고 비옥한 너의 밤으로
이 골목의 밤은 미완의 사랑 같다
어슬렁거리는 그리움과 내일을 맞대 보는 청춘들의 객기, 접시만 한 꽃을 피워 들고 저녁을 달래는 담장, 그 아래 코를 박은 강아지의 지린내까지
어둠에 물드는 것들을 간섭하느라
거북목이 되는 중이지만 난 괜찮다
홀로 선 사람은 다정을 기둥으로 대신하는 법이라서
담보 없는 빈 방과 함석집 고양이의 울음까지 시시콜콜 알려 주는 이 골목의 살가움이 좋다
붙박이로 있다 보니 사고가 경직될까 봐
나도 가끔 어둠에 잠겨 사유에 들곤 한다
진리는 항상 굽은 곳에 있다
비탈을 살아 내는 이 기울기는 너의 밤으로 가기 좋은 각도
퇴행을 앓는 발목에 녹물이 들겠지만
굽어살피는 신의 자세를 유지한다
깊숙이 떠나간 너를 찾을 때까지
「너의 밤으로 갈까」 전문
기다림을 한 줄로 요약하면 골목이 남는다
주어 같은 집이 없어도
애교를 잃지 않고 사는 길고양이 골골송 울려 퍼지고
담벼락에 쪼그리고 앉아 햇살로 몸을 쬐는 사람들
주고받는 끝말잇기가 싫증 날 때쯤
꽁무니로 뭉게구름을 쏟아 놓고 떠나는 소독차는 부록이다
담장 너머 호명의 순간이 오면
발끝을 공중에 묻고 뜀뛰던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가고
외딴 문장으로 남게 되는 골목길
해가 설핏할 무렵이면 찾아오는 그리움으로
골목을 길게 펼쳐 들면
웃음소리 맴도는 길 그 끝에 돌아갈 내 집이 보인다
「외딴 문장으로 남은 저녁」 전문
지는 해를 보고 싶어 차를 달렸다
색들이 한 방향으로 고여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출구로 돌아가는
입체적인 엔딩은 꽃들의 무덤 같았다
아니 불을 먹고 영생을 갖게 된 불새의 기염이었다
문득, 불편한 속을 들여다보던 어느 한 날이 떠올랐다
무표정의 의사가 링거 줄에 무언가를 투여하자
나를 두고
아득히 내가 사라지는 기분
누군가 흔들어 깨워 겨우 나에게 돌아오던
노을을 오래 바라본다
마음 첩첩 흐르는 붉은 핏물은
사라지기 좋은 성분을 가졌을까
출구를 찾고 있는 이 있거든
노을 앞에 서 보라
나를 두고 사라지다, 살아지는 야릇한 이 기분
저 노을을 능가할 출구는 없다
「사라지는 기분, 살아지는 기분」 전문
곁이라는, 바깥의 깊은 고독을 아는 시인이 펼치는
시와 신앙이 맞닿은 지점의 서정과 사유
아무리 묻고 고민한다 해도 적절한 답을 구할 수는 없을 것임을 우리는 안다. 고통스러운 상황에 놓였을 때 분노하고 탄식하는 것은 마땅히 필요한 노릇이지만, 그것이 과도한 격정이 되지 않도록 슬픔을 다스리는 것도 필요하다. 분노와 탄식 이후, 그 너머를 바라볼 수 있도록 단정함을 유지하는 것, 그것이 시인이 수행해야 하는 바인지도 모른다. 어떤 면에서 이는 세계의 아픔을 대속하는 시인의 역할과 유사한 맥락처럼 보인다. 아이를 잃을지도 모를 어미의 고통, 반대로 어미를 잃은 자식의 슬픔과 “지붕을 잃고 싶지 않아” 그저 “가두고 지키는 일에 생을 걸”어온(「설합」) 이들의 불안 등 이러저러한 아픔에 공감하고 그 곁에서 함께 앓는 존재로서 김휼 시인이 『너의 밤으로 갈까』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바가 그러한 것처럼 말이다.
그런 위험을 피하기 위해 김휼 시인은 ‘나’를 “너의 밤으로” 데려가고자 한다. 이는 골목이 너와 내가 함께 공유하는 삶인 것처럼 ‘너의 밤’이 ‘나의 밤’과 다르지 않아 그것을 공유하고 나누고자 하는 행위로 이어진다. 물론 이때 주체는 타자와의 차이를 분명히 하여 타자를 주체에 귀속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섣불리 타자와 주체를 동일시할 경우, 그것은 환대가 아닌 연민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존재 방식에 따라 끓는점이 다르다는 것”을, “허기질수록 뜨거워지는 이쪽의 방식과/ 점유할수록 서늘해지는 저쪽의 방식이 대치하고 있는 담장”을 인식하고 “길의 어깨에 기대어” 사유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일요일엔 차를 즐겨요」). 김휼 시인이 시집 『너의 밤으로 갈까』의 여러 시편에서 재현한 바가 바로 이러한 사유에 기대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죽음의 이미지를 재현하면서 그로 인해 발생하는 구체적 슬픔의 안쪽을 반복하여 내보임으로써 ‘너의 밤’, 즉 타자의 고통을 함께 앓는 시인의 시적 윤리가 그것이다. 나아가 “떨쳐 내지 못한 어둠”을 어쩌지 못한 채 “구두점을 찍”어(「구두점을 찍고 싶은 계절」) 끝을 맺기보다는 함께 어둠과 밤을 앓음으로써 “또 다른 시작으로 가는 길의 끝에서// 흘러내리는 결론을 붙들어 앉히고// 구름을 벗어난 하늘 위의 하늘”(「흘러내리는 결론을 붙들어 앉히고」)을 바라보고자 한다. 그리하여 김휼 시인의 시는 구두점 없는 앓음을 지속해 나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안으로 닫아건 상처들이 한번에 왈칵 쏟아질 것도 같은”, 그래서 “범람하는 슬픔을 가두고 글썽이는 눈동자”(「달 정원」)로 “빈 잠을 굴리는”(「나는 빈 잠을 굴리는 사람」) 김휼 시인의 시가 아프게 읽히는 건 그 때문이리라. “부디, 가는 길이 아름다울 수 있길/ 뜻을 얻고 무사히 멈출 수 있길”(「구두점을 찍고 싶은 계절」) 바라는 마음을 시인의 곁에 덧대 본다.
인물정보
작가의 말
너의 귀는 비좁기만 하고
누구의 귓속에서 난 살아날 수 있을까
좋은 말들로 네 귀는 만석이라서
비집고 들어갈 자리 없어서
난 너의 밤으로 갈까 해
지켜 내지 못한 것들로 인해
몇 날을 지새우던 그때와는 달리
지켜 내야 할 것이
몇 줄 남지 않은 지금
반딧불이 작은 빛을 받쳐 주고
내 부실한 구근을 숨길 수 있는
깊고 비옥한 너의 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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