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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터 스켈터

걸작 논픽션 31
글항아리

2025년 08월 12일 출간

국내도서 : 2025년 07월 0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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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56.90MB)   |  약 55.0만 자
ISBN 9791169094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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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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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69년 8월 8일부터 1971년 1월까지 일어난 테이트-라비앙카 살인 사건, 범죄 수사, 법정 공방, 최종 판결까지 시간 순서대로 다룬다. 살인은 이틀 밤에 걸쳐 일어났고, 지도자인 맨슨 외에 살인범은 네 명이다. 잔인하게 난도질된 피해자는 총 일곱 명이다. 하지만 이런 크지 않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은 1960년대 미국 사회의 한 끝을 알리는 조종弔鐘이 되었다. 또한 집단살인 사건 중 지금까지 가장 기괴하고 사회적 여파가 큰 것으로 남아 있으며, 역대 가장 큰 비용과 가장 긴 시간을 들인 재판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 재판의 판결을 이끌어내고 책까지 쓴 인물은 바로 사건을 담당한 검사 빈센트 부글리오시다. 이른바 ‘천재 검사’가 집필했기에 정확함과 세밀함, 직설과 통찰력 면에서 단단함과 굳건함을 입증한다.
차례
1부 살인
1969년 8월 9일 토요일
1969년 8월 10일 일요일
1969년 8월 11일 월요일
1969년 8월 12~15일
1969년 8월 16~30일
1969년 9월
1969년 10월

2부 살인자들
1969년 10월 15~31일
1969년 11월 1~12일
1969년 11월 12~16일
1969년 11월 17일

3부 수사-제 2단계
1969년 11월 18일
1969년 11월 19~21일
1969년 11월 22~23일
1969년 11월 24~26일
1969년 11월 27~30일
1969년 12월 1일
1969년 12월 2일
1969년 12월 3일
1969년 12월 4일
1969년 12월 5일
1969년 12월 6~8일
1969년 12월 9~12일
1969년 12월 14일
1969년 12월 15~25일
1969년 12월 26~31일

4부 동기를 찾아서: 성서, 비틀스, 그리고 헬터 스켈터
1970년 1월
1970년 2월

5부 “지금 누구를 처형하고 있는지 모르는 겁니까?”
1970년 3월
1970년 4월
1970년 5월
1970년 6월 1~14일

6부 재판
1970년 6월 15일~7월 23일
1970년 7월 24~26일
1970년 7월 27일~8월 3일
1970년 8월 3~19일
1970년 8월 19일~9월 6일
1970년 9월 7~10일
1970년 9월 11~17일
1970년 9월 18일
1970년 9월 21~26일
1970년 9월 27일~10월 5일
1970년 10월 6~31일
1970년 11월 1~19일

7부 바람 속의 살인
1970년 11월 19일~12월 20일
1970년 12월 21일~1971년 1월 25일

8부 여러분의 도시에서 일어나는 불길
1971년 1월 26일~3월 17일
1971년 3월 18~29일
1971년 4월 19일

에필로그_공유된 광기
후기
옮긴이의 말

그녀는 젊고, 금발이며, 임신한 상태였다. 왼쪽으로 누워 있는데, 소파 바로 앞에, 꽃봉오리처럼 다리를 배 쪽으로 오므린 채였다. 세트로 보이는 꽃무늬 브래지어와 팬티 차림이었는데, 피 때문에 무늬는 거의 알아볼 수 없었다. 피는 그녀의 몸 전체에서 흘러나온 것처럼 보였다. 흰색 나일론 끈이 그녀의 목에 두 번 감겨 있는데, 한쪽 끝은 천장의 서까래까지 이어지고, 다른 쪽 끝은 바닥을 지나 또 다른 시신에 이어져 있었다. 1.2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남성 시신이었다._24쪽

사실 피가 너무 많아서, 그라나도는 몇몇 혈흔은 놓쳤다. 정면 포치 오른쪽, 보도에서 올라서는 부분에 몇 군데 피가 고여 있었다. 그라나도는 그중 한 군데에서만 혈액을 채취했는데, 나중에 말한 바에 따르면 모두 같은 사람의 피일 거라고 짐작했다고 한다. (…) 그라나도는 모두 45개의 혈액 샘플을 채취했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그중 21개에 대해서는 세부 유형 검사를 하지 않았다. 채취 후 1, 2주 안에 검사를 하지 않으면, 혈액의 구성성분이 해체되어버린다. 나중에 현장 검증을 할 때, 이렇게 빠트린 정보들이 많은 문제를 낳게 된다._34~35쪽

문학에서는 살인 사건 현장을 종종 하나의 직소 퍼즐에 비유하곤 한다. 인내심을 가지고 노력하면, 결국 모든 조각이 제자리에 맞아들어간다는 것이다. 베테랑 경관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더 적절한 비유는 두 개, 세 개, 혹은 그 이상의 직소 퍼즐이다. 그중 하나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심지어 해결책이 나온 후에도-만약 나온다면-아직 남은 조각들이 있고, 맞아들어가지 않는 증거들이 있다. 그리고 어떤 조각들은 늘 없어진다._44쪽

부검 보고서는 무뚝뚝한 문서다. 냉정하고, 사실적인 그 문서는 피해자가 어떻게 사망했는지를 암시하고, 그들의 마지막 순간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지만, 어디에서도 피해자들은, 아주 짧게라도, 인간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각각의 보고서는, 그 자체로 한 인생의 총합이지만, 그 인생이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보여주는 것이 없다.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사랑, 증오, 두려움, 열망, 혹은 다른 인간적 감정들은 없다. 그저 의학적인 마무리 문장뿐이다. “시신은 정상적인 발달 과정을 보인다…… 췌장의 광택은 특별할 것이 없다. 심장은 340그램이고 대칭적이다…….”_61쪽

수수께끼 조각들이 남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적어도 그 유사성을 통해, 부분적인 패턴을 알아볼 수 있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이틀 밤 연속, 다중 살인, 피해자들은 부유한 백인, 여러 차례의 자상, 믿을 수 없을 만큼 야만적임, 전형적인 동기가 안 보임, 집 안을 뒤진 강도 흔적 없음, 테이트 사건 피해자 두 명의 목에는 끈이, 라비앙카 부부의 목에는 전선이 감겨 있음. 그리고 피로 쓴 글씨._95쪽

수전은 샤론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이렇게 말했다고 했다. “봐, 썅년아, 너 같은 건 신경도 안 써. 네가 아기를 낳든 말든 신경 안 쓴다고. 준비나 해. 너 죽을 거야, 그리고 나는 거기에 대해 아무런 느낌도 없어.” 이어서 수전은 말했다. “몇 분 후에 그 여자를 죽였고, 그렇게 죽은 거예요.” 샤론을 죽인 후 수전은 자신의 손에 피가 묻은 것을 알아차렸다. 맛을 봤다. “와, 완전 뿅 갔어요!” 그녀가 버지니아에게 말했다. “‘죽음의 맛이, 생명을 주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녀는 버지니아에게 피 맛을 본 적이 있는지 물었다. “따뜻하고 끈적끈적하고, 근사해요.”_181쪽

“약간 베개 같은 느낌 아니었니?” “맞아요”, 수전은 로니가 이해하는 것을 보고 반가워하며 대답했다. “텅 빈 곳으로 들어가는, 허공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살인 자체는 다른 문제였다. “섹스하면서 쌀 때 같았어요”, 수전이 말했다. “특히 그 피가 뿜어져 나오는 걸 볼 때는, 절정보다 더 좋았어요.”_205쪽

이제 독자들은 테이트-라비앙카 살인 사건에 대해 내가 사건을 배정받았던 날 알고 있었던 것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사실 앞서 말한 내용의 많은 부분이 그 시점까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독자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살인 사건에서는 매우 예외적으로, 내부자가 된 셈이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 나는 신참, 난입자다. 보이지 않는 배경 해설자에서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 전달자로의 갑작스러운 전환은 놀라움을 주게 마련이다. 그 충격을 완화하는 최선의 방법은, 내 생각에는, 나 자신을 소개하는 일일 것 같다. 그런 다음에, 그 소개를 물려놓고 우리는 함께 해설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여담은 아쉽게도 꼭 필요한 것이지만, 최대한 짧게 하겠다._275쪽

아직 찰스 맨슨을 이해하려면 한참 멀었다. 비록 그의 행동에서 패턴을 찾아냈고, 이는 그의 다음 행동을 알려주는 단서가 될 수는 있었지만, 많은 부분이 빠져 있었다.
강도, 차량 절도범, 위조범, 포주, 이것이 집단 살인자의 초상이었을까?
내게는 질문이 대답보다 훨씬 많았다. 그리고 아직은, 그의 동기를 밝혀주는 단서는 하나도 없었다._341쪽

배심원들에 대해서라면 어느 정도 알고 있던 나는, 아주 단순한 이유로 그들을 믿는 쪽으로 기울었다. 배심원들은 자신들이 특권을 얻은 내부자들이라고 생각한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그들은 법정 드라마의 일부가 된다. 그들은 증거를 듣는다. 그들은, 오직 그들만이, 증거의 중요성을 판단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전문가이며, 법정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아마추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아주 강하다. 도슨 배심원이 말했듯이, 그는 증언의 아주 작은 부분까지 모두 들었다. 닉슨은 그렇지 않았다. “저는 닉슨은 이 사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_740쪽

저는 여러분을 싫어할 수 없지만, 이 말은 하겠습니다. 여러분이 스스로를 죽일 때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겁니다, 여러분 모두 미쳤으니까요. 저는 여러분 한 명 한 명 안에 살고 있는 존재일 뿐입니다. 제 아버지는 감옥입니다. 제 아버지는 여러분의 체제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만든 존재일 뿐입니다. 저는 여러분의 반영일 뿐입니다. 저는 감옥에 가지 않기 위해 여러분의 쓰레기통을 뒤지며 먹고 살았습니다._868쪽

책의 구성과 문체, 접근법 모두 검사다움을 드러낸다. 즉 체계적이고 빈틈없으며, 때로 아이러니하지만 인간적 친밀감도 이따금씩 드러낸다. 특히 그가 증거를 치밀하게 제시하며 배심원들의 최종 판결에 호소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판결의 미학을 보여준다. 인간 이성의 정점이 드러나고, 광기가 흐르는 사회 저변에 대해 법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더없이 보여준다. 이것은 이 범죄가 인간 존재를 가장 무의미하게 만들며 혐오스러운 방식으로 이뤄졌기에 극렬한 대비 효과를 드러낸다.
독자가 살인 사건을 읽는다면 누구의 관점을 취하는 게 가장 좋을까? 게다가 역사에 획을 그을 만큼 지각변동을 일으킨 커다란 사건이라면. 읽기는 ‘관점’이다. 관점은 기본적으로 사실(진실)과 관찰에 기반한다. 그리고 맨슨 패밀리의 살인 사건을 진실에 가장 가깝게 풀어낼 역량을 지닌 사람은 다름 아닌 담당 검사다. 그는 자신이 수집한 증거와 관찰에 근거해서만 이야기하고, 상상력은 억누르며, 맨슨이 지녔던 신비주의적 종교의 관점을 배격하고, 당시 여론이 맨슨에 대한 옹호로 이어졌던 것에 전혀 휩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분만 보는 것은 현상을 왜곡한다. 모든 자료, 모든 사람, 모든 입장과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전체 시각을 확보할 수 있다. 이 점에서 보자면 변호사는 좋은 관찰자기 되기 힘들다. 그는 자신의 의뢰인을 변호하고 형량을 낮추는 데 온 힘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기자 역시 여론의 영향을 크게 받고 직접 증거를 많이 수집할 수 없어 추측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검사 부글리오시는 이 사건을 통해 인간사회의 단면을 들여다본다. 어떤 범죄는 한 사회를 관통한다. 그 사건을 기점으로 거기 있던 이들은 가령 집단살인과 같은 공포에 둔감해지며 비슷한 사건이 반복돼도 그것을 일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 사회는 결코 사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우선 맨슨 살인 사건을 간단히 요약해본다.

·사건 1: 1969년 8월 8일 밤, 로스앤젤레스 시엘로 드라이브 10050번지에서 샤론 테이트, 제이 세브링, 애비게일 폴저, 보이텍 프라이코프스키, 스티븐 페어런트가 살해됨.
·사건 2: 이튿날인 8월 9일, 웨이벌리 드라이브에 있는 슈퍼마켓 체인 사장 레노와 그의 아내 라비앙카가 살해됨.
·범인: 찰스 맨슨 그리고 그의 패밀리(찰스 “텍스” 왓슨, 수전 앳킨스, 퍼트리샤 크렌윙클, 레슬리 밴하우튼). 맨슨은 살인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으나 모든 것을 지시하고 영향력을 발휘함. 린다 캐서비언은 범죄 현장에 함께 갔으나 살인하진 않았고 이후 주요 증인이 됨.
·재판 과정과 결과: 찰스 맨슨과 그 외 4명 모두에게 사형 선고가 내려짐

똑똑하고 명민하고 강하고 공정했던 부글리오시 검사는 사건을 배정받을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래 끌 줄 몰랐다. 배심원단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배심원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뉴스나 여론으로부터 격리되어야 했기에 예기치 않게 8개월간 호텔에 갇혀 지내게 된다.
사건이 대중의 관심을 끌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희생자 한 명이 영화감독 로만 폴란스키의 아내이자 영화배우인 샤론 테이트였기 때문이다. 나머지 희생자들 역시 캘리포니아의 저명하고 부유한 사람들이었다. 게다가 이것은 과잉 살인이어서 공포를 불러일으켰는데, 이를테면 라비앙카는 41회 찔렸고, 프라이코프스키는 51회 찔린 데다 총을 두 발 맞았으며, 권총 손잡이로 머리를 13회 가격당했다. 시신이 된 그들은 사후 상태에서도 계속 찔렸다. 주검을 하나씩 확인하는 과정은 마치 악몽 속으로 끌려들어가는 것과 같았다.
부글리오시의 가장 큰 공로는 ‘범죄의 동기’를 재구성해낸 데 있다. “검찰은 동기를 증명해야 할 법적 의무가 없다. 하지만 동기는 대단히 중요한 증거다. 배심원은 이유를 알고 싶어하며, 동기가 없으면 무죄의 정황 증거가 된다.” 이 사건에서 동기를 증명하는 것은 다른 사건에서보다 훨씬 더 중요했는데, 왜냐하면 이 살인들이 완전히 무의미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제목은 ‘헬터 스켈터helter skelter’다. 살인 사건 현장에 범인들은 피해자의 피를 찍어서 ‘일어나라’ ‘돼지에게 죽음을’ 그리고 ‘헬터 스켈터’라는 문자를 남겼다. 헬터 스켈터란 단어를 들어본 독자들도 있을 텐데, 바로 비틀스의 노래 가사에서 따온 것이기 때문이다. 찰스 맨슨이 쓴 이 단어는 심판의 날, 아마겟돈과 같은 의미로, 자신이 선택한 이들이 온 세계로 나가 사람들을 무작위로 골라 처형하고(기성 체제에 속하는 사람은 누구나 ‘돼지’다), 세상을 해방시킨다는 것이다. 특히 이것은 억눌렸던 흑인들이 승리자가 되는 인종대학살을 뜻했다.
책의 앞부분은 일부 수사관의 무능함과 안이함, 변호사들의 재판 방해 전략을 다루다가 본론에서 재판 과정을 조명한 후에는 사형 언도를 받았던 범인들의 최후를 쫓는다. 독자라면 누구나 사건 이후를 궁금해한다. 사건은 ‘과거’에 벌어졌고, ‘현재’ 그에 대한 심판을 받는다면, ‘미래’에 그들이 어떤 대가를 치르며 살지가 우리의 관심사다. 범죄의 동기는 언제나 범인의 성장 배경이라는 과거에서 찾아지며, 현재는 범행을 저지른 자의 결단의 시간이다. 아무리 불행한 배경을 가진 자라도 범죄를 저지르는 데는 행위자의 결정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 나아가 범죄자의 미래가 참회나 죄책감으로 이루어져 있을지, 우리는 그 과정을 목격하길 바란다.
이 사건은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 수많은 여론에 휩쓸렸다. 이에 따라 ‘사회’가 범죄자들을 만들어냈다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이 사건을 사회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이성적 사고를 멈추게 한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에서 법이 작동하는 방식, 증거 규칙, 판사의 역할, 제한 사항 등을 살펴보는 것이며, 이것은 시스템 안에서 이뤄진다. 물론 시스템에는 약점이 많은데, 가령 증거 수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거나 정신과 의사의 정신감정을 악용해 범인이 보석금으로 풀려나는 것 등이 있다. 저자는 이런 점들도 철저히 검토한다.
또 하나 놀라운 점은 저자가 모든 피해자에게 동등한 비중과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이며, 저자의 주석도 유의해서 볼 만하다. 전체적인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검사로서 사건의 조사 및 발표 방식에 대한 설명, 인물에 대한 배경 정보, 분위기 등을 내부자로서 상세히 적어 본문만큼이나 흥미롭다.
이 범죄는 미국 역사상 가장 긴 기간 동안 진행되고 가장 비용이 많이 든 살인 재판으로, 9개월 반이 걸렸고, 약 100만 달러가 투입됐다. 그리고 가장 요란했던 재판이다. 배심원들은 225일 동안 격리되었는데, 이전의 어떤 배심원들보다 긴 시간이었다. 재판 기록은 209권, 3만1716쪽, 약 800만 단어로, 소형 도서관 규모였다. 이 배심원들이 치른 사후 대가도 컸다. 고용인에게 급여를 받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던 몇몇 배심원은 뒤늦게 급여를 받을 수 없거나 일자리를 잃었다. 또한 피고 측 변호인들이 입은 재정적 손실은 어마어마해서 말 그대로 “거덜났다”. 반면 다섯 명의 피고인은 모두 사형 선고를 받았다가 1년 후 캘리포니아 대법원이 사형제도를 위헌으로 판결함에 따라 종신형으로 감형되었다.
살인 집단의 리더 맨슨은 비도덕적인 게 아니라, 총체적으로 무도덕적이었다. 그는 여성들 한 명 한 명에게 칼을 주며 “돼지들의 목을 가르는” 시범을 보였다. 머리채를 잡고 고개를 젖힌 후 귀에서 귀까지 칼로 긋는 것이었다. 또한 그는 “귀나 눈을 찌른 다음 칼을 휘저어서 치명적인 조직에 최대한 닿게 해야 한다”고 했다. 맨슨은 또한 추후 경찰 돼지들을 죽이고, 작게 토막 내서 머리는 삶고, 해골과 제복을 장대 끝에 꽂아 다른 사람들을 겁줘서 몰아내야 한다고 했다. 그가 즐겨 쓴 격언 중 하나는 “어떤 의미도 의미 없다”였다. 그는 여성 셋을 이 살인에 동원했는데, 사실 “그의 기본 신조 중 하나는, 여자들이란 떡치는 용도밖에 없다”는 거였다. 이 책을 읽어가노라면 여성을 끌어들이는 데 그가 성性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드러난다.

***
저자 부글리오시 검사는 수많은 증인의 입에서 나온 조각 하나하나를 모아 파괴력 있는 묶음으로 만들어낸다. 그리고 아주 강하게, 확신에 차서, 오직 찰스 맨슨만이 동기를 만들어낸 주범임을 입증해나간다.
이 책은 더욱이 법정에서의 문답을 상당 부분 그대로 재현해 현장감과 사실성, 구체성을 뛰어나게 드러낸다. 나아가 책 말미에 긴 분량으로 쓰인 살인자들의 생애 추적 역시 책의 탁월함을 더한다.

인물정보

저자(글) 빈센트 불리오시

미네소타주의 이탈리아계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할리우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UCLA 법대를 졸업했다. 1964~1972년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지방검찰청의 부지방 검사를 역임했다.
1969년 테이트-라비앙카 살인 사건을 맡아 찰스 맨슨, 텍스 왓슨, 수전 앳킨스, 퍼트리샤 크렌윙클, 레슬리 밴하우튼을 살인 혐의로 기소하는 데 성공했고, 이들 모두의 유죄 판결을 받아냈다. 그는 특히 사건 현장에 있지 않았던 맨슨의 유죄 판결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두었다. 검사로 재직하던 기간에 106건의 중범죄 배심원 재판 중 105건을 성공적으로 기소했으며, 이 가운데 21건은 살인 유죄 판결을 받았다.
저술가로서도 주목할 만한 범죄 사건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O. J. 심슨의 판결을 다룬 『분노: O. J. 심슨이 살인을 저지르는 다섯 가지 이유』에서는 검사, 피고 측 변호사, 담당 판사를 비판하며 형사 사법, 언론, 판사의 정치적 임명에 대한 광범위한 문제를 탐구했다. 그는 심슨이 유죄라고 봤다.
또 다른 저서 『제정신인 섬이 없다』는 전직 대통령 빌 클린턴을 다루었다. 그는 대통령이 재임 중 사적 소송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가 사건을 즉시 재판에 회부하려는 자의 이익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2000년 대통령 선거를 결정지은 부시 대 고어 사건에 대한 책 『미국의 배신』에서는 대법원의 판결을 비판하며 조지 W. 부시가 이라크 침공에서 사망한 수천 명의 미군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조지 W. 부시의 살인 혐의에 대한 기소』를 집필했고, 2008년 7월 하원 법사위원회에서 부시에 대한 탄핵 절차를 촉구하는 증언을 했다. 이 책은 다큐멘터리 영화 「미국 대통령의 기소」의 바탕이 되었다.
2007년에는 1612쪽의 저서 『역사의 재구성: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을 출간했다. 상세한 조사와 다양한 출처가 빛나는 대작으로, 에드거상 최우수상을 받았다. 저자는 음모론의 인기가 미국 사상에 해롭고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1974년에 출간된 『헬터 스켈터』는 범죄 실화 관련 도서 중 역사상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린 책으로 기록되고 있으며, TV 영화로 두 차례 각색되었다.

번역 김현우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비교문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옮긴 책으로 존 버거의 ‘그들의 노동에’ 3부작, 『초상들』, 『사진의 이해』, 『A가 X에게』, 폴 오스터의 『4321』, 리베카 솔닛의 『멀고도 가까운』, 존 맥그리거의 『저수지 13』, 니콜 크라우스의 『위대한 집』 등이 있고, 지은 책으로 『타인을 듣는 시간』, 『건너오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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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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